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학년 오총사반 5,6월 돌아보기

작성자
해님
작성일
2021-07-05 15:48
조회
1432
[달평가] 1학년 오총사 5,6월 지낸 이야기

 

학교 둘레는 하루가 다르게 잎이 푸르고, 나무가 자란다. 오총사가 나무처럼 쑥쑥 자라길 바라다 너무 빨리 자랄까 아쉬운 마음이 교차하는 여름이 시작되었다.

 

<아침열기>

 

형과 장난스럽게 놀다가도, 만나면 의젓한 눈망울로 두 손 모으고 반듯하게 인사하는 지호를 시작으로 어린이들이 모인다. 시계를 읽지 못해도 내 몸 시계로 친구 올 때를 알아챈다. “누구라도 만나면 반갑게 인사합니다!” 약속을 기억하며 인사 나누고 열을 잰다. 빠뜨리지 않는 어린이도 있고, 여전히 “몸 열 쟀고? 인사했고?” 확인해야 하는 어린이도 있다. 징이 울리면 모이는 시간이건만 꼭 “1학년 징이에요?” 되묻는 어린이들이다.

교실보다 학교둘레가 더 즐거운 오총사와 매일 ‘절기소리’로 아침을 연다. 봄 절기만 해도 기억하며 외웠는데 여름절기소리는 입말로 덜 붙는 것 같다. 교실 한 쪽 벽에 글자로 적어두어 그런 것 같다. 비 오면 ‘비 노래’, 맑은 날은 ‘햇님 노래’도 부르며 아침을 연다.

 

여름맞이 * 입하

푸른 문 활짝열며 봄이가고 여름온다

나무마다 이파리가 쑥쑥쭉쭉 펼쳐진다

입하에는 이팝나무 새하얗게 피어나고

찔레꽃도 개망초도 흰빛품어 반짝인다

꽃 가득 * 소만

입하지나 하루하루 푸른빛이 더해진다

소만은 꽃그늘이라 온갖꽃들 가득하다

나무마다 작은잎들 점점커져 우거지고

이풀저풀 쑥쑥자라 푸른색이 더해진다



씨뿌림 * 망종

뽕나무의 오디들은 새콤달콤 맛이좋고

김을매고 북돋우고 하루종일 밭에사네

모기들도 나타나고 햇볕더욱 따가우니

올여름도 만만찮다 몸도맘도 잘챙기자

낮여름 * 하지

하지는 낮여름이라 낮이가장 긴날이네

하지에는 하지감자 하얀감자 맛도좋지

더위속에 땀흘리며 일한뒤에 먹는과일

붉은수박 시원하고 하얀참외 달콤하다



<칠보산 어린이되기>

 

“우리는 나를 사랑하고 ~ 다른 생명을 사랑합니다. ” 5월을 열며 학교 노래를 손짓과 함께 배웠다. 나를 사랑하고, 다른 생명을 사랑하고, 더불어 사는 약속을 기억하며 새긴다.

플라스틱 장난감을 갖지 않으려 애쓰는 일, 미니카 벅스봇 종이로 접어 만든 놀잇감도 너무 많이 갖지 않는 것, 진판-가판이라 정한 우리의 놀이약속, 색종이 나눠 쓰는 것, 어린이들 놀이를 관찰 하다 보면 때때마다 함께 이야기 나눌 것이 끊이질 않는다.

지금 오총사 눈높이에 가장 닿는 약속을 몇 가지를 추렸다. 일 주일동안 잘 지킬 수 있도록 벽면에 붙여두기도 했다. ‘하늘을 나는 사자’그림책을 읽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는 것, 평화의 징을 통해 우리가 평화를 지키기 위해 힘쓰는 문화에 대해 나눴다. 7월에는 가족회의로 ‘칠보산어린이&가족’되기를 나누고 여름방학에도 가정에서 함께 이어가기로 한다.

 

<말과 글>

 

놀이 속에 삶이 있고, 몸짓이 있고, 노래가 있고, 이야기가 있다. 우리가 겪은 일이 한 올 한 올 내 마음과 머릿속에 떠다닌다. 이 것을 씨 실과 날 실로 엮는 일이 텍스트 (text) 글쓰기다. 6년 동안 힘쓰는 일의 첫 주기 이므로 오총사는 입말 중심으로 수업을 꾸린다.

선생님이 들려주는 옛이야기, 절기소리, 옛노래, 말놀이 모두 말꽃이 된다. 되도록 함께 낭송하고 외우기에 힘썼다. 입말이 글말로 표현되기 위해서는 문자가 있다. 봄에 익힌 홀소리를 바탕으로 닿소리를 익혔다. 음가로 닿소리를 익히기 때문에 기역 니은 순서를 따르기보다 쉽게 소리 내는 음가부터 배웠다. 입술소리-잇소리-혓소리-어금니소리-리을-목구멍소리 순서로 형상화했다.

 

연필로 쓰기도 시작했다. 이미 길이 들어 바르게 쥐는 것이 힘든 어린이도 있다. 소근육 힘이 덜 발달 되었을 때 연필이 빨리 주어져, 나름 힘주어 쓰려다 보니 주먹전체로 연필을 쥐는 어린이들이 많다. 천천히 준비하고 쓰는 일을 시작하고 싶지만 사회 흐름이 너무 빨라 혼자 주장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오총사와 함께 한 말놀이

“ 리리리자로 끝나는 말, 고구마고마, 엿장수 똥구녕, 꼬마야 꼬마야, 수수께끼,

꼬리따기, 훨훨간다,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그리고 음악시간에 배운 노랫말”

 

<수>

 

이야기로 수를 만나고 조작활동과 놀이로 수업을 이끌었다. 그 날 배운 것은 공책에 정리한다. 5월은 지오보드, 색종이, 칠교놀이로 도형을 만났고, 6월부터는 가르기와 모으기를 시작으로 덧셈 뺄셈을 배웠다.

 

주머니에 물건을 넣고 주머니 속 물건 만져보고 느낌 표현한다.

“ 평평하고 뾰족해요. ” “ 둥근 부분도 있고 평평해요.” 그럼 상자에 가장 많은 물건을 실을 수 있는 모양은 무엇일까? 글씨를 쓸 때 필요한 모양은 무엇일까? 잘 구르거나 튕기는 모양은 무엇일까? 교실 물건에서 찾기를 했는데, 이미 세모, 네모, 동그라미 모양이름을 알고 있어서 모양이름을 댄다. 삼각형, 사각형, 원으로 도형이름을 소개했다. 위-아래-왼쪽-오른쪽 위치를 나타내는 말과 수직 수평선에서 위치에 따라 이동하는 것을 배웠다. 지오보드로 점과 점이 만나 선이 되고 선이 만나 도형이 되는 원리를 이해한다. 칠교놀이 후 색종이로 자유롭게 구성하며 도형 활동을 마무리했다.

 

‘이사놀이’그림책을 함께 보며 셈을 준비했다. 등장인물에 별명을 지어주고 하룻밤 사이에 누가 이사를 갔을지 찾는다. 이사 간 아이 수를 세다보면 짝꿍수를 알 수 있다. 셈은 바둑돌 놀이로 가르기를 충분히 했다. 주먹 쥔 다른 손에 바둑돌이 몇 개 있을까? 주사위를 던져 수직선 10에 먼저 도착하는 놀이, 아이스크림 10개를 오총사가 나눠먹으려면 뺄셈이 필요하다. 이야기로 셈을 익힌다.



<텃밭살림>

 

텃밭가방에 물병, 모자, 호미 챙겨들고 나선다. 뭔가 하나 빠지지 않았는가? ‘물조리개’다. 잊을 만하면 비가 내린 날씨 덕에 텃밭에 물 한 번 안주고 가꾸기는 처음인 것 같다. 그래도 부지런한 농부가 할 일은 많다. “명아주, 비름, 질경이, 개망초”이름을 알아도~ 몰라도 뽑아야 할 풀은 감자보다 빨리 자란다. 땅이 젖은 날은 쑥쑥 풀 뽑는 재미가 있다. 오총사가 텃밭 가는 날 2학년, 3학년을 만날 때도 있는데 우리보다 더 넓은 밭을 쉬지 않고 가꾼다. 한 명이 뽑아야 할 풀도 우리의 몇 배다. 괜히 형님이 아니다.

하지 감자 캐는 날, 땅 속에 감자가 열리는 줄 처음 알았다. 알알이 풍성한 감자가 그 동안 흘린 땀을 보답해 준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 여름을 준비하며 풀들이 더 자랄 것을 대비하여 지푸라기를 모아 덮어준다. 이 더운 날 우린 잘 지낼테니. 너도 잘 지내렴.



<생활미술>

습식수채화로 더 알려진 ‘젖은그림’은 종이를 충분히 물에 적신 후 특별히 준비된 물감으로 그린다. 형태를 그리기 전 색을 만난다. 빛의 노랑 - 뜨거운 여름의 해를 담은 빨강을 만났다. 종이를 적시고 붓과 그릇을 씻으며 물놀이를 함께 할 수 있어 이 시기 딱 알맞은 미술활동이다. 학교밖학교로 <반쪽이의 상상력 박물관>에 다녀온 후 만들기에 대한 마음이 커서 교실 한 쪽에 송곳, 칼, 본드, 자를 두고 원할 때 마다 할 수 있도록 책상을 두었는데 종이 상자나 플라스틱 컵을 칼로 자를 때 보는 선생 마음이 조마조마 하지만 멋진 이름을 붙인 작품이 탄생한다.



<학교밖학교& 생태교실>

기차여행으로 여름 학교밖학교를 열었다. 가진바위, 피바위 칠보산의 전설을 찾아 오르고 2학년과 함께 생태 수업도 열심히 했다. 논 관찰, 곤충관찰, 바늘잎 찾기, 넓은 잎 나무 찾기, 수변공원의 수중생물까지 학교 둘레를 부지런히 다녔다. 우리가 가까이에서 살핀 이 생명들을 함부로 하지 않고, 존중하는 마음, 우리가 연결되어 있음을 아는 생태수업이 되길 바란다.



 

<1학년 공동체 놀이 - by 소나기>

 

5월의 첫 수업은 전래놀이로 열었다. 땅따먹기를 하는데, 인원수가 적어서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사각형의 한 모퉁이씩 영역을 차지하고 놀이를 시작한다. 각자 손에 맞는 돌을 찾고, 몇 번의 연습 후에 땅을 따먹기 시작한다. 아이들마다 성향이 크게 드러난다. 안전하게 조금씩 넓혀가는 아이가 있고, 최대한 큰 땅을 얻기 위해 모험을 감수하는 아이도 있다. 조금씩 늘어나는 땅을 보며 기뻐하는 아이들, 쉬는 시간까지 이어서 할 정도로 열정이 넘친다.

 

4명의 아이들이 힘을 모아서 함께 노력하고 애쓰는 놀이를 도전한다. 놀이의 이름은 ‘개미핥기’. 평화로운 1학년 개미 마을을 침입하려고 하는 개미핥기와 개미굴의 구멍을 막기 위해서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는 개미들의 역할을 나누어 맡는다. 이때 규칙은 개미핥기는 두 무릎을 붙이고 콩콩콩 뛰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마음이 급한 아이는 순간순간 그 약속을 잊어버린다. 때론 아이들의 언성이 높아질 때도 있지만, 개미 마을을 지키기 위해서 땀을 흘리며 서로 협동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예쁘다.

 

공으로 놀기.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놀이는 피구다.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도 부지런히 피구를 한다. 이번에는 피구 놀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피구에 대해 알려주기로 한다. 우선, 공을 정확하게 던지는 방법을 알고 있는 아이가 거의 없다. 공을 강하고 정확하게 던지기 위해서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고, 어느 시점에 공을 놓아야 하는지 모른다. 도움닫기를 하고 어깨를 활용해서 힘껏 던지는 것을 연습한다. 그리고 공을 놓는 시점에 따라 공의 방향까지 확인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에 대한 연습이라서 그런지 열심히 집중하고 노력한다.

 

풍선배구. 아이들이 정말 많이 웃고, 즐겼던 놀이다. 알 수 없는 풍선의 움직임처럼 아이들도 끊임없이 춤춘다. 풍선을 불 수 있는 아이가 1명밖에 없다. 최대한 들숨을 머금고 한 번에 풍선 안에 불어넣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호흡이 나뉘거나 풍선 밖으로 새어나간다. 여러 번 도전했지만 1명밖에 성공하지 못해서 아쉬움이 크다. 그래도 풍선배구를 하면서 규칙을 익히고, 풍선을 바닥에 닿지 않게 몸을 던져서 노력하는 아이들이 대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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