3학년 텃밭살림 마무리. 깨털기와 고구마

작성자
그루터기
작성일
2020-12-12 17:33
조회
835
안녕하세요. 그루터기입니다.

 

3학년 아이들과 올해 텃밭을 일구었습니다.

2학기에 수업을 닫는 과정의 풍경을 전합니다.

1학기에 심은 들깨를 거두고 털었습니다.

일 년동안 수고한 텃밭에 감사한 마음으로 고구마를 구워먹으며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들깨>

1학기에 깻잎을 주던 들깨가 꽃이 피어 들깨가 영글었습니다.

저에게도 처음 심은 작물이었습니다.

수확시기를 배추와 맞추다 보니 이미 거의 다 깨가 떨어진 뒤였습니다.

수확시기를 놓친 것이지요.

하루는 깜박하고 말린 들깨를 거두지 않았는데,

아침에 학교에 오니 새가 한 10마리 정도 ‘푸드득’ 날아갔습니다.

“아...” 안 그래도 없는 들깨를 새에게도 공물을 바쳤습니다.

다음에 심을 기회가 있다면 이번을 반면교사로 삼아야겠습니다.

 

어쨌든 김장이 끝난 다음 주 아이들과 들깨를 털었습니다.

비닐과 자루에 넣어 열심히 흔들고,

부조한 것은 공이로 껍질을 빻아 속을 걷고,

채반으로 껍질은 걷어내고,

쟁반에 올려 깨를 솎아냈습니다.

비록, 수확한 양은 매우 적었지만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다음날 밥에 섞여서 나왔다고는 하는데... 네... ...

 

<텃밭마무리>

아이들과 텃밭에서 수업 마무리를 맺었습니다.

미리 장작을 구하라고 했더니 적당한 양으로 잘 구해놓았습니다.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작은 구멍을 파고 점점 불을 키웠습니다.

조○○ 불 전문가님이 계셔서 제가 손이 덜 갔습니다.

박○○ 학생은 열심히 부채질을 해주었습니다.

나머지 아이들은 자기 고구마에 호일을 씌우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던 중 몇몇 아이 왈

“텃밭에 고마움을 표현하는 건데 불 붙이는 건 이상하지 않아?”

“그러게.” “호호호호” “이상해.”

생각해 보니 그럴 듯 합니다. ...

... 그루터기는 못 들은 척 합니다.

 

불이 적당한 크기로 커져서 고구마를 넣고 익혔습니다.

너무 큰 고구마는 속이 덜 익었습니다.

딱 정해진 시간 동안 가능한 수업이라 조금 덜 익은 것은 알았지만 꺼냈습니다.

중간 크기 고구마는 맛있게 먹고, 큰 고구마는 익은 부분을 먹었습니다.

덕분에 토기가 포식을 했습니다.

 

 

텃밭에서는 많은 공생과 배움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아래는 중간중간 아이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입니다.

(마스크는 먹는 동안에만 잠깐 벗어두었습니다.)

 



<깨털기 파워! 정말 열심히 텁니다...>



<작은 것 하나도 이분의 눈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솎고, 솎고, 또 솎고.>



<불 전문가 그의 뒷모습. 심쿵(심장 쿵!)하겠네요.>

<맛있게 냠냠.>
전체 2

  • 2020-12-13 15:34
    아이들이 들깨를 털었네요^^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겠다는 저 열정 보기 좋네요. 내년에 충주에 있는 저희 처가 밭에 모두 데려가서 들깨를 털어볼까 하는 상상을 해 보았는데요... 들깨가 너무 많아서... 내년에 한번 상황봐서 도전해 보아야 겠어요^^ 선생님, 아이들, 우리학교 구성원 모두 올 한해 무탈하게 보낸 것 같아 감사합니다. ^^

  • 2020-12-26 10:35
    ㅋ 대나무 혹시 처갓집 깨털기가 힘드셔서 그러신거아니시죠? ㅋ 아이들이 야무져서 일꿀으로 재격이죠 ~~ 왠만한 어른보다 나아요 ~ 글을읽으며 아이들의 행동이 상상이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