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양동이반 유명산 여행 이야기#1

작성자
소나기
작성일
2016-11-02 20:17
조회
2455


분위기가 좋다. 짝과 나란히 앉아서 여행의 시작을 함께 한다.

마치 소풍가는 것처럼 간식을 나눠먹으며 담소를 나누며 즐겁게 청평으로 향한다.

30여분이 지났을까, 다급하게 들려 온 찬우의 목소리!

"선생님~! 토 했어요~!!

비닐을 나눠주면서 멀미가 날 것 같으면 꼭 얘기하라고 했는데, 갑작스러웠다.

문제는 목캔디였다. 아이들이 서로 나눠 간식 중에 목캔디가 있었는데, 그 강렬한 향이 문제였다.

수습을 하고, 여벌옷으로 갈아입으려고 하는데, 이런, 속옷을 안 입고 있다.

여벌으로 준비했던 속옷으로 갈아입히고, 다시 한번 손에 비닐을 손에  쥐어준다.

특별한 이변이 없었던 양동이반 여행에서 찬우가 토 한 것은 남자 아이들 사이에서 큰 즐거움(?)이 됐다.

일기의 소재가 되어주었고, 여행 앨범을 만들면서 계속 곱씹을 수 있는 재미난 일화가 되었다.



1시간 40분 정도를 달려 도착한 청평 터미널.

가방을 대합실 의자 아래에 두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시장을 둘러보러 나간다.

보조개 미남 재윤이의 미소가 날씨만큼이나 화사하다.

청평 5일장은 기대했던 것보다 규모가 너무 작았다. 시간이 일러서 그런 건지, 전체를 둘러보는 데 1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우선 점심을 먹기로 하고, 시장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청평 장마당 순대국밥집으로 향한다.



순대국밥.. 호불호가 명확한 음식인데, 8살 아이들이 전혀 거부감 없이 좋아한다. 기대하는 눈빛까지.

8살 아이들이니 두 명이서 한 그릇을 먹으면 적당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아이들에게 권했다.

여자 아이들은 6명이서 3그릇을 시켜서 사이좋게 나눠먹겠다고 했는데, 문제는 남자 아이들이다.

자신은 옛날(?)부터 한 그릇씩 먹어왔다는 것이다. 게다가 다섯 명, 홀수라서 인원도 애매하다.

절대 남기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를 했는데도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남자 아이들.

누가 봐도 한 그릇 다 먹을 것 같은 상진이와 자신의 말은 꼭 지킬 것 같은 재윤이는 한 그릇을 먹기로 하고,

동균이와 찬우, 세현이는 세 명이서 두 그릇을 나눠먹고, 선생님들이 조금씩 나눠주기로 한다.



두 그릇을 세 명이서 나눠먹어야 하는 아이들. 함께 사이 좋게 나눠 먹기를 다짐하고 있는 아이들..은 아니고, 음식이 나오기 전 그 짧은 시간도 허투로 보낼 수 없기에 놀이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이때부터 오로지 한사람, 재윤이는 고민이 생겼다. 순대국밥 한 그릇이 8000원이기 때문에 한 그릇을 먹으면 8000원 내고, 두 명이서 나눠 먹으면 4000원씩 내면 된다. 하지만 3명이서 두 그릇을 나눠먹는 것은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그러는 사이 순대 국밥이 나왔다.

이런.. 양이 너무나 많다. 게다가 공기밥도 아이들 수만큼 나왔기 때문에 도저히 다 먹을 수 있는 양이 아니었다. 국밥은 굉장히 맛 있었지만, 그 엄청난 양에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당연히 여자 아이들도 두 명이서 한 그릇을 다 못 먹고 조금씩은 남겼다. 수산나선생님이나 소나기도 한 그릇을 다 먹기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그리고 한 그릇을 다 먹을 수 있다던, 옛날(?)부터 먹어왔다던 아이들 역시 힘들어하고 있었다. 포기를 모르는 끈기의 사나이, 상진이도 결국 포기했다. 그리고 홀로 남은 재윤이, 끝까지 다 먹을 수 있다고, 시간만 더 달라고 부탁한다. 여기서 저녁까지 먹고 갈순 없기에, 재윤이를 설득해서 나가기로 한다. 재윤이가 밥을 늦게 먹은 또 다른 이유는 답을 구했고, 그것을 찬우와 동균, 세현이에게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3명이서 5000원씩 내야 하고, 한 명은 1000원을 더 내야 하니, 가위바위보를 하라고 한다. 3명은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재윤이의 설명만 듣고 가위바위보를 한다. 선생님이 그 1000원은 내 줄거라고 하니, 재윤이의 재미가 하나 줄어버렸다. 그렇게 순대국밥을 먹고 남은 고기들은 비닐에 싸와서 저녁 부대찌개에 넣기로 했다.



청평 터미널에서 유명산 자연휴양림으로 간다. 종점에서 종점으로 가는 거라 시간은 대략 50분 정도 걸렸다.

다행히 모두 앉아서 편안하게 갈 수 있었다. 청평 5일장에서 산 김치를 머리에 이고 가는 소현이.



수연이는 뽐내기 대회에서 쓸 뻥튀기를 수원에서부터 고이 모셔오고 있다. 소품까지 준비한 이번 뽐내기, 사실 기대가 엄청 컸다.



동균이. 간식을 모두 먹고 하나만 더 달라던 동균이. 간식을 안 주니 표정으로 말하고 있다.

"아~ 진짜!!!치사하다"



가을의 정취가 물씬한 풍경을 바라보는 것 같지만, 사실 구불구불 산길을 달리는 버스를 즐기고 있다. 커브를 틀 때마다 느리게 가는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다고 왁자지껄 하게 조용한 시골 버스에 생기를 넣어주는 아이들.



함께 찍은 사진! 아이들의 이가 빠진 게 재미있다. 아이들이 6학년이 되면 똑같이 한번 더 찍어볼 생각이다.



드디어 도착한 유명산자연휴양림 정류장. 도착 기념으로 한장 찍었다.

역시 11명 모두가 잘 나오는 사진은 쉽지가 않다. 수연이가 고이고이 모셔온 뻥튀기는 규원이를 가려버렸고, 채원이는 모자에게 얼굴을 내어줬다. 그래도 얼핏보면 예쁜 사진 일 테니.



이제 휴양림을 향해 걸어올라 간다.

재윤이가 들고 있는 것은 간식 봉지이다. 여행 내내 애지중지 재윤이의 보살핌을 받던 아이들. 반모임에서 재윤부께서 말씀하시길 아직도 집에 남아있다고 ^^;;

이제 산 속에서 들어와서 그런지, 길 한 가운데서도 곤충을 볼 수 있다. 곤충이 다치지 않도록 길 가에 있는 풀 숲에 놓아주고 갈 길을 간다.



아직 입실 시간이 아니다. 배낭을 내려두고, 휴양림에서 설치해 둔 자연 놀이터에서 놀면서 시간을 보낸다.



이번 여행에서는 이룸이의 아름다운 표정들을 많이 캐치했다.  표정이 살아있는 이룸이^^



자연놀이터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고, 식물원이 있다고 해서 보러 가는 중이다.



보조개 미남 재윤이는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한다. 꼬마 경찰 은우와 함께!



거침 없는 소현이!!
전체 3

  • 2016-11-03 22:58
    모든 사진에서 저렇게 밝은 웃음을 날리고 있는 저희집 아드님은 도대체 왜 여행 때문에 학교를 못 다니겠다는 걸까요...

  • 2016-11-03 23:50
    거침없는 소현이의 언니도 1학년때는 저랬는데..
    지금은 꺅~~~~ 소현아!!
    소현이는 언제까지 거침없으려나..

  • 2016-11-04 03:11
    마지막 사진 굳뜨~~~~ 거침없는 소현이 ㅋㅋㅋㅋㅋ 반모임 후 "소현이가 지렁이를 잘 잡는다며????"
    이룸이 왈 "응!!!! 소현이는 바퀴벌레랑 지네도 잡을 수 있어!!!!" 그런 친구가 있어 자랑스러운 모양이예요 ㅋ 근데 저 지렁이 터질 거 같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