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 냉장고반 돌아보기

작성자
바 다별
작성일
2016-05-12 10:02
조회
1557
3학년 냉장고반 돌아보기

 

 

새 친구 두 명과 함께 새 학기를 열었다. 여러 가지 재미난 특징이 많은 우리 반의 이름은 ‘냉장고 반’이다. 많고 많은 이름 중에 3학년 반 이름으로 유독 많이 선정되는 ‘냉장고’, 올해 3학년도 깊은 고민 끝에(?) 그 이름을 가지게 됐다.

우리 반 아이들은 특징이 있다. 우선 이야기 듣기를 모두 좋아한다. 색칠하기를 좋아하는 여자 아이들이 있고, 수다떨기 삼매경에 수업 시간과 쉬는 시간을 가리지 않는 남자아이들이 있고, 축구나 탁구를 좋아하는 아이들, 봄나물 캐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아이들 그리고 책 보기 좋아하는 아이들이 있다. 그래서 쉬는 시간이 늘 모자란다. 쉬는 시간의 시간은 너무도 빨리 간다며 아쉬워한다. 가끔 우는 아이도 있다. 나는 이점을 높이 사고 싶다. 하고 싶은 일이 많은 아이들은 언제나 생동감이 넘친다. 냉장고반 어린이들은 모두 생동감이 넘친다.

생활 습관 – 정리 정돈, 이닦기와 손씻기, 밥 – 정리 정돈은 편차가 있다. 잘하는 아이들은 꾸준히 잘하고 있고, 잘되지 않는 아이들은 따로 챙겨도 잘되지 않는다. 이것이 한계가 아닌가 생각이 되지만 손을 놓을 수는 없는 부분인 것 같다. 이닦기와 손씻기는 잘 되지 않고 있다. 학교 전체로 그런 면이 있어 자치회의 때 안건으로 내었고, 논의 중인 상태이다. 유난히 밥을 늦게 먹는 아이가 있었다. 보통 한 시간 이상을 밥 먹는데 쓰곤 했다. 천천히 먹는 것이 좋지만 천천히 먹는 것과는 거리가 있는 습관이라 판단되어 관찰을 끝내고 아이와 약속을 하였다. 심각함에 대해서 아이도 알고 있는 문제였고 의외로 대화는 간단히 끝이 났으며 약속을 했다. 벌칙도 정했다. 싫어하는 일을 하게 하거나 좋아하는 일을 못하게 하는 벌칙으로. 약속은 놀랍도록 잘 지켜졌고, 특히 00이의 경우 그 변화를 우리 반 친구 모두에게 인정받았다. 지금도 그 변화를 놀라워하며 언급하는 친구들이 있고 그때마다 듬뿍 칭찬하고 있다. 칭찬 받아 마땅하다.

성교육 – 소중한 우리 몸을 주제로 몸검사 하는 날 성교육을 하였다. 남자와 여자의 몸에 대해 벌써 관심이 꽤 있는 아이들이 눈에 띄었다. 남녀 각각의 몸의 객관적인 신체변화를 살펴보았고, 몸을 아끼는 데 노력하기 위해 각자 다짐을 해보았다. 특히 몸과 관련된 장난은 절대로 하지 않기로 약속을 하였다. 약속이 잘 지켜지기를 바란다.

 
학년회의
누가 : 3학년과 산 선생님

언제 : 월요일 3교시(40분)

 

학기에 두 번 씩 반장단을 뽑기로 했다. 깊이 생각한 뒤 용기 내어 후보로 나서고 정성껏 유세를 준비하여 선거를 치렀다. 이번 학기 선거를 모두 치렀는데, 떨어진 후보들이 크게 속상해하지 않고 2학기 선거에 다시 나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대견스럽게 느껴졌다. 낙선후보들에게는 더 큰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가장 열띤 논의 안건은 ‘학교살이’였다. 무엇을 먹고, 어떻게 놀지를 고민할 때 가장 집중하고, 잘 듣는다. 불편함에 대한 건의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구체적인 주제를 갖고 이야기 할수록 회의가 더 잘 이루어진다.

 
말과글
누가 : 3학년과 산선생님

언제 : 수요일 아침열기,1교시(80분), 목요일 3교시(40분)

 

학교에서 자주 쓰는 글의 형식이 있다. 편지쓰기, 일기 쓰기, 시쓰기, 독서 감상문, 텃밭 일지 등이 그것이다. 자주 쓰는 글이지만 매번 좋은 글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교사의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다. 텃밭 백일장을 앞두고 시 공부를 했다. 우리 학교 문집과 졸업생 두 명의 시집을 가지고. 이 책들의 장점은 우리 학교 선배들의 글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년도는 다르지만 학교생활을 먼저 겪은 졸업생들의 경험담이 담긴 이 글들은 재미를 주고, 영감을 준다. 제대로 영감과 자극을 받은 몇 명의 아이가 틈나는 대로 시를 쓰고 있다. 열심히 하는 모습이 너무 예뻐 잘 쓰면 졸업할 때 시집을 내어주겠다 약속을 했다. 진심으로.

사전 찾기의 시작은 적당한 거리두기였다. 어렵다는 말로 낯설음을 표현했다. 단어의 수를 줄이고, 찾아야 할 단어들이 가까이 모여 있도록 구성하니 조금씩 나아짐이 보였다. 자신감과 재미도 느는 듯 보였다. 재미를 본 아이들은 어려운 것, 더 많은 단어를 찾게 해달라로 조른다. 또 생각나는 단어 예를 들어 ‘똥’ 같은 재미난 글자, 찾아보고 싶은 글자를 일부러 찾아 공책에 기록하기도 한다.

권정생 선생님의 일화을 소개하며 새로운 책을 소개하고 있다. 그럴 때 새로운 책에 더 관심을 보이고 읽어 보려는 마음을 더 낸다.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일기 쓰기로 약속을 하였다. 반 수 정도는 성실히 하는 편이고 반 수 정도는 교사의 개입이 좀 더 필요해 보인다. 일기 쓰기 지도를 수업시수에 넣지 않았는데, 다뤄주어야겠다.

 
누가 : 3학년과 산 선생님

언제 : 월요일 4교시(60분), 화요일 아침열기(40분)

 

수 시간엔 스케치북을 즐겨 쓴다. 쓰기도 하고 그리기도 하기 위해 스케치북만한 것이 없다. 이 스케치북에 구구단을 쓰는 것으로 수 수업을 시작하였다. 복습의 의미가 담긴 활동이었고 진지한 분위기로 구구단을 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내가 생각한 것 보다 훨씬 안정감이 있었다. 다 쓰고 나서 “우와, 맥빠진다.”라고 외친 어린이가 있기도 했지만.

계획안대로 빠짐없이 조작활동을 하였는데, 이렇게 조작활동을 하면 아이들은 수수업 안하고 놀았다고 말하고, 핀란드교과서를 쓰면 공부했다고 말했다. 둘 다 수공부가 맞다고 하면 “그래요?”하고 말했다. 이상하다고 생각해야할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인지 고민이 된다.

덧셈과 뺄셈은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 개인차를 줄이기 위해. 핀란드교과서를 이용하면 좋겠다. 나누기를 도입하였고, 순조롭게 시작되었다. 핀란드교과서 숙제를 성실하게 해오며 숙제가 아닌 부분도 개인별로 자연스럽게 공부하는 분위기이다. 몇 몇은 교사의 이끔이 필요하다. 따로 지도를 하고 있다.

 

 
외국어
누가 : 3학년과 산 선생님

언제 : 화요일 1교시(40분)

 

알파벳 대․소문자를 익히기 위해 알파벳을 자주 보는 활동 중심으로 수업을 꾸렸다. 색칠하기, 빙고, 알파벳 찾기, 순서대로 배열하기 등의 활동이었고, 빙고가 가장 인기가 높았다. 문자를 익히는데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이미 알고 있는 아이들과 이제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 사이의 갭이 있다.

 

 
텃밭살림
누가 : 3학년과 산 선생님

언제 : 월요일 1,2교시(80분)

 

텃밭을 일굴 준비를 하였다. 개인 물뿌리개와 페트병 하우스를 준비하였고, 옥수수 심기에 관한 이론 공부도 하였다. 교실 수업을 하는 동안 내내 아이들은 바깥으로 나가고 싶어 하였다. 드디어 첫 봄나물 캐기를 할 때, 날도 차고 봄나물도 많지 않았지만 정말로 신나게 활동하였다. 은규와 두희는 봄나물 캐는 활동이 처음인 듯 했으나 한 두 번 가르쳐 주니 금새 익숙해지는 듯 보였다.

상추와 쌈채소 모종을 얻어 심었고, 기다리던 옥수수 낱알도 심었다. 옥수수 낱알의 싹이 빨리 나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물을 주고 잡초를 뽑는 단조로운 일이 매년 반복되지만 매년 새롭고 신기하고 기다려지는 것은 왜일까?

 
옷살림
 

누가 : 3학년과 산 선생님

언제 : 목요일 2교시(40분)

 

우리가 만들게 될 책상덮개견본을 보여 주며 수업을 열었고, 바늘과 실의 쓰임새에 대해 알아보았다. 바늘귀에 실을 꿰는 것, 실 끝에 매듭을 짓는 활동을 많이 어려워하였는데, 충분히 그럴 수 있다. 할 수 있는 아이들은 스스로 하도록 하고, 그렇지 못한 경우 교사나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도 좋다. 꼭 성공해야하는 줄 알고 힘들어 하는 아이들에게 괜찮다고 말해 주었고, 정말로 괜찮다고 생각한다. 다음은 촘촘하게 홈질을 해 보았다. 계획은 광목 손질(빨고, 다리는 일)이었는데, 실을 꿰는 과정을 어려워하는 걸 보니 홈질연습이 필요할 것 같아 계획을 바꾸었다. 홈질로 작은 주머니를 만들어 보았다. 연습하길 잘한 것 같다. 바느질이 끝난 뒤에 뒤집어서 네임펜이으로 그림도 그려보았다. 재미난 그림이 완성되었고 그림 때문에 바느질을 더 열심히 하는 아이들도 생겼다.

 
학교밖학교
누가 : 3학년과 산 선생님

언제 : 금요일, 화요일 4교시(60분)

 

막연함을 주는 것과 다양한 생각을 펼치도록 시간을 주는 것은 다른 것이다. 수업에서 아이들이 막연함을 느끼는 순간 교사역할이 필요한데 프로젝트 수업에서는 그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찰나를 놓치면 흥미와 욕구가 크게 떨어진다.

처음 ‘습지’를 주제로 발표했을 때 막연함을 느끼는 듯 했다. 막연해하는 아이들을 보며 주제가 얼마나 방대한지 알게 되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주제를 좁혀 보았다. ‘습지에 사는 생물’로. 주제가 좁혀지자 아이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역할나눔도 자연스럽게 잘 이루어졌다. 우리가 만들 최종 결과물은 습지에 사는 생물을 모아보는 것이다. 아이들이 생각하는 습지는 바다, 연못, 갯벌, 호수, 계곡 등으로 매우 다양하였다.

학교밖학교 수업은 총 7회로 구성되어 있고, 1학기 3회 수업을 모두 진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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