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26일] 풀꽃의 이름을 아는 아이들 - by 달아

작성자
teacher
작성일
2016-05-18 10:54
조회
1468
풀꽃의 이름을 아는 아이들



냉이꽃,  애기똥풀...


아이들이 내게 계절마다 피어나는 풀꽃의 이름을 알려준다.


학년마지막 날 마무리잔치연습은 접어두고 산책을 나갔다.  아이들과 산책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기에 내가 하고싶은 것을 했다. 자연으로 나가니 아이들은 무척즐거워한다.

 마을 산책한다던 것이 어느새 산길 탐험이 되었다. 막아선 길을 돌아가거나 넘어서 길이 아닌 길로 산길을 탐험했다.

난 그저 쫓아가기바쁜데 아이들은 그리도 즐거워한다.

 "와~ 토끼똥이다! 얘들아! 토끼똥이야!  선생님 와보세요 토끼똥이예요!"

"난 염소똥 같이 보이는데?"

"염소가 여기 왜 사냐?"

"야생토끼 사나봐"

"자작나무선생님이 풀어주신 토끼일거야"

"와~도토리 교실토끼똥이다!"


한 아이가 발견한 토끼똥주변으로 모여 한창 열띤 토론이 시작된다. 학년회의때 보다 더 진지하고 적극적이다.


나는 모르고 지나치는 것들을  아이들은 용케도 찾아내서 알려준다.  계곡에 사는 개구리,  물달팽이,  여러 곤충들,  동물,  도마뱀..  이름도 참 잘안다.


풀꽃의 이름을 아는 아이들.

작은 곤충과 동물,  생명의 이름을 아는 아이들.


자연에 나오면 아이들에게 늘 배운다.


교실보다 자연에서 더 생생하고 안정된 느낌의 아이들.


학교에와서.

지나가던 작은 것들을 한번 더 보게되고

조금은 더 잘 알아보게되었다.


내년 봄.

냉이며 돈나물이며.

아이들이 알려준 자리에 자라날 봄나물들을 뜯을 생각에 즐겁다.


소박하고 사소하지만 생생한.


고운아이들과 고운 하루를 보내며 살아가고있구나.

이렇게 살아가면 나도 곱게 곱게

나이를 한살한살 먹어가겠다 싶다.



  한해를 보내며 쓰는 하루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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