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학년 달반 9,10,11월 돌아보기

작성자
달아
작성일
2022-11-29 06:46
조회
924
1학년 달반 9,10,11월 돌아보기

 

 

학년여행 (*여행후기 글에 덧붙임)
여행 준비의 꼭지

 

우리학교 여행은?

모둠이름과 모둠구호, 역할

여행수첩 만들기

식단 짜기

식재료 나누기, 식사 당번 정하기

여행약속

준비물

가방점검

뽐내기 대회

여행 흐름

여행지 공부

숙소

안전교육

여행노래

교통편

 

#모둠활동

일학기에는 주로 전체 활동을 많이 했다. 여행준비를 하며 세 개의 모둠으로 나누어 준비를 했다. 모둠을 이끄는 이끄미, 길을 찾고 친구들의 안전을 살피는 길잡이, 먹거리를 살피고 요리 할 때 이끌어줄 요리사, 모둠 친구들이 서로 평화롭고 공평하게 지내는지 살피는 수호천사 역할이 있다. 모둠끼리 모여서 서로 의논하고 역할을 정했다. 모둠이름과 구호도 정했다. 내 의견을 말하고 다른 친구의 의견을 묻고 서로 생각이 다를 경우 어떻게 조절하면 좋을지를 방향을 잡아주니 어린이들끼리도 의견을 잘 모으고 결정을 했다. 모둠활동은 활기찼고 다툼보다는 함께 즐거운 분위기로 여행준비를 시작할 수 있었다.

 

#우리 손으로 준비하는 여행

여행 준비를 하는 기간이 짧아 9월에는 거의 매일 여행 준비와 계획으로 시간을 보냈다. 식단을 가장 먼저 정했다. 학교에서 소박하고 건강한 식재료로 먹거리를 준비하듯, 여행 식단도 이를 바탕으로 선택하기로 한다. 여행지까지 식재료를 배낭에 넣고 메고 가야 하니 무게도 고려해야 한다. 달걀같이 잘 깨지거나 금방 상하는 재료는 더욱 고민이 된다. 고기와 가공식품, 밀가루가 많이 들어가지는 않았는지, 매운맛이 여러 번 들어가지는 않는지, 알레르기나 먹기 힘든 음식이 있는 친구는 없는지.. 두루 살피며 식단을 결정했다. 필요한 식재료를 알아보고 무게와 가격, 부피에 따라 고루 나누었다.

수시간과 연결하여 시계 공부를 하며 여행 흐름을 살폈다. 갯벌은 무엇인지, 갯벌에는 어떤 생물이 사는지 책을 찾아보고 공부를 했다. 갯벌은 언제 가는지, 물놀이를 할 수 있는지 관심이 뜨겁다. 친구들과 하고 싶은 일들을 떠올리며 여행을 기대하게 되니 좋다. 기대되는 마음은 집을 떠나는 두려움을 이기게 한다. 함께 해서 재미있는 일, 여행을 떠나서 하고 싶은 일을 하나씩 늘려간다.

여행지 지도를 보며 대부도는 어떤 곳인지 여행지 공부를 했다. 대중교통으로 가야하니 교통편 공부도 해야 한다. 버스만 타고 다니다가 지하철도 탄다고 하니 더 기대가 된다. 몸보다 크고 무거운 배낭을 메고 가야 하니 교통편 환승이 적을수록 부담이 덜하다. 계단을 오르내리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세 번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야 하니 안전이 중요하다.

안전 약속도 중요하게 다루었다. 마지막 버스에서 내려 숙소까지 가는 길, 주변에는 무엇이 있는지, 셋째 날 대부해솔길 코스는 어떻게 되는지, 어린이들은 지도를 보는 일에 흥미가 높다. 우리의 동선에 따라 색연필로 표시도 해보고 꼭 가야 하는 곳에 동그라미도 친다. 내가 가는 길을 아는 것, 발로 걷는 여행의 시작이다.

갯벌에서는 어떤 옷을 입으면 좋을지, 많이 걷는 날 옷차림은, 날씨에 따라서는? 쓰임에 따라 입을 거리, 먹을거리, 씻을 거리, 쓸거리를 챙겨본다. 가정에서 짐 챙기는 연습을 해오기로 했다. 여행 배낭 점검하는 날에는 동그랗게 앉아 배낭에 있는 짐을 모두 빼서 하나씩 점검하고 직접 챙겨 넣었다. 이름이 안 써진 건 이름을 쓰고 빠진 것, 더한 것을 점검한다.

여행을 떠나기 전날 안전교육과 여행 약속, 빠진 일들을 점검해본다. 모둠별 뽐내기 대회도 틈틈이 준비했다.

# 안전하고 건강하게

3박 4일 내내 삼시세끼 해 먹고 스스로 물건을 챙기고 친구들과 잠을 자고, 씻고, 빨래 하고, 청소하고, 설거지하고, 짐을 챙겨 길을 걸었다. 신나게 놀고 다투기도 많이 다투었다. 날마다 도전하고 이겨내야 하는 일들이 있었고, 어린이들은 함께 하며 두렵기보다는 즐겁고 신나는 일로 받아들이고 기꺼이 해냈다. 교사들도 3박4일 투닥되는 어린이들과 함께 하며 오르락 내리락 즐겁고 힘들도 그런 여행이었다.

여행을 다녀와서 후기를 글로 쓰고 여행지에서 재미있었던 일을 돌아보고 나누며 우리의 이야기가 늘었다. 같이 하는 게 중요하고 놀이나 추억을 공유하는 게 너무나 중요한 아이들에게 공동의 추억이 생긴 건 참 좋은 일이다. 사진 영상을 두 번 반복해서 보며 까르르 웃고 여행추억을 돌아보며 수다를 떨었다.

여행을 참 좋아하고 잘하는 일이 많은 어린이들이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달반 어린이들이 얼마나 더 여행을 잘 해낼지 기대가 된다.

 
 

 

키워드로 정리하는 2학기

 

#우리는 아직 할 말이 많다.

#귀담아듣기, 상황 살펴 말하기는 시간이 걸리겠다.

#얘들아 제발 동시에 말하지 말자. 선생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줄래?

#옛이야기를 들을 때는 마법같은 집중력을 발휘한다.

#모둠활동, 짝활동 활발하게

#“같이하자”

#놀이가 중심인 아이들

#학교 곳곳에서 흩어져 신나게 놀아요

#수업 시간에 교실에서 다시 에너지를 모으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서로에게 관심이 많다. 넘치는 관심은 참견이 되기도

#추억공유가 자랑이 된다.

#혼자보다는 함께 하는 게 좋다.

#체력이 많이 좋아졌고 오래 걷기, 산행, 두루 잘한다.

#반에 구조를 만들면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자신의 역할을 잘 해낸다. 모둠활동도 잘한다.

#손이 여물어서 만들기, 청소, 몸으로 하는 일을 잘한다.

#학교 행사에 적극적으로 함께 한다.

#우리는 모두 주인공

 

 

칠보산어린이되기

 
-우리학교 여행은

-우리반 놀이문화 돌아보기

-<평화의 징>

-우리반 평화약속

-<하늘을 나는 사자> 사자의 마음은? 다른 사람의 말을 귀담아드는 다는 건?

-<구덩이에서 어떻게 나가지> 질문 하나를 고민하고 생각 나누기

-다른 사람의 말을 귀담아듣기

-의사결정방법: 다수결, 소수결, 만장일치

-자치회의

안건, 진행자와 참여자, 발언권, 의논, 의견
 

칠보산어린이되기는 수업은 일주일에 한 번이지만 일 년 내내 생활에서 어린이들과 꾸준히 약속하고 연습하며 힘쓰는 과정이다. 일학기에는 우리학교의 철학과 문화를 하나씩 배우고 연습을 했다. 2학기에는 그동안 배운 일을 실천하고 돌아보았다. 우리반 문화를 돌아보고 함께 지켜야 할 것과 고쳐나가야 하는 일을 같이 나누었다.

1학기에는 긴장감도 있고 서로 알아가며 부딪치고 다투는 일이 잦았다. 2학기가 되니 관계와 놀이문화, 어린이들의 분위기에도 변화가 있다. 각자 자기가 하고 싶은 놀이를 하다가 놀이가 맞으면 함께 놀던 분위기에서 이제는 어떤 친구가 놀이를 만들어 내면 그 놀이가 유행을 하고 그 놀이 안에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나도 같이 하자.”는 말이 다양하게 나타나기 보다는 한 두가지 놀이를 중심으로 어린이들이 모여드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다 보니 놀이에 함께 하는 인원, 놀이 규칙, 놀이의 시작과 끝맺음에서 공평하지 못하거나 놀이의 중심이 되는 어린이의 선택과 생각에 따라 놀이 규칙이 달라지거나 놀이에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겼다. 놀이가 힘이 되기도 하고 또 다툼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놀이에 따라 관계가 바뀌고 문화가 바뀌기도 했다.

어린이들 안에 자연스럽게 생기는 분위기와 교사에게 감지되는 불편한 부분을 언제부터, 어디까지 개입을 해야할까 고민이 컸다. 때를 살피며 어린이들의 놀이나 관계를 곁에서 유심히 살폈다. 그러다 문화의 흐름이 한쪽으로 기울고 어린이들 관계에서도 균형이 덜 맞는 듯 하여 개입을 시작하였다. 어린이들이 서로 나누는 대화, 판단하는 말, 차별하는 마음, 하나하나 촘촘하게 개입을 하고 어린이들과도 서로 나누었다. 놀이로 친해진 친구를 편드는 일이나 한두 친구가 소외되는 상황이 생겼을 때, 평화의 징을 치기도 했다.

어린이들 안에 좋고 싫음이 생기고 친구에 대한 판단이 생기기도 한다. 재미있는 놀이를 시작하는 친구의 말을 더 잘들어주고 잘 맞추어 주는 모습도 보였다. 놀이 문화와 관계가 건강하게 흘러가도록 필요한 때에 어른이 끊어주고 올바른 방향을 가르쳐줄 필요가 있다. 하나씩 어린이들과 이야기하고 나누다 보면 어린이들 스스로도 공평하지 못한 일, 친구에게 잘못한 일을 구분하고 잘 알고 있다. 어린이들 스스로 조심하고 다른친구의 마음을 살피려는 모습이 보인다. 스며듦이 빨라서 일상에서도 기린말로 요청하고 서로 잘못한 일은 사과하고 고마운 일은 고맙다 말하는 어린이들이 고맙다.

서로 친해지면서 좋은 물건이 있으면 부럽고 나도 가지고 싶은 마음도 파도처럼 커진다. 친구의 집에 마실 가거나 재미있는 일이 있으면 함께 하고 싶어 진다. 어린이들의 관심이 나에서 관계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서로 좋아도 하고 미워도 해보고, 한쪽으로 마음이 쏠리기도 하고, 친구에게 맞추어 내 것을 덜 표현하기도 하고, 어린이들 안에 시도하고 연습하고 실수도 하며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본다.

1, 2, 3학년 때까지는 생각이 자기 중심적이고 해석이 있다. 내가 생각하고 싶은 대로 보고 판단한다. 판단에 갇히지 않도록 생각을 유연하게 하기. 사실과 생각, 판단을 구분해주기 / 계속 다투고 멀어지고 가까워지고, 편들고, 관계의 변화가 있을 것이다. 4학년이 되면 관계와 어린이들의 성장이 꽃피지 않을까.

 

 

<하늘을 나는 사자>를 들려주었다. 어린이들이 이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이 드는지, 사자의 마음을 어떻게 느끼는지 궁금했다. 왜 사자는 다시 힘을 내어 사냥을 떠났을까? 사자는 왜 혼자 밤새 울었을까? 사자는 오랫동안 잠이 들었다가 아이의 말에 깨어났을까? 질문을 구체적으로 하니 어린이들도 대답을 자세하게 했다. 생각한 것 보다 더 사자의 마음을 살피고 공감하는 말을 많이 했다. 사자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을 한마디씩 했을 때 마음이 뭉클해졌다. 어린이들 안에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살피고 공감하고 싶은 마음이 느껴졌다.

 

올해 일학년은 매주 모둠에서 자치회의에 참여했다. 덕분에 회의에서 의견도 내고 자연스럽게 회의를 경험하고 있다. 우리반은 아직 반장단이 없다. 모둠에서 역할이 있고 그 역할을 두루 경험해 보도록 하고 있다. 의사결정 방법에서 다수결과 소수결의 장점과 단점을 어린이들이 잘 이야기 해주었다. 우리반에서 다룰 수 있는 안건이 무엇이있을까 살펴보았다. 급식 줄 순서를 안건으로 의견을 나누었다. 의견을 말할 때 내가 좋고 싫은 게 의견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우리반의 모두의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고 생각을 말하도록 이끌었다. 어린이들도 공평하게 함께 할 수 있는 쪽으로 의견을 많이 내었다. 다음해에 본격적으로 학년회의를 시작한다. 적극적인 분위기가 좋은 어린이들이 모여 있어서 회의 문화를 잘 만들어 간다면 공동의 문제에 보다 더 관심을 가지고 서로 좋은 의견을 주고 받으며 회의를 만들어 갈 것 같다.

 

말과글
-여행지 공부하기

-여행준비

-홀소리와 닿소리 순서대로 읽고 쓰기, 신문에서 가나다라 순서대로 찾아서 오리고 붙이기

-고운 말꽃 피우기 :말 시 쓰기, 함께 낭송하기

-시쓰기

-말놀이 <고구마구마>

-<훨훨간다> 소리 내어 함께 읽기, 선생님과 연극놀이 하기, 말놀이 이어가기, 모둠별로 이야기 장면을 나누어 연극 만들기

-<노란 양동이>

책 표지 보고 상상하기

다양하게 읽기

날마다 무슨 일이 생겼나
 

2학기에는 글자를 쓰는 일이 많아졌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하루닫기 시간에 알림장을 쓴다. 텃밭일지를 쓰고 학년여행을 준비하며 여행수첩에 필요한 내용을 기록하고 여행 일기를 썼다. 어린이들의 흰바탕 공책에 교사가 미리 칸을 그어두었다. 큰 칸에 맞추어 둥근크레용으로 닿소리와 홀소리를 순서에 따라 또박또박 썼다. 노란색 가로줄을 그어서 빨래줄 글쓰기를 했다. 닿소리와 홀소리의 색깔을 서로 달리하여 빨래줄 아래로 받침 글자를 썼다. 한글자한글자 정성을 들여 쓰도록 했다. 번거롭더라도 두 가지 색을 써서 글자를 썼다. 무엇이든 처음에는 자기 습관대로, 자기 편한 쪽으로 하게 된다. 그리도 두 번 세 번째에는 익숙해져서 함께 활동하는 본디 의미를 살려 어린이들과 함께 배움을 이어갈 수 있다. 그 시간까지 기다림이 필요하다. 글자를 대충 흘려쓰던 어린이들도 점차 글자를 또박또박 정성들여 쓰는 모습을 보인다. 집에서 가지고 온 뾰족한 연필이나 펜을 쓰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시도도 해보다가 이제는 나누어준 연필로 글자를 쓴다. 일학기부터 납작크레용과 둥근크레용을 써오다가 색연필, 지금의 연필을 쓰기까지 흐름이 어린이들에게 조금씩 스며든 것 같다.

 

한글을 순서대로 읽으며 모둠끼리 신문에서 찾아서 오리고 붙여보기, 재미있는 말놀이를 많이 했다. 인사를 할 때는 한글 인사를 하고 있다. 오늘 홀소리가 [ㅏ]라면 인사를 이렇게 한다. “맘안” “맘바라” “산안” “바깝산” “난안” “난반짝” “안사” “산상남 가맙삽나다” 날마다 어린이들이 제안하는 홀소리로 인사를 한다. 최대한 웃음을 참고 끝까지 인사를 해야 하는데 말이 웃긴 날은 인사를 하다가 어린이들과 교사 모두 빵 웃음이 터진다. 수업시간 뿐 아니라 일상에서 놀이처럼 한글을 재미있게 익혀가는 방법을 찾는다. 수업시간에 들려주지 못했던 <오늘이> 이야기는 하루닫기 시간에 부분별로 읽어주었다. 이야기 듣는 순간에는 어느때에도 보지못한 집중력을 보여주는 어린이들이다. 날마다 “오늘은 이야기 들려줄거죠? ”달아전설 들려줘야 해요!“ 라고 말하며 눈을 반짝이는 어린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순간이 참 좋다. 어쩜 이리도 이야기를 기다리고 기대하는지! 그 다음으로는 <한락궁이> 이야기를 읽어주기로 했다.

 

어린이들이 하는 재미있고 고운 말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점심시간에 나온 깻잎튀김은 모두가 감탄하며 먹었다. 어린이들이 튀김을 먹으며 맛을 말하는데 표현이 너무 재미있었다. 모두가 좋은 표현이 나올 때를 놓치기가 아쉬워서 얼른 칠판에 어린이들의 말을 옮겨적었다. 시작되니 어린이들 모두 자기가 느끼는 맛을 생생하게 표현해보려고 노력한다. 열한명 모두가 한마디씩 하니 재미있는 함께 쓴 시가 되었다.

일상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붙잡아두고 싶은 경험했을 때 이렇게 교사가 어린이들의 말을 옮겨적으며 모두의 시를 완성했다. 시를 쓰는 날에는 아침 산책을 하며 글감을 찾기로 했다. 우리가 날마다 걷는 길에 있는 나무, 꽃, 길가의 풍경들을 먼저 같이 머릿속에 떠올려 본다. 오늘 내 마음에 들어온 붙잡고 싶은 풍경은 무엇일까? 발견하면 자세히 오래 들여다보기로 한다. 글감을 발견하면 그 자리에 자유롭게 앉아 그림을 그리거나 시를 쓴다. 혼자 글씨 쓰기가 어려운 어린이는 그림을 먼저 그리고 교사와 함께 앉아 시를 쓴다. 어린이들의 시를 함께 읽고 조금더 담고 싶은 글이 있는지 물어보고 시를 고쳐 써 본다. 시를 고쳐쓸 때는 억지로 생각을 짜내지 않고 어린이가 느낀 본디의 느낌을 더 살리는 데에 집중한다. 어린이가 더 마음을 내고 싶지 않을 때, 충분하다 느낄 때는 처음 써온 그대로 두기로 한다. 시를 쓰는 과정이 즐겁고 꼭 하고 싶은 순간의 말로 채워지기를 바란다. 겨울의 길목에 어린이들과 입학하며 처음 걸었던 산책길 풍경과 지금이 비슷하다는 걸 느끼며 어느덧 우리가 사계절을 함께 보내고 한해가 가고 있음을 나누었다. 그 풍경들을 붙잡아 시를 쓴 어린이도 있다. 같은 길을 걸어도 날마다 계절마다 보는 풍경이 서로 다르다. 어린이들은 그것을 더 자세히, 섬세하게 보는 힘이 있다. 나뭇잎을 모두 떨구고 비이었는 나무를 보며 이제 어린이들과 함께 하는 1학년이 맺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깻잎튀김

 

입에서 빵 튀기는 것처럼 맛있어!

바삭하고 쫀득해요.

깻잎과자 같아요.

달아요.

입에서 톡톡 튀겨요.

아삭해요.

깻잎 튀김은 말랑말랑해요.

원래 깻잎과 맛이 달아요.

더 받고 싶어요. 계속 먹고 싶어요.

맨날 먹고 싶어요.

최고최고!

맛있어!

 

 

달리기

 

달리니까 엄청 더웠어요.

심장이 무너지고 바위에 부딪치는 느낌이 나고

다리에 힘이 풀리고 몸에 열이 났어요.

바람을 맞아서 상쾌했어요.

너무 힘들고 1975걸음 걸었어요.

가슴이 아프고 산에 올라가는 것 같았어요.

힘들고 덥고 몸에 힘이 푸우욱 빠졌어요.

다리에 힘이 없어지고 너무 힘들었어요.

막 달리니까 기분이 좋았어요.

달릴 때 생각보다 더 달리는 거 같아요.

힘든 것도 더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훨훨 간다> 교재를 처음으로 함께 읽었다. 바른자세로 앉아 책을 세우고 두손으로 꼬옥 잡고 함께 입을 맞추어 소리 내어 읽는다. 내가 잘 읽어도 친구들과 속도를 맞추어 천천히 읽어본다. 짝이 책이 없을 때는 책을 가운데에 두고 함께 읽는 방법을 배운다.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흐름을 놓치지 않고 글자를 읽어본다. 교사가 할아버지 역할을 하면 어린이들은 자연스럽게 물건을 사는 손님들, 이야기 속 역할이 되어본다. 서로 주거니 받거니 역할놀이도 하고 말놀이에 맞게 몸동작도 해본다. 모둠끼리 장면을 나누어 간단하게 대본을 써보고 역할을 나누고 장면을 연습했다. 대본의 형식을 같이 배우고 시작해도 어렵다. 역할을 나누는 과정, 연습하는 과정에 서로 의견을 조율하고 어린이들끼리 집중하여 장면 하나 만드는데에 시간이 걸린다. 무엇하나 쉽게 술술 풀리는 일보다 서로 다투거나 의견을 모아 행동하기가 어렵다. 그런 과정에 서로 조율하고 함께 하는 경험을 한다. 겨우 모둠끼리 장면 연습을 하고 발표를 하면 어린이들끼리는 그렇게 웃기고 재미있다. 친구가 연기 하는 모습을 보면 배꼽이 빠진다. 그 과정 자체가 재미있고 생생하다. 연극은 참 재미있다.

 

말과글의 마지막 수업은 <노란양동이>교재로 함께 읽고 나누고 글쓰기를 하고 있다. 윗학년에서 물려준 노란양동이 책은 일학년 교실에 두고 몇 해째 함께 읽고 있다. 고마운 일이다. 월요일, 아기여우가 노란양동이를 발견했다. 아기여우의 마음은 어떨까? 함께 읽고 짝끼리 읽고 혼자 읽고.. 요일마다 소리내어 읽어나간다. 교사가 준비해둔 노란양동이를 교실 한켠에 둘 것이다. 어린이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노란양동이의 주인을 찾는, 혹은 주인이 되기를 바라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아기여우의 마음을 엿보며 우리도 일주일 동안 노란양동이를 조금씩 읽어보려 한다. 이 책을 모두 읽고 어린이들과 나눌 이야기와 글이 기대가 된다.

 

 



 
-1초 동안 할 수 있는 일, 1분 동안 할 수 있는 일

-긴바늘 한바퀴, 작은 바늘 한바퀴

-시계 그리기, 여행 하루 흐름

-시계만들기

-정각과 삼십분

-수 크기 비교

-두수를 더해서 10 만들기

-받아올림과 받아내림이 없는 한자리수의 덧셈과 뺄셈

-받아올림과 받아내림이 없는 두자리수의 덧셈과 뺄셈

-받아올림이 있는 한자리수의 덧셈

-받아내림이 있는 뺄셈

-상상 칠보시장, 1학년 칠보시장
 

1학년 수 수업을 실제로 진행하며 교육계획대로 모두 하기에 시간이 부족했다. 게획에 너무 많은 내용을 담았던 것이다. 그래서 선택과 집중을 할 필요가 있었다. 2학기에는 주로 시계 읽기와 수 크기 비교, 받아올림과 받아내림이 있는 덧셈과 뺄셈에 집중을 했다.

수 교재가 있다면 흐름대로 연산을 연습하고 반복하기에는 편했을 수도 있다. 그래도 가급적 어린이들이 문제를 푸는데에 집중하기 보다는 조작활동을 하며 직접세고 덜어내고 가르고 모으면서 수를 만나기를 바랬다.

시계를 공부하는 시기는 여행준비로 바빴다. 달반 어린이들은 거의 모두 손목 시계를 차고 있다. 바늘 시계를 이미 읽을 줄 아는 어린이도 있고 전자시계를 사용하는 어린이도 있다. 여행 흐름을 공부하며 시계 읽기를 함께 다루었다. 일정은 가급적 정각과 삼십분 단위로 나누어서 어린이들이 직접 시계를 그려볼 수 있게 여행수첩을 준비했다. 교실에는 어린이들이 쉽게 볼 수 있는 바늘시계를 두었다. 긴 쉬는 시간을 주는 날에는 시계를 보는 연습을 하는 어린이들은 “긴바늘이 어디에 갈때까지 쉬어요?” 하고 묻기도 한다.

여행 후에는 수 크기를 비교하고 등호로 써 보았다. 그리고 10만들기를 복습하고 덧셈과 뺄셈 공부에 집중하고 있다. 수스케치북에 칸을 나누고 덧셈과 뺄셈 식을 쓰고 바둑돌을 이용하여 직접 풀어본다. 받아올림이 있는 덧셈을 익히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바둑돌로 10을 먼저 만들고 남은 낱개를 세어 받아올림이 있는 덧셈을 익혔다. 덧셈빙고, 서로 문제내기, 상상칠보시장과 같은 활동을 하며 어린이들이 받아올림이 있는 덧셈을 공부했다. 덧셈을 공부하며 자연스럽게 칸 공책을 도입했다. 칸공책을 쓰는 방법, 연필 쥐는 방법, 공책에 쪽수 매기기를 하는데 한 차시가 훌쩍 간다. 칸 공책에 맞추어 숫자를 하나씩 쓰고 덧셈뺄셈 기호를 쓰며 연산 공부를 한다. 수스케치북과 크레용, 색연필을 쓰다가 적절하게 연필로 넘어오는 흐름이 좋았다. 어린이들도 숫자를 정성껏 쓰려고 노력한다. 몇차시 덧셈을 반복하다 보니 바둑돌을 이용하지 않아도 스스로 받아올림이 있는 덧셈을 쉽게 하는 방법을 찾아낸다. 어린이들에게 덧셈하는 방법을 물어보니 서로 다르다. 서로 다른 자기의 방식을 소개 하기도 했다.

1학년 수는 받아내림이 있는 뺄셈을 공부하고 1학년 칠보시장을 열어 직접 더하고 빼면서 재미있게 마무리 하려고 한다.

 

 

 

텃밭살림

 
-땅콩 수확하기, 삶아 먹기

-무씨 뿌리기

-배추와 무 돌보기

-갓 씨 심기. 돌보기

-수확하기

-김장축제
 

 

 

1학기에 심은 땅콩을 수확했다. 조심조심 뿌리에 가까운 줄기를 움켜잡고 땅콩을 살살살 뽑는다. 뿌리마다 알알이 자란 땅콩을 놓치지 않으려면 힘 조절을 잘해야 한다. 땅속에 있던 땅콩이 우르르 뽑혀져 나오면 너무 신기하다. 신나게 땅콩을 뽑고 혹시 땅에 남겨진 건 없는지 흙을 뒤집으며 찾는다. 줄기와 뿌리를 걷어내고 땅콩 열매만 모아보니 양이 얼마 되지 않는다. 그래도 소중하게 안고 학교로 돌아간다. 수업시간 내내 교실 한켠에 땅콩을 삶았다. 고소한 냄새가 모락모락 나니 어린이들의 코가 벌름 거린다. 도대체 저 땅콩은 언제 먹을 수 있을까. 너무 궁금해서 몇 번이고 되묻는다. 적은 양이지만 우리가 먹을 개수를 세고. 학년마다 나누어 담아 어린이들이 직접 배달했다. 선생님들에게, 다른 학년에게 직접 배달하는 기쁨이 크다. 서로 한번이라도 더 가고 싶어 하는 마음이다. 양은 적지만 그래도 함께 나누어 먹으니 더욱 뿌듯하다.

 

땅콩

 

손으로 당겨서 뽑았어요.

땅콩이 울퉁불퉁해요.

땅콩이 팔자모양이예요.

눈 사람 같았어요.

껍질이 얇았어요.

냄새가 고소해요.

땅콩을 이빨로 깨물어서 까 먹었더니 맛있었어요.

땅콩을 뿌리에서 떼서 주머니에 넣었어요.

땅콩 잎에 달팽이가 너무 많았어요.

땅콩을 먹었더니 너무너무 달았어요.

만졌을 때 말랑말랑 했어요.

팝콘냄새 설탕 안들어간 고소한 두유맛이 나요.

 

씨앗이었던 무가 자라나는 과정은 너무 신기하다. 작은 잎이 트이더니 어느새 성큼성큼 자랐다. 무 머리가 조금씩 나오면 그모습이 무척 귀엽다. 무는 손이 많이 가지 않는다. 배추도 윗학년에서 날마다 물을 주고 부지런히 일을 한 덕에 일학년들은 텃밭에 오면 할 일이 그리 많지가 않다. 그래도 배추잎을 살펴 벌레를 잡다가 벌레 관찰을 하고 마른잎도 떼어주고 잡초도 뽑았다. 일을 마무리하고 시간을 들여 텃밭일지를 썼다. 땅 속에 튼튼하게 자리잡은 무와 배추를 그리고 일지를 쓴다. 어린이들의 텃밭일지에 그려진 작물들이 참 귀엽다.

 

오마이 갓 씨를 뿌렸다. 40일이면 잘 자란다고 했는데 갓이 자라는 속도가 영 시원치가 않다. 11월 중순 김장축제를 할 때가 되었는데 오마이갓! 갓이 너무 새싹이다. 김장축제날 배추와 무를 뽑으며 갓이 다치치 않도록 나무로 둘레를 쳐준다.

 

김장축제가 끝나니 텃밭에 일하러 가는 일이 줄었다. 우리의 새싹같은 오마이갓은 잊고 있었던 틈에 잎에 보랏빛이 스며들었다.

내년에는 어린이들이 손을 더 많이 넣고 부지런히 일할 수 있는 작물을 키우면 좋겠다.

 

 

 

생활미술

 
-여행수첩 만들기



-찰흙만지고 놀기

-여행 때 갯벌에서 본 생물 흙으로 만들기

-동물 만들기



-가을 꽃 그리기

-꽃도감 책 만들기

습식수채화

-도구 만나기

-색만나기
 

9월의 생활미술은 여행수첩을 만들고, 여행준비로 모둠활동을 하며 보냈다. 여행준비를 하며 작은 공책 한권을 알차게 잘 썼다. 인쇄한 부분은 공책에 맞추어 오리고 풀을 떨어지지않게 붙이는 방법을 배워 꼼꼼하게 붙였다. 여행수첩은 글자도 정성껏 쓰고 그림고 색칠하며 예쁘게 꾸몄다.

3월 봄부터 우리 둘레에 피는 꽃을 자주 그렸다. 세가지색 둥근 크레용으로 여러 꽃을 그렸다. 색이 다양하지 않아도 어린이들은 그 안에서 꽃잎과 빛깔을 표현했다. 한가지 색을 더 한다면 흰색이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납작크레용은 서로 섞여 빛깔을 표현할 수있는데 분홍빛이나 옅은 빛깔을 표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학교 설명회 전시에 맞추어 꽃그림을 모아 책처럼 꽃도감을 완성했다. 작은 꽃도감책을 보고 어린이들이 무척 만들고 싶어했다. 전시를 한다고 하니 마지막 표지를 만들 때 그림에 자신없다 하던 어린이도 오랜시간 정성을 들였다. 발표나 전시 같은 활동이 어린이들에게는 큰 동기부여가 되는 듯 하다. 어린이들의 꽃 그림을 도감으로 모아보니 저마다 빛깔과 손길로 꽃을 표현한게 더 드러난다. 고운 빛깔과 손길로 열한권의 꽃도감책이 완성되었다.

 

도자기 찰흙을 주문했다. 덩어리를 뚝뚝 떼어 어린이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릇에 물을 담아 조금씩 섞어가며 주물주물 반죽을 하고 학년 여행때 보고 그렸던 갯벌생물을 만들었다. 갯지렁이, 망둥어, 조개, 낙지.... 다양한 갯벌생물을 만들었다. 조각조각 나누어 만드는 것 보다는 큰 덩어리에서 형태를 만들어가는 쪽이 더 튼튼하게 말랐다. 처음에 만든 갯벌생물중에 형태가 세밀하거나 덩어리를 서로 이어붙인 건 마르면서 부셔지거나 떨어졌다. 두 번째 만들때는 형태를 두텁게 덩어리에서 시작해서 만들어 나갔다. 마르면서 형태가 보존되지 못하는 점이 아쉬웠다. 잘 마른 작품들은 학교설명회에 전시를 하고 교실에 두었다. 자연스럽게 조금씩 부셔지면 다시 흙으로 돌려보냈다. 기회가 되면 공방에 문의를 하여 어린이들이 만든 작품을 도자기로 구워보고 싶다.

 

습식수채화는 계획에 두고는 미루고 싶었던 활동이었다. 재료도 많고 교사의 손도 많이 간다. 과연 1학년 어린이들과 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모둠을 나누어 활동해야 하나 고민했다. 첫날은 어린이들에게 도구 소개를 하고 어린이들도 도구를 만나보고 준비과 정리까지만 연습해 보려고 했다. 어린이들에게 도구를 하나씩 소개하고 직접 만져보고 책상 위에 준비를 하는데 가능 할 것같은 생각이 들었다. 어린이들도 직접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커서 그날 바로 색만나기를 했다. 어린이들에게 도구를 아기 궁뎅이 다루듯이 조심히 다루고 천천히 정성을 다하기를 당부했다. 노랑이를 만났다. 젖은 종이 위에 물기를 해면으로 살살살 펴주고 천천히 노랑물감이 스민 붓을 움직였다. 내가 붓으로 색을 칠하고 물과 빛과 마르는 과정에서 각자 제할일을 한다. 그리고 하루가 지나면 내가 맺었던 그림과 조금 다른 빛깔의 그림이 완성되어 있다.

어린이들은 차분하게 도구를 준비하고 색을 칠하고 마무리까지 했다. 교사가 당부한 것을 잊지 않고 해내는 모습에 마음깊이 감동을 받았다. 습식수채화를 마치고 어린이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와 고마움을 표현했다.

 

 

학교밖학교
황구지천 걷기

화성행궁 – 임금님의 효심 / 자전거 타기

융건릉 –임금님의 효심

 

생태교실

-하천생태교실

-칠보산의 가을
 

*생태교실

두 번의 생태교실을 꾸렸다. 외부에서 하천 전문 선생님께서 오셔서 공원 하천에서 1~4학년이 함께 수업을 했다. 공원에 흐르는 하천에 새우가 이렇게 많이 산다는 것도, 여러종의 물고기가 산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아는 만큼 보이고 나눌 수가 있다. 한번씩 전문가를 모셔서 어린이들과 수업을 하는 건 참 좋은 경험이다. 교사들이 할 수 없는 분야나 깊이를 다루어주시니 교사들도 함께 배운다.

가을이 끝나갈 때 1, 2학년 생태교실을 했다. 칠보산을 오르며 열매와 낙엽을 주웠다. 떨어져 있는 것만 줍기로 했다. 칠보산에는 낙엽의 색이 다양하지 않아서 중등에 가서 노란 은행잎을 잔뜩 주웠다. 가을의 빛깔을 가득 품어주던 우리학교 은행나무가 그리워진다. 1학년 어린이들은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때까지를 보지 못했다. 은행나무가 베어진 날 얼마나 아쉽고 슬펐던지.. 어린이들도 사라진 나무들을 기억하며 마음아파했다.

여러빛깔 나뭇잎과 열매, 꽃을 모아서 짝끼리 계절밥상을 차렸다. 별놀이터에 만다라처럼 아름다운 계절 밥상이 차려졌다.

 

*학교밖학교

여행을 다녀온 뒤로 걷기, 대중교통 이용하기에 자신감이 더욱 생겼다. 달반 어린이들은 어디든 씩씩하고 즐겁게 다니는 힘이 있다. 해님선생님과 함께 황구지천 길을 오래 걸었다. 1학기보다 더 멀리로 나갔다. 보조선생님 없이도 충분히 버스를 타고 내리고 학교밖을 나갈 수 있다. 화성행궁에 가서 모둠끼리 돈을 모아 표를 샀다. 정조대왕의 효심과 관련된 이야기를 듣고 화성행궁을 둘러보았다. 무술 공연도 보았다. 옛이야기와 역사에 관심이 많은 어린이들이라 학교밖현장에 나가면 더 호기심을 갖고 둘러보다. 배우는 기쁨을 알고 더 많이 배우고 싶은 마음이 크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이야기와 역사를 함께 배우면 참 좋겠다.

화성행궁 광장에서 자전거를 빌려탔다. 어린이들이 기대하던 시간이었다. 보조바퀴가 달린 자전거를 타는 어린이들이 5명 있고 6명의 어린이들은 두발 자전거를 제법 잘 탔다. 자전거를 신나게 타는 어린이들을 보며 달반어린이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잘 해낼 일들이 많겠다 싶었다. 고학년이 되어 성장여행을 떠나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잠깐 상상해보았다. 몸으로 하는 일은 무엇이든 잘하겠다 싶다.

내년에도 꾸준히 자전거 연습을 하여 학년이 올라갈수록 자전거를 함께 타고 달리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융건릉까지 바로 가는 버스가 없어서 환승을 해야했다. 이제 버스 환승도 잘 한다. 타고 내릴 곳을 알려주면 서로 확인하고, 대중교통 예절을 서로 지키려고 애쓰는 모습이 참 고맙다.

 

학교밖학교 수업을 하면서 어린이들의 성장을 크게 느낀다. 담임교사 혼자 나갈 수 있을까 싶을만큼 어린 아이들이었는데 이제 더 멀리, 더 오래, 아이들과 나갈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 현장에서 눈을 반짝이며 보고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달반 어린이들은. 더 많이 경험하고 부딪치고 도전하고 해내면서 성장해 나갈 거라는 믿음과 기대가 생겼다. 이렇게 활발하고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어린이들이 일년 내내 크게 다치는 일 없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내주어 얼마나 고마운지.

 

 

어울림

-해님선생님
 

 

담임선생님과 의논하여 2학기부터 아침 열기 시간에 어울림 수업을 열었습니다.

 

토킹피스 놀이

 

2학기 어울림 수업은 매주 3명씩 “칭찬샤워”로 시작했어요. 둥글게 앉은 모둠 안으로 친구 한 명을 초대합니다. 차례로 돌아가며 하나씩 좋은 점, 고마운 행동을 이야기합니다. 친구들에게 칭찬을 선물 받은 어린이는 깨끗한 물로 샤워 한 것처럼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답니다. 시장에 가면, 학교에 가면 놀이 기억하시나요? “시장에 가면 생선도 있고/ 생선도 있고 과일도 있고...” 하나씩 덧붙여 가며 앞 친구가 이야기 한 것을 잘 듣고 기억해 둡니다. 열 한 명의 어린이가 다 이어갔을 때 큰 환성이 울립니다. 우리의 말 중에서 판단하는 말과 관찰하는 차이도 알아보았어요.

 

재잘재잘 이야기도 많고 흥 많은 어린이들이라 한 마디를 들으면 열 마디의 이야기가 쏟아집니다. 수업을 하다보면 떠들썩해지기 일쑤랍니다. “얘들아. 선생님 이야기 좀 들어 줄 수 있어요? 잠깐만요.” 그랬던 어린이들이 어머나. 이제는 손을 들고 자기 차례를 기다릴 줄 압니다. 배려의 말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다른 사람의 말을 귀담아 듣는 것이 중요함을 익혀가고 있어요.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실천

 

‘플라스틱 섬 & 코끼리 아저씨와 100개의 물방울’ 그림책을 함께 읽고 쓰레기를 분리해서 버리는 것, 깨끗한 물의 소중함을 이야기 나눴어요. 아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보다 훨씬 더 가정에서 실천해 가고 있음을 자랑?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가치 “협력, 행복, 우정, 평화”

 

어린이들은 언제 행복을 느낄까요? 부모도 교사도 아이가 행복하길 바랍니다. 학교를 졸업한 선배들이 행복에 대해 생각하고 훌륭한 명상자료를 만들어두었어요.

 

“저는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행복합니다.“ ”저는 가슴 뛰는 일을 할 때 행복합니다.“ 여러 목소리 속에서 지금도 학교를 든든하게 지키고 있는 선생님의 목소리를 찾아냅니다. 행복명상으로 ”행복“을 함께 기억합니다. ”협력“은 장애 이해 공부와 함께 멋진 휠체어모형을 만들어 보았어요. 딱지치기 하나로 서로 합의하며 평화로운 놀이를 구성해 보고, 맛있는 쿠키를 만들어 전 학년과 나누었어요. 우리가 만든 ”우정“의 쿠키를 먹으며 모두 기분 좋은 점심시간이 되었습니다.

 
 

 

 

공동체놀이

소나기 선생님
#다시 한번 약속하며

2학기 수업을 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징이 울리면 동그랗게 앉아서 수업을 준비해야 하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수업 준비가 되지 않는다. 수업 준비가 되지 않으면, 수업 준비하는 것을 연습하겠다는 엄포와 함께 아이들과 처음 약속을 되짚었다. 공동체놀이에 앞서 이 시간을 소중하게 사용하기 위해 아이들과 생각을 나눈다. 친구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정성껏 듣는 것, 그리고 친구들이 들을 준비가 됐을 때 진솔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을 다루었다. 다함께 더불어 즐거운 시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함께 노력하고 지켜야 한다는 것을 나누었다.

 

#민속놀이

추석을 앞두고 민속놀이 한마당을 연다. 씨름과 팔씨름을 하며 서로의 힘을 겨뤄보았다. 아직 힘을 제대로 쓰는 방법을 모르지만 승부에 임하는 자세가 진중하다. 1학년 아이들답게 승부에 열을 올리다가도 친구들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웃음이 터지기도 한다. 선생님과의 시합을 제안했을 때 호기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선생님을 이기는 경험을 해본 아이는 날아갈 듯 기쁨을 느낀다. 승부가 있는 놀이지만 모두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체력검사

윗몸 일으키기, 몸 늘이기를 측정했다. 측정한다고 얘기했을 때 미리 준비하고 연습하는 아이들이 있다. 집에서 열심히 연습한 것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확실히 좋은 기록을 얻는다. 무언가에 도전하고 애쓰고 노력하는 모습이 대견스럽다. 윗몸일으키기를 측정할 때 한 명씩 측정을 하고 다른 친구들은 함께 숫자를 헤아려준다. 마지막까지, 한 개라도 더 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힘을 북돋아 준다.

1등, 2등, 순위를 매기는 것이 중요한 아이가 있고, 또 그렇게 하는 게 불편한 아이도 있다. 친구들과 비교하는 것보다, 자기 스스로의 변화에 집중하자고 이야기 나누었다. 내년에도 똑같이 측정할 텐데, 올해보다 더 나은 기록을 얻을 수 있도록 꾸준히 운동하며 몸을 가꾸기로 한다.

 

#딱지 치기

날씨가 추워지면서 실내놀이를 한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딱지치기. 학교의 상징과도 같은 철딱지를 하기 전에 종이 딱지를 먼저 나누었다. 이면지를 곱게 접어서 딱지를 접기 시작한다. 한 단계 한 단계 천천히 진행하는 데도 아이들마다 속도가 다르다. 모둠으로 나누어서 먼저 접은 아이들이 다른 친구들을 도와주도록 안내했다.

1단 딱지를 완성한 아이들은 딱지의 앞뒷면을 정성껏 꾸민다. 자신이 좋아하는 글자나 한자, 그림, 동물 등을 그린다. 자신이 정성껏 만든 딱지를 가지고 딱지대회를 연다. 진짜로 딱지를 주고받는 형태가 아니지만, 아이들의 긴장감이 크다. 종이 딱지를 마무리 한 후에 철딱지를 만들려고 한다. 철딱지 찌부하는 소리가 한동안 울려 퍼질 것이다.

 
 

 

 

음악

 

 

그루터기

 
“가자 가자 가자~ 숲으로 가자~

 

달조각을 주우러~ 숲으로 가자~”

 

1학년 아이들과 음악시간은 참으로 즐겁다. 자주는 아니지만 목소리가 한껏 모여, 어우러졌을 때 참으로 듣기 좋다.

 

개학을 하고 9월에는, 가을을 준비하는 노래를 불렀다. 김희동 선생님의 ‘가을이 오면’이다. 밤,감,벼가 익고, 단풍이 물드는 자연의 흐름이 담긴 노래이다. 추석에는 강강술래나 남생아 놀아라, 대문놀이를 부르며 추석을 맞이했다. 추석 이후에는 아기염소를 배웠다. 손뼉치기를 이어가고 싶었으나 시간이 부족한 면이 있었다.

 

10월에는 윤동주 시인의 <반딧불>을 노래로 배웠다. 재밌는 표현과 쉬운 가사로 아이들이 금방 익히고 잘 따라왔다. 다음으로는 <금강산>을 익혔다. 금강산에는 여림으로 시작해 세지는 부분이 확실해 목소리의 세기를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후에는 합주에 쓰일 세 곡 중 두곡을 익혔다. <모두 다 꽃이다>,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이다. 간결한 곡이라 익히기에 어려움이 없었다.

 

11월에는 합창제를 준비했다. <선물>과 <아름다운 나라>를 연습했다. 1학년이 부르기에는 가사나 음역이 쉽지는 않은 곡이다. 그렇기에 몇 주에 걸쳐 가사를 천천히 둘러보며 노래를 배웠다. 이후에는 원래 계획에도 있고 합주에도 쓰일 <참 평화의 꽃>과 졸업식 때 쓰이는 <친구에게>를 익힐 계획이다.

 

2학기는 1학기처럼 계획처럼 흘러가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려운 곡을 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었다. 합창제 곡을 배울 때 1,2절은 어려워했지만 후렴 같은 경우는 선배들이 부른 것을 지켜보면서 금세 익혀냈다. 합창제 노래를 배우며 수업의 마무리로 배웠던 노래를 하나씩 불러보았는데 그때 목소리가 가장 좋다. 역시 아이들에게는 너무 높거나 낮은 음역대 보다는 넓고 풍성하게 소리를 내고 스타카토처럼 끊어내는 재미, 어려운 가사보다는 쉽고 간결하며 반복되는 가사가 좋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전체 2

  • 2022-11-30 09:06
    서준이의 하루가 눈에 그려지는 것 같아요. 아이들은 학교에서 잘 크고 있습니다. 선생님 덕분이지요~ 항상 감사합니다^^

  • 2022-12-01 22:48
    오랜 호흡으로 읽게 됩니다. 그만큼 쓰는 일도 힘들었을텐데.. 정성 가득 시간들이 글 속에도 있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