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멍쉴멍걸을멍 6학년 제주여행-성산포바다에서 산방산까지

작성자
달아
작성일
2016-12-19 01:29
조회
1090


그리운 바다 성산포 / 이생진




살아서 고독했던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나는 떼어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술에 취한 섬. 물을 베고 잔다
파도가 흔들어도 그대로 잔다

저 섬에서 한 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뜬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그리움이 없어질 때까지

성산포에서는 바다를 그릇에 담을 순 없지만
뚫어진 구멍마다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뚫어진 그 사람의
허구에도 천연스럽게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은 슬픔을 만들고
바다는 슬픔을 삼킨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이 슬픔을 노래하고
바다가 그 슬픔을 듣는다

성산포에서는 한사람도 죽는 일을 못 보겠다
온종일 바다를 바라보던
그 자세만이 아랫목에 눕고
성산포에서는 한사람도 더 태어나는 일을 못 보겠다
있는 것으로 족한 존재.
모두 바다만을 보고 있는 고립

바다는 마을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한나절을 정신없이 놀았다
아이들이 손을 놓고 돌아간 뒤
바다는 멍하니 마을을 보고 있었다
마을엔 빨래가 마르고,
빈 집 개는 하품이 잦았다
밀감나무엔 게으른 윤기가 흐르고
저기 여인과 함께 탄 버스에는
덜컹덜컹 세월이 흘렀다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죽어서 실컷 먹으라고 보리밭에 묻었다
살아서 술을 좋아했던 사람,
죽어서 바다에 취하라고 섬 꼭대기에 묻었다
살아서 그리웠던 사람,
죽어서 찾아가라고 짚신 한 짝 놓아주었다

365일 두고두고 보아도 성산포 하나 다 보지 못하는 눈
60평생 두고두고 사랑해도 다 사랑하지 못하고
또 기다리는 사람




 

어느 시인은 이 바다에 머무르며 시를 계속 써내려갔다

다섯째날.

가장 좋아하는 성산포 바다에 들렀다.  여행 내내 정신없이 이야기 하기 바빠 좋은 풍경도 많이 놓치고 가지 않았나 싶었다. 성산포바다에서 만큼은 '혼자 시간 보내기, 넋놓고 바다바라보기, 생각나는 시 쓰기' 를 하였다. 곳곳에 자리를 잡고 바다를 바라보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다. 드디어 혼자가 되었다.

 

낭만을 아는 아이.

늘 좋은 풍경이 보이는 곳에서 혼자 바라보는 시간을 즐긴다.



여기서도 점프샷은 계속된다.  세상을 특별하게 바라보고 자기만의 생각으로 만들어내는 힘이 있는 아이.



마음에 담긴 말들을 글로 표현하는 재주를 가진 아이.



 

마음 안에 별같이 반짝이는 감성을 가지고 있는 아이.



선비같이 우직한 마음으로. 오롯이 혼자 시간을 보내는 아이.



 

바다처럼 넓어지고 깊어지는 아이



 

 

특별한 감성으로 바다를 만나는 아이.



 

풍경을 깊고 평화롭게 바라보는 아이.

 

 



소박하고 욕심내지 않는 고운 마음을 가진 아이.

선비같은아이의 우정.



 

드러나는 끼와 유머가 잘 맞는 아이들.

겉으로는 재미있고 장난꾸러기이지만 속은 따뜻하고 깊은 아이.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마음이 꾸밈없이 드러나는 아이.



 

사랑하는 마음을 가득담아 풍경을 바라보는 아이.



 

용기를 내어 바다에 다가가고 바람을 느끼는 아이.



 

성산포를 떠나 서귀포로 향한다.

 



 

이중섭 생가 나무에 앉아 휴식을 취한다. 아쉽게도 시간이 늦어 미술관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기대하고 기대하던 저녁 외식. 이날을 위해 열심히 달고나를 만들고 공책을 만들었던가. 두루치기를 먹고 남은 밥으로 만든 볶음밥.



산방산 탄산온천으로 향하는 길. 어디서 저런건 주워오는 건지 정말 아이들과 다니다 보면 일부러도 못찾을 것을 찾아와서 아이들끼리 역할극을 하고 있다. 참 재미나다. 우리학교 아이들.



기대하고 기다리던 탄산온천 가는길. 밝은 달이 떴다.  따뜻한 탄산 온천에 몸을 담그고 피로를 푼다.  야외 수영장에서 신나게 노는 시간이 끝나고 찜질방에서 자는데 아이들은 모두 초록색 찜질복을 입었다. 초록색 청개구리들이 여기저기서 자는데 어찌나 귀여운지.. 그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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