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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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8 20:30
조회
547
바로 지금, 숲으로 가요.

바로 지금, 하늘을 봐요.

바로 지금, 들판이 있는 곳으로 가요.

가을의 아름다움을 시간 나는 대로 챙겨 봐야 해요.

짧아진 가을이 순식간에 지나가니까 영양제 챙겨 먹듯이 가을을 챙겨 보세요.

칠보산 자락으로 출근하는 덕분에 날마다 하늘을 보고, 숲을 보고, 들판을 보며

계절의 변화를 두 눈에 담습니다. 이번 가을은 유난히 더 아름답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가을날 아이들과 함께 시를 쓰러 갑니다.



어느 코스로 갈까, 능선을 따라 가볼까, 가볍게 걸어볼까, 모험을 해볼까...

2모둠은 들판을 향해 걸어봅니다.

하늘은 파랗고, 들판은 황금빛, 햇살은 빛납니다.

그저 걷기만 해도 충분히 멋집니다.



아이들의 말이 모두 시가 됩니다.

이렇게 함께 걷고, 함께 볼 수 있어서 감사할 뿐입니다.

길을 걷다가 귀한 나무와 식물을 만나면 멈춰 서서 초록샘의 생태 이야기를 듣습니다.



처음 가보는 등산길을 걸어갑니다.



와서 보니 화성시에서 칠보산으로 오르는 길이었습니다.

자목마을에서 올라갈 때 보다 길이 한적하고, 등산로가 넓습니다.

텅 비어 있는 정자 쉼터는 우리를 위해 마련된 선물 같습니다.



파아란 하늘 아래서 관찰하고, 놀고, 먹고, 시를 씁니다.



산신에 목소리   -  함지균

산에 올라갈 때는 산신에 목소리가 난다.

산신은 산에 상황을 알고 또 보호해야한다.

산신에 목소리는 산신이 말하거나

또 소리를 내는 거다

도토리  - 최원준

오늘 도토리를 주웠다. 재밌었다.

도깨비 풀이 붙었다.

죽어서 썩은 뱀 사체를 봤다.

메뚜기를 봤다.



친구 구름  - 최홍

파란 하늘에 구름이 있다.

구름은 사이가 좋은 것 같다.

떨어져 있다가도

다시 붙고, 다시 하나가 되어, 다시 친구가 되는 것 같다.

구름은 서서히 움직인다.

왠지 친구인 구름과 같이 다는 것 같다.

혼자인 구름은

파란 하늘을 누비며 자유롭게 여행을 다니는 것 같다.

구름들이 모두 행복해보인다.



나무들의 싸움  - 황찬영

나무들이 울창한 곳은 나무들이 싸우는 것 같다.

실제로 나무들이 싸움ㄴ 재미있을 것 같다.

누가 이길까?

얇은 나무는 유연할 것 같다.

큰 나무는 힘이 셀 것 같다.

큰 나무 대 얇은 나무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나는 얇은 나무가 이길 것 같다.

유연해서 나무를 감싸서 이길 것 같다.

레슬링 같다.

빛나는 나무  - 최윤진

나무가 바람에 흔들린다.

나무 사이로 빛이 들어온다.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빛나는 나무” 같았다.

눈이 너무 부셨다.

나무를 볼 때 내 눈동자는 빛났을 거다.



구름  -  양지완

구름이 하늘따라 흘러간다.

꼭 바다와 물고기같다.

구름은 느리면서도 빠르다.

구름의 느낌은 어떨까?

만화처럼 구름 위에 올라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구름은 바람 따라 흘러간다.

가을의 그림  -  유서은

반짝거리는 황금색 벼와 조금씩 붉게 물들어가는 나무

가을은 그림을 아주 잘 그리는 것 같다.

단풍이 빨간색으로 물 드는 건 빨간 물감으로 칠하는 것이다.

그러면 바람은 무슨 색 물감일까?

물로 번지게 해 나뭇잎이 흔들리는 걸까?

가을은 색 조합을 잘한다.

어떻게 하면 저런 색이 나올까?

나도 가을처럼 그림을 잘 그리고 싶다.

도토리 머리  -  박지우

자, 이것 봐.

도토리가 있다.

도토리 머리가 벗겨졌다.

이게 너의 미래야.

우리 할아버지처럼 진짜 현실이 될지도 몰라.

도토리는 나의 미래도 아니야.

도토리 머리카락은 어쩌면 자꾸만 머리카락이 빠져가는

엄마의 미래가 될지도 몰라.

자연의 옷  - 조윤성

가을이 되면 식물, 나무, 열매들이 하나 둘 옷을 입는다.

밤은 가시 옷을 입고, 도토리는 털모자를 쓴다.

나무는 갈색 옷을 입고, 옷이 무거운지 갈색 옷을 떨어뜨린다.

벼도 누런 색 옷을 입고, 바람에 흔들린다.

자연도 겨울을 준비한다.

우리도 겨울을 준비해야겠다.

가을 낙엽  -  최준서

10월, 가을이다.

칠보산을 걸었다.

하늘은 구름 하나 없다.

칠보산도 가을이라 알록달록하다.

낙엽이 나무에서 뚝 떨어졌다.

바람을 타고 부슬부슬 떨어졌다.

떨어지는 낙엽을 잡아보고 싶었다.

가을 낙엽이 손에 가득하다.

낙엽을 밟으면서 신나게 놀았을 때가 생각난다.

지구 온난화만 없으면 더 이상 가을이 짧아지지 않는다.

가을이 더 길어지면 좋겠다.



질투   -  김슬기

꽃아!

너는 부럽다.

너는 빛이 나서

자세히 보지 않아도 예쁘고

가까이 다가가도 예쁘고

모든 나비와 벌들이 너를 좋아하고 예뻐하는 것 같아.

너는 인기가 많으니까

매일매일이 즐겁고 행복하겠지?

나는

스스로 빛나는 네가 질투나

나도 너같은 삶을 살면

소원이 없겄다.

가을이 오는 풍경  - 박서형

가을이 오면

나무는 푸른 잎을 접고

붉게 물든 잎들을 펼친다.

여름 내내 귀를 간질거리며 울던 매미는

다음 봄을 기약한다.

알록달록 꽃들은 작은 봉우리를 접으며

마지막 힘을 낸다.

길을 걸으니

살랑살랑 꽃들과

산들산들 나무가

가을 바람에 흔들린다.

가을의 풍경은 조용하지만 풍요롭다.

전체 1

  • 2022-10-18 22:47
    저 아름다운 가을을 보고도 질투하는 저 어린이를 어찌할꼬? 질투의 마음을 시로 승화 한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