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전체여행 1모둠(1모둠!/행복해!) 여행 사진과 이야기 올립니다.(학부모님들은 '사진방'으로 가주세요)

작성자
나무꾼
작성일
2023-05-28 01:33
조회
306
*재학생 학부모님들은, '사진방' 참고해주세요. 더 자세한 사진과 이야기가 있습니다.

 



 

작년에도 1모둠이었는데 올해도 1모둠 교사로 아이들과 함께 했습니다^^


불과 어제 여행에서 돌아왔는데, 첫 날부터 사진을 다시 보니 아이들과 낯선 곳에서 걷고 먹고 자고 지냈던 일들이


한 달은 된 것처럼 새록새록해졌습니다.


산, 나무꾼이 찍은 전체여행 사진과 이야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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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화요일



  작년엔 대절한 버스로 태안으로 전체여행을 다녀왔는데, 올해는 대중교통으로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대성리로 전체여행을 갔다.


마스크 해제가 단계적으로 이뤄진 때라서 아이들도 마스크를 자유선택으로, 한결 편안하게 여행을 시작했다.


학교에 오니 부모님들께서 아이들의 출발을 기다리시며 등교하는 아이들과 교사들을 환영해주었다. 1모둠 아이들과 출발 준비를 점검한 후 학교를 떠났다.


기다리시던 부모님들께서 잘 다녀오라며 배웅해주셔서 감사한 마음과 기쁜 마음으로 수원역으로 향했다.


그랬건만, 코다리 장어집을 지나자마자 아이들은 어깨가 아프다며 학교로 돌아가자 했다. 오랜만에 아이들의 엄살을 들었다.


솔내음캠핑장까지 걸어서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13번 버스를 타고 수원역으로 향했다. 버스 안에서 할머니들께서 아이들에게 반가움을 나타내시며 어디 가는지,


여행 가서 좋겠다며 아이들의 마음을 알아주셨다. 수원역에서 내려 지하로 내려가 지하철을 타러 갔다.


가산디지털역까지 가서 7호선 장암방향 지하철을 타고 상복역에서 다시 경춘선을 갈아타고 가는 경로이다. 서서 가기도 하고 앉아서 가기도 했다.


어른들이 양보해주셔서 아이들이 한결 편하게 이동했다. 지하철 안에서 아이들은 제로게임(주먹 쥐고 손가락을 들어 숫자를 맞히는 게임)이나 수다를 떨었다.


저학년 아이들은 좌석 창가쪽으로 무릎 꿇고 서서 지나치는 창밖 풍경을 보기도 했다. 가다가 앞서 출발했던 2모둠을 만나 같이 이동했다.


3시간에 걸쳐 대성리역에 내릴 때쯤엔 12시가 훌쩍 넘었고, 우리도 꽤 배가 고팠다. 역 앞 벤치와 적절한 장소에서 2, 3모둠이 같이 점심 도시락을 먹었다.


다들 볶음밥, 김밥이 대부분이었지만 어떤 맛인지 나눠 먹었다. 거의 다 먹었을 때쯤 4모둠이 도착하여 바로 한강9공구공원(전체모둠이 1차 모이기로 했던 장소)으로


향했다. 2, 3모둠도 곧 자리를 정리하여 출발하였다. 도시락을 먹었건만, 역시 배낭의 무게는 크게 줄지 않았다.


어떤 아이는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었지만, 친구들, 형 누나들, 동생들과 같이 발을 같이 하였다. 공원에 도착한 후 배낭을 내려놓고 나서야 아이들은 얼굴이 환해졌다.


날이 좀 더웠지만 시원한 얼굴로 공원에서 산책도 즐기고 벌레도 구경하였다. 마지막 2모둠이 도착하여 전체사진을 찍은 후 숙소로 향했다.


이때가 가장 힘들었을 것이다. 한 30분 정도 걸었는데 언덕도 있어서 처음 여행 배낭을 멘 아이나, 저학년 아이들은 꽤 힘겨워했다.


우는 표정으로 가던 아이가 어느새 웃는 얼굴이 되어 웬일인가 했더니, 한 선생님이 그 아이의 배낭을 살짝 들어주는 것이었다.


그것만으로도 그 아이는 살았다는 표정이었다. 형, 누나들도 종종 동생들의 배낭을 들어주었다. 아, 이제 우리 숙소가 나타나야 하는데 싶을 때, 우리 숙소가 보였다.


아이들은 모두 기쁜 표정으로 숙소로 들어갔다.



  우리 모둠도 숙소로 들어가 식재료를 꺼내 정리하였다. 남녀가 쓸 공간을 안내하고 쉴 시간이 주어지자 아이들은 숙소 주차장을 돌아다녔다.


마침 손님이 우리 밖에 없어서 신발던지기를 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하. 지. 만! 주차장 한쪽에 큰 풀장이 있었다. 우리를 위해 준비한 듯 파랗고 깨끗한 물이었다.


아이들은 하나둘 물속으로 들어갔다. 이때가 아마 아이들이 제일 시원함을 느낀 순간이었을 것 같다.


교사들은 풀장팀과 숙소팀으로 자연스레 나눠 아이들을 보고 숙소를 정리하였다. 추위를 잘 타는 아이들 먼저 물을 뚝뚝 흘리며 숙소로 들어왔다.


방에 들어오기 전에 ‘잠시 대기!’를 외쳐 기다리게 한 후 차례대로 화장실로 아이들을 보내 씻고 빨래를 하게 했다.


형님들은 연습이 되어 있어서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씻고 동생들을 씻겨주었다. 남자아이들이 많아 씻고 빨래 널게 하고 가방 정리하게 했더니,


어느새 산선생님은 저녁 식사 담당 아이들과 부대찌개와 저녁 먹을 준비를 다 마쳐놓으셨다. 아이들과 밥기도를 외친 후 저녁을 먹었다.


어떤 아이는 부대찌개가 청국장 같다고 표현했는데, 그 표현이 맛있다는 것인지, 그렇지 않다는 것인지 애매했다.


 대신 그 아이는 부대찌개를 2번이나 달라고 하여 맛있게 먹었다. 전체여행을 처음 온 아이들도 부대찌개 맛을 칭송하며 튀어나온 배를 보여주었다.


 물론 여자아이들은 그러지는 않았다. 설거지를 한 후 자연스레 여행수첩에 첫날 일기를 적었다.


일기를 보고 나서야 한 아이가 수원역에서 지하로 이동하는 그 짧은 거리에 개똥을 밟았다는 것을 알았다.


지하철에서 자꾸 똥냄새가 난다고 하여 신발을 살핀 그 아이는 그제서야 똥 밟은 걸 안 것이다.


지하철을 내린 후 나름대로 어딘가에 해결을 했다고 하니, 금요일에 집으로 갈 때 어쩌면 그 똥을 다시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우리는 모두 크게 웃을 수 있었다.


여행일기를 다 쓴 후 하루닫기를 했는데, 이번 여행을 처음 온 저학년 아이가, ‘어깨가 너무 아팠어요.


숙소에서 물놀이를 구경한 게(물속에 들어가지 않았다.) 기억나요. 여행에 처음 왔는데, 떨려요.’라고 말하여 그 진심과 솔직함에 모두 감동하였다.


내일은 형님들도 감동, 솔직, 진심 어린 하루 돌아보기를 하기로 했다. 내일 일정을 나눈 후 아이들은 이부자리를 깔고 잘 준비를 하였다.


자기 전 모두 화장실에 한 번씩 다녀온 후 자리에 누웠다. 수다를 떨다가, 잠 좀 자자고 외치다가, 이불과 뒹굴다가 그러다


아이들은 10시가 되기 전에 모두 꿈나라로 입국하였다.





0524-수요일

 

7시에 일어나기로 했지만 6시 30분에 일어나 여행 둘째 날을 일정을 시작했다.

아이들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는 소리에 반쯤 잠이 깼고, 슥슥 바닥 스치는 소리에 완전히 깼다. 넓은 방안을 맨발로 왔다 갔다 하는데 바닥에 발이 스치는 소리였다.

귀신이 왔다며 아이들과 이부자리를 정리하였다. 오늘 아침은 누룽지를 먹었다. 당번 아이들과 산선생님이 끓여놓은 누룽지와 밑반찬으로 가볍게 먹었다.

식사 후 아이들 가방 정리와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였다. 작은 가방을 꺼내 교통카드와 식비, 물통을 챙겼다.

아이들은 벌써 시장에 가서 무얼 사 먹을지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래, 그런 즐거움이 있지.

시장에 가기 전에. 3모둠은 숙소 앞에서 대성리역까지 버스를 타기 위해 일찍 출발하였다. 우리는 대성리역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어제 배낭을 메고 힘들게 온 길을 작은 가방 하나만 메고 가벼운 마음으로 걸었다.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금세 대성리역이 보였다.

대성리역에 가까이 가자 먼저 출발한 2모둠이 보였다. 멀리서 서로 손을 흔들며 반가움을 나누었다. 잠시 후 우리는 같이 만나 경춘선을 타고 춘천역으로 향했다.

아홉 정거장만 가면 되는 거라서 금방 가겠다 싶었는데, 한 3~40분을 갔다. 가는 동안 꾸벅꾸벅 졸면서 잠을 채웠다.

춘천역에 내려 중앙시장 또는 낭만시장을 찾아 걸었다. 한참을 걸어 시장 입구를 찾았다. 먼저 온 다른 모둠들과 만나 인사를 나누며 천천히 시장 구경을 하였다.

물론 식당가는 어디인가? 우리가(아이들이) 먹을 맛난 음식, 과자, 사탕은 어디서 살 수 있는지 꼼꼼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중앙, 제일, 낭만시장이 한데 모여 있어서 구경하러 돌아다니는 재미가 있었다. 그래도 중앙시장이 상가와 식당들이 제일 많아 보였다.

가장 먼저 온 3모둠이 옛날 핫도그를 비롯해 먹을 만한 음식들 정보를 공유해주었다.

꼭 먹어야지 싶은 음식들이었는데, 나중에 숙소에 돌아오고 나서야 그 정보가 떠올랐다. 아차! 난 준민이랑 정우랑 셋이 순대국밥 한 그릇만 먹고 온 것이었다.

물론 그 순대국밥은 정말 맛있었다. 우리 모둠은 흩어져서 사 먹기 전에 모둠 미션을 먼저 하기로 했다. 그루터기 선생님의 장갑을 사는 것이었다.

장갑 파는 데를 아이들이 봐 두었다고 하여 가보니, ‘부인’들이 사용하는 장갑들이었다. 아마 50~70대 여성들 용품이지 않을까 싶었다.

그 가판대에서 모둠장 서은이는 연분홍색 꽃무늬 장갑을 선택했다. 다른 아이들도 깔깔대고 웃으며 서은이의 결정에 환호를 보냈다.

아~ 내일 그루터기 선생님의 모습이 벌써 궁금해졌다. 미션을 완료한 후 우리는 작은 모둠으로 나누어 서로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약속된 시간, 장소에서 만나기로 했다.

일단 밥으로 먹을 만한 음식은 크게 국수와 순대국밥(소머리국밥)이었다. 나중에 하루닫기 때 얘기를 나눠보니 둘 다 맛있는 음식들이었다.

나는 준민이와 정우랑 순대국밥을 먹었는데, 음식보다도 두 아이의 입담이 정말 재밌었다.

두 아이는 저희들끼리 얘기하다가 갑자기 ‘선생님. 소주 안 드세요? 소주 좀 드세요.’라며 술을 권했다.

‘왜? 난 주말에 집에 가서 먹을 건데.’라고 대답해주었다. 그랬더니 정우가 ‘그래야 우리 둘이 선생님 어깨동무하고 돌아가죠.’라며 말하는 것이었다.

그때서야 이 두 아이의 입담이 보통이 아니구나 싶었다. 순대국밥도 한 그릇씩 다 먹고 식당 사장님과도 수다를 떨었다.

국밥을 반쯤 먹었을 때, 아라솔 선생님이 식당에 들어왔다. 두 아이는 ‘아라솔 선생님, 왜 거기로 가요? 여기 앉으세요.’라며 자리를 권했다.

그래도 아라솔 선생님은 꿋꿋하게 옆테이블에 앉아 국밥을 주문하셨다. 서로 국밥을 먹는 도중 준민이가, ‘둘이 얘기 좀 하세요. 안 친하세요?’ 하고 말했다.

우리는 정말 뒤로 넘어갈 뻔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크게 웃었다.

밥을 먹고 난 다음 다른 아이들과 합류하여 춘천역으로 가서 숙소로 돌아왔다.

종점에서 출발하니 자리가 많아서 우리는 넉넉한 마음으로 편안하게 앉아서 대성리역에서 내렸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가로수로 싶은 버찌나무에서 까맣게 익은 열매를 따 먹었다. 서로 입술과 이가 시커맨해지도록 열심히 따 먹었다.

숙소로 온 다음 계곡에 갈 아이들과 물놀이 할 아이들로 나눠 놀았다. 어제보다는 여유 있게 숙소 풀장과 계곡을 즐겼다. 둘째 날이어서 그런 것 같다.

씻고 빨래하여 빨랫줄에 옷들을 널고, 어제 널어 마른 옷을 가져와서 배낭에 정리하는 모습들이 당연한 듯 보였다.

저녁은 미역국으로 다들 조금씩 먹었다. 시장에서 워낙 여러 가지를 풍족하게 사 먹어서 그런 듯하다.

아이들에겐 그런대로 만족하는 날이었을 것 같다.







0525-목요일

 

오늘 아침은 김과 밥이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6시 30분에 일어나 이부자리를 갠 후 밥을 먹었다.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다들 잘 먹었다.

먹고 난 후 점심 당번들은 미리 준비를 하고 다른 아이들은 세수와 이를 닦았다. 숙소에서 지내는 날이라 다른 모둠들도 여유 있게 아침을 맞이했다.

몇 몇 아이들과 계곡으로 산책을 다녀오기도 했다. 9시 30분이 되어 주차장에 모두 모였다. 놀이한마당 모둠과 풋살모둠으로 나누었다.

놀이한마당은 주차장 한켠에 있는 무대에서 여러 공동체놀이를 진행하고 풋살모둠은 숙소 건물 옥상 풋살장으로 가서 축구를 즐겼다.

평소 못했던 풋살축구는 맘껏 공을 차며 땀을 흘렸다. 어느새 시간이 다 되어 아쉬운 마음으로 방으로 돌아왔다.

방에서 쉴 사람은 쉬고 풀장으로 가서 물놀이 할 사람은 풀장으로 갔다. 땀 흘린 다음의 물놀이는 시원하다.

입술이 파래질 때쯤 차례대로 아이들은 숙소로 들어와 샤워하고 젖은 옷을 비닐 지퍼백에 넣어 가방 정리를 했다.

늦은 점심을 먹을 것 같았는데, 일찍 정리한 덕에 제시간에 점심으로 참치볶음밥을 맛있게 먹었다.

산선생님의 솜씨와 간 맞추는 능력에 아이들은 밥을 한 번씩 더 먹는 것으로 화답해주었다. 점심을 먹은 뒤 뽐내기대회 전까지 각자 여유있는 시간을 보냈다.

방을 쓸기도 하고, 다른 모둠 아이들과 수다를 떨기도 했다. 2시가 되어 뽐내기대회 마지막 연습을 하러 1모둠 아이들 모두 방에 모였다.

‘아기콩메들리’에서 아쉬운 점이 노래여서 노래 음정과 한목소리는 내는 연습에 힘을 기울였다.

어떤 남자아이는 치마를 입고 머리띠를 하며 제 한 몸 희생하여 뽐내기대회에 열성을 다했다. 마지막 연습을 하고 나서는 잠시 쉬었다.

드디어 시간이 되었다. 모두들 숙소 옥상 풋살장으로 모였다. 덥긴 했지만 견딜 만했다.

무엇보다 모둠별로 준비한 소박한 소품과 의상, 이름표들을 보며 이미 설레고 즐기는 분위기였다. 모든 아이들이 모이자 그루터기 선생님이 등장했다.

모두들 박수를 치며 반겼다. 그루터기 선생님은 어제 시장에서 모둠 미션으로 산 모자, 장갑, 자유선택(머리핀)을 걸치고 마사지 슬리퍼를 신은 채 등장한 것이다.

모둠장들이 모여 뽐내기 순서를 정한 후 준비한 공연을 보여주었다. 첫 번째는 2모둠의 백살공주와 천살공주이야기였다.

백설공주를 패러디하여 신선한 공연을 보여주었다. 저학년의 열연과 또박또박 목소리, 퀴즈도 곁들여져 시작을 재밌게 보여주었다.

두 번째는 3모둠이 하모니카 부는 사나이&겨울왕국을 보여주었다. 대립하는 욜라프와 울라푸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와 하모니카 부는 사나이가 한데 어우러져

‘아침드라마’같은 즐거움을 보여주었다. 특히 여러 배우들의 열정적인 목소리와 연기가 돋보였다. 세 번째는 4모둠의 영화보다 생긴 일이다.

영화를 보려고 하는 주인공과 위층에 사는 3남매와 엄마의 이야기이다. 해설과 공연이 짜임이 좋고 3남매와 엄마의 생활형 연기가 돋보인 공연이었다.

마지막은 1모둠의 아기콩메들리였다. 아기콩, 네잎클로버, 참 평화의 꽃-이 세 곡을 부르는 게 중심이고 세 곡을 연결하는 짧은 연극이 곁들인 뮤지컬이다.

연습 때보다 흥이 올라서 노래도 크게 부르고 연기도 활기찼다. 공연 끝난 후 다들 만족하는 표정이었다.

모둠별 뽐내기 중간에 개인별 뽐내기도 하여 1시간 넘게 아이들과 즐거운 축제를 즐겼다.

순위를 정해 상을 받았지만 모둠별로 큰 차이가 없이 딸기, 수박, 바나나를 저녁 먹고 후식으로 맛있게 먹었다.

뽐내기대회가 끝난 후 모둠 방으로 모여 저녁 준비를 했다. 저녁은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라면이다. 공교롭게 모든 모둠이 라면이었다.

우리는 두 모둠으로 나누어 아이들이 직접 큰 냄비에 라면을 끓여 먹었다. 한동안 라면은 안 먹을 것처럼 두 번 세 번, 먹으며 냄비를 깨끗이 비웠다.

설거지도 하고 양치도 하고 거둬들인 빨래도 정리한 다음 하루닫기를 일찍 시작했다. 여행수첩에 마지막 여행일기를 쓴 후 모두 돌아가며 한마디씩 했다.

맛있었던 음식에 대해 말하기도 하고, 재밌었던 일들을 말하기도 했다. 멋있었던 일과 신났던 일들을 말하며 3박 4일 전체여행을 마무리했다.

내일은 집에 가는 날이다. 아이들도 교사들도 기분이 한결 편안해졌다.




0526-금요일

 

다행히 별다른 일 없이 3박 4일 전체여행을 마무리하는 날이 왔다. 몇몇 아이들이 열이 나서 해열제를 먹고 안정을 취했다.

우리 모둠 서율이도 어제 오후 물놀이 후에 열이 올라서 힘들어했다. 해열제를 교차로 먹였더니 오늘 아침에는 열이 내려 정상체온으로 돌아왔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아이들의 첫마디는 ‘아~ 오늘이 진짜 마지막날이다. 진짜 집으로 가는 날이네!’ 였다.

특별히 집에 가고 싶다거나 엄마 아빠 보고 싶다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사실 첫날부터 아이들은 집에 가고 싶었을 거였다.

다른 날과는 달리 미적거리지 않고 바로 일어나 이부자리를 개서 이불장에 넣고 시키지도 않았는데 방 비질을 했다.

역시, 집으로 가는 날엔 기적이 일어나는 법이다. 아침으로 프라이팬에 구운 빵과 딸기잼을 먹었다.

약간 출출할 것도 같은데, 대신 점심 도시락은 베이컨볶음밥으로 넉넉히 도시락통에 넣었다. 식사 후에는 주방도 정리하고 화장실도 청소했다.

돌아가면서 방바닥을 깨끗이 쓸었다. 집에 갈 준비를 마친 후 출발시간까지 여유롭게 놀고 수다를 떨었다.

10시 50분쯤 주차장에 모여 조금 가벼워진 배낭을 메고 대성리역으로 향했다. 마음이 가벼우니 발걸음도 가벼워 20여분 만에 벌써 역에 도착했다.

역에는 다른 모둠들이 먼저 와서 이른 점심 도시락을 먹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 우리 모둠 아이들도 ‘밥 언제 먹어요? 배고파요!’ 하는 것이었다.

아침을 식빵으로 먹긴 했지만 양이 적지는 않은 편이었다. 아이들의 소화력은 정말 대단했다. 이동하고 환승하는 시간이 있어서 우리도 11시 반쯤 도시락을 먹었다.

서둘러 먹고 12시 6분 대성리역을 출발하는 지하철을 탔다. 지하철이 움직이고 나서야 아이들은 정말 집에 가는 걸 실감했다.

수다와 장난하는 모습이 경쾌해 보였다. 상봉역에서 용산, 용산에서 성균관대역으로 오는 지하철 안 어른들의 양보와 배려로 아이들 모두 앉아서 올 수 있었다.

아이들도 앉으면서 ‘감사합니다~’하고 인사를 드렸다. 여행 피로는 어쩔 수 없는지 가는 동안 하나둘 잠들기 시작했다.

저학년 동생들은 쌩쌩하고 중고학년 형님들이 코 골며 자고 있었다. 도착지에 내릴 때마다 반쯤 뜬 눈으로 동생들을 챙겼다.

성균관대역에서 62-1번 버스를 타고 오며 중간에 내려 집에 가는 중고학년 아이들이 있었고 나머지 아이들은 엘지빌리지 분수대로 향했다.

기다리신 부모님들의 반가움과 환대를 받으며 전체여행을 마무리하였다. 아마 오늘은 아이들이나 교사들 모두 맛있는 음식 한가지씩은 배불리 먹을 것이다.

가족과 여행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꼬옥 안아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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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28 13:54
    울다 웃다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준민이 정우와 밥한끼하고싶어지네요~ㅎㅎ
    집에가는 날엔 기적!^^
    첫여행에 걱정이 많았는데 서로를 도와주는 형누나들 따뜻한맘에 감사하고 감동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좋은여행 선물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