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후기] 2023년 여름 우리말글 연수 후기

작성자
이슬
작성일
2023-08-29 10:11
조회
311
2023년 여름 연수 보고서

 

언제 : 2023. 8. 16. 수 10:00–15:00

어디서 : 맑은샘학교

누가 : 초록샘, 산, 은하수, 이슬

주제 : 우리말글 연수(그림책)

 

# 첫 번째 강의 : 내게 행복을 주는 그림책

- 이루리 선생님(아동동화 작가)

 
  1. 질문 :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을 확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꾸다, 드디어 알을 낳다>

<줄거리>

꾸다는 다른 암탉들과 달리 알을 낳지 않습니다. 대신 농장을 이리저리 다니며 꽃잎과 푸른 하늘과 벚꽃을 보며 시간을 보내지요. 그러던 어느 날 마침내 알을 낳기로 합니다. 과연 꿈꾸는 닭 꾸다는 알을 낳을 수 있을까요?
1) 책 소개

이루리 작가가 영감을 받은 책이 두 권 있다. <지각대장 존>과 <프레드릭>. <꾸다, 드디어 알을 낳다!>를 보는 순간 프레드릭이 떠올랐고, 출판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2) 예술에 대해

꾸다는 알을 낳기보다 예술을 사랑하는 닭이다. 어린이들에게 예술은 중요하다. 어떤 마음으로 살면 행복할 수 있을까.

3) 소감 나누기

사람들이 역할을 맡아 함께 책을 읽으니 몰입도가 좋았다. 프레드릭과 비슷한 느낌이고,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느낌이 든다.

아이들도 때론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생각이 일어나고 자신만의 가치관을 만들어 삶을 살아간다. 이 책은 어떻게 삶을 살아야 하는지 기준을 알려주는 것 같다.

닭이 알을 낳는 것은 능력이다. 능력위주의 삶이 아닌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있다. 모두 잘 할 필요는 없다.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 우리를 되돌아보게 한다.

 

 

2. 질문 : <지각대장 샘>에서 샘의 이름이 ‘샘 이기픈 무른 마르지 안나니‘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울타리 너머>

<줄거리>

아기 돼지 소소는 소년 안다와 함께 아주 커다란 집에 삽니다. 안다는 소소한테 무엇이 필요한지 잘 안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소소는 산책을 나갔다가 야생 멧돼지 산들이를 만났습니다. 산들이를 만난 뒤 소소는 모든 게 달라졌습니다. 소소는 울타리 너머 세상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요? 『울타리 너머』는 안다와 소소의 일상과 소소와 산들의 만남을 통해 참된 우정과 자유와 용기를 이야기하는 그림책입니다.
  1. 책 소개

안다는 소소가 뭘 좋아하는지 알고 있다고 하지만 소소의 표정은 어둡다. 글과 그림이 정반대다. 반어법으로 소소의 슬픔을 전달한다. 안다와 소소는 같은 공간에 함께 살고 있지만 친구는 아니다. 안다와 함께 하는 소소와 산들과 함께 하는 소소는 대조된다. 다양한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책이다. 우정, 폭력과 자유, 문명과 자연의 이야기일 수 있다.

2) 이름을 어떻게 정할까.

번역할 때 한국인의 정서를 반영하려고 했다. 나라마다 민족적 정서가 다르다. 책을 미국에서 번역했을 때 James, Little pig, Wild pig 였다. 제임스라는 이름으로 번역하기보다 원작과 동일한 감성을 느끼면서 우리 식으로 바꾸려고 했다. 안다, 소소, 산들. 그림책은 글이 시처럼 함축적으로 표현된 것들이 있다. 우리 식으로 표현하는 것은 정말 어렵지만 중요한 작업이다. 지각대장 샘은 지각대장 존을 모티브로 만든 책이다. 우리나라의 정서를 반영하여 샘의 이름을 만들었다.

3) 소감 나누기

학교에 있는 책이다. 책에 나오는 이름들의 의미를 알고나니 새롭게 보였다. 제임스보다 안다, 산들이라는 이름이 더 와 닿았다.

 

 

3. 질문 : 이루리 작가님의 어머님은 어떤 분이신가? 작가로 사는 삶은 어떤가?

<어머니와 이슬털이>

<줄거리>

어린 시절 작가 이순원은 통학시간만 꼬박 3시간이 걸리는 불편한 산길과 문명과 단절된 삶을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고통 때문에 학교에 다니는 것을 몹시도 싫어했다. 그런 아들이 안쓰러웠던 어머니는 산길을 앞장서서 걸어가며 이슬을 털어주었다.
1) 책 소개

이순원 작가의 수필을 그림책으로 만들었다. 이순원 작가가 쓴 글의 절반은 어머니로부터, 나머지 절반은 고향 마을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학교가기 싫었던 작가에게 어머니는 이슬털이라는 특별한 방법으로 사랑을 표현한다. 이순원 작가의 어머니는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로 선정되시기도 했다.

2) 어머니에 대해, 예술가의 삶

어머니에 대한 질문은 처음받았다. 이순원 작가의 어머니가 무조건 희생만 하신 것은 아니지만 가끔 보여주신 모습들이 모여 지금의 작가를 만들었다. 이루리 작가의 어머니는 자식에게 희생하기보다 자신의 삶을 충실하게 살아가는 분이다.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하고 싶어서 의사가 되려고 했었다. 그러다 영혼을 살릴 수 있는 책을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글을 쓰는 삶을 살다보니 현재에 이르렀다. 예술가로 사는 삶도 행복하다.

 

 

4. 질문 : 그림책을 어떻게 만드나요? 어디서 영감을 받는지.

<비밀의 정원>

<줄거리>

첫 장면에는 나무 뒤에 한 꼬마가 숨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아! 이럴 수가!

이렇게 예쁠 수가!

두 번째 장면에는 어떤 동물의 엉덩이만 보입니다. 이야기는 이렇게 이어집니다.

얼마나 찾았다고! 어디 있니?

룩셈부르크? 거기가 어디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라!
1) 책 소개

책에 비밀이 숨겨져 있다. 어린이의 눈에는 보이고 어른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2) 영감에 대해.

그림을 먼저 그리고 글을 나중에 썼다. 이루리 작가가 박형진 작가의 개인전 <친구들아 무엇을 보았니?, 2021>를 보고 그 자리에서 <비밀의 정원>의 영감을 받았다. 어른의 눈에는 보이지 않고 어린이의 눈에만 보이는 렌티큘러 전시회였다. 집에 돌아와 <비밀의 정원> 글을 써서 박형진 작가에게 보냈고, 함께 그림책 만드는 작업을 했다. <비밀의 정원>은 그림이 이야기를 불러와서 완성된 독특한 그림책이다.

3) 소감 나누기

전시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서 만든 책이다. 작가가 감각적이다. 숨겨진 의미가 있지 않을까하고 계속 메시지를 찾으려 했다. 진지하게만 바라봐서 작가가 주는 재미라는 선물을 온전하게 받지 못한 것 같다. 어른들이 가지고 있는 잣대로 해석하려고 하면 이상한 책이겠지만 아이들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다.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활동거리가 많다. 수업에 활용해보면 좋겠다.

 

 

5. 이루리 작가에 대해 소감 나누기

- 질문으로 강의를 이끌어간다.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 감각적이다. 그림책과 관련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계신다.

혼자 읽을 때보다 함께 또는 강사님이 읽어 주셨을 때 재미, 감동이 더 컸다. 책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 어떤 때는 가볍고 어떤 때는 재미있다.

작가님이 말하는 행복이 무엇일지 궁금했다. 잘하려고 애쓰기보다 좋아하는 것을 즐기는 느낌이다. 좋아하는 것들을 계속 해나간다면 결국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 두 번째 강의 : 자연, 어린이가 그리다.

- 권윤덕 선생님(그림책 작가)

 

<파랑을 조금 더 가지고 싶어요>

<줄거리>

권윤덕 작가가 제주 자연 속에 자리한 두 곳의 작은 학교 어린이들과 함께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아름다운 책을 엮어냈다. 거문오름이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함덕초등학교 선인분교, 성산일출봉이 바라보이는 곳에 있는 성산초등학교 어린이 33명이 함께한 이들이다.
  1. 거문오름 프로젝트에 대해.

거문오름용암동굴계에 대해 7개 마을이 참여하여 사업을 진행한다. 권윤덕 작가님은 함덕초와 성산초 아이들을 데리고 그림책을 제작했다. 함덕초는 나를 이루는 색깔, 돌, 생명, 동굴, 지상세계 등 아이들이 학교를 오가며 보고 듣는 것들을 다시 불러와 일상을 새롭게 기억하고 생각을 키워낸다. 성산초는 성산일출봉과 함께 자연물, 물고기에 깃든 생명의 소리를 듣고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본다.

그림 수업의 세가지 원칙.
  1. 형태를 그리지 않는다.

  2. 관찰을 충실히 한다.

  3. 우연성을 즐긴다. 일단 저지르면 의외의 세계를 경험한다.


 

2) 권윤덕 작가님에 대해

강의를 듣는 내내 이 분이 주는 자극이 전해졌다. 아이들과 이렇게 수업을 해봐야겠다는 아이디어들이 떠오른다. 권윤덕 작가님 강의를 여러 번 들었는데, 오늘 기운이 가장 밝으셨다.

 

3)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나를 채우는 색깔’에서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는 과정이 좋았다. 관찰하면 교감이 되고 교감되면 감정이 일어난다는 말도 와닿았다. 어둠과 빛에 대한 이야기도 좋았다. 강사님이 수묵화를 전공하셨기 때문에 아이들과 작업하시는 과정이 더 와닿았다. 흰 종이에 검은색으로 칠하면서 그림과 감정의 변화과정을 이야기 해주셨을 때 놀라웠다. 결과물이 대단한 작품 같았고, 겉으로 끄집어내는 과정이 대단하다.

 

4) 수업과 연결해서 생각해보기

미술은 결과보단 과정이 중요하다. 충분히 작업에 젖어 즐기는 시간이 필요하다. 감정이 일어날 때까지 충분히 기다려줘야 한다.

현장에서는 교육적인 부분을 따오면 된다. 우리는 예술가가 아니기 때문에 작가님의 작업에서 필요한 부분을 취하면 된다.

저학년 때는 형태를 만들지 않고 물감이나 붓으로 바로 그림을 그리도록 하고, 좋은 재료를 사용해야 한다. 질 나쁜 재료를 사용하면 아이들 표현에 한계가 있다. 다양한 재료로 다양한 시도를 해보면 좋겠다.

강사님을 보면서 더 계획적으로 수업을 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강사님은 프로젝트라서 우리와 상황이 다르지만 수업을 좀 더 쫀쫀하게 구성해야 한다는 반성이 든다. 학교는 연속선상에 있다. 일회성으로 끝나는 프로젝트가 아니다. 학교의 철학을 반영하여 검소함을 강조하고 재료를 아낄 때가 있는데, 때론 과감하게 지원해주는 것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예술적으로 꽃 피울 수 있게. 재료를 다양하고 충분하게 제공하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면 좋겠다.

관찰하고 느낀 것을 그리고, 글로 쓰는 것이 중요하다. 예술은 누구한테나 평등해야 한다. 문화 예술을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 감상에는 정답이 없다.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시 수업도 마찬가지다. 시를 자주 읽고, 쓰면서 감성이 자란다. 시를 외우는 것도 좋겠다. 아이들한테 이미지는 정형화하는 것보다 자유롭게 느끼고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시와 가까워진다. 시와 그림을 같이 했던 까닭은 이미지를 표현하기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5) 아이들에 대해.

아이들 앞에서 칭찬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다른 아이들이 따라 그릴 수 있다.

아이들 격차에 관한 질문이 있었다. 아이들마다 다른 그림, 다른 평가가 있다. 나름의 관점으로 잘 그린 그림이고, 그런 신호는 교사가 놓치면 안된다. 고정관념이나 기준을 바꿀 필요가 있겠다.

아이들의 그림을 볼 때 결과물만 보는 것과 과정을 함께 하는 것은 느낌과 감동이 다르다. 결과물만 보고 아이들을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사실적인 그림이 잘 그린 것이라 착각하고 있다. 예술을 기술, 기능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우리가 저지르는 오류이다. 그것이 바뀌어야 한다. 우리 안에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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