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가 우리 텃밭이었다고요?

작성자
달아
작성일
2021-03-21 01:27
조회
877
 

지금 아이들은 알지 못하는 메타세콰이어숲이 사라지던 날에도 텃밭에서 그 모습을 보았다.

일주일 만에 텃밭이 사라진 모습을 보니 무엇을 해야할지 멍했다.

아이들이 수염이라 부르며 볼에 부비고 손으로 간질어대던 버드나무가 생각났다.

여름이 되면 몰려가서 따먹던 버찌나무가 생각났다.

하얗게 꽃을 피웠다가 바람이 불면 꽃비가 나리던 벚나무가 생각났다.

나무가 베어졌다는 걸 확인하는데 한참 걸렸다.

정말로 나무가 사라졌구나.

사계절 칠보산의 변화를 한 눈에 볼 수 있어 좋았다. 아이들과 고요히 텃밭에 머물며 칠보산의 빛깔을 바라보다가 시를 썼었다.

텃밭 수업 뿐 아니라 우리 구성원 가족들이 서로 어울려 텃밭 농사를 지으며 품었던 이야기들이 떠올랐다.

감자 농사를 지을 때 개미떼가 집을 지어서 아이들 텃밭일지에 무수히 많이 등장하던 개미들과.

호미로 흙을 팔 때 혹여나  다칠까봐 손길을 조심 하게 하던 지렁이들과

우리 텃밭 흙속에 집을 짓고 살던 수많은 곤충과 생물들의 안부가 걱정되었다.

 

이제는 우리가 발 디딜 수 없는 땅이 되어서

건너갈 수가 없었다.

 

돌고 돌아 새로운 텃밭이 될 곳으로 가서 멀리 우리가 기대어 지내던 텃밭이 사라진 풍경을 한참 바라보았다.

자유롭게 발 디디던 땅이 적어지고

길이 좁아진다.

 

좋은 풍경들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날에는

마음이 한동안 저릿하다.

 

숨쉬는 건강한 땅을 위해 애써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서투른 우리가 땀흘려 일하며 작물을 돌보고 거두는 기쁨을 알게 해준 텃밭이 고맙다.

우리가 흙이 살아있는 건강한 땅을  빌려 텃밭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드리며 한해를 지내야겠다.

 

말을 줄이고 아이들이 쓴 글을 공유해본다.

 

 

 

 

 

 

텃밭살림

아주 큰 삽이 땅을 뒤집을 때 그 안에 있는 생물, 풀, 나물은 무얼할까?

모든 것이 없어진 텃밭, 이젠 흙도 없어질 기세, 도대체, 무엇을, 텃밭을 어떻게 하길래...

옛날엔 그 텃밭이 영원 할 줄 알았던 나. 이젠 다르다.

시멘트로  덮을까? 아주 큰 집을 지을까? 아직까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

그 추억 담긴 밭은 이제 어떻게 될까?

자목마을이 점점 개발된다. 돈만 많다면 그 밭을 사고 싶다. 다시 텃밭으로 만들고 싶다.

 

냉이

텃밭에서 냉이를 캤다.

냉이 냄새가 좋았다.

동시에 슬펐다.

텃밭이 사라져서

 

 

텃밭

오늘 텃밭에 갔다

가 보니 버드나무, 뽕나무, 은행나무 하고 우리 텃밭이 없어져 있었다.

충격적이었다.

그래가지고 한참 바라보다가

무거운 마음으로 냉이를 캤다.

그러다가 해님쌤하고 달아쌤이 곰보배추를 화분으로 옮겼다.

냉이를 캐다가 학교를 갔다.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

그때가 너무 그립다.

 

텃밭

학교에서 텃밭으로 갔는데, 텃밭이 없어졌다.

처음에는 그 크게 난 포크레인인가? 그 차가 갈고 있는 넓은 곳이 우리 텃밭인줄 알았다.

그런데 초라하고 좁아보이는 텃밭이 우리 텃밭이라고 했다. 처음에는 큰 곳이 아니라  실망을 조금 했었는데

아기자기 하고 좋았다.

텃밭에서 허브하나를 찾았다. 향이 박하사탕 냄새였다.

처음에는 당근인줄 알았지만 향이 좋은 풀이어서 아쉬웠지만

그냥 풀보다는 안심이 돼었다.

아, 토끼들은 더 넓은 집으로 옮겨 갔다.

 

텃밭

오늘 텃밭에 갔다. 공사 같은 걸 하고 있어서 쭉 돌아돌아 갔다.

가서는 토끼를 구경하고 밥을 줬다.

텃밭은 사막같이 됐고 포크레인은 땅을 파는 모습이 꽤나 멋졌다.

거기 가서는 딱히 할일이 없었다.

거기 가서 한 일은 곰보배추 파기, 토끼 밥주기, 가만이 앉아있기, 흙 뿌시기, 다른 아이들 구경하기

이것 밖에 없었다. 원래 텃밭 디자인 하러 간 건데 그냥 왔다.

 

텃밭

텃밭을 다 갈아버리는 걸 봤다. 그래서 텃밭 길이 다 막혀버렸다.

너무 돌아가야 되서 힘들다.

텃밭이 우리 텃밭 같지가 않다.

지난번에 우리가 찾았던 꽃다지랑 냉익 다 죽었다.

텃밭이 불쌍하다.

그래서 2022년에 들어오는 1학년들은 텃밭을 다 갈아버린 걸 모를 것 같다.

 

텃밭

새로운 텃밭이 생겼다. 그래서 텃밭 디자인을 갔는데  디자인을 못했다.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가서 **랑 토끼한테 풀도 주고 곰보배추도 캐고 했다.

근데 신기한게 토끼랑 닭이랑 같이 있었다.

아쉬운 건 도깨비 놀이터를 돌아가야 된다는 거다.

 

텃밭의 변함

목요일 텃밭살림 시간, 텃밭에 갔다.

하지만 그 밭에 가자마자 너무 놀랐다.

포크레인이 땅을 파서 평평하게 하고 있었다.

그 땅에 주인이 그 땅을 가치있게 썼으면 좋겠다.

 

텃밭

오늘은 텃밭살림이 있는 날이다.

그래서 텃밭에 갔는데 텃밭이 없어져있었다.

그래서 돌아갔다. 아빠랑 키우던 작물이랑 이런게 다 없어졌다.

그래서 조금 짜증이 났다.

그 쪽에서 살고 있던 생물이랑 나무랑 이런게 많이 있었는데.

그래도 반대에 있는 텃밭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그곳도 좋은 것 같다. 아빠랑 그 쪽에 텃밭을 하자고 할거다.

자리가 있으면 좋겠다.

텃밭이 좋다. 하지만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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