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후기] 지식으로만 알기 힘든 것들

작성자
그루터기
작성일
2016-08-21 20:55
조회
1778
연수후기

<신입교사 공부 모임>

처음 겪어보는 환경과 문화에 참여하며 공부에 대한 필요성이 느껴지게 되었고 가야의 이끔을 중심으로 해님과 함께 평소에 부족한 이야기와 궁금증을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수열 선생님의 ‘우리말 갈고 닦기’

첫 시간은 이수열 선생님의 책을 기준으로 언어습관을 돌아보았습니다. 특히 학기 중에 저의 글을 살피면서 습관적으로 쓰이는 번역투와 반복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무차별하게 쓰임을 알았습니다. ‘~주어지다’, ‘~가지다’ 등 부드럽고 적절하게 표현하는 단어들이 있음에도 번역투에 길들여진 모습이 보였습니다. 화려하게 꾸며진 글, 멋진 미사어구, 복잡한 문장 순서가 좋은 글을 만들지 않음을 알아갑니다. 간결하고 짧은 글에서도 내용전달이 명확하고 아름다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글이 그렇지요.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글 하나에도 사람의 성품과 마음이 드러나기에 글을 선뜻 쓰기 어려움도 생깁니다. 하지만 글을 다듬는 과정이 우리의 삶을 다듬고 살핌과 연관됨을 생각합니다. 군더더기를 빼고 꾸미지 않는 순수한 아름다움을 찾는 마음을 새기고 아이들과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

자료를 읽은 후 문집을 함께 보았습니다. 아이들의 생활과 생각이 녹아든 문집에는 글을 쓴 아이가 가진 기질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문집이 계속되어야 할 이유겠지요.

*돈의 신화를 벗기다, 자유협동조합

돈이 가진 힘은 대단합니다. 돈을 ‘신’으로 보기도 합니다. ‘돈의 신화를 벗기다’에서 은행의 시작과 속성에 대하여 이해하고 협동조합 글을 통해 정부수립 초기에 의미있던 시도를 새롭게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결국 도달한 생각들은 아무리 좋은 제도나 법률이 있어도 깨어있는 시민, 자발적 시민이 없다면 소용없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교육도 그런 어른을 키우기를 소망해야 할 것입니다. 칠보시장과 평화에 징을 돌아보면서 학교의 흐름을 되짚었습니다. 시대마다 힘의 중심이 달랐습니다. 농경사회에는 땅, 중세에는 권력과 지위였다면 자본주의 사회로 넘어오면서 돈이 힘의 중심에 섰습니다. 그것도 보이지 않는 돈이 지배하고 있지요. 하지만 시대마다 힘의 가치에 저항하고 벗어나 진짜 행복을 추구했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함께하는 아이들이 숨겨진 행복을 발견하는 힘이 생기길 바랍니다.

<회복적 서클>

방학 전 이슬이 좋은 강의를 추천해 같이 듣게 되었습니다. 문제해결 서클이라고도 불리는 ‘회복적 서클’입니다. 원래 서클에 관심을 가졌던 저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여 즐겁게 공부했습니다. 서클은 기본적으로 원으로 앉아 지혜와 마음을 모으는 가장 기본적이고 역동성 넘치는 구조입니다. 원이라는 도형이 가진 평안함과 안전성 그리고 가림막이 없는 구조는 열린 마음을 만들어 냅니다. 서클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이번에 배운 서클은 비폭력대화에 기본적인 바탕을 가진 ‘도미닉 바터’라는 사람이 시작한 회복적 서클입니다.

처음에는 혼란스러웠습니다. 제가 알고있던 회복적 정의의 서클과 성격과 진행방법이 달랐고, 도미닉 바터라는 사람에 대한 지식이 없다보니 이질감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점차 이해가는 면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함께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역동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회복적 서클의 큰 특징은 피해자와 가해자가 없습니다. 대신 제안자와 행위자가 존재합니다. 사람의 사건이면에 있는 마음을 읽어주려는 노력이 돋보이는 서클이었습니다. 우리가 아이들의 행동을 볼 때에도 마음을 볼 수 있는 눈이 뜨여야합니다. 그것은 상대의 말을 들어줌에서 옵니다. 마음을 마음껏 풀고 듣는 공간이 학교였으면 좋겠습니다.

<문경 산티학교 제 1회 대안교육 실천대회>

본 대회는 ‘교과 간 넘나들기’라는 주제로 대안교육실천연대와 삶을 위한 교사대학이 함께 준비한 제 1회 대회입니다. 해님과 함께 신입교사 두명이 1회의 영광을 맛보게 되었습니다. 이철국 선생님의 빅히스토리 강의를 통해 인문학과 과학이 얼마나 연관성을 가지는지 생각해 보았고, 이병곤 선생님을 통해서는 재즈의 역사의 흐름을 따라가 보았습니다. 또한 분과발표로 마음성장교실과 덴마크 교류프로그램을 듣고 현장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대회에서 마음에 남는 것은 선생님들의 열정이었습니다. 현장에서 학교의 방식과 체제는 다르지만 자신의 방법으로 길을 만들고 계신 선배들을 뵐 수 있어 좋았습니다.

배움이란 끝이 없어 보입니다. 특히 저에게는 현장에서 경험한 힘이 머리로 얻은 지식과 비교할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2학기가 기대됩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하게 여길 줄 아는 것이 참 교사라는 생각이 듭니다. 방학 중 예전에 읽었던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다시 읽어가면서 연수의 내용들이 연결이 되었습니다. 책의 인용 문구에 ‘스승은 영원까지 영향을 미친다. 어디서 그 영향이 끝날지 스승 자신도 알 수가 없다.-핸리 에덤스’이 나옵니다.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지만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큰 축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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