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서가 발견한 진호김치

작성자
달아
작성일
2021-03-21 01:44
조회
818
2주 전 점심시간에 있었던 일이다.

코로나 이후로 고요하게 밥 먹는 데에만 집중하는  점심시간에

곤란해 하는 아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선생님... 김치에 진호가 있어요!"

"엥? 무슨 말이야?"

(옆에 있던 아이가 확인하고는)

"어, 진짜! 김치에 진호가 있어요!"

김치에 3학년 진호가 있다니.... 무슨 말인가 했다.

가까이 가서 확인해 보니 김치에 암호처럼 '진호'라는 글자가 점점이 새겨져 있었다.

아이들도 한명씩 진호김치를 보고는

"진짜 신기하다!" 하고 감탄을 한다.

그새 소문이 나서 옆 교실에서 진짜 진호가 확인을 하러 왔다. 진호김치를 보여주니 진호가 신기하고 머쓱해 한다.

3학년 아이들이 우루루 오니깐 4학년 아이들이

"한명씩만 들어와야 돼!" 하고 최대한 사회적 거리를 두고 진호 김치를 보고 갈 수 있게 한다.

 

진호 김치 관광이 끝난 후. 진호  김치를 젓가락으로 들고 진서가 난감해 한다.

"선생님... 진호 김치 어떡하죠?"

아이들도 같이 고민한다.

"진호 집에 보내서 대대손손 물려줘야 하는거 아닌가?"

"진호김치를 나뭇가지에 줄로  매달아서 깃발로 만들어야 하는거 아니예요?"

"진호 집에 보내서 냉동실에 대대손손 보관해야할까?"

"진호 김치를 먹는 건 너무 잔인한거 아니예요?"

"다음에는 김치에 '김'자가 있는거 아니예요?"

"앞으로 김치 먹을 때 마다 자세히 봐야겠어요!"

"근데 그걸 발견한 진서  니가 더 대단하다."

 

그러고 한동안 음식에서 글자를 발견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나도 우동을 먹다가 숫가락에 우동면발이 '응'이라고 적혀있었던 경험을 말해주었다.

 

"나중에 음식에서 발견한 글자를 이으면 말이 될거 같아요!"

진서가 결심을 한 듯 하다.

"에이 먹어버려야지."

"선생님..... 진호김치 매워요"

 

아이들이 이날 있었던 일을 누리집 하루이야기에 써달라고 한다.

사실 2주전 부터 아이들에게 독촉을 받았었다.

"선생님, 진호김치 올렸어요?"

"아... 아직...."

"아직도 안 올렸어요? 빨리 올려주세요. 이번주말까지 꼭 올려야 해요!!"

"근데 제목을 뭐라고 할까?"

"진서가 발견한 진호김치요!"

"사진도 꼭 올려주세요!"

"알았어...."

 



마음이 순수한 사람 눈에만 보여요. 자세히 들여다보세요. 진서가 발견하고 먹은 매운 진호김치

 

 



 
전체 3

  • 2021-03-22 17:36
    ㅎㅎㅎㅎㅎ 진짜 순수한 사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집에가져올까 무섭다~!!!! ^^;

    • 2021-03-25 10:30
      저런건 가보로 가지고 계셔야 ...ㅎㅎㅎ

  • 2021-03-29 07:56
    진호김치 재호김치 또 발견하면 그땐 꼭 가정에 보내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