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후기]인권과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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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1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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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오프라인 연수를 다녀왔어요. 다 같이 모여 공부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반갑고, 고마웠어요. 3일의 시간이 알차고, 재미있었어요. 들었던 이야기를 구성원들과도 나누고 싶어 몇 개 꼭지 간략히 내용 공유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우리 구성원들과 다시 한 번 듣고 싶은 꼭지도 있었어요.

 

언제 : 2023년 1월 9일(월) ~ 1월 11일(수)

어디서 : 서울시공익활동공간 삼각지

누가 : 그루터기, 산, 초록샘

 

[2022년 겨울 인권교육 직무연수 제 39기] 인권연대

 

1강. 서아시아의 역사문화와 인권(박현도/서강대학교 교수)

2강. 상상의 아테네, 베를린 도쿄 서울(전진성/부산교육대학교 교수)

3강. 아도르노의 교육담론(김누리/중앙대학교 교수)

4강.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의 역사•문화(제성훈/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5강. 라틴아메리카의 역사•문화와 인권(정상희/계명대학교 교수)

6강. 흑인, 난민, 배제된 사람들(염운옥/경희대학교 교수)

7강. 2023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정세 전망: 팔레스타인 국가라는 레토릭의 운명은?

(홍미정/단국대학교 교수)

 

 

교육희망, 인권이 해답이다!

인권과 세계

 

 

첫 번째 강의는 요즘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서아시아에 관련된 이야기였다. 서아시아의 지역적 특징과 문화의 특성을 살펴주셨다. 많은 이슈가 있겠으나 언론이 집중하는 이슈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 해주셨다. 배경의 기초는 식민지배 역사라 할 수 있겠다.

강연을 두 개의 기둥으로 나눌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슬람주의와 여성인권에 관련된 문제다. 이슬람과 이슬람주의의 차이점을 일단 구분할 수 있었다. 지구상 어디에나 어느 종교에나 있기 마련이나 극단적인 세력이 집권했을 때 겪는 어려움과 현실을 알려주셨다. 또한 이런 체제로 인해 여성 및 소수자의 인권이 어떻게 무너지는지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여성 인권 안에서 결혼, 이혼, 상속, 할레 등의 문제 등을 나눠주셨다.

사실 언론이나 뉴스를 통해 너무 많이 들어왔던 것이라 새롭지 않는 면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런 문제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현실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고, 우리는 알고 있지만 이들을 도울 수 없다는 것에 더 큰 문제점이 있지는 않나 생각이 든다. 오히려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알고 있다는 것에 만족하며 지내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슬람과 이슬람주의를 구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느껴졌다. 이것은 이후 난민에 대한 강연에서도 이어지는 문제였다. 우리는 이들을 편협하고 국가, 종교 중심적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우리에게는 그런 면이 없는가도 고민해 보아야 한다. 단일민족이라 자부하기에 더욱이 다른 종교와 인종을 구분하고 그에 따라 배제하고 차별하는 문화가 우리에게는 없는가 돌아보았을 때 부끄러움을 감추기 힘들다.

 

 

“상상의 아테네, 베를린 도쿄 서울” 이 제목은 책 제목이다. 이 강의는 꽤 넓은 영역을 다룬다. 프로이센(베를린)에서 시작된 건축 양식이 어떻게 독일과 일본, 한국에 영향을 주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남긴 역사적인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해 다룬다.

두 개의 건축 흐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프로이센에서 출발한 건축양식은 아테네의 건축양식을 따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논리적으로 생각해 보았을 때 프로이센은 아테네의 건축양식을 이어받았다는 연결성이 부족하다. 그것을 아름답게 생각하고, 상상하여 가져온 것이다. 그렇기에 상상의 아테네라는 말이 나온다. 이 프로이센에서 건너온 양식이 미국으로 건너가 현대 건축에 많은 아이디어를 주는 유리 건축물로 발전했다. 그리고 다시금 현재 독일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 이것이 하나의 흐름이다. 두 번째 흐름은 미국으로 건너간 양식이 일본의 도쿄를 거쳐 한국의 서울에 닿은 것이다. 정확히는 한양이라 할 수 있겠다. 가장 유명한 것이 조선총독부청사이다. 그렇게 우리가 아는 많은 독일식 건축물이 일제강점기에 세워졌다.

우리가 알 듯 이런 건축물은 건물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의 역사와 문화을 함께 담고 있다. 그렇기에 강의 도입부에 강사님은 문화사라는 개념을 이야기하셨다. 우리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일렬로 나열된 방식을 역사라 배운다. 하지만 역사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다양한 방면에서 여러 관점으로 살펴볼 수 있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 조선총독부청사를 예로 들자면 한때는 근대화의 상징이자 대한민국 정부가 국가를 선포한 장소이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 식민지 과거가 되어 무너짐을 면치 못했다. 보통 역사를 승리자의 역사 혹은 권력과 부를 쥐고 있는 대상의 관점에서 보기 쉽다. 사라짐과 소수의 목소리를 듣고 경청할 때 역사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면 좋을지 배우고 시대정신에 휩쓸리지 않는 넓은 시야를 가지는 힘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불이 넘고, 인구 5000만 명이 넘는 나라를 일컫는 용어 30 50 클럽에 가입된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이렇게 7개 국가. 많은 외국학자들이 한국을 매우 높게 본다. 민주주의 국가이고, 아시아의 수준을 높여 주는 국가라고. 2019년 스웨덴 발표에 따르면 세계민주주의 1등이 한국이라고, 자랑스럽게 생각할 점이라고 하셨다. 국민의 힘(탄핵, 촛불집회)으로 민주주의를 이루었고, 전 세계가 놀랐으며 제 3세계의 희망이다. 우리나라는 잘사는 나라가 되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 6위(최근 조사, 지난 달 뉴스앤월드 리포트). 경제력, 수출, 군사력 80점 이상이고, 지도자 점수는 20점 이하다. 그러나 18년 째 자살률 세계 1위 특히 노인 자살률 세계 평균 1등, 노인 빈곤 OECD에서 1위.

신자유주의의 최악의 논리가 ‘공정’이다. 우리는 ‘공정’이 아니라 ‘불평등’을 논해야 한다. 미국을 넘어서는 불평등 사회가 바로 한국이다. 남녀 임금차별로 OECD 안에서 26년째 1위다. 산업재해사망(기업살인)은 23년 째 1위다. 이윤을 추구하고, 노동자를 보호하지 않는다. 4만6천명이 일하러 갔다가 집에 못 돌아온다. 이제는 사회적 인식을 가져야 한다. 불평등에 대해 비판하고 저항하지 않는 것이 사회적 병리다.

세계 가치관 조사(6년에 한 번) 2014년 결과에서 한국인들의 답변은 충격적이다. 소득이 평등해야한다 24%, 차이가 벌어져야 한다 59%. 독일은 정반대의 결과다. 자본주의 역사 안에서 가장 불평등 사회가 현대사회이다. 사회가 우리의 불평등 감각을 무디게 만든다.(예를 들면 스포츠에 열광하게) 2020년 다시 조사했는데 이번에 더욱 심각하다. 소득이 평등해야 한다 12%, 차이가 벌어져야 한다 60%. 약자를 배려하지 않고, 공감하지 않는다. 소셜캐피탈(사회적 자본), 사회적 신뢰, 사회적 보호 측면에서 한국은 계속 꼴지다. 한국은 불가사의하다.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을 이루었지만 헬조선이라 불린다. 모순.

한국사회를 왜곡시키는 공범, 민주주의가 결판나는 곳은 교실이다. 12년간 잠재적 파시스트를 길러낸다. 민주사회가 될 수 없다. 광장민주주의를 이루었지만 일상에서 민주적이지 않다. 잘 성찰해야 할 점이다. 민주주의에 반하는 파시즘보다 민주주의 속 파시즘이 더 위험하다. ‘권위주의적 성격이론’을 공부해 보면 한국 사회의 모습이 보일 것이다. 강자 동일시(동경), 약자 혐오(연대, 공감X), 동조강박(다수에 따름, 자아가 약하니까), 폭력성과 공격성(무의식적으로 길들여져), 흑백논리(자기 성찰 결여). 우리가, 우리 교육이 파시스트를 기르는 것이다. 지도자가 교육을 ‘경쟁시장’이라 표현하며 교육에 대한 입장을 최초로 표명했다. 한국사회는 거대한 퇴행을 하고 있다. 민주주의 퇴행, 수구들의 귀환(정치적 퇴행), 신자유주의 부활, 냉전시대로 회귀. 한국 교육의 큰 문제가 ‘경쟁’이다. 교육에서 승자와 패자가 갈린다. 교육이 시장인가? 책 ‘공정하다는 착각’은 최고의 책이다. 미국이 야만적으로 된 것에 대한 대답의 책이다. 한국은 사회적 가치를 완전히 상실했다. 성찰이 필요하다.

68혁명과 교육개혁을 통해 독일의 교육은 완전히 바뀌었다. “경쟁교육은 야만인이다”라며 등수석차가 사라졌고, 고등학교 졸업시험만 있다. 비판교육, 반권위주의 교육, 과거청산 교육, 공감교육을 지향한다. 독일사회는 교육학적 실험실이 되었고 50년 간 지속중이다. 히틀러, 파시즘의 3대 논리 경쟁, 우열, 지배에 반하여 “당당하고 기품 있는 사람, 인간 존엄 불가침”을 교육의 중심으로 한다. 경쟁은 자연스럽지 않다. 경쟁은 필요하지 않다. 권력억압에 저항하고, 사회적 불의에 분노하고,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능력이 민주시민의 3대 능력. 한국의 현실은 경쟁지상중의, 주입식교육, 학력계급의 사회, 승자독식 사회, ‘교육’ 없는 ‘학습’, ‘사유’ 없는 ‘지식’. 경쟁사회 속에서 심리적 트라우마를 키운다.

한 사람을 깊이 사랑해본 경험이 있어야 비로소 보편적으로 인간을 사랑할 수 있다. 많은 것을 경험하고, 꿈꾸고, 아름다움을 감상해야 비로소 아이들이 성장해 나간다. 교사가 중요한 정치세력이다. 교사의 정치적 권력 복원에 스스로 최선을 다하라. 스스로 민주시민이 되는 선택을 해라.

 

 

흑인 난민 이주민을 소수자로 만들어온 배제의 메커니즘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우리사회의 혐오와 편견은 물리적 압박 뿐 아니라, 공기처럼 스며있다. 사회전반에 대한 편견과 혐오 멸시는 상존한다. 목을 누르는 직접적 폭력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편히 숨쉬기 힘들게 만드는 간접적이고 완만한 폭력이 천천히 가해지는 보이지 않는 폭력들에 대해서도 우리 안의 반성이 필요했던 시간이었다. 인간은 없고 인종주의가 있을 뿐이라는 토니모리슨의 말처럼 흑인 유대인 무슬림 아시아인 이주민 난민은 국가 안에서 인종화 된 몸을 부여 받은 타자들의 이름이다. 인간을 인종이라는 말로 가두는 시각적 이데올로기로, 인간을 분류와 개념의 체계로 만드는 아름다움에 대한 미학의 근거조차도 강력히 주입하는 백인 우월의 지배주의는 인종론 인종자본주의를 만들었다. 한국에서도 인종적 타자인 난민, 혼혈인, 결혼이주자. 이주 노동자들이 있다.

한국 남성과 결혼하는 이주여성은 가부장제와 젠더 불평등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한계들이 자주 목격된다. 한국은 난민 지위에 관한 협약 가입국이지만 2019년 기준 중립적이고 공정한 난민 절차를 이루지 못했다. 세계평균 난민 인정율 29.9%, 우리나라의 난민 인정율은 0.8%로 떨어지고, 난민을 더 신속히 추방하는 방법으로 난민 개악법이 진행 중이다.

인종협의 배제 대상은 비단 흑인 뿐 아니라 무슬림 이주민 아시아인으로 확장되고 있다. 정의에 대한 보편법을 가지고 연대와 환대를 해야 한다. 난민에 대한 이분법적 잣대를 버리고 낯선이와 공존을 정의의 관점에서 새롭게 개념화하는 일이 필요하다 한국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자격을 묻고 등급을 나누는 것은 불합리하다. 우리나라도 난민시절이 있었고, 언제든지 난민이 될 수 있는 잠재적 난민의 이기도 하다.

신자유주의의 이론인 공정의 주장이 차별을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 공정의 함정에서 벗어나 정의의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다문화의 접근보다는 거주민으로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주민으로 이어져 어디에서 왔는지를 묻는 대신 지금 여기 함께 있음을 인정하고 한 공간을 이용하는 주민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면 선주민과 이주민의 연대는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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