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전체여행 강정동바 -강릉정동진동해바다- 달아

작성자
dala
작성일
2016-06-27 00:59
조회
3019
강정동바!

강동진! 동동진!

88명이 동해바다로 여행을 다녀왔다. 지난해 메르스 여파로 전체여행을 다녀오지 못한 까닭에 내게도 전체여행은 처음이다.  3학년과 학년 여행 한번, 6학년과 지리산 성장여행 한번 다녀왔으니 오붓하게 학년 여행만을 경험한 셈이다.  전학년이 함께 하는 여행의 흐름이 내 안에 아직 담겨져 있지 않으니 출발 전에 긴장과 걱정이 턱하니 들어앉아버렸다. 저학년 아이들은 밤에 잠을 잘 못자고 울기도 할테고... 함께 생활하며 작은 부분들도 잘 챙겨야 할 텐데...  걱정거리부터 머릿속에 그려지니  아직 내 그릇이 참 작구나 싶다. 가야 선생님이 같은 모둠이니 든든하면서도 많이 기대기도 했다.  항상 먼저 움직여 일을 하는 가야선생님을 보며 많이 배운다. 아직 배워야 할게, 넓혀야 할것들이 많다.

동해바다로 아이들과 여행을 가니 준비과정에서 안전을 많이 강조했다. 짐이 늘어나더라도 구명조끼를 준비물로 가져가기로 한다. 이로 인해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아이들이 쭉 늘어서니 장관이 펼쳐진다. 자기몸보다 커다란 가방을 맨 것도 모자라 구명조끼를 주렁주렁 달고 있는 아이들의 뒷모습은 이번 여행의 명장면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교사회의를 할 때 긴 줄로 아이들을 줄줄이 엮어 바다에 놀게 하면 어떨까, 페트병을 주렁주렁 줄에 매달아서 준비해 놓는 건 어떨까. 기이한 의견까지 나왔는데 가장 좋은 안은 주렁주렁 매달린 구명조끼였다. 부피가 큰 짐을 가지고 가니 바다에서 신나게 놀기만 해도  아깝지 않겠다. 동해바다, 그것도 모래시계로 유명해져서 고교 수학여행 때 잠깐 기차역 앞만 찍고 돌아서야 했던 그 정동진을. 아이들과 함께 간다. 정동진은 그냥 보는 바다였지,  바닷물에 들어가서 노는 것은 상상도 못했던 터라 달랑거리는 아이들의 구명조끼를 보며 '부디 하루라도 날씨가 좋아서 아이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바다에서 실컷 놀수 있기를...' 바랐다.



이동거리만 네시간이 넘어가니 도착하면 아이들이 쉬고싶어하지 않으려나 했으나.. 우리 아이들이 어떤 아이들인가. 지리산 산행을 마치고 도착한 숙소에서도 쉬지않고 밤 늦게까지 뛰어노는 모습에 입이 쩍 벌어졌었지. 놀수 있는 곳이 있다면 언제든지 에너지 재장전! 노는거라면 몸속에 몇번이라도 채워 쓸 수 있는 힘주머니가 있는 것이 분명할거다. 먼저 도착한 모둠이 바다에 간다고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도 빨리 바다가요!" "제발요!" 하고 발을 동동거리며 안전부절을 못한다. "아.. 안힘들어?" "빨리가요! 빨리빨리!" 아이들의 재촉에 얼른 가방을 풀고 식재료를 꺼내고 자리를 정해 가방을 주루룩 세워둔다. 바다에 가고싶은 아이들은  후루룩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구명조끼를 입고 있다. 날이 흐리고 오후라서 서늘한데... 설마 젖으려고? 발만 담글거지? 의문을 가지고  아이들의 재촉에 못이겨 바다로 출발한다. 다른 모둠이 신나게 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아이들은 바다로 달려간다. 의문의 답은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었다. 아니요, 바다에 왔는데요, 수영복을 입었구요. 구명조끼도 입었는데요. 바다에서 놀아야죠! 그렇게 아이들은 서늘했던 첫날부터  흠뻑 젖었던 것이다. 이틀동안 설마...했던 의문을 언제나 깔끔하게 지워주었지.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설마 아까 씻었는데 또 들어갈거야? 물에 한번 들어가면 나와서 덜덜 떨면서 찬 물에 한번 씻고 또 줄서서 기다렸다가 씻고 빨래하고 빨래널고 그래야하는데?? 안귀찮아? 네! 바다에 왔는데 들어가야죠! 그리하여 3박 4일동안 빨래줄에는 주렁주렁 널린 아이들의 옷가지와 구명조끼와 수건으로 빈자리가 없었다. 자리가 모자라서 테라스에 나무가지에 널 수 있는 곳이라면 다 널어야 했다. 빨래로 가득한 빨랫줄은 고학년 남자아이들의 배구대가 되어 주기도 하고.. 여행 내내 날이 흐려 잘 마를 날 없었던 빨래들. 놀고 씻고 빨고 널고를 반복하면서도 즐거워 하는 부지런한 아이들. 해변에서 아이들이 몸으로 실고온 모래가 가득하여. 쓸고닦아도 사라지지 않는 모래로 인하여 청소도 여러번 해야했다. 바다에서 놀기 위해서는 부지런해야겠다. 한번 놀고 나면 거쳐야할 관문이 많다. 간혹 바다에 들어가는 아이들을 보며 "얘들아! 이번만은 그냥 바라보고 가자!" 라고 외치고 싶었던 적도 있었으니... 바다에 들어가지 않고 모래사장에서 모래놀이를 하던 아이들이라고 다를까. 수영복이 아니니 바지며 윗옷이며 주머니주머니 마다 모래가 가득하고 반은 젖어서 결국은 옷을 다 벗고 씻어야 했다. 그래도 바다에서 노는 즐거움은 포기할 수 없다.

둘째 날은 오전에 파도가 높아 물에 들어가지는 못하고 발만 담가야 했는데 높은 파도가 아이들에게는 재미있는 파도타기이니.. 영 아쉬울 수 밖에 없다.  모둠별로 모래성 쌓기를 하는데 열심히 쌓고 꾸미면 파도가 와서 공들여 만든 모래성을 단번에 쓸어버린다. 파도는 여기저기 제각기 다르게 들어오니 모둠마다  비명소리가 파도타기 처럼 들린다. 저쪽 모둠에서 비명소리가 들리면 '아! 파도가 와서 쓸어버렸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우리모둠에는 파도가 들어오지 못하게 성벽을 높게 쌓아도 본다.



파도는 성벽을 쓸어버리기도 하지만 재미난 놀잇감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해초건져내기는 재미난 놀이가 되었다.  미역이며 다시마 각종 해초들이 파도에 밀려온다. 아이들이 미역을 손에 쥐고 자랑을 한다. 주원이는 신기한 곤충이나 동물을 잘 찾아내어 보여주곤 하는데 심지어 바다에서도 신기한 생물들과 인연이 깊다.  작은 새끼 복어를 발견하는가 하면 그 많고 많은 미역들 중에 하필 주원이가  잡은 미역에는 살아있는 낙지가 붙어있다. 두고두고 생각해도 신기하고 바다로 보내준 그 낙지는 두고두고 아쉽다.



파도야!! 덤벼봐라! 패기 넘치는 어린 청춘의 모습이다.



둘째날은 오전에 파도가 높아서 온전한 물놀이를 못하겠다 싶었는데 (물론 발만 담그라했지만 반은 젖어 헹구고 씻고 빨고 널고의 관문은 빠지지 않았다.) 오후가 되니 잠깐 햇살이 비치는 때가 부지런한 가야선생님에게 포착되었다. 바다에 나갈 채비를 하고 정동진 마을을 한바퀴 둘러보니 땀이 났다.  아이들이 놀기에 더 좋은 해변에서 이때  가장 신나게 물놀이를 했다. 한번은 들어가서 놀아야지 싶었는데 "선생님도 들어와요!"하는 재서의 말에 냉큼 바다로 달려갔다. 그러면서도 불안하다. 수영을 배우고 있지만 아직 음파 밖에 못하는 지라 여전히 물이 무섭다. 재서와 준영이가 슬금슬금 다가오더니 힘으로 밀어버린다. "진짜 무서워!!" 하고 도망가다가 아이들이 방심하면 반격을 가한다. 같이 파도를 타니 정말 신났다. 높은 파도가 다가와서 "으. 무서워"했더니 준영이가 씩 웃으며 "쌤" 부르고는 한손을 내민다. 준영이 손을 잡고 같이 파도를 탔다. 가끔 이렇게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아이들이 바다만 보면 왜이렇게 흥분하며 뛰어들어가는지. 그렇게 귀찮은 과정이 있어도 놀수 밖에 없는지.. 같이 바다에서 뛰어노니 알겠더라. 정말 정말 재미있고 흥분됐다.  바다의 신비한 힘으로 여행 준비 내내 티격태격 자주 다투던 두 아이는 마지막 까지 바닷 속에서 신나게 논다. 둘이 끝까지 남아서 웃긴 포즈를 취하며 파도를 타는데 "쟤네 왜 저렇게 잘 놀지?" 하며 아이들과 그 모습을 구경했다. 한참 놀다 추워지니  할머니께 산 옥수수를 배어 물었다. 신나게 노니 배가 고프고 배가 고프니 정말 맛난다.



꼭 바다물에 들어가지 않아도 괜찮다. 바다에는 드넓은 모래사장도 있으니 놀거리가 풍부하다. 조개도 줍고 모래찜질이며 모래놀이이며.. 흠뻑 빠져들 놀이가 가득하다. 주어진 환경에서 놀이를 찾아내고 빠져드는 것은 우리학교 아이들의 장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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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6-27 17:04
    마지막사진 준영이가 구조하는 모습인가요 ?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