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학년 달반 5,6월 돌아보기

작성자
달아
작성일
2022-07-03 23:54
조회
1012
20221학년 달반 5, 6 월 돌아보기

5월 전체 여행 준비를 하며 보낸 시간

월요일 아침 열기, 화요일 자치회의, 여행 전 몇 차례 수업을 모둠별 여행 준비로 보냈다. 여행 수첩을 쓰며 자연스럽게 이르게 연필과 지우개를 사용하여 수첩에 글을 쓰게 되었다. 모둠별로 흩어졌다가 모이면 모둠에서 어떤 식단을 짰는지, 어떤 활동을 하는지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여행 준비를 하면서 짝과 모둠 활동이 더 활발해지면서 아이들의 관계망도 넓어지는 게 보인다. 여자아이들 인원이 적어 아쉬움이 있었는데 모둠에서 친해진 언니들과 쉬는 시간에 어디서 만나자며 노는 약속을 잡았다고 자랑을 한다. 3박4일 여행 흐름과 이동 동선에 따라 식단은 어떻게 짜야 하는지, 도시락을 싸야하는지, 식재료는 어떻게 나누면 좋은지, 여행 배낭은 어떻게 챙겨야 하는지... 하나하나 윗학년들과 함께 회의 하고 듣고 보며 경험하고 배워간다. 처음에는 어리둥절하고 잘 모르겠지만 몸으로 경험하고 쌓아가면서 저절로 스며들 것이다.

모둠 선생님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일학년 아이들은 모둠에서 기죽는 일 없이 자기 의견도 잘 말하고 윗 학년들과도 잘 어울려 지냈다고 한다. 오히려 아주 활발하고 즐겁게 지냈다는 후기를 들으며 역시 밝고 활발하고 기운 넘치는 우리 일학년들 답구나 싶었다. 여행 전에도 여행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여행에 대한 설레임과 기대를 더 많이 이야기 하는 아이들이었다.

여행 내내 다른 모둠에서 지내는 일학년 아이들을 만나면 표정이 참 밝았다. 다른 학년들과 어울려 신나게 뛰어노느라 딱히 담임선생님을 찾거나 많이 반겨주지 않아서 서운할 정도였다. 오히려 달아가 아이들을 찾아다니며 더 반갑게 인사해야 할 정도였다! 참 적응을 잘하고, 새로운 환경에서 잘 지내는 아이들이다.

물론 전체 활동이 늘 좋은 것만은 아니다. 우리끼리 있을 때는 내 얘기 먼저 하고, 내가 목소리를 더 먼저 높일 수 있는데 높은 학년들과 함께 있으니 불편하고 눈치 보일 때도 많다. 모둠 활동을 하다 보면 좀 조용히 하라고, 기다리라고, 장난 그만하라고 높은 학년에게 혼나기도 하고 꾸중 듣기도 한다. 그러면서 주변을 살피는 눈도 키우고, 함께 할 때 기다리는 일, 서로 살피는 일, 내가 하고 싶은 말, 하고 싶은 일보다 조금은 불편하고 기다리기 힘들지만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전체를 살피는 눈과 마음을 저절로 키워가는 과정이 된다. 때론 담임선생님의 말과 꾸중보다 윗 학년의 태도와 모습이 일학년 아이들에게 더 좋은 본보기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일학년 수업 시간에 쉼 없이 이야기 하던 아이도 모둠 활동에서는 집중하여 귀담아듣고 손을 들고 말하는 모습을 보곤 한다.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또래 활동 뿐 아니라 위아래로 서로 어울려 위에서는 동생을 챙기고 아래로는 형들을 보고 배우는 전체 활동이 참 중요함을 느낀다. 선생님과 다른 부모님 같은 어른뿐 아니라 서로 또래가 다른 어린이들끼리 만나 서로의 세계를 넓혀가는 과정은 꼭 필요하다. 우리끼리 있으면 편하고 더 재미있지만 불편하고 신경쓰이는 일들이 우리의 마음과 눈을 넓히고 성장시켜 준다.

간혹 일상이 바빠져서 학교 행사나 수업을 진행할 때 전체 활동보다 반에서 활동하면 교사로서도 편할 때가 있다. 그럼에도 교사들도 함께 어울리며 전체 교사들과 아이들을 보는 경험을 계속 하고, 아이들에게도 그런 경험을 하게 하는 것, 그걸 잊지 말아야겠다. 하물며 반에서도 그러하다. 아이들 혼자 하면 편하지만. 서로 함께 하는 것, 서로 살피며 속도를 맞추게 하는 것, 짝을 살피고, 서로의 발걸음을 맞추고 손을 잡고 가는 것. 열 한명 모두가 함께 하는 것. 우리가 더불어 살아가는 건. 그런 거니깐.


반문화와 운영

5월에는 전체 여행 준비를 하고 그전까지 안전하게 학교생활을 하며 무사히 여행을 다녀오는데 힘썼던 한달이었다. 아이들이 혹 아프지 않을까, 학교에서 놀거나 생활하다가 다치지 않을까, 코로나 상황이 어찌될까 긴장하고 살피며 그렇게 한달을 지냈다. 다행이 아이들 모두 건강하고 안전하게 여행을 다녀왔다. 그것으로 무척 감사드린다. 가정에서도 부탁드린데로 아이들 건강을 잘 살펴주셨고 아이들이 스스로 자기 짐을 챙길 수 있도록 연습하고 챙겨주셔서 첫 여행인데도 여행가방을 잘 챙기고 스스로 자기 몫을 잘 해냈다. 2학기에 학년 여행에는 우리끼리 더 잘 해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된다.

(아이들과 여행 후기 나누며 2학기 여행은 어디로 가고 싶냐고 물으니. 드래곤볼 책 99권이 있고 바다에 실외 수영장이 있고 텐트에서 자고 무서운 이야기가 있고 다락방이 있고 물안경을 쓰고 놀자고 한다... )

6월에는 아이들과 약속을 했다. 배움도 부지런히 하고 학교생활에서 느슨해진 일상을 돌아보고 생활약속을 다시 잡아 보고 습관을 세우자고. 좀 더 힘내보자고 격려했다. 사실은 담임으로서 스스로에게 했던 약속이자 다짐일 수도 있겠다. 벌써 6월이 된다고 하니 마음이 바빠지기도 했다. 그래서 성급해지지 않도록, 아이들을 보채지 않도록, 놓치는 바 없이 전체를 잘 살피며 일상을 잘 돌보며 아이들과 남은 일 학기를 잘 마무리 하고 싶은 일학년 담임교사의 스스로의 다독임인 셈이다.

청소 반장 도입

“선생님, 우리는 반장 언제 정해요?” 아이들이 자주 하는 질문이었다. 넘치는 에너지, 주변에 관심 많고 사람에 관심 많고, 학교에 일어나는 일에 관심이 많은 우리반 아이들. 역할이 있는 걸 좋아하고 그 역할을 맡으면 무척 잘하려고 노력한다. 그만큼 주변의 시선도 많이 생각하고 잘하고 싶고 칭찬받고 싶은 마음도 크다. 수업 시간에 발표를 하면 부끄러워서 발표를 꺼리는 아이는 거의 없는 분위기다. 서로 조금 더 적극적이거나 더 표현이 크거나 작은 차이일 뿐 모두가 주인공이 되고 싶은 기운의 아이들이다. 높은 학년이 되면 반장단, 회장단이 되어서 학교에 기여하고 싶고, 역할을 맡고 싶은 아이들이 많을 것 같다. 도움이 되는 걸 좋아하고 의미 있는 역할에 보람을 느끼는 아이들이 많다.

처음에는 칭찬 정도로 아이들 스스로 잘 챙기고 의미를 찾으며 잘 해내는데 힘을 썼다. 모두가 함께 정리하고, 쓸고 닦고, 누구라도 먼저 실내화를 정리하고 바깥 신발을 정리하고. 정리를 해준 친구에게 “고마워요.” 라고 인사하고 아이들도 모두 “고마워.” 라고 인사를 했다. 고마워 한마디, 칭찬 한마디가 아이들에게는 큰 의미로 다가오는 듯 했다.

5월이 넘어가면서 청소가 느슨해지고 아이들도 점차 꾀가 생기는 게 보였다. 두 손으로 온 힘을 다해 청소를 하던 아이가 걸레를 휙휙 휘저으며 대충 걸레질을 하는가 하면 구석에 있는 먼지를 쓸지도 않고 빨리하고 놀려는 마음이 먼저 보인다. 서로 확인하기에서 요일별로 청소 반장을 맡기로 했다. 교실과 복도 청소 반장을 두어 그 친구가 쓸기와 닦기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 친구가 확인을 하면 청소를 함께 마무리를 한다. 일주일 정도 슬금 슬금 멀리서 확인 정도만 하고 청소 반장에게 조금 더 꼼꼼하게 확인 해 주세요 부탁을 하고 교사실에게 기다리기를 했다. 가끔씩 교실을 오가며 내 자리를 정리하거나 물건을 챙기는 정도로 혹은 어려운 물건들을 정리하거나 아이들이 놓친 부분에 손을 넣는 정도로만 청소를 돕고 있다. 청소 반장을 도입한 이후로 아이들의 청소가 한결 깨끗해졌다. 아이들도 친구에게 이 정도 하면 될까? 물어보며 서로 더 신경 쓰는 게 보인다. 내가 청소 반장일 때 꼼꼼하게 확인한 만큼 내가 아닐 때도 깨끗하게 하려고 노력 한다.

청소 반장들이 아침 열기 시간과 하루 닫기 시간에 인사도 하도록 했다. 모두 동그랗게 모여 몸바로 앉기가 되면 청소반장이 친구들이 준비가 되었을 때 인사를 한다. 인사를 하는 역할인데도 살짝 긴장과 상기된 모습이 보인다. 다른 아이들도 선생님과 함께 할 때 하던 장난하던 모습이 친구가 반장을 하니 오히려 없어지고 함께 긴장하며 몸바로 하고 서로 살펴 인사를 한다.

적당한 긴장감과 책임감이 아이들에게 좋은 자극이 될 수 있겠구나 싶다. 2학기에는 일주일 정도의 반장단을 도입해 볼까 고민하고 있다. 혹은 우리반을 위해 도움을 주는 역할을 만들 수도 있겠다.

점심시간 달아지옥??

아이들이 잘 바뀌지 않는 습관이 있다. 날마다 반복되는 일인데 날마다 같은 말을 하면 듣는 아이도 말을 하는 교사도 힘들어진다. 특히 식습관이 그러하다. 점심을 먹으며 돌아다니고, 뒤돌아보고 친구와 이야기 나누고, 먹다가 호기심이 생기면 얼른 가서 그걸 보고, 먹기 싫은 게 있으면 옆에 빼두고 젓가락으로 뒤집었다가 찔렀다가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 음식을 고루 먹고 바른 자세로 먹기를 꾸준히 하는 게 생각보다 참 유지가 어렵다. 식습관이 잘 잡힌 아이들은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빈그릇을 금방 하고 긴 쉬는 시간을 누린다. 채소나 싫어하는 음식의 종류가 많은 아이들이 더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몸이 바르지 않고 돌아보거나 다른 곳을 가 있거나 음식을 최대한 미루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격려도 해보고 숟가락을 떠서 고루 먹을 수 있도록 도와도 보고 꾸짖어도 보고 3월부터 3개월간 다양한 방법을 쓰면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고 힘들어하던 아이들도 스스로 노력하고 있다. 그래도 교사입장에서는 아이들이 더 고르게 건강하게 먹는 식습관을 들이고 긴 쉬는 시간을 누렸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그런 습관은 빨리 들일수록 아이들도 좋다. 싫어하는 음식을 미루는 아이들을 쭉 관찰해 보니 입안에 머금고 있으면서 입맛이 더 떨어지고 먹는 자체가 지루해지고 먹는 것에 흥미가 떨어져 그냥 젓가락을 놓고 멍하니 있는 것이었다. 적당한 자극과 제한이 필요하겠다 싶었다.

먼저 아이들이 힘든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데서 조금 더 노력하여 받기로 했다. 그리고 가장 늦게 먹는 습관이 있는 아이들이 바른자세로 꾸준히 먹으면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시간을 대략 잡아서 다 먹는 시간을 기준으로 모두 다 먹는 시간을 정해주었다. 예를 들자면 “1시 20분까지 째깍째깍 시간이예요. 그 뒤는 달아지옥예요. 그 뒤에도 계속 먹는 어린이들은 달아선생님과 함께 학교를 위한 일을 할거예요.” 그렇게 약속을 정하고 5분이나 10분 마다 째깍째깍 시간 몇분 남았어요. 라고 말만 해주었다. 그랬더니 아이들이 이야기 나누거나 다른곳을 보다가도 먹는데에 집중했다. 그래서 평균적으로 전체가 먹는 시간이 40분 이상 줄었다. 2시까지 먹던 3~4명의 어린이들이 이제는 1시 20분 전에는 밥을 먹고 쉬는 시간을 누리고 있다. 물론 여러차례 달아지옥 시간을 넘겼지만 노력하는 모습이 더 의미있기에 일부러 거짓말로 시간을 조절해 가며 남은 시간을 말해주곤 한다. 초점은 어린이들이 꾸준히 밥을 먹고 쉬는 시간을 누리는데에 있기에. 빈그릇을 잘 한 어린이에게는 식판을 보며 “너무 눈부시다” 며 눈을 가리는 연기를 한다. 달아선생님에게 식판 눈부심 공격을 하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빈그릇을 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이 무척 귀엽다. 우리끼리 달아지옥 거의 없는 (어린이들에게는 비밀!) 달아지옥이 점심시간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달아전설

수업시간이나 아침열기 시간, 하루닫기 시간에 종종 옛이야기를 들려준다. 예전에 있었던 이야기에 달아전설을 덧붙여서 들려주면 아주 쏘옥 빠져들어 듣는다. 수업시간에 집중보다 이야기에 집중하는 힘이 더 크다. 하루닫기 시간에 흩어져 있다가도 다섯셀때까지 모이면 달아전설 들려주지롱~ 하면 호로로록 모이는 아이들이다. 뒷간에서 달아선생님이 똥누다가 귀신 만난 이야기, 어디서 누구 만난 이야기.... 오늘은 달아전설 들려줄거예요? 하고 기대하고 물어보는데 기억하는 알림장이 있어서 오늘은 안돼 하면 “왜요!” 하고 화를 내는 부작용이 생겼다. 내가 들려주고 싶을 때만 들려줄 거야. 날마다 당연하게 들려주는 게 아니야. 달아전설이라도 선생님이 좀 힘 보따리를 쥐고 있을 게...

1학기 마무리까지 힘쓸 일

-참 잘해 오던 일이 사물함 정리였는데 5월이 지나면서 사물함에 알 수 없는 물건이 가득해지고.. 정리가 안 되고 있다. 아이들 스스로 잘 해오고 있구나 하고 놓쳤다 싶어서 한 번 사물함을 뒤집어 정리해 보니. 겨울 장갑, 썩은 호박, 젖어서 둔 양말, 종이들.... 충격적인 물건들이 많았다. 아이들도 민망한지 허허 웃었다. 그러고 한번 씩 정리를 하면 물건이 계속 늘어난다. 잎선생님도 참 잘해왔는데 아쉽다고 하신다. 방학 전까지 날마다 사물함 정리하기, 필요한 물건과 필요하지 않은 물건 구분하기를 연습해야겠다.

-놀잇감이나 읽은 책을 그대로 두고 밖으로 나가는 일이 많다. 내가 쓴 물건 정리하기, 소중하게 대하기도 꾸준히 약속해야 할 일이다. 뿐 아니라 실내화 챙겨 신기, 신발 정리 같이 기본 물건 정리 정돈, 내 물건 관리 하기, 모두의 물건 소중하게 쓰기 같이 기본 약속을 잘 할 수 있도록 챙겨야 겠다.

-관계에서 불편함을 표현하고 조절하는 연습

참 잘 어울려 놀면서도 작은 일로 서로 다투고 교사를 자주 찾는다. 친구가 나보다 앞서면 새치기 했다고 짜증을 내고 조금만 부딪치면 왜 미냐고 사과를 꼭 받아야 한다. 어깨를 짚은 게 어깨를 쳤다고 표현되거나 웃은 게 비웃었다고 표현될 때, 친구들이 나한테만 안된대요. 라고 표현될 때. 아직은 자기중심에 있는 아이들의 서툰 표현과 생각에 시간이 필요함을 느낀다. 처음엔 교사로서 이게 그렇게 불편할 일인가, 짜증 날 일인가, 사과 해야할 일인가. 하고 보기에 힘든 모습도 있었다. 지금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차근 차근 배우고 조절해 가야 하는 모습이 있는 것이다. 서로 부딪치고 다투고 또 화해하고 몸으로 경험하고 배우면서 마음 그릇을 넓히는 데 시간이 많이 필요하겠지만 교사와 이야기 나누다 보면 금세 잊고 웃는 아이들처럼. 화낼 일이 아니고 서로 한발 물러서고 양보하고 배려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배워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교사도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한발 물러나 기다리고 알려주고 조절할 수 있도록 경험시켜 주어야겠다.

아침열기
-산책

-교실정리, 사물함 정리, 물건 정리정돈

-형태그리기

-주말 지낸 이야기

-나들이 준비

-선생님이 들려주는 이야기와 그림책
월요일에는 전체 아침열기로 전교생이 모인다. 선생님들도 모두 함께 모인다. 모두 함께 모인 일상 회복이 반갑다. 화요일에는 교실 정리 정돈을 하고 실내화를 챙겨신고 모여 앉으면 시간이 지나간다. 수업 준비가 되면 칠보산어린이 되기 수업을 한다.

수요일에는 주로 절기 이야기, 텃밭나갈 준비를 하며 아침 산책과 텃밭에서 아침 열기를 했다. 목요일에는 형태그리기를 많이 하지 못하고 그날 필요한 안내와 산책, 하루 준비, 아침 책읽기, 옛이야기 듣기와 그림책 읽어주기, 서로 이야기 나누기로 시간을 주로 보냈다. 금요일에는 나들이 준비를 하였다.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신이 나도 아침이나 짧은 쉬는 시간에는 젖게 놀지 않고 하루를 준비하기로 약속을 했다. 징이 치면 교실로 모이기 까지는 이제 약속이 되어 아이들도 몸이 움직인다. 교실에 모여 둥글게 앉기가 되는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은 반반 정도가 아닐까. 그럼 다시 또 약속을 하고, 서로 알려주고 인사를 하면 선생님의 이야기가 시작되고 동시에 아이들 이야기가 시작되어 다시 귀담아 듣기 연습을 하고. 하고싶은 말을 멈추고 교사의 말에 귀담아 듣는 날에는 밀려오는 감동에 고맙다는 말을 하게 된다.

칠보산어린이되기
-우리반 이름 정하기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그림책 우리학교 여행 이야기 여행 전 내 마음

*어린이 선언문

-<자유와 생명>그램책 만들기 내가 생각하는 자유와 생명은 무엇일까 그림과 글로 써보고 달반 그림책 만들기

<수원칠보산자유학교 어린이 선언문>

그림책 <찔레꽃 울타리> 우리학교 어린이 선언문은 어디서 왔을까? 어린이 선언문 외우기

<수원칠보산자유학교 어린이는 이렇게 지내요.>

나를 사랑하고 다른 생명을 사랑합니다.

더불어 삽니다. 약속 되새기고 선언하기

평화의 징

우리학교 평화의 징은 언제 쳤을까? 평화의 징 이야기

평화는 언제 깨어질까? 평화를 깨는 말과 마음의 씨앗
아차, 우리반 이름을 한참 동안 못 정했다. 후보가 많이 올라왔다. ‘수상반, 수상한 우리반, 행복한 반, 평화의 행복한 반, 달반, 자유의 반, 칠보반, 마음의 반, 자유학교반.

좀비반, 똥반 이런 장난스러운 의견이 조금씩 나와서 우리가 서로 부르기도 좋고 듣기도 좋은 이름으로 하면 좋겠다고 틀을 주었더니 아이들도 방향을 바꾸어 의견을 내었다. 공동으로 정할 때 다수결, 소수결, 만장일치와 같이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음을 소개했다. 이번에는 다수결로 정하기로 하고 다음에 여러 가지 방식을 경험해보기로 했다. 투표는 스티커로 마음에 드는 이름에 두 개씩 붙이기로 했다. 교사의 이름을 딴 달반은 안 되기를 바랐는데 결국 달반이 가장 많은 표를 얻어 달반이 되었다. 그리고 구호는 교사가 “달반!” 하고 외치면 어린이들이 “반짝반짝” 하기로 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자유와 생명을 그림과 글로 쓰며 우리반의 자유와 생명 그림책을 만들어보았다. 아이들의 다정하고 고운 생각이 담겨 인상 깊었다.



우리학교 어린이 선언문을 다루며 찔레꽃 울타리 그림책을 읽어주었다. 결혼식 장면에 아이들이 좀 설레여하지 않을까 했는데 아직까지는 덜 닿은 듯 했다. 교사가 결혼할 때에도 우리학교 어린이 선언문을 바탕으로 오신분들이 결혼 선언문을 낭독해주었다고 청첩장을 보여주었다, “선생님 결혼했어요?” “누구랑요?” “야, 태백선생님이랑 했잖아!” “그럼 같이 살아요?” 학교밖학교 나갈 때면 당연히 “태백선생님은 왜 안 와요?” 라고 묻는 아이들이니. 아직 결혼이라는 것도 선언한다는 것도 조금 덜 와닿는 듯도 했다. 아이들의 관심사는 우리가 자주 가는 상상캠퍼스라에서 결혼했다는 것에 반응이 조금 있을 뿐 나머지는 시큰둥했다.

어린이 선언문 한문장한문장을 함께 낭송하며 자유와 생명, 더불어살아가는 배움터를 강조하고 심장에 한 손을 얹고 한 손은 선언하듯 들고 낭송했다. 아이들이 본능적으로 서서 어린이 선언문을 낭송하고 싶었나 보다. 모두 서서 어린이 선언문을 또박또박 낭송하고 약속했다.

교육계획집 앞에 있는 수원칠보산어린이는 이렇게 지내요 약속을 하나하나 읽으며 같이 지키기로 약속하고 서명도 하고 엄숙하게 엄지손가락으로 손도장도 찍었다. 집에 가서 부모님과 함께 다시 약속하기로 숙제를 내었다. 형식일 수도 있지만 이런 과정이 어린이들에게는 꽤 의미있는 무게로 다가가는 듯 했다.

평화의 징을 다루며 징을 가운데 두고 모여 앉았다. 5월에 산행을 하다가 칠보산 정산 비석에서 사진을 찍는데 서로 앞에 서려고 다투고 운동기구에서 또 다투어서 평화의 징을 친 경험이 있다. 아이들에게는 그냥 잊혀진 경험인가 했는데 그 뒤로 산행을 하며 다투는 일이 없이 서로 배려하여 사진을 찍거나 서로 도와 산을 오르고 내려오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종종 평화의 징치겠다! 하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 모습을 보며 아이들 안에 평화의 징을 쳤던 경험이 그냥 흩어지지 않았구나 싶었다. 그동안 우리학교에서 왜 평화의 징을 쳤는지 이야기를 나누며 아이들이 까닭을 말하는데 “생명을 존중하지 않아서,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아서, 평화가 깨어져서.. ” 이런 말들을 했다. 칠보산 어린이 되기를 하며, 그동안 우리가 나누고 배운 이야기들이 아이들 안에 스며들고 있음을 느꼈다. 우리반에서 말과 마음에서 평화의 씨앗을 어떻게 뿌릴 수 있을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말과글
-나뭇가지에서 홀소리 찾기, 홀소리 나무 그리기

-홀소리 순서대로 쓰고 읽기

-<다니엘이 시를 만난 날> 자세히 들려다보기, 오래 바라보기, 자연에서 짧은 시 -한줄 만나기, 말 글로 써보기

닿소리 배우기 – 옛이야기로 닿소리 만나기, 닿소리의 결을 느끼기, 소리내기, 정성껏 그리고 쓰기, 닿소리가 있는 말 찾기, 이야기 만들기, 닿소리를 살린 시 낭송하기
홀소리를 모두 배우고 순서대로 읽고 써보았다. 한글자 한글자 또박또박 정성껏 써본다. 살구나무에서 운동장에 있는 나무에서 홀소리를 찾아본다. 한글 공책에 홀소리 나무를 그려보는 활동이 무척 재미있었다.



<다니엘이 시를 만난 날 그림책>을 읽어주었다. 시란 무엇일까 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학교 문집에 실린 낮은 학년의 시 몇편을 들려주었다. 그리고 아이들과 생활미술시간에 오래 보고 그린 파꽃으로 말글 한 줄씩 모아 시를 써보았다.

파꽃

파꽃은

물을 많이 먹고

햇볕을 많이 쬐요

파꽃은 예뻐요.

파꽃은 길고 뾰족해요.

파꽃은 뭘까

신기해요.

파에 꽃이 피는 건

처음 봤어요.

파꽃이 지면

3월에 다시 피어나요.

파꽃에 계속

벌이 모여요.

파꽃은 최고예요.

모두 바깥으로 나가 마음이 닿는 곳에 머물며 오래 보고 말글을 시로 쓰면 교사가 받아 적었다. 아이들의 고운 말을 처음으로 담아보았다.

닿소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한글자씩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망태기 총각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ㅁ를 배웠다. 그리고 교사가 들려준 이야기 속에서 ㅁ 가 들어간 말을 찾아서 아이들이 하나씩 말해보면 교사가 바로 칠판에 썼다. 아이들은 또 다른 낱말들을 찾아보았다. 세가지 말을 골라 한글 공책에 쓰고 닿소리를 살린 그림을 그렸다. 교사가 아이들이 찾은 낱말로 이야기를 지어 들려주면 다같이 말도 안되는 이야기에 깔깔 웃었다. 아이들도 자기가 쓴 세가지 낱말로 짧은 이야기를 만들어 들려주었다.

한글을 배우는 시간은 망태기 총각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또 다른 이야기가 시작되고. 아이들이 오늘은 어떤 이야기 들려 주실 거예요? 하고 기대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찾은 낱말로 선생님이 어떻게 이야기를 말도 안 되게 지어낼까 기대한다. 글자 한자한자 공중연필로 연습도 해보고 긴 줄로 글자를 만들어 걸어도 보고 종이테이프를 바닥에 붙여 걷기도 해보고... 다양하게 닿소리를 만난다. 학기 말이 되니 닿소리를 모두 배워야 하지 않을까 싶어 옛이야기 없이 두글자를 한 번에 했더니 아이들 집중도가 금세 떨어진다. 그래서 닿소리 세가지가 담긴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교사가 이야기를 들려주면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엇! “ㅍ 다!” 하고 먼저 발견하기도 한다. 생활하며 배운 닿소리를 찾기도 한다. 남은 닿소리를 모두 배우고 1학기를 마무리 하자고 약속을 하고 조금 더 속도를 내어야겠다.


열까지 수는 어떻게 셀까

5만들기, 10만들기

1~10 다양하게 세기,

1~20 다양하게 세기, 거꾸로 세기

바둑돌로 수 세기

숫자의 비밀찾기, 수 쓰기

5가 되는 수, 짝과 5만들기 놀이

모양- 삼각형, 사각형, 사각형 찾기, 자연에서 찾고 그리기, 말로 모양의 특징 말하기, 몸을 표현하기

놀이판에서 50에 먼저 도착하기

짝이 되는 수, 홀이 되는 수 , 홀짝놀이

차례수 쓰기 0~9 쓰기

10~50 수 쓰기, 다양하게 수세기 (걸으며 세기, 박수치며 세기, 2씩 세기)

둘씩, 셋씩, 다섯씩 묶어 세기, 묶어 센 수 써보기

수직선에 수 써 보기, 깡총이의 수 건너기
10까지의 수를 자연에서 찾고 그리고 노래하고 몸짓으로 표현하며 만났다. 9까지의 수를 어떻게 만들어냈을까 수의 비밀을 찾으며 수를 썼다. 이제 진짜 수의 세계가 시작된 것이다. 바둑돌로 수를 세고 걸으며 박수를 치며, 높낮이를 바꾸며 자주 수를 세었다.

하나둘셋 세기에서 일, 이, 삼, 사 이렇게 숫자세기로 바꾸었다. 카프라를 세고 바둑돌을 옆에 같이 세며 일대일 대응을 해보고 바둑돌과 손가락으로 일대일 대응을 해본다. 직접 세어본 바둑돌을 스케치북에 그리고 숫자를 써본다.

놀이로 5만들기, 10만들기를 수업 시작전에 여러차례 했다. 그리고 수스케치북에 묶어세기로 표현해보며 5만들기를 그리고 짝이 되는 숫자도 써보았다. 손으로 직접 세고 몸으로 움직이고 걸으며 세고 박수치며 세고 거꾸로 세고 순서대로 세고 건너뛰며 세고 묶어 세고 다양하게 세기를 반복했다.

교사가 만든 활동지도 시작했다. 1~9까지의 수를 쓰고 10진법 이야기를 나누며 50까지의 수를 썼다. 교사대 어린이들 대결로 50까지 먼저 도착하기를 하며 50 쓰기를 했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다함께 세기는 50까지 늘어났다. 10씩 넘어가면 박수를 치기, 점프하기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하며 재미있게 수세기를 하고 있다.

둘씩 묶어세기, 셋씩 묶어세기, 다섯씩 묶어세기 활동을 하면서 어린이들이 모으고 가르기를 하고 있고 이미 더하기를 경험하고 있다.

1학기 마무리 까지 꾸준히 묶어 세고 가르고 모으는 활동을 하며 덧셈 기호 정도를 배우는 활동까지 할 예정이다. 생활 속에서 둘씩, 셋씩, 다섯씩 묶어 세는 활동은 꾸준히 하면 좋겠다.

생활미술
꽃 도감- 5월에 피는 꽃 그리기

개교 기념 우리학교 나무 이름표 만들기, 나무에 곤충과 꽃, 새 그림 그려서 달기

가위로 색종이 접고 오려서 모양 내기

형태 그리기로 꽃그리기

생일 편지 쓰기
3월부터 부지런히 나가서 꽃을 그렸다. 고아라 크레용의 네가지 색깔로도 어린이들은 꽃을 잘 표현한다. 색에 욕심을 내지 않고 그려본다. 필요하면 납작 크레용으로 빛깔을 내어본다.

이제 납작크레용으로 빛깔을 표현할 수 있다는 걸 안다. 뾰족이 보다 넓적이로 살살 계속 덧질하다보면 빛깔이 아름답게 더해진다는 걸 안다. 우연의 아름다움을 경험하기도 한다. 2학기에 습식수채화를 하면 더욱 기뻐할 것 같다.

가위로 색종이를 접어 오릴 때에도 서툴지만 하나씩 오려 모양이 나올 때 어린이들이 참 좋아했다. 그동안 생일편지를 못 썼는데 처음으로 우리반 어린이의 4월 생일편지를 써보았다. 아이들이 생각보다 무척 정성껏 편지를 써서 더 빨리 시작해도 좋았겠다 싶었다. 이제 생일 편지를 챙겨서 써야겠다. 정성을 들이는 어린이들 모습이 고맙다.

텃밭살림
절기 이야기- 입하, 소만, 망종, 하지 절기에 따른 하늘, 땅, 날씨 작물 이야기를 듣고 산책과 텃밭에 나가 관찰하기, 텃밭 보살피기

텃밭 공책에 감자 꽃, 잎, 텃밭 작물 그리기

잡초 뽑기

땅콩 보살피기

얼굴보이는 감자 흙 덮어주기

무너진 두둑 다시 세우기

감자 수확하기

텃밭 정리하기
텃밭은 즐겁다. 이제 텃밭에 필요한 준비물도 스스로 챙길 수 있다. 준비물에 텃밭 공책이 늘었다. 감자가 자라는 모습을 관찰하고 그림을 그리고 짧은 글도 쓴다. 고아라 크레용 색이 한두개 사라진 아이들이 있어 이제는 교사가 한 번에 들고 간다.

물조리개로 쓰는 페트병은 완전 찌그러지거나 없어진 아이들이 있다. 2학기에 다시 마련해야할 것 같다. 두둑을 높이 쌓았는데 물을 조심히 주지 못한 걸까 두둑이 많이 무너져서 틈틈이 다시 세워주어야 했다. 놀이처럼 잡초를 뽑고 감자가 보이면 흙으로 덮어주었다. 사실 일하는 시간보다는 노는 시간이 더 많다. 그래서 텃밭 오는 게 즐겁다. 다른 학년 텃밭에 자라는 작물 구경도 재미있고 오는 길에 이것저것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다. 호기심이 많은 어린이들이라 바깥에 나가면 더 신난다. 땀흘려 일하고 나면 느티나무 아래에서 쉬면서 바람도 쐴줄 안다. 텃밭일을 하면서 계절의 변화를 가장 강렬하게 느낀다. 그리고 어린이들의 성장도 가장 많이 느낀다. 올해 감자 수확은 풍성하지는 않지만 텃밭일 자체를 즐거워하는 어린이들의 마음이 가장 큰 수확이다.

학교밖학교
칠보산 정상까지

우리끼리 버스타고 나들이-상상캠퍼스 환경의날 행사 참여

생태교실

피바위 까지 오르기

일월공원-작은 마라톤

감자수확과 계곡에서 물놀이
보조 선생님 없이 어린이들과 온전하게 학교밖학교를 나갔다. 어린이들이 가장 많이 성장했음을 느끼는 수업이다. 칠보산정상까지 쉬는 시간이 줄었고 올라가는데 시간이 많이 줄었다. 힘들어서 우는 어린이, 넘어지는 어린이가 줄었다. 틈틈이 소리 내어 울던 어린이는 울고 싶지만 또 참아본다. 정상 비석에서 서로 양보하며 사진 찍기에 성공했다. 괜시리 고맙고 감동이다. 늦게 오는 친구에게 내려가서 손잡고 같이 올라온다. 힘내라고 응원도 한다.



우리끼리 버스도 타고 나들이 가도 이젠 불안하지 않다. 몇 번 버스를 타고 어디까지 가야햐는지 전정류장이 어디인지 어디서 미리 준비해야하는지 알려준다. 어린이들은 정류장에서 줄을 서고 버스가 오면 기사님께 인사를 하고 교통카드를 찍고 차례로 뒷자리에 앉는다. 크게 소리내지 않는다. 평화롭게 놀기로 약속을 하면 바깥에서는 다투는 일도 적다.

도시락과 간식은 무척 잘 나누어 먹는다. 돗자리로 스스로 펴고 접는 연습도 잘 해와서 선생님 도움도 덜 받는다.

피바위 까지 도전해 보았다. 한명씩 밧줄을 잡고 올라가는데 아이들 저마다 도전이었다. 모두 해냈다. 내려오는 길에도 밧줄길로 가잔다. 내려가는 길이 더 무섭다. 그래도 모두 해낸다.

일월공원까지는 새로운 버스를 탔다. 가능할까 싶었는데 작은 마라톤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일월공원을 한바퀴 뛰는데 어린이들이 잘 뛴다! 많이 놀랐다. 아이들과 몸으로 함께 하며 진짜 많이 컸고 마음도 컸고 체력도 좋아졌구나. 견디는 힘이 커졌구나 느낀다. 고맙고 대견하여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문득 이아이들이 고학년이 되면 다시 만나서 도전하는 성장여행을 함께 하고 싶다고 말해버렸다. 아이들이랑 달리면서 자전거 종주할까? 산에갈까? 걸을까? 철인 삼종할까? 진짜죠? 선생님 약속이예요? 그렇게 즐겁게 달리며 추억이 생겼다.

마지막 학교밖학교는 감자를 캐고 비가 많이 내린 김에 계곡에서 물놀이를 실컷 했다. 아이들에게 꼭 한번은 너희도 실컷 젖고 나도 젖고 신나게 놀자고 했었다. 오늘이 그날이다! 흙이 묻은 옷으로 아이들과 물이 듬뿍 흐르는 계곡에서 신나게 놀았다. 아이들과 온몸으로 놀다보니 아이들이 더 잘 보였다.

이제 아이들의 기운에, 아이들의 흐름에 교사가 스며드는구나 싶은데 방학이 되어간다. 방학동안 에너지를 잘 모아서 2학기에는 더 넓은 마음과 더 큰 기운으로, 온 몸으로 아이들과 함께 해야겠다.


공동체놀이

소나기 선생님

월요일 3교시 징이 울리면 아이들이 흥분한다. 몇몇 아이들은 교사실 앞에서 와서 교사를 기다리고, 몇몇 아이들은 징이 울린 지 한참이 지났는데 계속 바깥놀이에 열중이다. 함께 약속했던 것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 징이 울리면 동그랗게 앉기, 하고 싶은 이야기는 손을 들고 하기, 이렇게 약속을 했다. 학기 초에는 지키려고 스스로 노력하고, 서로 챙기는 게 보였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약속을 지키려는 의지가 옅어진다. 명상을 통해서 몸과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다시 한번 약속을 되새긴다.

#눈 가리고 물건 찾기

모둠을 나눠서 눈을 가리고 물건 찾는 놀이를 진행했다. 한 아이는 눈을 가린 채로 준비를 하고, 나머지 아이들이 물건의 위치를 설명한다. 눈을 가린 채 친구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설명하는 친구는 선을 넘어가지 않고 제자리에서만 설명해야 한다. 이렇게 규칙을 안내하고 놀이를 시작한다. 아직 왼쪽 오른쪽의 방향 지시어가 익숙하지 않은 데다, 설명을 하는 친구도 듣는 친구도 답답한 마음에 목소리가 올라간다. 심지어는 제자리에서 설명해야 하는데, 선을 벗어나서 친구 바로 옆으로 다가가기도 한다. 한두 번 해보고서는 요령을 익혀서 서로의 사인을 맞춘다. 서로의 합이 맞춰져 간다. 처음에는 낯설고 서로의 이해의 폭이 다르지만, 조금씩 그 간격이 좁아진다. 서로 힘을 모을 수 있다.

#사방치기

민속놀이 중 하나인 사방치기를 했다. 땅따먹기라고 불리기도 한다. 대부분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모르는 아이들이 많았다. 평평한 땅과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흙바닥이면 되는데, 그런 공간이 점점 없어져 가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놀이를 알고 있는 아이들과 함께 땅에 사방치기를 그리고 시범을 보여줬다. 돌을 고르는 것부터 아이들의 성향이 드러난다. 크고 잡기 좋은 돌을 고르는 아이도 있고, 작고 예쁜 돌을 고르는 아이도 있다. 두 명씩 짝이 돼서 진행했는데, 8단계를 넘어 하늘까지 가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한 발로 서고, 돌을 줍고, 금을 밟지 않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조금씩 오령을 익히며 단계를 높여간다. 수업 시간뿐만 아니라, 쉬는 시간에도 아이들끼리 즐길 수 있는 놀이다. 비석치기와 땅따먹기 등 다른 전래놀이를 좀 더 나눌 예정이다.

어울림

해님선생님

- 함께 한 날 : 수요일 3교시 (40분)

동그랗게 둘러앉아 퐁당퐁당 노래 부르며 수업을 엽니다. 여행 준비로 5,6월에는 수요일마다 어울림 수업도 퐁당퐁당 열립니다. 매시간 친구와 함께 할 수 있는 손놀이를 함께했습니다. 어울림 시간이 놀이시간이 되었다며 즐거워하니 준비하고 여는 선생도 참 기쁜 시간입니다. 노래하며 콩주머니 옮기기도 하고 일층-이층-삼층 함께 계단 박수치기도 합니다. 둘러앉은 어린이들이 몸 뒤로 숨긴 방울을 흔듭니다. 고양이 역할을 맡은 어린이는 누가 방울을 숨겼는지 맞추는 놀이를 제일 좋아합니다. 차곡차곡 함께하는 즐거움이 놀이 주머니에 가득 차길 바랍니다.

그림책으로 만나는 평화이야기... 눈 덮인 길가에 떨어진 노인의 장갑 속에 추위를 피해 동물들이 하나. 둘 모여드는 이야기 기억하시나요? 라쵸프의 <장갑>입니다. “그런데 너는 누구니?”하고 물으면 “나~ 개골개골 개구리. 나~ 무엇이든 갉아 먹는 쥐~”주고받으며 이야기도 듣고 동극으로 표현하기도 했었는데 그림책을 읽어주니 옛 기억을 떠올리며 흥겹게 읽습니다. 이 이야기가 우크라이나의 민화였다고 알려주니 깜짝 놀랍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먼 나라의 일로만 느껴지지 않습니다. 아빠의 영정사진을 들고 있는 어린이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봄꿈> 그림책을 함께 보며 1980년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믿지 못할 일 광주 항쟁도 기억합니다.

장애 이해... 여러 나라 글자와 말로 “사랑해”를 들려줍니다. 처음에는 무슨 글자야? 무슨 말이야? 어리둥절해 합니다. “워~아이니~”라고 말하니 안나와 해나가 방긋 웃으며 저의 부족한 성조를 고쳐줍니다. 손으로 하트를 하며 “해님 선생님~ 워~아이니~”라 말하니 친구들도 무슨 말인지 눈치를 챕니다. 이렇게 다른 글과 말이 있는 것처럼 손으로 읽고 말하는 수어와 점자를 배웁니다. 6월은 장애에 대한 바른 정보를 익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학교 교가를 수어로 배워보고, 점자로 만든 여행안내문을 만지며 읽어봅니다. 의사소통을 돕는 AAC(보완대체의사소통도구)를 소개했는데 약국-치과-홈플러스-자연드림-한살림 우리 마을에 이런 것이 많으면 좋겠다고 한마음으로 알려줍니다.

음악

그루터기 선생님

“숲 속에 매미가 노래를 하면~(짝짝)”

1학기 후반에는 여름에 어울리는 노래들로 구성했다.

고무줄 놀이는 거의 하지 못했지만 손뼉치기 실력이 많이 늘었다. <매미><반달><도깨비 나라>를 손뼉치기로 배웠다.

매미로 손뼉치기 노래를 하며 5월을 열었다. 어려운 기술이 들어가지는 않아서 아이들이 금세 익힐 수 있었다.

<산바람 강바람>이 전체 여행 노래에 들어가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었다.

목일신선생님의 <누가누가 잠자나> 시를 함께 읽고, 학교 앞 공터 숲에서 부르기도 했다. 밖에서 노래를 부를 때 소리를 멀리 그리고 넓게 내는 연습이 됐다.

<반달>은 손뼉치기 중에서도 어려운 편에 속하는 곡이다. 노래를 먼저 익혔다. 빠르지는 않지만 2주에 걸쳐 천천히 익혔다.

<이 더운 날에>은 김희동 선생님 곡으로 학교에서도 즐겨 부르는 노래 중 하나다. 이 노래를 배우고 간단한 손뼉치기인 <도깨비 나라>를 배웠다.

짝과 함께 손뼉치기 놀이를 하는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 서로 친절하게 알려주고 시도해보려는 시도가 늘었다. 처음에 방법을 알려주고 짝과 시도하다 보면 어려움에 부딪치게 되는데, 이 때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자연스러워졌다.

짝과 함께 연습하고 교사와 손뼉치기를 하며 검사 받는 수업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연출된다. 몇 명 봐주다 보면 1학년 아이들이 한 줄로 쭉 늘어서 있다. 덕분에 교사가 훈련 받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하루에 손뼉치기 곡만 50번 이상을 부르는 상황이 펼쳐진다. 손뼉치기를 하다보니 자연스레 짝과 어울리는 시간, 교사와 소통하는 시간이 늘어나 만족스럽다. 다음 학기에도 재미있게 수업을 꾸려나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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