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겨울텃밭

작성자
해님
작성일
2020-12-01 16:54
조회
812
얼음 꽃(서리)이 녹지 않은 이른 아침 1학년 어린이들과 가을걷이가 끝난 텃밭으로 나섰다.

“텃밭에 뭐가 있을까?”

하나씩 하나씩 텃밭공책에 담아오기로 했다.

뭐가 있을까 했는데... 어린이들은 용케도 잘 찾는다.

무 꽁다리를 단 시래기가 한 줄로 늘어서 햇볕을 받고 있다. 배추 밭에 아직 남은 잎들이 눈꽃을 달았다.



토끼와 토끼는 서로 기대어 있다. 닭은 이른 아침 알을 품고...

겨울을 상징하는 얼음을 찾아 두 발로 꽁꽁 구른다. 돌을 던져도 안 깨진다며 힘을 모아 끝내 얼음을 깬다.

자기 얼굴보다 더 큰 얼음을 들고 신났다.



텃밭지기 자작나무 선생님이 이른 아침 텃밭에 온 어린이에게 암탉이 품은 알을 세 개 주셨다.

잘 품어서 병아리가 되도록 하란다.

‘오늘 수업 다했다.'

시간표에 따라 가르치려 했던 마음을 내려놓고 시계카드를 다시 꺼내든다.

요즘 1학년과 시계 읽기를 하고 있는데 넉넉하게 쉬는 시간은 30분.

10시 45분에 말과글 수업을 시작하기로 시계카드를 고쳐 붙인다.

짧으면 짧고 길면 긴 시간동안 어린이들은 어디서 지푸라기며 작은 상자를 가져와 담는다.

알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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