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전체여행-4모둠(도롱뇽) 이야기

작성자
그루터기
작성일
2019-05-26 16:58
조회
338
[2019]전체여행-4모둠(도롱뇽) 이야기



올해는 충북 영동군에 있는 민주지산 자연휴양림에서 전체여행을 보냈다.

소백산맥 줄기에 한 자락인 각호산과 민주지산에 둘러싸인 곳이다. 아름다운 자연에서 즐겁게 보낸 여행을 소개하려 한다.

올해 4모둠은 3명의 교사가 함을 맞췄다. 산, 이슬, 그루터기다. 3명의 교사가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있었던 이야기를 날짜와 주제에 맞춰 풀었다.

♡첫째 날 – 독립기념관을 거쳐 민주지산으로

#천안행 지하철에서

그리 복잡하지 않은 지하철 안. 아이들은 짝과 함께 옹기종기 모여 있다. 앉을 자리가 생기면 동생들을 먼저 앉히도록 한다.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바닥에 털썩 앉을 때도 많다. 지하철에서 만나는 어르신들은 커다란 배낭을 짊어진 아이들을 애처롭게 보신다. 옆에 앉히기도 하고 자리가 나면 빨리 가서 앉으라 챙겨주시기도 한다. 어떤 어르신이 종빈이에게 비어 있는 옆자리에 앉으라고 하신다. 종빈이는 의젓하게 거절한다. 비어 있으니 앉아도 된다고 계속 앉으라고 권해도 종빈이는 괜찮다며 사양하더니 1학년 진호가 앉은 의자 앞 바닥에 털썩 앉는다. 다리가 아픈가 보다. 종빈이 형을 본 진호는 형아가 앉으라 자기 자리를 내주려고 하지만 종빈이는 또 사양하며 바닥에 앉아 있다. 주변 어르신들이 칭찬을 하신다. 다리 아팠을 텐데 참고 있던 종빈이, 형아 걱정을 하던 진호, 오고가는 대화를 듣고 있으니 언제 이렇게 컸을까 우리 꼬맹이들, 여행 출발과 동시에 이렇게 미담 주머니도 열린다.

수원역으로 가는 버스에선 은결이의 섬세한 손길을 보았다. 버스가 몹시 흔들리자 팔을 둘러 진호를 보호한다. 순식간에 은결이의 팔과 몸이 울타리가 되어 진호를 감싸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고학년의 힘이다. 모둠을 책임지는 보호자는 교사와 언니, 오빠들 모두이다. 부족할 때도 있지만 훌륭할 때가 더 많은 언니, 오빠들이 교사들에게 큰 힘이 된다.

#나의 사랑하는 나라

독립기념관을 들렸다. 버스를 타고 주차장에 내려 간단히 점심을 먹은 후 매표소로 향했다. 매표소에서 탑이 보이는 곳을 행해 단체사진을 찍은 후 들어갔다. 독립기념관 본 건물이 보이는 곳에서 두 번째 단체사진을 찍었다.

시간여유가 있어 독립기념관의 관을 두 군데 둘러봤다. 독립기념관은 크게 6개의 관으로 나뉜다. 1,2관은 나라를 잃은 슬픔과 억압. 3,4관은 3.1운동과 이후 상황이다. 5,6관은 나라를 되찾으려는 노력과 임시정부 이야기다. 4모둠 아이들과는 5,6관을 다녀왔다. 5관은 무장 독립에 관련된 이야기라 총과 칼 같은 물건들이 많았다. 재밌게 보았던 것은 태극기의 형태였다. 지금과는 비슷하지만 태극 문양이 90도 돌아가 있는 모양이었다. 5관을 벗어나며 벽에 있는 시를 함께 읽었다. 뒷부분은 어려운 말과 이념이 들어있어 앞 두 단만 입을 모아 읽었다.

나의 사랑하는 나라 / 김광석

지상에 내가 사랑하는 한 마을이 있으니

이는 내가 사랑하는 한 나라이니라

세계에 무수한 나라가

큰별처럼 빛날지라도

내가 살고 내가 사랑하는

나라는 오직 하나뿐

6관으로 넘어가니 익숙한 단체이름이 반긴다. 얼마 전 영화로 나왔던 말모이를 만든 조선어학회다. 문화를 바꾸려는 일본의 노력에도 끈질기게 저항했던 모습을 보며 전시관을 구경했다. 이후 33인이 모여 임시정부를 세우는 것 까지 볼 수 있었다. 대한민국정부수립 사진 앞에서 만세도 불러봤다.

이제 버스에서 만나기로 했던 약속시간이 되었다. 그런데 1학년 아이 한명이 저에게 말을 걸었다. “선생님 모자가 없어졌어요. 전시관에서 떨어진 것 같아요” 속으로 아찔했지만 금방 찾으리라 생각했다 “그럼 다시 돌아가 보자” 다른 모둠원은 버스로 출발하고 그루터기와 함께 5관부터 6관을 다시 돌았다. 하지만 모자는 보이질 않았다. 처음에 와서 잠시 쉬었던 본 건물의 큰 태극기 앞도 찾아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그때 “선생님 아까 5관에 못 들어 가본 곳이 있는 것 같은데 거기에 있는 것 같아요.” ‘아아...’ “하지만 시간이 없어 버스로 가야 할 것 같아” 결국 속상한 마음을 뒤로하고 모자가 생각나면 그루약국으로 오라고 이야기 한 후에야 버스로 갈 수 있었다. 이것을 시작으로 3일 동안 가방과 모자를 찾으러 다녔다. 요즘 아이들이 익숙하게 부르는 윤동주 시처럼 ‘오늘도 가고 내일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이 바뀌어 ‘아까도 가고 지금도 갈 나의 길 물건 찾는 길’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나도 물건을 꼼꼼히 챙기고 관리하는 사람이 못 되다보니 아이들 물건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장염

한 아이가 여행 전 장염에 걸렸습니다. 기운 없이 축 쳐져 여행준비를 했지요. 처음 가는 여행인데 당일 날까지 갈 수 있을지 없을지 고민했어요. 여행 첫날 분수대에 나타난 아이를 보니 반갑고 또 반가웠습니다. 몸상태가 좋지 않아 바다별 선생님과 차를 타고 이동합니다.

독립기념관에서 만나 점심을 먹고 전시관을 둘러보기로 합니다. 아이가 무리했는지 움직이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얼굴도 창백해지고요. 모둠원들이 구경하는 동안 혼자 둘 수는 없는 노릇. 휠체어에 타겠냐고 묻자 그러겠다고 합니다. 아이를 휠체어에 태우고 천천히 전시관을 둘러봅니다. 어느새 두 아이가 다가와 자신들이 휠체어를 끌어주겠다고 합니다. 그렇게 전시를 관람하다보니 점점 기운이 돌아옵니다. 목소리도 커지고 사진도 찍습니다. 전시를 다 관람하니 뛰어다닐 수 있을 정도로 몸이 좋아집니다.

첫째날 저녁식단은 부대찌개였습니다. 아이가 자신도 부대찌개를 먹고 싶다고 말합니다. 아직은 몸을 살펴야하니 부드럽고 자극이 덜한 음식을 먹기로 합니다. 여행 동안 점점 몸이 좋아져 이후에는 친구들과도 같은 음식을 먹었지요. 공기 좋고 물 좋은 산에서 지내니 몸도 빨리 낫나 봅니다.



<의젓한 그의 뒷모습>



<수원역에서>



<대한 독립 만세~!>

♡둘째 날 – 산을 즐기는 다양한 방법

#고학년과 민주지산

9시쯤 숙소를 나섰습니다. 1~3학년 동생들은 전망대로 가고 4~6학년 아이들은 바로 산으로 갔어요. 아이들이 직접 코스를 정해 길을 찾아갔지요. 낙엽송길~산새길~명상길~임도~민주지산 등산로로 갔어요.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아 듬성듬성 풀이 난 곳도 있었어요. 길이 맞는지 여기저기 둘러보다 표지판을 찾으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죠. 지름길로 민주지산 등산로 입구까지 찾아갔어요. 산을 오르기 시작하니 점점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땀이 나죠. 아직 오전인데도 덥습니다. 얼마나 올랐을까요. 어디선가 아이들 소리가 들립니다. 먼저 올라갔던 1모둠 교사와 아이들이 내려오기 시작했죠.

아이들이 묻습니다. “정상까지 얼마나 남았어요?”

“한참 남았어. 지옥이야”

아이들이 그 소리를 듣고는 절망합니다. 아직도 한참 남았고, 올라가는 길이 많이 험한가보다 하고요. 천천히 오르던 한 아이가 갑자기 속도를 내며 빠르게 올라갑니다. 다른 아이들도 이에 질세라 속도를 냅니다. 그때 뒤에서 힘들게 걸어오는 아이가 있습니다. 그 아이에게 간식을 주며 많이 힘든지 물어봅니다. 아이가 말하길 물통을 안 챙겼답니다. 물통이 깨져서 물이 새길래 숙소에 두고 왔다고. 물통이 없으면 다른 사람 물통을 빌리면 된다고 알려주자 미처 그 생각은 못했다고 하네요.

교사가 가져간 것은 물이 아닌 커피라 빨리 올라가서 다른 친구들의 물을 마시기로 했어요. 하지만 오르면 오를수록 목이 타는 이 아이는 속도가 나질 않습니다. 어쩔 수 없이 목이라도 축이라고 커피를 한입 마십니다. 커피 한입 마시고 힘을 내 올라갔어요.

드디어 정상에 도착하니 주위가 온통 산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가까이에는 각호산이 보입니다. 민주지산 아래쪽에는 덕유산도 있지요.

아이들이 말합니다. “엄청 힘들다고 하더니 생각보다 안 힘드네”

아이들과 사진을 찍고 내려갑니다. 점심은 등산로 입구에서 먹기로 했어요. 내려가다가 다른 모둠도 만납니다. 다른 모둠 아이들이 얼마나 남았는지 묻자 어떤 아이는 ‘한참 남았어’라고 알려주는 아이도 있고 어떤 아이는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돼’라고 알려주는 아이도 있습니다. 배가 고파 아이들이 속도를 내 내려갔습니다. 도착해 점심을 먹고 있는데 2모둠 아이가 내려옵니다. 분명 우리가 내려갈 때 올라가는 걸 봤는데 물어보니 밥까지 다 먹었다 네요. 교사가 핸드폰을 꺼내 모둠교사에게 연락하려고 하니 통신이 터지지 않습니다. 아이를 데리고 내려가서 연락을 해야 하나 기다려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저 멀리 교사가 뛰어 내려옵니다. 알고보니 밥을 먹고는 교사들에게 제대로 말하지 않고 내려온 겁니다. 만나서 다행입니다. 우리 모둠은 다시 길을 떠났지요. 숙소로 가는 길은 어렵지 않게 찾아갑니다. 왔던 길을 되돌아가면 되기 때문에 빠르게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저학년과 민주지산 1

오늘은 등산을 한다. 휴양림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전망대가 있다. 저학년은 전망대까지 고학년은 정상까지 오르기로 했다. 그루와 산 선생님은 저학년과 전망대까지 오르고 이슬 선생님이 고학년과 정상까지 가기로 계획했다.

전망대까지 생각보다 짧아 조금 더 가기로 했다. 길이 잘 닦여있어서 어렵지 않았다. 어느 정도 오른 후 내려갈 사람과 정상까지 오를 사람을 나눴다. 1학년 두 명, 2학년 한 명, 3학년 두 명이 정상에 도전했다. 민들레 홀씨도 불고 정자를 만나면 쉬며 천천히 올라갔다. 한 시간 가량을 걸으니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나왔다. 1모둠이 내려오고 있었다. 지금까지 와는 달리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난이도가 조금 있다. 어느 정도 올라가니 계곡물을 받을 수 있는 곳도 있었다. 중간 정도 올랐을까? 한 아이가 “선생님 화장실 가고 싶어요. 똥 매려 워요.” 다행히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물티슈와 비닐을 챙긴 것이 천만다행이라 생각하며 적당한 곳을 찾아보자 했다. 하지만 길이 하나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적당한 공간이라 생각한 곳도 산에서 거사를 처음 치르는 아이에게는 불안한 장소였다. 그렇게 결국 정상까지 올라와 큰 것을 해결할 수 있었다. 처음으로 산에서 해봤다며 뿌듯해 하는 모습이 재밌기도 했다. 아이가 준 비닐을 잘 밀봉해서 호주머니에 넣었다. 고학년의 도움 없이 5명의 아이가 교사 한 명과 온전히 산을 오름에 서로 뿌듯해 했다. 정상에 그늘이 없어 식사 장소가 적당하지 않았다. 시간은 12시를 조금 넘겼다. 배고픔을 뒤로하고 아까 계곡 물을 먹을 수 있는 곳에서 밥을 먹기로 했다. 약 1시간을 걸어 내려와서야 밥을 먹을 수 있었다. 아이들 걸음이 어른 걸음만큼 빠르지 않고 중간 중간 쉬다보니 시간이 괘 많이 지체되었다. 2시 반 쯤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끝났. 이제는 평길이다. 곧 가장 늦게 오른 3모둠도 우리를 지나쳐 갔다. 1모둠이 지나간 길로 숙소로 가기로 했다. 1모둠 선생님이 해놓으신 길표시에 도움을 받으며 쓰레기가 되지 않도록 수거하며 내려갔다. 거의 다 내려와 휴양림 안에 도착하니 긴장이 좀 풀렸다. 계곡에서 발을 잠깐 담그고 1Km쯤 갔을까? 이번에는 다른 1학년 한명이 “서..선생님 저 가방!” ‘앗!’ 어깨에 걸려있어야 할 가방이 없어진 것이다. 다른 아이들은 쉬게 한 후 가방을 잊은 친구와 계곡에 다시 가서야 가방을 찾을 수 있었다. 그렇게 놀멍쉴멍 산을 내려오니 어느새 4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 되었다. 약 8시간을 산에서 보냈다. 그럼에도 저학년 아이들과 함께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추억거리가 되었다. 동시에 저학년 교사들의 수고로움을 몸소 겪을 수 있었다. 아이가 어린이가 되어가는 것이 초등시기다. 스스로의 생각이 생기기 시작하고 점점 앞가림을 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이다. 학교에 지내며 아이들이 자라 의젓한 고학년이 된다는 것이 문득 대단하다 생각된다. 저학년 선생님들의 사랑과 가르침을 받고 자라기 때문일 것이다.

#저학년과 민주지산 2

민주지산을 오르는 날이다. 1모둠은 6시에 아침을 먹고 7시에 등산을 시작했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9시경 우리 모둠이 두 번 째로 숙소를 출발했다. 숙소 바로 위 전망대에서 쉬는 동안 정상으로 갈 무리(4학년 이상)가 조용히 출발을 한다. 나머지 어린이들은 부담 없이 민주지산 둘레길을 걷는다. 숲이 울창하다. 칠보산에서 듣지 못했던 여러 새소리가 들린다. 깊은 산은 깊은 산인가 보다. 9시24분 경 정상에 첫 번 째로 오른 박한결의 사진이 문자메시지로 도착하여 아이들과 함께 보았다. 갑자기 정상을 오르려 하는 굳센 의지가 솟아오른다. 굳센 의지의 소유자들은 3학년 2명, 2학년 1명, 1학년 2명. 걱정이 앞서지만 굳센 의지를 꺾을 순 없다. 가다가 힘들면 돌아와도 된다고 당부를 하고 우리는 또 갈라진다.

남아 있는 우리는 내려가는 길을 선택했다. 내려가면서 가보지 못했던 길을 개척한다. 목표는 놀기 좋은 계곡 발견과 숙소 도착이다. 내려간다고 하니 즐겁기만 하다. 내려가는 길에 올라오는 2모둠과 3모둠을 만났다. 우리의 탐험은 계속 이어진다. 작은 물줄기를 찾았다. 올챙이도 살고 있다. 더 큰 물줄기를 찾아서 아래로 계속 내려가니 조금 넓은 계속이 있다. 숲에 사람은 우리뿐이다. 좀 더 아래로 내려가는데, 조금씩 걱정하는 기색이 내비친다. 이 길이 맞을까? 잘못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숙소에서 자꾸만 멀어지면 어쩌지? 잠시 쉬면서 간식을 나눠먹고 의논을 시작한다. 끝까지 내려가 볼지, 다시 거꾸로 올라가서 아는 길로 숙소까지 갈지... 그때 지나가는 아저씨에게 길을 물으니 숙소가 코앞에 있다고 한다. 순간 아이들의 표정이 밝아진다. 이제 살았다. 하하하. 숙소에 짐을 놓고 다시 계곡 탐험을 나섰고, 놀기에 적당한 장소를 찾았다. 신나게 논다.

#라면과 복통

등산과 물놀이 후에 먹는 라면은 꿀맛이죠. 이번에는 라면을 한 번에 끓이지 않았어요. 한 명 한 명 라면을 끓여 그 라면을 온전하게 먹었지요. 1시간 30분 동안 주방은 쉬지 않고 라면을 끓입니다.

교사가 아이들에게 물어봅니다. “혼자 다 먹을 수 있어요?”

아이들은 대답합니다. “네 혼자 다 먹을 수 있어요. 저는 밥도 말아 먹을거예요.“

1학년 아이들에게는 많은 양이지 않을까 했는데 그건 착각이었습니다. 라면 그릇을 받아 혼자 다 먹고는 거기에 밥까지 듬뿍 담아 먹습니다. 참 잘 먹습니다. 잘 먹고 잘 놀던 아이가 갑자기 울기 시작합니다.

“왜 우니? 엄마 보고 싶어서 우니?”

“아니요. 배가 아파요”

교사와 형, 누나들이 아이 곁에 모여 걱정합니다. 화장실은 다녀왔는지, 집을 떠나 신경써서 배가 아픈건지, 엄마가 보고 싶어서 자신도 모르게 몸에서 신호를 보내는 것인지 곰곰이 생각하다가 아까 라면에 밥까지 말아 먹은 것이 생각났어요. 너무 많이 먹어서 탈이 난거죠.

하루닫기를 하면서 혹시 몸이 아픈 사람이 있는지 확인했더니 아니다 다를까 또 1학년 아이가 기침하다가 토할 뻔 했다고 말합니다.

아무리 맛있어도 양은 적당히 먹기로 약속하면서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



<고학년 민주지산 정상에서>



<물놀이 장소를 찾은 4모둠>



<저학년 대표 민주지산 정상에서>

♡셋째 날 – 추억이 넘치는 마지막 저녁

#물싸대기 놀이

아침에 산책과 백일장을 하고 1모둠과 함께 3모둠 숙소 앞에 모였다. 1모둠과 ‘물싸대기’ 놀이를 했다. 물그릇과 냄비 뚜껑을 두고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사람이 진사람에게 물을 뿌리는 놀이다. 진사람은 냄비 뚜껑으로 물을 막을 수 있다.

1모둠과 4모둠 아이들이 손을 맞잡고 서로를 바라본다. ‘놀이를 할 껍니다. 뭐냐면 가위바위보를 해서 서로에게 물을 뿌리는 거예요.’ 순간 터져 나오는 탄식 ‘아!~’ 긴장되는 가위바위 보 이후 ‘악~!’ 하는 소리와 함께 시원한 물줄기가 뿌려진다. 발을 때지 않는 규칙이 있지만 반사적으로 몸이 움직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오빠가 동생에게 동생이 형에게 물을 뿌린다.

1모둠과 2모둠의 엇갈리는 물벼락 결정전 이후 아쉬운 아이들과 그루터기가 함께 물싸대기 놀이를 더 했다. 한 줄로 서서 교사에게 물을 뿌리고야 말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정으로 드러내며 결의에 찬 가위바위보가 시작된다. 조금 느린 아이들은 물그릇에 냄비뚜껑을 올려놓기도 하며 위기를 피했다. 그러면 포기한 척 하다가 결국에는 물을 한 번 시원하게 뿌려 된다.

하늘은 푸르고 햇살은 따사로운 날 1모둠과 4모둠은 시원하게 서로에게 물을 뿌리며 놀았다.

#밥풀과의 전쟁

점심이 삼각김밥이다. 당번들이 삼각김밥을 쌀 수 있도록 재료 준비를 한 뒤 모둠별로 각자가 먹을 삼각김밥을 싼다. 밥을 깔고 내가 넣고 싶은 반찬을 마음대로 넣어 김밥을 만드는 건데 모양이 근사하게 나온다. 비닐쓰레기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김밥용 김을 반으로 잘라 삼각형 모양의 밥을 감쌌다. 재미와 맛,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시간이었다. 다음에 식단짤 때도 추천할 만한 메뉴였다. 그런데 먹고 난 자리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 한 입씩 베어 먹으며 흘린 밥알과 반찬들이 수백 개가 넘었다. 아무도 치우지 않아 바닥은 깜짝 놀랄 만큼 더러워져 있었다. 이를 본 몇 명의 어린이들이 알려줘서 가보니 너무 놀라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밥은 하늘인데, 귀한 음식이 쓰레기가 되어 바닥에 떨어져 있고, 마구 밟혀 더 엉망이 되어 있었다. 평화의 징을 쳤다. 우리가 무엇을 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 이야기를 나눴다. 잘 들어 주었고, 마음으로 약속했다. 약속내용은 귀하게 여기고 감사하는 마음 갖고 행하는 것이다.

#짝사랑과 삼각관계

쉬는시간이면 뽐내기대회를 준비했습니다. 교사들은 온전하게 아이들에게 맡겼지요. 대본쓰기, 역할분담, 대사 외우기, 구성 등 모두 아이들이 했어요. 하지만 뽐내기대회 전까지 대본연습을 하고 있어서 걱정이 되었지요. 걱정은 기우였을까요. 실전에 강한 아이들이었네요. 뽐내기대회할 때 맛깔스러운 연기로 박수를 많이 받았습니다. 아이들이 준비한 뽐내기대회는 동화 속 주인공들이 등장하고 서로 삼각관계입니다. 신데렐라는 백설공주(뱃살공주 또는 백살공주인지 기억이 안나네요)를 좋아하고 백설공주는 야수를 좋아하고 야수는 신데렐라를 좋아합니다. 짧지만 기대이상으로 재미있었습니다. 뽐내기대회를 열심히 준비해 1모둠부터 4모둠까지 모두 100점을 받습니다. 상품은 나뭇가지 길이 뽑기로 결정했습니다. 과자와 계란한판, 수박, 참외, 키위 네 가지 상품 중에서 원하는 상품을 가져갈 수 있어요. 우리 모둠이 가장 긴 나뭇가지를 뽑아 과자와 계란을 받습니다. 사실 과자가 제일 싼 상품인건 아이들이 모르겠죠. 아이들이 받은 상품은 넷째 날 먹기로 하고 기분 좋게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



<물싸대기 놀이!>



<삼각김밥 만들기>



<그와 그녀의 4각관계>

♡넷째 날 – 집으로 돌아가자!

#계란 그리고 계란, 또 계란

뽐내기 대회 상품으로 받은 계란 한 판을 계란 프라이 하여 도시락에 넣기로 했다. 밥 당번이 할 일이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30개의 계란 프라이는 처음이라 바쁜 아침에 끝낼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현원이와 수아가 엄청 빠른 속도로 계란을 부친다. 놀랍다. 덕분에 푸짐한 도시락이 완성되었다.

이번 여행은 계란과 인연이 깊다. 여행 식재료로 날계란을 가져가는 것도 엄청난 과제였는데, 상품으로 계란 한 판을 받을 줄이야! 사실 뽐내기 대회 상품 목록 중에 계란 한 판은 없었다. 뽐내기 대회 상품으로 과일을 사러 갔던 바다별 선생님이 수박 2통, 키위 한 박스, 참외 20개를 사서 계산을 하는데 행운권 추첨을 하래서 했더니 계란 한 판에 당첨이 되었다고 한다. 과일의 무게가 만만치 않았는데 계란 한 판에 당첨이 되어 바다별 선생님도 들고 오는데 애를 먹었다고 한다. 덕분에 우리는 맛있게 배부르게 먹었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

마지막 날은 숙소를 나오며 뒷정리를 한다. 이불을 모아 장에 넣고, 요리를 만들었던 싱크대, 모였던 거실, 잠잤던 방, 샤워했던 화장실 등을 구석구석 깨끗하게 청소한다. 각자가 맡은 구역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아이들과 여행을 하면서 많은 숙소들을 다니게 된다. 이후에 숙소와 다시 연락할 기회가 되었을 때 청소한 흔적을 보며 ‘깨끗하게 정리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듣곤 한다. 머무른 자리를 깔끔하게 정리하는 일은 소중하고 귀한 일이라 생각한다.

삼 일을 남자 아이들과 지내면서 자신의 짐을 정리하고 관리하는 일에 힘을 많이 쏟았다. 저학년일수록 조금 더 신경을 썼던 것 같다. 하루에 대략 7개 이상의 가방을 풀고 정리하는 일을 반복했던 것 같다. 내일 입을 옷과 오늘 입은 냄새나는 옷이 한 비닐에 잠겨 있기도 하고, 자기 물건이 어디에 넣어두었는지 모르는 경우, 계획 없이 빨래를 과하게 하거나 안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럼에도 자기의 짐을 정리하고 관리하는 잃은 자립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가방을 정리하며 많은 고민과 결정을 한다. 내일은 무슨 옷을 입을 것인지, 내일의 일정은 무엇인지, 여행이 언제 끝인지와 같은 고민에서 결정에 이른다. 샤워 횟수를 정하거나 양말이나 속옷을 빨아야 할지 결정한다. 작은 일이지만 이런 것이 삶의 지혜를 배워가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스스로 결정하고 자립해나가는 힘, 이것이 여행의 매력이자 배움을 것이다.

하지만 하루 이틀 여행을 한다고 해서 힘이 키워지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평소생활에서도 물건을 관리하고 정리하는 일에 힘쓰면 좋겠다.

 



<분수대에서 여행 마치기>

큰 사고 없이 안전하게 여행에서 돌아와 추억을 나누는 일은 참으로 소중한 일이다. 학교라는 공동체 안에서 함께 지내며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는 것은 우리의 공동체가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말일 것이다.

‘여행은 여행하는 자만의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여행은 여행하는 자만의 것이 아니라

그 이야기를 함께 나눈 모두의 것이 되고,

그 이야기를 건넨 여행자에게 다시 배가 되어 돌아왔다.’

-채지영 / 인생을 바꾸는 여행의 힘 中
전체 2

  • 2019-05-28 08:01
    그곳엔 없었지만 같이 여행을 한 기분입니다. 종빈이의 의젓함, 은결이의 섬세함과 윤솔이가 자진해서 산 정상을 등반하다니 놀라워요ㅎ 우리 아이들 또 한뼘 성장한 듯 합니다.

  • 2019-06-11 14:44
    수고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