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해바라기 서산여행 #2

작성자
해님
작성일
2022-05-27 22:37
조회
548

@開心寺 @뽐내기대회 @셋째 날


방바닥이 따뜻해서 자꾸만 일어나는 시간이 늦어지려 합니다. 어제 물놀이와 산행으로 피곤했는지 푹 잘 자고 일어났어요. 여행이 조금 몸에 익은 것도 같고, 오늘은 엄마 보고 싶은 마음도 조금 괜찮아 진 것도 같습니다. 어제 미리 재료를 손질해 둔 덕분에 아침일찍 카레를 맛나게 먹었어요. 가까운 보원사지 터에 들렀다 둘레길 따라 개심사에 가기로 합니다. 스탬프에 도장을 3개 받겠다 챙겨 들고 물통에 물을 가득 채웠습니다.



파랑과 초록을 뽐내는 너른 <보원사지터>가 참 아름답습니다.당간지주와 돌 탑 몇 개 남아 있는 이 곳에서 지금은 없지만 그 때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상상해 봅니다. 자~ 이제 배롱나무가 아름답다는 <개심사>로 향합니다. 아뿔싸~ 어린이 걸음으로 왕복 2시간 조금 넘겠지 생각 했는데~ 넓고 완만한 등산로가 끝도 없이 이어지고 높아집니다.


깔딱 고개를 몇 개나 넘었는지... 분명 출발지에서 1.9킬로라 써있었는데 갈림길에서 다시 1.5킬라는 새 푯말이 보입니다. 그리고 다시 구불구불 내리막길이 이어집니다. 이 길을 되돌아 갈 생각에 머리가 아찔합니다. 개심사의 아름다운 풍경이 그리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은 것은 기분탓이겠지요.


다리아프고 쉬도 마렵다며 엉엉 우는 동생의 울음소리를 응원가 삼아 온 길을 되돌아 옵니다.엉엉 우는 동생을 달래지 않는다며 어찌나 저에게 눈총을 주던지요. 저마다 여행에서 힘들어 울었던 에피소드를 하나 씩 꺼내 들려주며 동생을 달랩니다. 아침 아홉시 조금 넘어 출발했는데 낮 두 시 가까이 되어 도착했습니다. 얼른 라면 물 끓이고 흰 밥에 김을 싸 먹었어요. 반찬이 필요 없습니다. 개심사 덕분에 최종 연습도 없이 바로 뽐내기 대회 무대에 오릅니다.



우리들의 숨어있는 끼를 맘껏 펼치는 시간! 해바라기 모둠은 <우리끼리>라는 콩트를 준비했는데- 드라마&마술&춤&개그를 녹인 통합 장르였지요. 아쉽게도 우리 끼리는 재밌는데 다른 모둠 친구들에게는 어느 포인트에서 웃어야 할지...


공동 3등이라도 다행이라며 기뻐합니다. 선물로 사과를 받았습니다. 사과 덕분에 오늘 저녁은 화장실에서 볼 일을 시원하게 볼 수 있겠지요? 여행지에서 먹는 과일은 더더욱 꿀맛입니다.




마지막 밤이라며 5,6학년은 밤 탐험을 나섭니다. 동생들은 따라 나서지 말라 선을 긋습니다. 여행 동안 힘든 내색 없이 우는 동생 달래주고, 물건도 챙겨주고, 손을 꼬옥 잡고 산에 올랐던 형님들의 수고를 알기에 아무도 불평하는 동생이 없습니다. 아쉬워하는 동생들에게 형님 들 돌아오면 1학년부터 4학년은 해님 선생님이 데려가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불 끄고 누워 무서운 이야기 들려주다가 콜콜쿨쿨 제가 먼저 잠이 들고 말았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여행 마지막 날 @시장나들이


아무리 여행이 즐거워도 제일 기다리는 날이죠! 마지막 날 남은 반찬을 다 넣어 비벼 먹는 싹쓸이 비빔밥이 올해는 어떤 맛일까요? 싹쓸이 비빔밥을 처음 먹는 어린이들에게 맛이 어떤가 물어보니 엄지 손가락을 들어 보입니다.


똑같은 맛은 있을 수가 없지요~ 해바라기 모둠의 싹쓸이 비빔밥은 단 짠의 조화로움이 먹을 수록 땡기는 맛입니다. 먹는데 진심인 모둠이었던 해바라기는 남는 음식이 한 톨도 없었다는 놀라운 사실! 먹거리만큼은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했습니다.



다시 자기 가방에 짐을 챙겨 넣습니다. 방과 화장실, 쓰레기통, 개수대, 이불 우리가 머물렀던 공간도 깨끗이 청소합니다. 여자 방은 한결 모둠이끔이 의논하여 착착~ 동생들이 짐을 잘 챙기는지 친절히 알려줍니다. "아~ 옛날에는 그냥 놀고 형들이 하라면 할 때가 좋았어. " 모둠을 이끈다는 것이 얼마나 신경 쓰고 할 일이 많은지 몰랐다며 자기가 동생일 때 형들 이야기 좀 잘 들어줄껄~ 합니다. 지금 동생들도 형님이 되었을 때 같은 마음일까요? 여행 준비 기간부터 마칠 때까지 이끔이 서형이에게 참 고맙습니다.





돌아가는 길에는 서산동부시장ㅡ 나들이에 나섭니다. 시장이 꽤 크고 넓습니다. 짝과 함께 시장 구경에 나섭니다. 맛있는 먹거리가 가득하네요. 닭강정, 짜장면, 떡순튀, 핫도그, 꽈배기, 슬러쉬, 호떡...분명 아침먹은 배도 빵빵했는데 두 개 먹은 어린이는 있어도 하나 먹은 어린이 없네요. 뭘 먹을까? 뭘 할까? 짝과 맘도 딱딱 맞습니다.



남은 돈으로 부모님 선물을 챙기는 어린이 손에 화사한 색 꽃이 한 송이 씩 들려있습니다. 형형색색 과자를 사든 어린이, 부모님과 나눠 먹겠다 떡을 산 마음이 참 곱습니다. 이제 몇 시간 뒤에는 부모님을 만납니다. 오랜만에 처음 전체 여행이 어린이들에게는 어떤 이야기로 남을 까요? 가족과 함께 나눌 이야기 꽃이 궁금합니다.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