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학년 5, 6월 돌아보기-나무꾼

작성자
나무꾼
작성일
2017-07-02 12:16
조회
1584
2017년 3학년 5, 6월 돌아보기

작성자 : 나무꾼

 

▶들어가기

 

설레임과 두려움 모두 안고 아이들은 5월이 되기를 3월부터 기다렸다. 4월이 되어 간혹 더운 날이면 수영은 언제 가는지 물어보고 날짜를 꼽아 보았다. 그렇게 기다린 아이들이어서인지 첫 수영 수업할 때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수영장에 50cm 깊이 유아풀과 레인이 있는 수영장이 있는데, 발이 닿지 않는 수영장에 겁도 없이 들어갔다. 수영장 벽(맨 끝 레인) 홈을 잡고 있는 아이도 있지만 반 이상은 나름대로 물놀이와 수영을 하며 물속에서 즐기고 있었다. 어른도 발이 닿지 않는 곳에서 수영하려면 맘을 단단히 먹어야하는데, 펭귄반 아이들은 대부분 겁 없이 수영을 즐겼다.

좋아하지 않는 수업이 있는데, 6월 들어서 너도나도 그 수업이‘괜찮아’지고‘재밌어’졌다고 말한다. 수업이 크게 바뀌지는 않았을 거다. 아마 아이들이 그 수업의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것이 맞을 것이다. 5, 6월에 들어서 아이들은 제 자리에 들어섰다. 배움과 학교생활에서 하고 싶은 것, 해야 하는 것, 즐기고 싶은 것 모두 찾아가고 있다.

 
아침열기
  1. 누가 : 3학년과 나무꾼 선생님
  2. 언제 : 화-수 아침열기 짧게, 목요일 아침열기 시간(40분)


 

일주일에 한두 차례씩 시를 들려주고 하루를 시작하는데, 아직 시를 읊고 듣는 연습이 덜 되었다. 2학기까지 꾸준히 한다면 어느새 시가 아이들 속으로 스며들 것으로 보인다. 요가는 할수록 재밌어하고 더 어려운 자세를 아이들이 만들어 보인다. 동작이 늘수록 집중하는 힘이 커졌다. 요가 후 명상할 때는 자세가 잡혀 고요함을 다같이 느낄 수 있었다.

 

*성교육

5, 6월은 따로 정해진 시간이 없다. 학교생활 중에 아이들에게서 몸으로 존중하면 좋을 점들을 발견할 때마다 설명해주고 존중하는 말과 행동을 연습하였다.

 

*학년회의

모든 아이들이 돌아가며 반장단을 맡기로 하였다. 아이들은 자신의 차례 또는 나설 때를 보아 반장단이 되어 학년회의와 나들이 준비, 하루 인사를 수행하였다. 반장이 역할에 미숙하면 부반장 또는 다른 친구들이 도와주어 학년회의를 진행하였다. 서로가 스스럼없이 부족한 데 손을 넣어주고 도와주었다.

 
말과글
  1. 누가 : 3학년과 나무꾼선생님
  2. 언제 : 월요일 3교시(40분), 수요일 아침열기-1교시(80분)


 

<5, 6월 수업내용>
책/주제 무엇을 하나요
5 1 여행준비(오전)
8 받아쓰기 쉬운 문장 받아쓰기
10   숲에서 책읽기
15 여행준비(오전)
17 1학기 전체여행
22 개교기념일
24 마음을 글로 표현하기

어떤 글이 시가 될까?

숲에서 시 쓰기
29
31
6 5 하루방학
7 탐험과 모험 세계의 탐험가들
12
14 《바다 이야기》 돌아가며 읽기

바다를 건너는 배를 탈 때 준비해야할 것은?

표류하여 무인도에 간다면? 무인도에서 살아남는 방법

구조요청!

모두가 제 역할을 한다면/난 무슨 역할을 맡을까?
19
21
26
28
 

받아쓰기에 아이들이 굉장히 집중하고 신경을 많이 쓴다. 바로 전에 배운‘달걀 한 개’속에 나오는 간단한 문장들로 받아쓰기를 했는데, 서로 누가 얼마나 맞고 틀렸는지 궁금해 하였다. 친한 아이들은 서로 소곤거리며‘~야, 이거 고쳐줄까?’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정이 많다. 우리 3학년. 충분히 집중하여 듣고 기억하여 쓰는 연습이 필요하다. 학교 일정이 있어 숲에서 책읽기는 하지 못했다. 날 더워져 숲에 모기가 많아지기 전에 다녀오려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다만 숲에서 시 쓰기는 진행됐다. 마침 선선한 날이어서 학교 뒷길로 칠보산 계곡에 가서 숲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으며 시를 썼다. 아이들과 숲에 갈 때마다 드는 생각은, 숲속에 교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교실 한 칸 정도 되는 오두막과 둥그런 터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교실 창 너머로 나뭇잎들 버석이는 소리, 새소리, 바람소리가 한데 들어왔다 나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누군가 공부하다말고 들려오는 새소리를 흉내내어 갑자기 소리 낸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상상에 빠져버리곤 한다.

<바다 이야기> 자체는 아이들에게 별 즐거움을 주지는 못했지만, 모험과 탐험, 무인도에서 살아남기는 신나는 상상과 이야기를 만들어 주었다. 생존 전략 또는 그와 비슷한 이야기와 지식이 담긴 책 내용을 친구들과 나누며 아마존과 남극, 북극에서의 자신을 상상하였다. 생각보다 아이들이 현실적인 대책이나 방법을 잘 알아 교사 손이 많이 가지 않았다. 모둠별로 이야기 나누고 그림으로 그리며 탐험가 만들기를 할 수 있도록 안내를 해주었다. 좀더‘모험과 탐험’에 공을 들여 아이들 맘속에 흥분과 상상, 열기를 불붙게 해주고 싶었는데, 아이들은 비상식량에 불이 붙었다. 2학기 <높은 산의 모험>을 노려야겠다.

 
  1. 누가 : 3학년과 나무꾼선생님
  2. 언제 : 화요일 3교시(40분), 수요일 4교시(60분)


 

<5, 6월 수업내용>
주제 무엇을 하나요 준비물
5 2   어린이날 잔치  
3   석가탄신일  
9 도형 -한 붓 그리기  
10   곱셈도입/곱의 뜻 - 모둠으로 의논/발표 바둑알, 쌓기나무
16   1학기 전체여행  
17
23 곱셈 곱해보자 그리고 식으로 표현

기호로 표현하면 편리해 - 곱셈식

두 자리 수의 곱셈
24
30
31
6 6 *현충일
7 분수 한 조각을 나눠보자, 어떻게 나눌까?

분수/분모/분자
과일, 칼, 도마
13
14 분수로 표현

생활에서 분수 찾기/놀이
스케치북, 크레용
20
21
27 시간

길이
단위는 왜 생겼을까?

정확한 단위로 표현
 
28
 

곱셈구구에 이어 두 자리 수와 한자리 수의 곱셈을 배웠다. 예를 들어‘12×3’의 값은‘10×3’과‘2×3’을 합친 값과 같음을 실물(쌓기나무)과 그림으로 알게 한 후 가로셈과 세로셈으로 푸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구구단이 능숙할수록 수월하게 이해하고 문제를 풀어냈다. 여러 문제를 풀어 충분히 익히도록 하였다. 곱셈과 나눗셈은 같은 답이 나오더라도 여러 형태로 쪼개서 계산하는 연습을 하면 두 자리 수, 세 자리 수도 빠르고 정확하게 답을 낼 수 있다. 그러려면 구구단은 기본으로 능숙하게 외울 줄 알아야 한다. 누가 언제 몇 단을 물어봐도 바로 답이 나올 수 있도록 말이다. 3학년은 좀더 구구단을 외워야 한다.

분수에 아이들이 흥미를 보이고 재미있어한다. 첫 설명을 뻥튀기로 한 후 먹은 것 때문만은 아니다. 이제까지 수는 자연수로만 배웠는데 처음으로 자연수가 아닌 수가 나오고 그 개념이 새롭기 때문이다. 또한 수가 그림으로 그려져서이다. 1/2, 1/3, 1/4...이 빵이나 피자를 2조각, 3조각, 4조각으로 표현하고‘온전히 하나가 되는 것’을 기준으로 이해하고 계산하는 거라서 그렇다. 덧붙여 그 조각을 누가 먹고 남기느냐를 상상하다보면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6조각 낸 수박을 우리 반에서 누가 얼마를 먹고 또 누가 얼마를 먹었다고 예를 들기 시작하면 아이들은 웃음바다가 되면서‘전 먹은 적 없는데요!’라며 소리를 친다.

‘왜 만들었어요? 누가 만들었어요?’라며 cm, mm, m, km -를 만들었을 그 옛날 누군가에게 아이들은 볼멘소리를 하였다. 이거와 이거는 열배 차이, 저거와 저거는 1000배 차이 헷갈릴 법도 하다.‘미안한데, 약속이야. 서로 제각각이면 아마 세상은 우스꽝스러웠을 거야. 아마 라면도 안 생겨났을걸.’하며 단위는 왜 생겼는지 운을 떼었다. 아이들은 여러 길이의 단위를 알고 있고 가늠할 줄 알았다. 문제를 내면 서로 이거다 저거다 한소리씩 하며 문제를 맞춰야할 친구 고개를 바쁘게 만들었다. 가장 큰 논란은 학교에서 LG빌리지 분수대까지의 거리였다. 각 길이 단위별로 얼마나 할까? 아이들은 100, 1000, 10000을 오고가며 의견이 분분하였다. 샛길로 가느냐, 건널목을 건너 보도블럭으로 가느냐를 얘기하였다. 7월에 실제 임의 단위로 재어 볼텐데 과연 얼마나 나올까 궁금하다.

 
텃밭살림
  1. 누가 : 3학년과 나무꾼선생님
  2. 언제 : 월요일 1-2교시(80분)


 

<5, 6월 수업내용>
절기 무엇을 하나요
5 1 5일 입하

21일 소만
1학기 전체여행 준비(오전)
8 가지 묘 심기

웃거름주기/물주기/풀뽑기
15 1학기 전체여행 준비(오전)
22 개교기념일 행사
29 애호박 거두기/늙은 호박 정하기

가지 지줏대 세우기

가지꽃/호박 그리기
6 5 5일 망종

21일 하지
하루방학
12 가지 곁싹 자르기/이른 열매 따주기/상추 따기

물주기/풀뽑기
19 열매 거두기/상추 따기

물주기/풀뽑기/웃거름 주기
26 열매 거두기/상추 따기
 

아이들은 텃밭에 갈 때 자기 몫의 빈 페트병과 호미를 가지고 간다. 먼저 물을 주고 각 모둠(모험단, 배움단, 도움단) 밭의 풀을 뽑는다. 풀을 뽑으며 도랑에 흘러내린 물과 흙을 가지고 놀기도 한다. 그러다 같은 모둠 친구로부터 잔소리를 듣고 다시 풀을 뽑는다. 풀을 뽑고 난 다음에는 도토리시민농장 그늘막 걸상에 앉아 쉬며 토끼 밥을 준다. 얼마 전엔 흰 염소가 새끼를 낳아 아이들 관심이 대단했다. 아파트에서 살지 않았다면 새끼 염소 기르자 부모님께 말했을 것이다.

5, 6월 동안 열심히 물주고 풀 뽑으며 상추와 애호박을 땄다. 전체여행 준비와 행사, 연휴가 있어 제 때 물주고 풀을 못 뽑아 제대로 자랄까 싶었는데 염려했던 것보다 잘 자라주었다. 상추는 물을 먹고 자라는 작물이라 제 때 물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씨 푸리고 자란 묘를 속아낸 후 옮겨 심었는데, 날이 더워서인지 잘 자라지 못했다. 다행히 비가 한 차례 오고 나서부터는 자리를 잡아갔다. 호박도 씨를 뿌렸는데 도대체 싹이 나지를 않아 애를 태웠다. 너무 깊이 씨를 묻었나 싶어 일일이 파서 다시 살짝 흙을 덮어 주었다. 파 보니 이미 노란 싹이 난 씨들이 여럿이었다. 씨를 뿌려 기를 때는 덮는 흙 두께를 잘 살펴주어야 한다. 그 후 호박은 쑥쑥 자라 어느새 꽃이 피었다 지고 열매를 맺었다. 6월에는 월요일마다 상추를 따서 수산나 선생님께 드렸다. 그러면 화요일이나 수요일 점심 식사 때는 우리가 기른 상추에 고기나 버섯, 쌈장을 얹어 밥을 먹었다. 아이들은 우리가 기른 상추라며 상추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밥을 먹었다. 우리 아빠가 그러는데 상추는 물만 먹어도 된대, 상추는 왜 이렇게 써! 라는 둥 말이다. 얼마 전부터 애호박을 따기 시작했고 7월에는 가지를 딸 것이다.

 
공동체놀이
 
  1. 누가 : 3학년과 나무꾼선생님

  2. 언제 : 화요일 4교시(60분)


 

<5, 6월 수업내용>
주제 무엇을 하나요
5 2   자유놀이
9 달리기 재밌는 달리기(릴레이 놀이)

우리학교 한 바퀴
16 1학기 전체여행
23 달리기 숲길 한 바퀴
30 전래놀이 비석치기

숨바꼭질

얼음땡

긴 줄넘기

팔씨름
6 1
20
27
 

달리기와 전래놀이만 해서 때론 심드렁할 때도 있지만 뛰어노는 거라 아이들은 벌개진 얼굴로 열심히 놀았다. 우리 학교 건물을 빙 도는 달리기도 재밌었지만 도깨비놀이터와 옛날 텃밭자리 근처에서 한, 숲길 한 바퀴는 더욱 신이 났다. 처음엔 싫어하고 괜히 머리 아프다고 말하던 아이가 친구들이 달리기 시작하니, 나중엔 한 바퀴 더 돌며‘한번 더!’를 외쳤다. 날씨가 꽤 무더웠는데, 서로 상기된 얼굴로‘저 얼마나 걸렸어요?’물으며 뜀박질을 했다. 친구들과 같이 달리면 아프던 것도 낫는다. 그에 비해 비석치기는 별로다. 과녁맞히기 놀이라 아이들이 재밌어 할 것 같았는데, 반응이 시들시들하다. 우리 3학년에겐 아직 재미가 덜한 듯하다. 비석치기보다 피구를 더 좋아한다. 긴줄넘기 대신 수건 돌리기를 하고 팔씨름 한 판도 하였다.

펭귄반 아이들은 주로 교실에 삼삼오오 모여 종이를 접거나 그림을 그리며 지낸다. 교실 밖을 잘 나서지 않는다. 그러나 뛰어 놀 때는 잘 논다. 피구, 달리기, 축구 등 무얼 하든 재밌게 뛰어논다. 놀이에 있어 확실한 리더가 없지만 의견모아 골고루 즐거움을 누린다. 잔잔하고 소소한 면들이 있다. 2학기에는 힘 겨루는 놀이와 체력검사가 있어 기대가 된다. 잔잔하고 소소한 연못에 물결이 이는 것을 상상해본다.

 
외국어(영어)
 
  1. 누가 : 3학년과 나무꾼선생님

  2. 언제 : 화요일 2교시(40분)


 

<5, 6월 수업내용>
무엇을 하나요
5 2 어린이날 잔치
9 Thank-you card 만들기
16 1학기 전체여행
23 여기는 학교랍니다3 <What's that?>

-학교에 있는 물건에 영어 낱말카드 붙이기
30 여기는 학교랍니다4 <Sing~ Sing a song!>

-영어노래 배우기

-I'm A Little Teapot

-If You're Happy
6 13 Let's play! <What's this?>

-학교에 있는 물건을 영어 낱말로 알아맞히기
20 영어노래 배우기/ -Alphabet Song
27 알파벳 대.소문자 읽고 쓰기
 

감사편지 대신‘what's this?’와‘what's that?’연습과 활동을 하였다. 짤막한 영어 감사 카드는 2학기에 쓸 수 있을 듯하다. 5, 6월에는 주변 물건이나 대상을 물어보는 말과 짧게 답하는 말을 알고 익혔다. 교실에 있는 물건들의 영어 이름을 따라 말하고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말 따라하기는 너무 단순해서 아이들은 심심해하였다. 놀이와 퀴즈로 할 때 눈을 반짝이며 목소리를 높였다. 교실 물건 이름표를 직접 붙이거나 알아맞히며‘여기는 학교랍니다’를 경험했다. 노래를 부를 때 가장 신나했다. 손뼉도 치고 발도 구르며‘If you're happy’를 따라 불렀다. 아이들이 들어본 적이 있고 노래에 어울리는 동작이 있어서 수업에 적절했다. 그에 비해‘I'm a little teapot’은 노래가 짧고 신나는데도 아이들의 흥미가 덜했다. 알파벳송은 이미 알고 있어 수업 시작도 전에‘a,b,c,d…’불렀다. 재밌던 점은, Z 다음부터는 약속했던 것처럼 노래를 멈추는 거였다.‘Now I know my A - B - C's/ Next time won't you sing with me?’그 정적에 다같이 웃었다. 지금은 부를 수 있을지 싶다.

알파벳 대.소문자를 스케치북에 썼다. 각자 쓰고 싶은 대로 썼다. 크게 쓰는 아이, 작게 쓰는 아이, 여러 색연필로 꾸미는 아이, 연필 한가지로 쓰는 아이 등 다양하다. 1학년 때 한글 닿소리와 홀소리를 쓰며 우리말 쓰는 법을 익혔듯이, 다양하게 알파벳을 쓰면서 영어 쓰는 법을 익혀갈 것이다.

 
학교밖학교
  1. 누가 : 3학년과 나무꾼선생님
  2. 언제 : 금요일


 

*5~9월까지 몸살림/수영을 합니다.

 
몸살림(수영)
  1. 누가 : 3·4학년과 그루터기선생님, 나무꾼선생님
  2. 언제 : 금요일-총 9회


 

<5, 6월 수업내용>
무엇을 하나요
5 12 물과 친해지며 두려움 없애기
26 발차기 연습
6 2 잠수와 호흡
9
16 물에 떠있기
23 자연스럽게 영법 익히기
30
 

4학년과 짝을 이루어 수영장에 들어가서 물속에서 놀고 씻고 나왔다. 4학년 형님들이 옷갈아 입고 바구니에 짐 정리하는 것, 씻고 나갈 준비하는 것 모두 살갑게 챙겨주고 도왔다. 역시 형님은 형님이다. 3학년은 (학교에서)수영장에 간 것이 처음인데도 물속에서 잘 놀았다. 발이 닿지 않으면 두려움이 커서 입수가 어려운데 아이들은 그래도 물속으로 들어가 놀고 다시 벽 홈을 잡고 쉬었다 또 물속으로 들어갔다. 그루터기, 해님 선생님의 지도와 도움 아래 아이들은 발차기 연습도 하고 킥판 잡고 팔을 크게 저으며 수영도 해 보았다. 킥판 없이 수영할 줄 아는 아이도 서넛 되었다. 물속에서 허리를 곧게 펴지 못하고 발차기도 잘 안되지만 표정만은 올림픽 금메달을 얻은 것처럼 즐기는 아이들을 보며 교사도 즐겁다. 물놀이를 좋아하지만 발이 닿지 않는 풀이 두려운 아이들은 유아풀에서 충분히 놀고 물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하였다. 가위바위보하기, 잠수놀이, 술래잡기 등을 하며 물과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수영장에 가기위해 버스로 이동하기 전 시간을 반 생활에 필요한 가외 시간으로 활용하는데, 그래도 1시간 수영을 위해 금요일 학교밖학교를 온전히 써야하는 것은 고민이 된다. 또한 이처럼 교사와 아이들이 단순하고 신나게 즐기는 수업이 공동체놀이와 쉬는 시간 외에 또 있을까 싶기도 하다. 그래서 또 고민이다.

 

▶돌아보기를 마치며

 

공동체놀이 때 수건돌리기를 하였다. 아이들이 하도 수건돌리기~수건돌리기~ 하기에 해보았다. 뜀박질과 공놀이, 장난만 좋아하는‘애기들’로만 봤는데, 그냥 애기들은 아니었다. 수건을 누구에게 놓고 가는지, 놓을 때 술래의 표정과 눈빛은 어떤지 또 그 모습을 보는 다른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작고 어려도 때가 되면 찾아올 것들이 찾아오는구나 싶었다. 청소년이 될 변화의 시작을 느꼈다.

매번 6학년 아이들과 마주치면 놀랍다. 1학년 교실에서 뒹굴던 아이가 어느새 듬직한 모습과 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내가 기억하는 작고 어린 그 아이는 어디 갔을까? 혹시 누군가 다른 아이를 그 아이라고 하며 바꿔치기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그 중간 시절을 펭귄반 아이들과 지금 함께하고 있다. 늘 그랬듯 아이들은 자연스레 자신이 향할 방향을 찾아갈 것이다. 그 속에서 내가 아이들과 무얼 하고 함께하면 좋을지 이번 여름방학 때 곰곰이 떠올려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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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7-13 23:54
    다 읽고나서 그동안 아이가 집에와서 했던 이야기들을 이해하게 됬어요.^^ 얼마전 지하철역에 써있는 시를 보며 "시는 왜 있는거야?" 하고 묻던 생뚱맞은 질문도 바로 교실로부터 온거였네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수 있는 시간이지만 아이들이 확실히 크게 자랐어요. 펭귄반 아이들이 모두 곧고 힘차게 자라게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 2017-08-04 06:16
    선생님의 진심과 정성이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전해지는 것 같아요.. 너무너무 감사하고 2학기도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