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4학년생태교실-9,10월 돌아보기-나무꾼

작성자
나무꾼
작성일
2017-11-04 19:14
조회
1376
3·4학년 생태교실
  1. 누가 : 3·4학년과 나무꾼선생님, 그루터기선생님
  2. 언제 : 금요일-총 4회


 

<9, 10월 수업내용>
주제 무엇을 하나요 교사준비물
10 13 <더불어 사는 숲> -가을 색 만나기

-열매의 역할

-보호색놀이

-둥지 만들기
통, 보호색놀이재료,

철사 모둠별로 준비
 

참 오랜만에 가을 숲을 만나러 숲으로 갔다. 서울대 학술림으로 향하면서 길 아닌 길로 갔다. 아이들은 투덜대면서도 재밌어 한다. 헤쳐나갈 만한 어려움은 아이들에게 활력이 된다. 산속 어두운 비탈길, 거미줄 있는 잡목숲, 지난 여름 큰 비에 쓰러지고 썩어가는 나무들을 지나 학술림 깊숙이 들어갔다.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가을 숲에서 만날 수 있는 여러 가지를 흰 천에 모아 살폈다. 청설모가 먹고난 잣 열매와 솔방울, 나무껍질, 낙엽, 벌레 등등 아이들은 많이도 모아왔다. 하나씩 살피며 가을 숲이 왜 알록달록해지는지, 낙엽은 왜 지는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고요한 숲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 어둡고 넓은 숲에서‘우리만’있을 때마다 아, 밤에도 와서 하룻밤 자고 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게 된다. 캠핑이 아닌 숲에서 하룻밤 머물다 가는 것. 숲에서 나오기 전에 학년별로 움막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굵은 가지 또는 나무토막들이 많아 가능해보였다. 아이들은 갑자기 활기를 띠더니 여기저기서 길고 두툼한 나무토막들을 번쩍번쩍 들고 오는 것이다. 역시 마음이 동하면 힘은 따라오기 마련이다. 두 학년 모두 한 두 번씩 움막이 무너지는 경험을 하고서는 크게 보다는 적당히 튼튼하게 짓기 시작했다. 넘어지지 않도록 중심 기둥을 만들고 잔가지로 뼈대를 채워나갔다. 4학년은 형님이라 정말 그럴 듯하게 움막을 만들어 냈다. 3학년도 마찬가지로 한 사람이 들어갈 만한 움막을 만들어냈다. 흰 천을 둘러보니 더욱 그럴 듯하게 보였다. 아이들과 다음 번 생태교실 때 다시 와서 꼭 살피자 약속하고 학교로 돌아왔다. 학교로 돌아오면서 우린 똥을 겪었다. 올 때는 분명히 없었는데, 돌아갈 때 숲속 오솔길에 똥이 철부덕 놓아져 있는 것이다. 그래서 맨 앞에 있던 교사는 뒤를 향해‘똥 있다~ 조심해~’외쳤고 뒤 따라 오던 아이들도 똥조심을 서로에게 말해주었다. 그렇게 똥을 피해 모두 지나왔다면 심심했겠다 싶은지,

아이들 다섯이 똥을 밟고 난리가 났다. 한 아이는 똥 밟은 아이가 바위에 신발을 문질렀는데, 또 그 자리를 손으로 짚은 것이다. 나중에 학교에서 점심을 먹고 난 뒤 둥지층 신발장으로 가니 삭은 은행냄새가 진동을 하였다. 아, 그렇게 우린 간만의 생태교실을 똥냄새와 더불어 오래도록 이야기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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