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후기]2022 여름방학 공부 - by 해님

작성자
해님
작성일
2022-08-10 23:48
조회
501
이른 아침을 먹고 빗속을 나섭니다.

기후위기 분야의 어벤져스라 할 수 있는 이 들을 모셔 꾸린 <인권연대> 연수입니다. 강의 하는 분들과 주제를 한 번 보시죠.



“와! 대단하죠!”

저의 가족이 요즘 애청 하고 있는 <오창익의 뉴스공감>의 그 오창익 사무국장님이 처음을 엽니다.

최우리 기자는 지난 대선 때 이재 명후보자와 윤석열 대통령의 토론으로 유명해진 RE100과 택소노미를 소개하고

우리가 주목해야 할 키워드를 생각해 봅니다.

이제 어떤 분은 RE100을 정확하게 아셔서 기-승-전- 원전을 향해 가고 있으시죠.

조효제 선생님은 왜 기후위기가 인권의 문제인지 알려주십니다.

백발이 성성한 노학자가 인권을 평생 공부하고 알리는 일을 하셨는데 요즘 우울하시다 합니다.

그런가요? 우리에게 희망이 있기는 한 걸까요?

점심시간에 저는 비를 피해 까페에 앉아 샌드위치를 먹는데...

이 빗속에 한 젊은이가 서 있습니다.

저기 저 자리에 설 수 있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요?



참 기대했던 강의고 내용도 훌륭했지만 마음은 점점 불편해집니다.

마을공동체 책모임에서 기후와 관련된 책을 읽고 공부도 했었지요.

(그 때 모셨던 김현우 님이 이 번에도 기후위기와 노동을 주제로 강의해 주셨어요.

버스 놓칠까 초승달의 자전거를 타고 달리셨는데...)

우리는 열심히 생활 속 실천을 이어갑니다.

텀블러 사용, 채식, 일회용품 안 쓰기 등 우리 아이들도 훌륭하게 실천해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소소한 행동이 의미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정말 소소함을 계속 확인하는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진짜 그린에너지가 무엇인지, 왜 온실가스를 줄여야 함을 아는데 실천은 이어지지 않는지, 말 뿐인 탄소 중립, 기후 깡패 국가...

부의 분배가 평등하지 않았던 것처럼

정말 똑 같은 그래프가 세계10%의 부를 가진 이들이 50% 넘는 탄소를 배출하고 있음을 마주합니다.

아마존창립자의 우주여행 11분 동안 배출된 탄소가 소득 수준 평균 이하의 나라의 국민들 10억 명이 평생 배출하는 탄소의 양과 같다니요!!!

 

분노를 넘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우울감과 무력감이 밀려옵니다.

정부와 주요 대기업들이 변하지 않으면 우리의 날개 짓이 무슨 소용인가요?

차라리 내가 만나는 이 훌륭한 아이들을 열공 시켜 대기업에도 취직하도록 스펙을 쌓고,

사법고시 패스해서 의식 있는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당장 우리 집 아이부터 콧방귀를 끼겠지만...) 웃픈 생각을 해봅니다.



배움이 이어진 사흘 동안 하늘은 기후 위기가 앞으로의 일이 아니라 지금 벌어진 일임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분명 장마가 끝났는데 기후가 변했습니다. 지금도 내리는 이 비는 장마가 아니랍니다.

학교도 걱정입니다. 방학 전 장맛비에도 한 차례 물난리를 겪었던 터라 그치지 않는 빗소리가 야속합니다.

비가 오면 학교에 또 물난리가 날까 노심초사했는데...  강당까지 물이 찾습니다.

머릿속에 지식을 넣고 있으면서 손은 하나 보태지 못하고 카톡~ 카톡~ 공유되는 카톡 속 학교 상황만 살피고 있는 딜레마에 빠집니다.

어젯밤 학교 상황을 듣고 다들 같은 마음이셨지요.

 

오늘 아침에는 잠깐 파란 하늘이 비칩니다. 우리는 잠깐의 파란하늘을 바라볼 수 있지만 같은 시간

어떤 곳에서는 고통받은 이들을 위해 잠시 기도하며 서울로 향합니다.

 

지금이면 BTS~ 옛날엔 서태지와 아이들~ 왜 어떤 무대든 끝은 서태지였는지...

이 번 강의의 마지막은

저를 포함한 대중에게 <파란하늘 빨간지구>를 기후변화와 위기를

풍부한 과학적 사실과 역사적 사실로 알렸던 조천호님이

BTS처럼 등장합니다.

 

거대한 가속에서 담대한 전환으로...

이를 위한 연대-평등-교육 우리가 하는 작은 날개 짓이 결코 작은 일이 아님을 일깨워주십니다.

그리고 우리를 답답하게 하는 정치를 바꾸는 힘은 시민들의 연대와 움직임이고, 희망을 힘주어 이야기합니다.

9월24일 기후정의행동으로 이어지리라 생각하며...

수원으로 향하는 지하철을 탑니다.



사흘 간의 무력감에서 찰나의 희망을 발견했던 나는 여전히 흔들렸지만...

 

오늘 저녁 우리들 사이에서 연대-평등-교육을 마주합니다.

항상 멀리 있을 것 같지만 제 곁에 있지요. 사윗감을 찾아 나선 쥐 우화 처럼...



어제부터 자신의 시간과 자리에서 기꺼이 학교에 손을 보탠 우리들...

이렇게 서로를 살피고 ,필요할 땐 모이고 함께 하는 이들이 있기에...

우리에게 희망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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