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장애통합교육] 다양한 결의 아이들 #3

작성자
해님
작성일
2022-09-29 09:59
조회
543

느린학습자(경계성 지능)라고 들어보셨나요?


 

요즘은 느린학습자(slow learner)라는 용어를 종종 접할 수 있는데요. 경계선 지능이라는 말과 자주 혼용되어 사용됩니다. 나라마다, 각 분야의 학자마다 조금씩 다른 개념으로 정의하는데 교육 분야에서는 표준화 지능검사 IQ 71-84 사이에 속하며 그 정도가 IQ 70 이하의 지적장애에서 보이는 것처럼 심하지 않은 수준을 말합니다.

IQ 71이면 지적장애가 아닌 것이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또 다른 이야기꺼리가 많아 다음에 기회가 되면 이야기 나눠도 좋겠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주인공이 바로 경계선 지능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좁은 의미로는 그렇고 좀 더 넓은 의미로는 “또래 혹은 아동이 가지고 있는 지능에 비해 학습 및 문해에 어려움을 겪는 대상 전체”를 뜻합니다. 학교에서 일하기 전 영유아 상담과 관찰 할 때 만났던 어린이들 중에 80%는 이와 같은 느린학습자인 경우가 많았는데 그 아이들은 어떻게 성장했을까? 어디서 지내고 있을까? 얼굴과 이름도 흐릿한 친구들을 기억해봅니다.

 

양육 과정에서 부모들은 뭔가 다름을 느끼지만 “엄마가(주 양육자가 엄마인 경우가 많아서) 예민해서 그래.”라고 이야기 듣거나 “애 아빠도 어릴 때 말이 늦게 트였다.”라는 핀잔을 어른들께 많이 들었다고 하셨었어요.

여러 권의 양육서를 읽고 공부하며 자녀를 바라보는 시선과 마음에 여유 갖도록 노력해도, 내 아이가 그저 기질이 까다롭고 예민해서 그렇다 생각하기에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생활에서 크고 작은 어려움을 접하게 됩니다. 그래서 언어 치료나 놀이 치료 등 지원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학령기가 되어서는 특수교육대상자로 선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서른 명 가까이 되는 아이들을 담임선생님이 살핀다고 해도 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있기에 좀 더 규모가 작은 학교를 찾기도 하고 우리학교에도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결을 가진 어린이들은 눈에 크게 띄지 않고 순해서 치이는 아이라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배움이나 이해에 어려움이 있는 것도 조금만 시간 들이면 잘 할 것인데 노력이 부족하다고 오해받기도 합니다. 또 학습에는 크게 어렵지 않은데 관계나 적응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저도 참 오해가 많은 선생이었음을 고백합니다. 제가 가진 편견으로 가르치려 들 때가 있습니다. 부끄럽지만 부모, 동료교사가 일깨워줍니다. 다양한 결의 어린이들과 특히 느린학습자-경계선 지능 어린이들과 생활하는 어른들은 거울 같은 섬세함이 필요합니다. 내가 사는 동안 나도 모르게 갖게 된 편견을 내려놓고 내 모습을 먼저 비추어 보는 뜻으로 거울을 말합니다. 누군가 “understsand”를 under 와 stand로 나누어 설명해 주셨는데요. 아래로 내려놓아야 바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 서로의 관심과 전환이 필요한 것을 조금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길바랍니다.

 

정에 대한 이해가 어렵고, 표현이 서툴다보니 상황의 맥락을 이해하기보다 자신의 감정을 사실로 느낄 수 있습니다. 부정적인 표현을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할 때 화내지마, 소리 지르지마. 때리지마.” 통제보다는 “~~이렇게 말하자. 이렇게 요청하자. 이렇게 행동하자.” 대체해야할 행동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수하지만 잘 토라지기도 서운한 감정을 쉽게 느끼기도 합니다. 전략적인 요령이 부족해 경쟁이 있는 놀이에서 짝으로 선택되지 않거나 스스로도 어려움을 느낍니다. 필요하다면 어른의 개입이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아이들끼리 승부를 위해 편을 나눌 때 우리 놀이 문화의 깍두기를 알려주세요. 저도 어렸을 때 빠른 생일(기억하지죠? 1,2월생은 학교에 일찍 입학했던 것)과 작은 체구로 또래 놀이에서 뒤로 미뤄질 때가 있었는데. 몸놀이 할 때는 종종 깍두기를 할 수 있어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심히 배우지만 복잡한 인지과제에 대한 부담감이 있고 개념을 이해하고 추상적 사고를 하는데 어려움과 제한이 있습니다. 중학년 시기가 되면 그 어려움이 크게 다가옵니다. 이 때 많은 부모님의 마음이 흔들립니다. ‘우리 학교 교육과정을 따르다가 영영 공교육의 배움을 못 따라 가는 것은 아닐까?’ 담임교사와 의논해 주세요. 전체 진도만 쫓는 학교가 아니라 어린이들 개개인의 배움을 잘 점검하고 있습니다. 필요하면 좀 더 함께 해야 할 것, 단순히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고르게 배우고 성장하기 위해 우선순위 둘 것을 함께 논의 할 수 있습니다.

 

녀가 가정에서 특별한 친구에 대해 질문할 때가 있습니다. 어떻게 설명해 주어야 할까 당황했다는 부모님 계시지요? 답하면서도 혹시 아이에게 편견을 준 것은 아닐까 고민합니다. 상황이 다양하지만 우선 바른 답은 내용보다는 태도가 우선인 것 같습니다. 한 번 이런 사례를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우선은 이렇게 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것은 그 친구는 느려서 그래. 그 친구는 생각주머니가 작아서 그래.”라고 설명하지 말아주세요. 또 직접적인 장애명으로 어린이를 범주화할 까닭이 없습니다. “장애라는 말이 사회적으로 담고 있는 편견와 혐오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으니까요. 물론 어울림등 장애이해교육 시간에 어린이들이 이런 부분을 배우지만 내가 들은 지식과 삶이 연결되는 것은 (제 짧은 경험상)충분히 시간이 흐른 뒤에 연결 될 때가 많습니다. 장애명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어린이들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서로 달라도 우리는 같은 학교를 다니는 친구와 형. 누나라 알려주세요.

 

* 이 글을 쓸 때 참고한 글

-장애학의 도전, 김도현, 2021,

-느린학습자와 발맞춰 걷기- 경계선 지능을 가진 아이들, 박찬선.장세희, 2015, 한국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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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1-06 09:50
    이 글을 이제보다니
    왠지 많은 생각이 교차로 떠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