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장애통합교육] 6년의 시간 안에서 '통합교육'은...

작성자
해님
작성일
2022-10-18 22:53
조회
561




한 부모님이 뭐라 말해야 할지 난처했던 경험을 공유해주셨다.


1학년에 처음 입학한 아이가 엄마에게 "동호형은 장애인이야?" 질문했다는 것이다.


"응.그렇다." 답해야 할지. "아니다." 해야 할지 아이 눈높이에 맞춰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고민했다는


말씀이셨다. 내가 그 질문을 받았더라도 (종종 직접 물어보는 아이도 있다.) 답할 때 충분히 고민을 했을 것 같다.



통합교육 환경을 접하지 않았던 아이나 가족은 사실 우리 학교에 와서야 처음 가까이에서 장애인과 가족을 만날 수도 있다. 1학년 어린이들은 처음 만난 형,누나의 약간 다른 말투나 어눌함을 보고 웃음을 터트리기도 한다.


사실 이런 장면을 마주하면 나도 좀 힘들다.소소하게 일상에서 이런 시선을 마주하는 당사자와 부모마음은 오죽하랴? 아직 철모를 아이의 순수함이라고 넘기기에 불편한 마음이 불쑥 올라올 때 선생인 나보다 같은 반 형님이 먼저 꾸짖는다.



"너희들, 그러는거 아니다."



학교를 먼저 다녔던 형님의 말. 우리 학교 문화를 고스란히 전하겠다는 떨리지만 힘 있는 한 마디...



이런 상황을 마주하면 이후에 아이를 불러서 설명을 해 준다. 우리 학교에는 주로 특수교사가 담당하는 어울림이란 교과가있다.  1회성 교육이 아니라 주 당 1시간 정규 교과다.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춰 장애와 관련된 지식과 정보를 배우고 이야기 나눈다.



하지만 교과로 가르치고 배우는 것 만큼이나 생활에서 문화로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여기서 잠깐! 우리가 통합교육이라 하는데 통합교육은 뭘까? 누군가는 통합사회, 통합과학 교과가 먼저 떠오를 수 있겠다. 다른 교과 간의 융합을 떠올리기도 한다. 장애통합교육이라 수식어를 붙여도 함께 하는 교육의 범위가 다양하겠다. 통합교육은 최소 제한 환경이라는 개념과 연결되어 있다.












최소 제한 환경이란 ?


장애 아동을 장애가 없는 또래, 가정, 지역사회로부터 가능한 한 최소한으로 분리 시켜야 한다는 개념이다.



미국 「장애인교육법」(IDEA)은 공립기관에서 교육을 받든지 다른 보호시설에서 교육을 받든지 간에 장애 아동들이 최대한 일반 아동들과 함께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장애 아동의 삶이 가능한 한 정상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며, 장애 아동을 위한 교육은 아동의 개별적인 필요에 따라서 이루어져야 함과 동시에 필요 이상으로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서는 안 된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시간제 특수학급에서 충분한 특수교육적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학생을 전일제 특수학급에 배치해서는 안 되며, 일반학교 특수학급에서 적절한 교육이 가능한 학생을 분리된 특수학교나 수용시설에 배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장애 아동을 최소 제한 환경에 배치한다는 것은 바람직한 움직임이나 최소 제한 환경은 상대적인 개념이다. 즉, 한 아동에게 최소 제한 환경으로 간주되는 교육 환경이 다른 아동에게는 부적절할 수 있다. 일부 부모나 교사들은 일반학급 외의 배치는 모두 제한적인 환경이라고 보는 반면에, 대부분의 부모나 교사들은 일반학급에 아동이 전일제로 배치된다고 하더라도 아동의 교육적 필요가 충족되지 않으면 일반학급도 제한적이고 부적절할 수 있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최소 제한 환경 [最小 制限 環境, least restrictive environment] (특수교육학 용어사전, 2009., 국립특수교육원)











이 상대적인 개념인 최소제한환경을 고려하며 통합교육을 꾸리려다 보니 case by case라고 명쾌하게 설명하기가 어렵다. 절반 정도는 미리 계획하고 준비하지만 또 절반 정도는 부딪치며 배울 수 밖에 없다.



우리는 보통 시간을 흐름을 횡적 시선으로 이해한다. 역사부도의 연대기 처럼 왼쪽에서 시작해 오늘쪽으로 뻗어 뻗어간다. ------------> 그 사이 사이 많은 일들이 있고 물론 그 찰나에는 아쉬움과 부족함이 남는다. 깨닫지도 못하고 흘러간 시간도 있다. 너무 부끄러워 지우고 싶은 시간도 있다. 지나간 시간의 화살표의 오른쪽 끝을 살포시 당겨서 내 눈앞으로 가져와 본다. 6년 동안 오르고 내렸던 감정과 여러 사건들이 하나의 점처럼 보인다.



이 밀도 있는 시간~



처음 학교 문을 열 때 선배들은 다 갖추지 못했지만 용기 내어 장애를 포함한 다양한 이들과 함께 사는 더불어 사는 학교로 시작했다. 그리고 그 다음 시간을 살아간 우리가 더 채워 넣어 가며 통합교육이라 이름 붙여진 함께 살이를 하고 있다. 시간과 문화, 이제 막 입학한 1학년과 가족들이 앞으로 채워갈 미래의 시간. 그 밀도 있는 시간이 우리 사회를 변화 시키는 아주 중요한 씨앗임이 이제는 알겠다.



이 씨앗이 자라서 장애인을 포함한 소수자를 만났을 때 따뜻한 시선을 가진 어른이 될 수 도 있고 우리 사회에 부족한 부분을 까다롭게 꿰뚫어 보는 어른이 될 수도 있다. 최소한 불편한 시선을 돌리거나 감출 줄 아는 어른으로 자라날 수 있다. 장애를 경험하는 아이도 이 공간에서 시도 하고 실패도 경험하며 이제는 스스로 설 것을 마음먹는다.



우리나라 통합교육은 어떤 부분에서 실패했다고 아직 갈 길이 멀다 말하는 이들이 있지만 우리 아이는 이곳에서 이제 긴 삶에서 6년을 지냈을 뿐이다. 어떻게 함부로 실패를 말할까?



6년의 시간 안에서 통합교육은 씨앗을 만들어 가는 시간이다. 6년 동안 아이들도 교사도 이렇게 시간의 흐름 속에서 깨치고 배우려한다. 학교에서 이뤄지는 교육이지만 학교의 힘 만으로는 어렵기에 부모도 함께 공부해야 겠다. 마음만 먹지 않고 이렇게 만남을 열어주신 분들께 참으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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