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봄을 부르는 ‘우수’ 지나 깨는 봄 ‘경칩’이 시작된 날

작성자
해님
작성일
2021-03-06 08:08
조회
857
봄을 부르는 ‘우수’ 지나 깨는 봄 ‘경칩’이 시작된 날

 

온다온다 비가온다 우수날에 비가온다


우수비는 봄부름비 봄이오라 재촉하네


보슬보슬 부슬부슬 타닥타닥 토독토독


하늘소식 알려주며 온누리에 비내리네


-김희동 절기노래 중 일부-



 

삼월 첫 날은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사실 ‘우수비’보다는 좀 세게(?) 내렸지만... 둘쨋 날은 어린이들 마다 학교 오는 시간이 달라서 모두 함께 산에 오르지 못했다. 봄을 부르는 비 덕분에 겨울 내 얼었던 땅이 녹아 칠보산 계곡 물소리가 너무 아름답다. 재촉하는 봄비와 떠나지 못하겠다는 겨울이 함께 만난 날~ 산 입구에서는 나무에서 녹은 물이 뚝뚝 떨어졌는데, 중턱 즈음 지나니 하얀 눈 꽃이 아쉬운 마음을 담아 마지막 인사를 한다.



네 어린이가 다 모인 날 아침부터 산에 가자고 재촉한다. 어제 발견한 물웅덩이를 친구에게 빨리 소개하고 싶은가보다. 다른 어린이가 풍덩 빠져든다. ‘얼음 녹은 물이라 엄청 찰텐데...’ 이왕 빠져든 것 학교로 돌아와 장화까지 갈아 신고 둘-셋-넷 다 뛰어든다.

철 이른 아이들 물놀이에 놀랐는지 나무에 새순도 빼꼼 올랐다.



교실 한 쪽을 따뜻한 아랫목으로 데워놓고 발을 녹인다. 저들끼리 옷도 잘 갈아입는다. 교실에서 내복만 입고 있겠다는 걸, 어린이집-유치원과 달라진 점을 알려준다. 사실 제보가 들어왔는데 어떤 어린이가 저기 나무 옆에서 가만히 있길래 뭐 보나? 했더니 바지를 내리고 쉬를 하고 있더란다. 2학년 어린이가 “해님선생님, 1학년이 현관에 신발 정리 안하고 가면 저희가 청소할 때 어려우니 신발 정리 잘 하라고 가르쳐주세요.”를 시작으로 난간에 발 내밀고 있는 어린이에게 4학년 누나가 “거기서 그럼 위험해!” 한다. 여기저기서 어린이 선생님들이 1학년 어린이들을 잘 가르친다. 그렇다고 우리 칠보산 어린이들이 규칙만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복도에서 6학년과 1학년 알까기 한 판이 벌어졌다. 이긴 건지 져 준 건지... 6학년과 알까기 한 어린이들이 교실에 책상 들고 들어와 저들끼리 둘 째 판을 벌인다.

그런데 잠깐. 교실에 머무는 놀이보다 밖을 더 좋아하는 어린이들 ‘징’울리는 공부시간 말고는 교실에 코빼기도 안 보인다.



깨는 봄 경칩 첫 날~ 개구리 소리를 찾아 칠보산에 올랐다. 제각각 신발을 신고 올랐다. 젖은 신발이 싫어서, 물웅덩이에서 놀려고 크록스랑 장화 신고 오른 어린이에게는 매끄러운 돌 위는 되도록 피해 가라 알려준다. 굳이 3학년을 따라가겠다고 해 정상 즈음까지는 같이 올랐는데 어느새 우리들 발이 날쌔 3학년 끝머리 형님들은 보이지도 않는다.



돌아오는 길에 2학년을 만났는데 두꺼비를 발견했단다. 두꺼비 할아버지가 어린이들에게 봄 인사 받으러 나오셨는지 느릿 느릿 걸으며 아이들을 한 명 한 명 다 둘러본다.

“안녕 !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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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18 21:44
    사진작가 하셔도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