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수원칠보산자유학교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작성자
해님
작성일
2022-05-21 17:52
조회
997


어린이들처럼 학교도 제 생일을 좋아할까요?

며칠 전부터 자기 생일이라 여기저기 소문내고 새벽 잠을 설치는 아이를 보며 ‘생일이 그렇게 좋을까?’ 합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어서 그런가? 선물을 받아서 그런가? 다 이유가 될 수 있지만 무엇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

 

존재를 특별히 더 느끼고 새길 수 있는 날이라 좋은 것 아닐까요?

 

둥지층에 모여 우리 학교의 지난 사진을 함께 보는 것으로 학교생일잔치를 시작합니다. 한 눈에 헤아려도 전교생을 다 알 수 있었던 그 때에서 무려 18년의 시간이 흘러 많은 어린이들이 이 둥지에서 성장했고 세상으로 날아갔습니다. 벌써 스무 살이 훌쩍 넘어 어른이 된 졸업생도 있습니다. 그 사이 학교와 학교 둘레 모습도 변했습니다.

“세월이 참 많이도 흘렀네요~” 산 선생님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도 풀어도 끝이 없어 다음 생일에 또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기로 합니다.

반짝이는 눈과 발그레 복숭아 빛 얼굴을 가졌던 최**선생님의 아이가 내가 태어나기도 전 아빠의 모습을 사진으로 봅니다.

중학생 풍물패로 학교 행사 때 어린이들에게 사물악기 소리를 들려주었던 형도 더 멋진 청년이 되었네요.

 

“세월이 참 많이도 흘렀네요~”

 

내 년 생일을 기약하며 반 별로 모여 생일축하카드를 만듭니다. 그리고 학교 둘레 숨은 장소를 찾아 오늘 우리의 모습을 사진에 담습니다. (남는 게 사진이네요~)

청바지의 흰 티 1학년 교실로 들어서는 회양목 둘레에 선생 아이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모입니다. (이 멋진 사진은 나무꾼 선생님이 올려주십니다.) 하나 둘 셋 ~ 나무꾼~



맛난 점심을 먹고 학년마다 다시 모입니다. 학교로 들어오는 입구와 우리 교실 앞 나무를 가만히 들여다 보며 기억합니다.

그리고 나무팻말과 이름표를 만들어 붙여줍니다.

2학년은 스트로브잣나무, 살구나무, 향나무

3학년은 뽕나무, 단풍나무, 목련

4학년은 뽕나무, 회양목, 영산홍, 능소화

6학년-찔레, 느티나무, 개오동나무, 단풍나무

5학년은 앵두나무, 수수꽃다리, 조팝나무 그리고 벽돌에 흙을 발라 작은 화단을 만듭니다.

1학년은 둘레에 해바라기를 심고 꽃씨를 뿌립니다.



김춘수의 시 “꽃”의 한 소절처럼 내가 그의 이름을 부르기 전에는... 이렇게 가까이 볼 수 없었지만 가까이에 우리에게 계절의 변화와 아름다움을 선물하고 있네요.

오늘 수원칠보산자유학교가 많이 많이 행복했겠쥬~

칠보산도, 건물도, 둘레에 나무도 꽃도 다 학교를 아름답게 하지만 무엇보다 어린이들이 있어야 진짜 학교~

 

사랑해~ 세월이 참 많이 많이 흘러도 이 곳에서 영원하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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