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기]18-3,4,5월 어울림 돌아보기

작성자
해님
작성일
2018-06-01 08:48
조회
1493
[2018] 3,4,5월 어울림 돌아보기

* 누가 : 1학년과 해님

* 언제 : 수요일 3교시 (40분)

* 무엇을
함께한 날 함께 한 것 그림책
3 7 동그랗게 앉는 것의 의미, 토킹 피스

아이엠 그라운드 자기 소개 하기
시끄럼씨와 친구가 된 거인
14 이름을 말해요, 같은 반 친구이름 기억하기

친구수수께끼
꽈당씨
21 춘분에 눈이 내렸어요, 꽃샘추위

덕석몰자 노래하며 빠르게, 느리게, 원 걷기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는 방법
28 선택하는 방법

다수결, 소수결, 만장일치
이상한 엄마
4 4 세월호 이야기, 노란리본의 의미 노란달이 뜰꺼야
11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플래쉬 몹
18 청각장애란? 인공와우, 수어

우리 학교의 형과 누나
내 귀는 짝짝이
25 지체장애란? 휠체어, 목발, 저상버스 위를 봐요
5 2 감정, 느낌이란 뭘까? 느낌(feeling)카드

몸으로 느끼는 두려움
손톱 깨물기
9 느낌카드로 내 마음 말하기

몸으로 느끼는 슬픔
검은 새
23 느낌카드로 내 마음 말하기

몸으로 느끼는 화
소피가 화나면
30 놀리는 별명 내가 듣고 싶은 별명짓기

별명으로 아이엠 그라운드 놀이
구리구리 (동시)
* 자신을 솔직히 드러내 준 1학년 친구들~

맑은 눈망울로 둥그렇게 둘러 앉아 선생을 기다리고 있는 1학년 어린이들. ‘녀석들...엉덩이 붙이고 앉는 것은 잘하는 군~’ 어울림 시간을 소개하고 인디언 부족이 이야기를 들려주며 한 가운데 흰 천을 깔고 초에 불을 붙인다. 무슨 신성한 의식을 하는 시간인 양 선생도 우아한 목소리로 연기력을 뽐낸다. 슬금슬금 눈치를 보던 녀석들이 꼬물꼬물 엉덩이를 밀며 나오더니 초를 슬쩍 만져본다. ‘가짜 였지롱~ 그래 두 녀석 접수했어. 너희들은 무언가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흥미를 가져 주겠구나~’

우리 학교만의 인사를 한다. 한 녀석이 큰 소리로 “눈을 감자!” 한다. 눈을 부릅떠 봐도 별 소용이 없다. ‘오늘부터 너의 이름은 로꾸꺼다!....나중에 보니 진짜 <**김>이 되었다.

세상에서 젤 맛있는 김’ 새 기운을 선물한 어린이들을 환영하는지 학교 지붕 위 새들도 3월에는 더 큰 소리로 지저귄다. “매일 밤.....너희들이 집에 간 후 저기 달빛 층에는 숲속 초등학교가 열린다. 그 때 새들도 공부한다.” 한 녀석은 입꼬리를 실룩이며 피식 웃는다. 눈을 똥그랗게 뜬 다른 어린이는 “정말이에요? 에이 거짓말이죠~”반쯤 믿는 눈치다. ‘그래 선생이야기라면 꿀이라고 믿어주는 너희를 믿고 앞으로 거짓말쟁이가 되어주마!’ 어울림 시간을 기다렸다는 듯 “오늘은 뭐 할꺼에요?” 하는 어린이도 있지만 두 차시 만에 “에이 재미없어.“ 내 앞에서 너무 솔직한 어린이. 자신은 술래가 안됐다며 큰소리로 엉엉 울다가 ”난 앞으로 어울림 안 해!’ 폭탄선언을 하는 어린이. 이렇게 어울림 시간이 시작되었다. 먼저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준 어린이들이 고맙다. 열 한 명이 온전히 자신을 드러내 주는 시간이 3월이었다.

이 시간은 나도 품이 참 너그러운 시간이라 어린이들 앞에서 눈을 찡그리기 보다는 교사실에 와서 눈물을 흘렸던 시간이었다.

* 자칼말과 기린말 ~

비폭력 대화에서 사용하는 상징적인 말로 자칼말은 ‘상대방을 상처주고 공격하는 말’이고 기린만은 ‘상대방을 공감하고 배려하는 말’이다.

나의 개성이 존중되는 만큼, 서로를 배려하기 위해, 나와 우리가 존중받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하고 이야기 하고 있다. 저학년 시기는 비록 그것이 선한 의도, 장난이라는 말로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라도 옳고 그른 것이 무엇인지 꼼꼼히 배우는 시간이다.

하루에서 수없이 이뤄지는 다툼에 옳고 그름을 선생이 아무리 부드러운 말로 표현해도 ‘선생님한테 혼났다.’로 결론지어 질 때가 있다. 예를 들어 누군가 “친구가 때렸어요.” 하고 이야기 할 때 “왜 때렸어요? 무슨 상황이었어요? 누가 먼저 행동했어요? 앞으로 그러지 말아야죠?” 이미 상황판단을 끝내고 장황하게 늘어놓기 일쑤다. 어린이들의 마음은 이미 먼 곳에~ 이 때 기린말로 다가가면 쉽게 이야기가 풀어진다.

선생 : 무슨 일 이었지요?

어린이 a : 에이 난 장난이었어요. 같이 놀다가 밀었는데 선생님한테 일렀어요.

선생 : 장난이었어도 친구를 민 행동은 기린행동일까요?

어린이 a : 친구가 속상해하니 자칼행동 맞아요.

선생 : 친구에게 기린말로 이야기 한다면 어떻게 말할까요?

어린이 a : 미안해.

선생 : 조금 더 자세히 말할 수 있어요. 느낌을 이야기 하고 부탁해 보자.

사회성은 저절로 배워지는 것이 아니라 반복해서 익혀야 하는 것이다. 필요할 때 선생이 먼저 기린말 표현을 직접 알려주기도 한다.

행동이 앞서는 어린이들 뿐 아니라,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낸 표현이 때로는 상대에게 자칼말이 될 수 있음을 알아채지 못할 때가 있다. 자기중심적인 생각이 큰 시기다 보니, 앞 뒤 맥락은 쏙 빠져 버리고 내 속상한 마음만 커진 상황이 있다. 행동이 앞서는 친구는 친구대로 자칼행동으로, 말이 앞서는 친구는 그 말이 자칼말로 표현된 것은 아닌지 꾸준히 연습하고 있다.

모든 배움은 계획된 교수안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일상에서 보여 진 행동, 눈빛과 말투, 몸짓에서 스며드는 것이다. 선생 먼저 내 잣대로 때로는 기린말과 행동을 만병통치약인양 휘두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한다. 1학년을 만날 때 더욱 스스로의 눈빛 몸짓 목소리 말투를 돌아본다.

5월은 내 생활과 연결된 나의 느낌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느낌 카드로 스쳐가는 때로는 자신도 명확하게 말로 잡을 수 없는 느낌을 표현해 보고 친구의 느낌도 귀 기울여 듣는다. 두려움,화,걱정,슬픔,편안함,즐거움의 다양한 느낌이 있음을 알고 이 때 표현, 몸짓, 목소리 등 신체적 변화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누고 그림책으로 만나고 있다.

* 누가 : 2학년과 해님

* 언제 : 목요일 4교시 (60분)

* 무엇을
함께한 날 함께 한 것 함께 놀이
3 8 동그랗게 앉는 것의 의미, 토킹 피스

아이엠 그라운드 자기소개 하기

<그림책 : 깃털 하나>
친구이름 대기

둘씩 짝지어 스트레칭
15 동계 패럴림픽이란?

<수호랑 반다비>
친구이름 대기

짝과 함께 몸 움직이기
22 텃밭 갈기
29 몸 살피기
4 4 평화의 징이란

<우리에게 사랑을 주세요>
**아 춤춰라~

둘씩 짝지어 스트레칭
12 세월호 참사를 추모해요.

<노란 달이 뜰꺼야>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플래쉬 몹
19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

<어떤 느낌일까?>
응-아니 놀이

장애이해 OX 퀴즈
24 학습장애의 이해

<글자가 너무 헷갈려>
둘이서 함께 텔레파시
5 3 ADHD 및 행동장애의 이해

<모든 강아지는 ADHD다>
두 짝, 네 짝, 박수놀이
10 <검은 강아지> 가위바위보 다리 찢기
24 베리어 프리, 유니버설디자인이란 과일 박수
30 느낌을 이야기해요.

<말랄라의 마법수첩>
몸으로 말해요
* 둘이서 둘이서~

학기 시작 전 계획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때에 맞게 흐름이나 순서가 조정된 활동도 있다.

그 날의 주제를 잘 전달 할 수 있는 그림책을 한 권씩 읽는 것은 빠지지 않았다.

1년을 함께 지낸 사이라 선생도 어린이도 서로에 대해 어느 정도 안다. 개별성을 존중한다지만 선생의 판단이 앞서기도 한다. 주로 문제점을 보는 것이다.

‘아 ~~이는 수업시간에 좀 더 큰 소리로 자기를 표현해 주었으면 좋겠어. **랑 ~~만 친한 것을 아닌가? **이는 너무 쉽게 주의가 산만해져...’

아직까지는 선생의 말과 권위가 인정되는 시기인 것도 영향일 테고, 어린이 사이의 관계망이 조금씩 선명하게 보이는 시기인 것도 영향일 것이다. 그래서 이 번 학기에 중심을 둔 것은 둘씩 짝지어 하는 놀이다. 승패가 크게 중요하지 않고 혼자서는 할 수 없는 놀이를 꾸준히 했다. 자유롭게 놀이를 시작하면 서로 당기는 자석처럼 끼리끼리 모여지거나 남-여의 대립구조가 될 때가 있어 선생이 의도적으로 정한 짝과 놀이를 충분히 익힐 때까지 함께 하도록 해서 불편함을 표현하는 어린이도 있었다.

재밌었던 놀이는 일상에서도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놀이 취향(몸놀이 파~ 그리기 파~ 이야기 파~ 그네 파~ )과 개성이 뚜렷한 2학년이라 선생의 바람으로 아직 머물고 있다.

* 마음 도서관

눈을 감고 내 마음을 떠올려 보자. 한 단어로 말해본다면 몇 가지 마음을 표현해 볼 수 있을까? 싫다-좋다에서 기쁘다,슬프다,화난다의 기본 감정 뿐 아니라 마음을 나타내는 풍부한 표현을 배울 수 있는 좋은 시기다. 작년에도 2학년과 매일 3개씩 <아홉살 마음사전>으로 이야기 나눴는데 올 해는 <아홉살 함께사전>이 따끈따끈 한 신간이라 이 것으로 나눴다.

선생도 자신의 마음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 어렵다. 내 마음이 어떤지 정확하게 알지 못해서이기도 하지만 마음을 표현하는 말을 잘 알지 못하기도 자주 꺼내 쓰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린이들의 입말로, 초성퀴즈로 마음도서관에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자 다음의 말은 무엇일까요? 어린이들의 이야기가 젤 많았던 말이었습니다.

“ 가을은 책을 읽기에도 좋지만 놀기에도 좋은 계절이라고 엄마한테 말하기”

“ 제가 보기에는 깨끗하기만 한데요” 방이 더럽다는 엄마한데 청소를 안하겠다고 말했지

“ 나쁜 말 하면 안돼.” 친구의 말이 잘못되었다고 또박또박 말하기.

* 누가 : 3학년과 해님

* 언제 : 월요일 4교시 (60분)

* 무엇을
함께한 날 함께 한 것
3 26 어울림 약속, 어떤 친구를 좋아하나요? 질문에 답하기

당신은 친구를 사랑하십니까? 놀이 <그림책 : 열두 달 나무아이>
5 나와 다르면서도 같은 친구들: 성,외모,인종,국적,장애,직업등 다양한 존재

지구본에서 나라 찾기 놀이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
12 무인도로 갈 여행가방 꾸리기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생각하기 <밀양 큰 할매>
19 당신은 누구 십니까? - 짝과 인권과 관련된 질문 인터뷰

인권이야기 <우리에게 사랑을 주세요>
26 UN 아동 권리 협약 짝 맞추기

인권 선언문 읽기 <내가 라면을 먹을 때>
4 2 땅콩을 나눠요

역할극을 통해 평등이란 항상 똑같이 나누는 것이 아님을 생각해 봄
9 세월호 참사를 추모해요.

<노란 달이 뜰꺼야>
16 틀린그림 찾기? 다른그림찾기?

편견을 깨는 OX퀴즈 <근육아저씨와 뚱보 아줌마>
23 편견학교의 어울림 수업, 편견마을의 아주머니

역할극을 통해 일상에서 이뤄진 편견 신호등 토론
30 팩토그램이란?

우리주변에 필요한 팩토그램 이야기 <새로운 가족>
5 28 소중한 우리 몸

놀림이나 장난 말, 성폭력 미투 운동 <우리 몸>
3월에는 인권선언문을 토대로 활동이 이뤄졌고 이 후 하나의 주제를 좀 더 다루고 있다. 토론, 역할극 활동으로 배치하여 자유롭게 생각을 많이 나눌 수 있었다.

그 중 선생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 활동 하나를 공유한다.

* 왜 똑같이 나누어야 하나요?

3학년 어린이들과 <땅콩을 나눠요~>활동을 했다. 나름 스스로 만족하는 학습지도안이다.

올해는 땅콩대신 어린이들이 좋아할 뻥과자로 준비했다. 모둠 어린이에게 뻥과자를 한 봉지씩 주고 “자 우리가 이 과자를 어떻게 나눠 가져볼까요? 평등하게 나누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서로 불만 없게 잘 나눠봅시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하나씩, 10개씩, 30개씩 묶음세기를 하며 골고루 나눠 갖는다. 어울림 시간이 아니라 수 시간인 것 같다며 뻥과자가 부스러질 새라 손끝에 살짝 침을 묻혀 센다. 골고루 나눠 가질 무렵 어린이에게 가상의 역할이 하나씩 주어진다. 역할 카드를 보고 모두 똑같은 수의 땅콩을 나눠 갖는 것이 공정하고 평등한지 이야기가 펼친다. 아이 넷을 혼자 키우는 어머니, 노인, 장애인... 서로의 역할에 대해 생각하며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며 훈훈함(?)을 연출했던 지난해를 떠올리며 나는 올 해 3학년 어린이들이 어떤 모습을 펼쳐줄까 잔뜩 기대를 하고 있다.

‘어라..................?’

수업은 예상과 전혀 다르게 펼쳐졌다.

“ 난 충분해. ”

“ 나도. ”

“ 나도 좋아. ”

“ 그래. 그럼 우리 선생님한테 먹어도 되는지 물어보자. ”

땅콩이 아니라 뻥과자가 너무 매혹적이라 그런 걸까?

“(해님) 어린이 여러분 역할 카드를 잘 살펴보고, 우리 내가 진짜 그 사람이라면 어떨까 생각해봅시다. 자...어떤가요? ”

“ 얘들아, 난 사장이다. 사장인 나한테 더 줘라. ”

“ 왜~~사장은 많잖아. ”

“ 나 직원들한테 월급 나눠 줘야 해. 그러니 내가 더 많아야지. ”

“ 그러게. 근데 어린이는 많이 안 먹으니까 어린이가 주면 어떤가? ”

“ 그래 나 (어린이) 눈 감고 있을께. 가져가.”

“ 그럼 (청년) 야 어린이 나한테도 내 놔!”

“ -.-;; (해님) ”

선생이 원하는 모범 답안을 눈치껏 생각해 내는 어린이들이 있다.

“ 어떻게 해야 할까? 토론의 주제는 이렇게 제비뽑기 해서 나온 사람의 입장이 되는 거야. 이게 평등하게 나눠 갖는게 맞는지.”

“ 난 기부 받은 것은 따로 둘 거야. 내 꺼랑 섞이면 세기 헷갈려.”

몇 번의 이야기가 서로 오가고 5알의 뻥과자를 몇 몇의 친구들이 서로를 배려하며 주고받았다. 어쩌면 나에게 꼭 닿지 않는 역할에... 훈훈한 이야기라는 결론을 상상하고 있지는 않았을까? 이 학습지도안의 목표가 과연 무엇이었나? 그 목표가 옳았는가?

내 역할, 내 몫, 십시일반으로 조금씩 떼어 나눠주는 것... 예상과 달랐던 어린이들의 모습을 보며 한 편으로 내게 주어지거나 내가 생각한 몫만 충실하게 해 내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던 나를 깨닫는다. 터전이라는 사안으로 공동체가 몇 년째 이야기가 오고 가고 있다. 하나로 모아지는 것 같았는데 다시 흩어진 것도 같다.

종종 서로 분담해야 하는 것에 대해 십시일반으로 계산된 구체적인 금액이 언급되기도 한다.

다양한 생각이 더 오고 가야겠지만 우리가 무엇을 배우기 위해, 무엇을 함께 하기 위해,

자유와 생명 공동체에 모였는지 잊지 않았으면 한다. 이야기를 나눌 때 서로에 대한 배려도...

뻥과자만 나눠먹어도 충분하면 좋으련만....이 수업 돌아보며 학교 이야기까지 멀리 왔다.
전체 1

  • 2018-06-01 18:24
    죄송해요 선생님~ 너무 재밌어요. 선생님도 아이들도 너무나 사랑스러워요. ^^;;
    수연이가 평등한것에 대해 집에와서 이야기해줬었는데 어울림 수업에서 배운 것이었군요.
    글을 읽으니 저는 최근에 치원아빠(중등)께서 말씀하신 차등교육비가 떠올랐어요. 모두가 똑같은 금액을 내는 것이 올바른게 아닐수 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