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학년 9,10월 돌아보기-나무꾼

작성자
나무꾼
작성일
2017-11-04 19:15
조회
1619
2017년 3학년 9, 10월 돌아보기

작성자 : 나무꾼

 

▶들어가기

 

올해의 9, 10월은 참 바빴다. 9월은 학년여행과 한가위한마당행사, 10월은 긴 연휴와 행사, 학교살이로 아이들은 좀 들뜬 듯 생활하였다. 그래도 한 학기를 지내온 덕분인지 개학 후 만난 아이들은 서로를 챙겨주고 너그러이 넘겨주며 생활하였다. 소소한 일들은 있지만 안정된 느낌이 들었다. 아이들 몸과 마음이 자라고 있음을 느낀다.

10월 들어 말과글 교재로 쓰는 책을 칸 공책에 옮겨쓰기를 하고 있는데, 참 좋다. 아이들은 쓰느라 바쁘고 교사는 확인하고 교정해주느라 바쁘지만 하루 일과의 구심점이 생긴 것처럼 안정감이 느껴진다. 저학년 시기에 반듯한 글씨와 크기, 칸과 줄에 맞게 쓰는 연습이 필요해서 하게 됐지만 다른 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보였다. 배우는 몸과 마음을 이대로 쭉 닦아나갔으면 싶다.

 
아침열기
  1. 누가 : 3학년과 나무꾼 선생님
  2. 언제 : 화-수 아침열기 짧게, 목요일 아침열기 시간(40분)


 

여행 준비와 산책을 하고 시(엄마의 런닝구)를 돌아가며 낭송했다. 낭송하는 목소리가 조금씩 나아져간다.

 

*성교육

개학 직후 성교육 시간을 가졌다. 1학기에 배운 내용의 수준을 좀더 깊이 가져갔다. 남.녀 몸의 부위와 기능, 정자와 난자, 아이는 어떻게 만들어지나-를 활동지와 함께 배웠다. 서로 존중하는 말과 행동을 익혔다.

 

*학년회의

10월까지 모든 아이들이 반장단을 고루 맡아보았다. 저마다 반장단의 역할을 알고 생활에 충실하려 했다. 인사와 식판, 이닦기 확인, 나들이 갈 때 짝 줄 확인 등을 챙겼다. 학년회의 내용은 자치회의 안건과 관계되거나 반에서 생활할 때 필요한 사항들을 의논하고 정해나갔다. 비판적이거나 깊이 있는 생각들보다는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가, 약속에 좀더 중심을 두었다.

 
말과글
  1. 누가 : 3학년과 나무꾼선생님
  2. 언제 : 월요일 3교시(40분), 수요일 아침열기-1교시(80분)


 

<9, 10월 수업내용>
책/주제 무엇을 하나요
8

 
28   방학 보낸 이야기 나누고 그림과 글로 신문 만들기/모둠별 활동
30
9 4 국어사전 이용법 익히기 단어 찾기 시합
6 받아쓰기 문장 받아쓰기

9월 생일편지쓰기
11 여행 2학기 여행 준비

여행약속, 식단, 역할, 여정 나누기
13
18 2학기 여행
20
25 여행 여행 이야기
27 한가위 이야기 들려주기《솔이의 추석이야기》

우리집 한가위 풍경 말하기

한가위한마당 문제 풀이
10 2 하루방학
11 《높은 산의 모험》 돌아가며 읽기

모험에 필요한 것은?(내가 모험을 떠난다면 무얼 챙길까?)

모둠별 모험가/ 모험 지도 그리기

모둠별 단어 퀴즈
16
18
23
25
30 받아쓰기 어려운 받침 단어, 문장 받아쓰기
 

단어찾기 시합과 받아쓰기는 매번 뜨겁다. 상품이 걸리지 않았어도 뜨거웠을 것이다. 덕분에 사전에서 주어진 단어를 찾는 속도와 정확성이 좋아졌다. 또한 받아썼을 때 맞춤법에 맞게 쓰는 힘이 늘었다. 2학기 여행 후 한가위 이야기를 나누었다. <솔이의 추석이야기>는 작년에도 다른 선생님과 같이 읽었지만 다시 보며 ‘우리집 한가위 풍경’을 나누었다. 이 책이 그려진 시대만 해도 명절에 한복을 입었다는 것, 버스에서 담배를 피울 수 있었다는 것, 그 때는 자동차에 카시트가 없어 애기를 안고 탔다는 얘기를 들으며 웃긴 장면(아이들이 저마다 웃는 장면. 포인트가 다르다.)에서 깔깔대고 웃었다. 그림을 보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할머니네 집이 그림과 같다거나 토할 정도로 오랫동안 차를 타고 가야한다거나 가는 동안 오빠가 성가시게 한다거나 등 자신의 얘기를 재밌게 들려주었다.

<높은 산의 모험>을 읽으며 두 번째 모험이야기를 나누었다. 1학기에는 바다였는데, 2학기는 산이다. 높디 높은 산에 올라야한다면 무얼 가져가야할까, 내가 생각하는 모험가는 어떤 모습일까 상상하며 책을 읽었다. 모둠별로 모험가와 모험 지도를 그렸는데 아이들 구성에 따라 개성이 다르다. 예쁜 그림을 그린 모둠도 있고 함정과 용, 갖가지 어려움이 있는 그림을 그린 모둠도 있다. 어떤 모둠은 그림을 그리기까지 긴 시간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충분히 얘기하고 즐거움을 나눴다.

10월 중순부터 책 옮겨쓰기를 했다. 하루에 한쪽씩 칸공책에 쓰는 것이다. 처음엔 힘들어하더니 점차 익숙해졌다. 일기나 알림장을 쓸 때 좀더 글씨가 반듯해지고 띄어쓰기를 신경 쓰기 시작했다. 큰따옴표와 물음표, 느낌표 등 문장 부호를 칸 안에 어떻게 써야하는지 알게 되었다.

 
  1. 누가 : 3학년과 나무꾼선생님
  2. 언제 : 화요일 3교시(40분), 수요일 4교시(60분)


 

<9, 10월 수업내용>
주제 무엇을 하나요 준비물
8 29  

 

덧셈과 뺄셈
 

 

네 자리 수의 덧셈과 뺄셈
 

 

수카드, 쌓기나무
30
9 5
6
12
13 곱셈 두 자리 수의 곱셈  
19 2학기 여행
20
26 곱셈 두 자리 수의 곱셈  
27
10 3 개천절
4 한가위
10 도형 원그리기 - 모둠활동

콤파스의 원리/원의 정의

거울에 비친 모양

선그리기 – 규칙에 따라 무늬꾸미기
스케치북, 연필, 두꺼운종이, 실, 앞핀,

마분지, 자
11
17
18
24 나눗셈 나눗셈하기

- 나눠지는 수, 나누는 수, 몫, 그리고 나머지

- 검산식으로 알 수 있는 나눗셈과 곱셈
스케치북
25
31
 

네 자리 수의 덧셈과 뺄셈은 쉽게 이해하고 문제를 풀어냈다. 두 자리 수의 곱셈은 천천히 배우고 문제를 풀면서 익혀나갔다. 일, 십, 백의 자리를 챙겨서 순서대로 곱셈을 하여 계산하면 되는데, 아이들에게 그 문턱이 조금 높았나보다. 가로셈과 세로셈을 통해 반복하여 설명을 듣고 문제를 풀었다. 처음으로 콤파스를 사용하여 원을 그려보았다. 콤파스가 손에 잘 익지 않는지 매끄러운 원을 한번에 그려내는 경우가 적었다. 콤파스보다 짧은 연필을 선택하고 고정침을 움직이지 않은 채 엄지와 검지를 이용하여 한번에 원을 그려내는 것은 좀더 연습이 필요하다. 그래도 아이들은 뭔가를 그리고 무늬를 만드는 것이 재밌는지 한참을 집중한다. 지름과 반지름에 대해서도 배웠다. 원의 정의와 설명만으로는 잘 모른다. 지름과 반지름을 재는 다양한 문제들을 풀며 원에 대해 배워나갔다. 아이들이 제일 기대하고 재밌었던 것은 거울에 비친 모양을 보고 문제를 풀 때였다. 숫자와 글자, 무늬에 거울을 대고 문제를 풀고 또 자신이 문제를 만들어 친구에게 권했다. 미로와 그림을 그리며 거울과 한참 놀았다. 나눗셈은 비교적 아이들이 잘 기억하고 있었다. 1학기 때 양의 무리를 습격한 늑대이야기를 통해 나눗셈에 대해 배웠는데, 똑같이 나누었을 때 몇 개씩 돌아가는지, 무엇이 몫이고 나머지인지 배웠다. 두 자리 수 곱셈보다 수월하게 이해하고 배웠다.

 
텃밭살림
  1. 누가 : 3학년과 나무꾼선생님
  2. 언제 : 월요일 1-2교시(80분)


 

<9, 10월 수업내용>
절기 무엇을 하나요
8 28 23일 처서 배추모종심기
9 4 7일 백로

23일 추분
물주기/풀뽑기
11 배추그리기
18 2학기 여행
25 솎아주기/물주기(목초액)/벌레잡기/웃거름 주기
10 2 8일 한로

23일 상강
하루방학
16 물주기/배추그리기
23 물주기/벌레잡기
30 물주기/벌레잡기
 

2학기에는 거의 학년 구분이 사라진다. 배추와 무로 통일된다. 사온 배추모종을 간격에 맞춰 심었다. 아이들은 풀을 뽑는 건 그닥 좋아하지 않지만 모종을 심고 물을 주는 건 무척 좋아한다. 채근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호미로 땅을 살짝 파고 모종을 넣어 솜씨 좋게 흙을 덮는다. 모종을 심으며 노래를 부르는 아이도 있고 반 장난으로 기도하는 아이도 있다. 뭔가를 심을 때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는 건 소중한 경험이다. 모종을 심으며 아이들은 교사에게 질문한다. 모종을 넣고 물을 준 다음 흙을 덮는지, 흙을 덮고 나서 물을 주는지 궁금하다. 아이들에게 말해준 교사마다 답이 다르니 아이들은 고민이다. 담임교사는 물을 준 다음 흙을 덮으라 하고 배추를 키울 때 중요한 건 물이니, 매일 물을 주어야한다. 2학기에는 학년구분이 없으니 전체 물을 주고 풀을 뽑아야 한다 말해주었다. 아이들은 텃밭 전체에 물을 주고 풀 뽑아야한다는 얘기를 듣고 ‘아~’하며 시들어버린다. 그래도 텃밭엔 자작나무 선생님이 기르시는 ‘어르신’염소가 있어 아이들을 위로한다. 배추그리기와 배추에 대한 시를 쓸 때 아이들은 배추와 더불어‘어르신’도 그리고 시도 썼다. 염소에 대한 아이들의 관찰력과 친밀함이 남다르다.

텃밭갈기 하면서 웃거름으로 유박비료를 주었더니 배추가 잘 자랐다. 10월에는 나름 크기도 크고 속이 차올랐다. 대신 벌레가 많아지면서 한 두포기씩 솎아내야 했다. 두 달 동안 열심히 물을 주고 풀을 뽑았다. 곧 김장축제다.

 
공동체놀이
 
  1. 누가 : 3학년과 나무꾼선생님

  2. 언제 : 화요일 4교시(60분)


 

<9, 10월 수업내용>
주제 무엇을 하나요
8 29   물풍선 주고받기(여벌옷 준비하기)
9 5   자유놀이
12 여행준비 2학기 여행 준비
19 2학기 여행
26 민속놀이 씨름
10 10 체력검사 제자리 멀리뛰기
17 윗몸일으키기, 몸 늘이기
24 철봉 철봉과 놀기

허수아비, 매달리기
31   자유놀이
 

1학기부터 기다려온 물풍선 주고받기를 하게 됐다. 아이들은 개학날 이후 언제 물풍선놀이하냐며 기대를 부풀렸다. 점심시간부터 역할을 나누어 물풍선을 만들었는데 만들면서도 내내 즐거워하였다. 물풍선 50개를 꽤 수고스럽게 만들었는데 정작 놀 때는 금방이었다. 아이들은 아쉬워하며 다음 기회를 약속했다. 2학기 여행 후에는 한가위한마당을 위한 씨름과 체력검사 측정이 있었다. 씨름을 하면서 아이들이 서로 얼마나 친한 지 알 수 있었다. 씨름을 하기 보다는 서로의 허리를 붙잡고 뱅뱅 돌기만 했다. 그래도 몇몇 아이들은 온 힘을 다해 상대방과 힘을 겨루었다. 종아리와 허벅지의 팽팽함, 발가락 끝까지 힘을 쓰니 보는 사람도 긴장이 되어 응원하였다. 제자리멀리뛰기, 몸늘이기, 윗몸일으키기는 마치 시합처럼 불이 붙었다. 한 친구가 기록이 잘 나오면 어느새 너도 나도 ‘다시 할래요!’를 외쳤다. 서로 대결보다는‘우와~ 대단해!’를 외쳐 축제처럼 즐겼다. 철봉에서는 철봉에 누가 오래매달려 있나, 매달려서 상대를 떨어뜨리기, 철봉 한발 뛰기를 하며 한 판 신나게 뛰어놀았다.

 
외국어(영어)
 
  1. 누가 : 3학년과 나무꾼선생님

  2. 언제 : 화요일 2교시(40분)


 

<9, 10월 수업내용>
무엇을 하나요
8 29 공포의 수학시간1 <Monster math>

-숫자 세기 one, two, three, four, five, six, seven, eight, nine, ten
9 5 Let's play! <Bingo>

-숫자 빙고

-Bingo
12
19 2학기 여행
26 Let's play! <How many things?>

-물건 세어보기
10 10
17 여기는 집이랍니다1 <My family>

-우리 가족 소개해봐요 mother & father

-우리 가족은 모두 몇 명이에요 brothers & sisters

-Lazy Mary
24
31 여기는 집이랍니다3 <Sweet home>

-우리 가족 그리기
 

영어로 숫자 세기는 쉽고 즐겁다. 아이들이 이미 알고 있다. 그러나 직접 대.소문자로 쓰는 것은 그렇지 않다. 영어로 숫자를 순서대로 또는 거꾸로 세어보면서 one, two, three...를 익혔다. 숫자빙고를 모두들 재밌어해 2주 연속으로 빙고를 하였다. 외워서 쓸 수 있을까 싶지만, 눈으로 보면 어떤 것이 맞는 숫자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숫자에 이어 얼마나 많은지(많이 가지고 있는지)를 배웠다. 각자 좋아하는 동물들을 영어스케치북에 철자를 써보고 영어로‘I have two pigs’를 배웠다.‘_s’는 여러 개(마리, 명)에 붙이는 것도 알았다. 가족 소개를 할 때는 1학기에 배운‘Who is He/She?’에서‘He/She is my mother/father.’로 대답하는 것을 익혔다. 이제 좀 익숙한지 아이들은 He/She를 장난으로 사용한다. 구분하여 쓴다는 것이 다행이다. 숫자와 마찬가지로 가족 구성원을 뜻하는 영어를 이미 알고 있다. mother, father, brother, sister, grandmother, grandfather. 이제 철자를 직접 써보고 익히면 된다. 멀리 캐나다로 간 용주와 새삼스레 가족소개를 영어로 더듬더듬 할 수 있게 되었다.

 
학교밖학교/생태교실
  1. 누가 : 3학년과 나무꾼선생님
  2. 언제 : 금요일


 

*9월 29일 수원 교동 골목탐사(스케치)

*10월 13일 생태교실 <더불어 사는 숲>

 

수원 교동에는 향교도 있고 옛 부국원 건물이 있다. 아이들과 다녀보니 옛 골목과 건물은 거의 없었다. 향교 근처에서 놀고 그림을 그려보며 가을나들이를 즐겼다. 아이들 그림도 점점 눈에 보이는 대로 그려나간다. 그림에 담긴 대상들 사이의 크기 비율이 엇비슷해졌다. 대충 그리지 않고 정성들여 오래 그린다. 옛 부국원 건물을 지나 교동 거리를 걸으며 벽화도 보고 사진도 맘껏 찍었다. 재밌는 벽화들이 많아 평소 나서지 않던 아이들도 나서서 먼저 찍어달라고 성화였다. 아이들의 마음이 이토록 단순하고 즐거운데, 그 마음에 매일매일 부응하기가 참 쉽지 않다. 직업병이다.

참 오랜만에 가을 숲을 만나러 숲으로 갔다. 서울대 학술림으로 향하면서 길 아닌 길로 갔다. 아이들은 투덜대면서도 재밌어 한다. 헤쳐나갈 만한 어려움은 아이들에게 활력이 된다. 산속 어두운 비탈길, 거미줄 있는 잡목숲, 지난 여름 큰 비에 쓰러지고 썩어가는 나무들을 지나 학술림 깊숙이 들어갔다.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가을 숲에서 만날 수 있는 여러 가지를 흰 천에 모아 살폈다. 청설모가 먹고난 잣 열매와 솔방울, 나무껍질, 낙엽, 벌레 등등 아이들은 많이도 모아왔다. 하나씩 살피며 가을 숲이 왜 알록달록해지는지, 낙엽은 왜 지는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고요한 숲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 어둡고 넓은 숲에서‘우리만’있을 때마다 아, 밤에도 와서 하룻밤 자고 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게 된다. 캠핑이 아닌 숲에서 하룻밤 머물다 가는 것. 숲에서 나오기 전에 학년별로 움막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굵은 가지 또는 나무토막들이 많아 가능해보였다. 아이들은 갑자기 활기를 띠더니 여기저기서 길고 두툼한 나무토막들을 번쩍번쩍 들고 오는 것이다. 역시 마음이 동하면 힘은 따라오기 마련이다. 두 학년 모두 한 두 번씩 움막이 무너지는 경험을 하고서는 크게 보다는 적당히 튼튼하게 짓기 시작했다. 넘어지지 않도록 중심 기둥을 만들고 잔가지로 뼈대를 채워나갔다. 4학년은 형님이라 정말 그럴 듯하게 움막을 만들어 냈다. 3학년도 마찬가지로 한 사람이 들어갈 만한 움막을 만들어냈다. 흰 천을 둘러보니 더욱 그럴 듯하게 보였다. 아이들과 다음 번 생태교실 때 다시 와서 꼭 살피자 약속하고 학교로 돌아왔다. 학교로 돌아오면서 우린 똥을 겪었다. 올 때는 분명히 없었는데, 돌아갈 때 숲속 오솔길에 똥이 철부덕 놓아져 있는 것이다. 그래서 맨 앞에 있던 교사는 뒤를 향해‘똥 있다~ 조심해~’외쳤고 뒤 따라 오던 아이들도 똥조심을 서로에게 말해주었다. 그렇게 똥을 피해 모두 지나왔다면 심심했겠다 싶은지,

아이들 다섯이 똥을 밟고 난리가 났다. 한 아이는 똥 밟은 아이가 바위에 신발을 문질렀는데, 또 그 자리를 손으로 짚은 것이다. 나중에 학교에서 점심을 먹고 난 뒤 둥지층 신발장으로 가니 삭은 은행냄새가 진동을 하였다. 아, 그렇게 우린 간만의 생태교실을 똥냄새와 더불어 오래도록 이야기하게 되었다.

 
몸살림(수영)
  1. 누가 : 3·4학년과 그루터기선생님, 나무꾼선생님
  2. 언제 : 금요일-총 9회


 

<9, 10월 수업내용>
무엇을 하나요
9 1 1학기 동안 익힌 몸살림 수업 기억하기
8 나만의 수영법으로 일정 구간 이동하기
 

9월의 수영은 마무리하는 시간이다. 1학기 동안 배우고 익혀 물에서 놀던 바를 다시 펼쳐보았다. 방학동안 열심히 물놀이를 즐겼는지 아이들은 대부분 겁내지 않고 물에 들어가 수영을 한다. 발차기가 좋아지고 물에 뜨는 것도 자연스러워졌다. 개중에는 팔돌리기도 하고 배영을 하며 수영솜씨를 뽐내기도 한다. 이제 물속에서 노는 것보다 수영하는 것에 더 집중하고 즐기는 듯 보였다. 물에서 몸놀림이 자연스러워지고 물에 떠서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목표에 다들 나름대로 이른 것 같다.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준비하는 것 3, 4학년이 서로 챙겨 씻는 것도 충분히 익숙하였다. 교사 3명의 역할도 잘 이루어졌다. 두 명의 교사가 수준 차를 두어 아이들을 나누어 지도하는 것, 한 교사는 물을 겁내거나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을 살피는 역할을 서로 알고 챙겼다.

 

▶돌아보기를 마치며

 

2학기 들어 아이들이 ‘야하다’는 표현을 자주 쓴다. 주로 놀릴 때 쓰는데, 1학기에 없던 모습이다. 아이들의 관심이 놀이와 승부(줄 빨리 서는 것, 놀이에서 이기는 것, 알림장 줄 서는 것 등등), 먹는 것, 종이접기, 트와이스 외에 이성에 대한 관심이 더해졌다. 조금씩 열한 살이 되어가는 걸까. 평소에 교사와 농담거리도 늘어나고 이해하는 세상사도 많아졌으며, 말싸움할 때 논리가 더해지는 걸 보면 확실히 이 아이들은 4학년을 향해가고 있다. 4학년이 되면 또 어떤 모습이 될까...이제 귀여운 이 얼굴들과 애교들을 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전체 1

  • 2017-12-05 15:36
    네, 이제야 차분이 아이들 지내온 이야기에 귀기울여 봅니다.
    선생님의 글 속에 아이들 모습이, 웃음 소리가, 재잘대는 소리가, 숲의 내음새와 혹은 은행 삭은 냄새같은 똥냄새까지 맡아지네요!!! ㅋㅋ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