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월 4학년 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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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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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4월 4학년 돌아보기

 

두근두근, 머릿속으로 그려왔던 교육계획을 드디어 아이들과 나눈다. 아이들의 지적호기심이 상상보다 더 활짝 열려있다. 더욱 성실히 준비해야겠다는 책임이 기분 좋게 든다. 한편으로 내용(교육과정 안에)이 지나치게 많은 것은 아닌지 반성도 되었다. 날이 갈수록 결과를 만들어내기 바빠지는 모습을 보며 교사의 욕심을 마주하게 된다. 기본에 충실하며 천천히, 그리고 온전히 아이들에게 스며드는 시간을 놓치지 않도록 해야겠다.

 

그림책 『내 이름은 윤이에요』를 읽으며 새 친구를 맞아한다. 낯선 곳에서 새로 시작하는 이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과 더불어 서로 사귈 시간이 필요하니 서로에게 시간을 주자고 이야기했다. 맞이하고 이별하는 일을 반복해서 겪다보니 서로 배려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함을 깨달았다. 그 마음을 정성껏 아이들과 나누었다. 중요하게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때 그림책을 자주 쓴다.『노란 달이 뜰 거야』, 『오늘은 5월 18일』처럼 좋은 그림책들이 많아서 좋다.

반 이름을 의논했다. 장난스런 이야기를 한참 쏟아내더니 의미를 좇아 논의를 이어간다. 최종 후보에 오른 이름은 ‘우리 반’과 ‘친구 반’이다. “우리라는 의미가 좋아요”, “다 같이 우리니까”, “나와 너가 아닌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어서”, “우리 반은 함께 여서”, “의미도 좋고 듣기도 좋아서”, “우리가 마음에 들어서”, “뜻이 좋아서”라는 까닭으로 우리 반의 이름은 ‘우리 반’이 되었다.

임시 정부 수립, 3.1 만세운동 100주년의 해를 맞이하여 한 달에 한 번 윤동주 동시를 아이들과 만난다. 아이들 덕분에 윤동주 동시를 새로 알게 되어 참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시를 쓰고 외며 같은 정서를 함께 나눈다. 여럿이 외니 시가 마음과 마음 사이를 오간다. 시를 외고, 노래로 만들어 진 것은 노래를 부른다. 짧은 시를 위주로 하여 부담이 없고, 누구나 욀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참 좋은 활동거리다. 꾸준히 시를 외워 학기 말에는 시 낭송대회를 열 계획이다.

함께 외웠던 시 - 새로운 길/ 호주머니/ 봄/ 무얼 먹고 사나/ 반딧불이

 

 

성교육

 

아이들의 정서 및 신체 발달정도는 어떠한지, 이 시기에 필요한 성교육이 무엇인지, 아이들은 무엇을 궁금해 하는지, 성교육을 할 때 성별을 나누는 게 좋을지 여러 고민이 올라왔다.

그림책으로 도입하고 이야기로 풀어냈다. 질의응답 시간에 교사의 경험도 나눴다. 수업을 하고 나니 성별을 나누지 않고 함께 했던 것과 그림책 도입이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래 그림책의 내용이 대체로 좋았고 이야기 거리가 풍성했다. 남학생들은 털이 나기 시작하는 것, 여학생들은 생리에 대한 호기심이 컸고 질문이 많았다. 곧 일어날 신체변화를 잘 맞이하고 우리의 몸을 서로 존중하고 아껴주자는 느낌이 잘 오고 갔다. 성과 관련하여 우리 몸의 변화에 대해 더 듣고 싶어 했으며 다음 성교육 시간에 참고 하여 내용을 준비하도록 해야겠다. 청결을 꾸준히 강조하는데, 청결유지가 잘 되는 느낌은 덜 든다. 좋은 습관 만들기에 더 힘써야겠다.
그림책 나눈 내용
우리 몸 털털털 우리 몸의 털

신체를 보호하는 털의 기능

털을 통해 알 수 있는 건강상태 점검

신체 발달 흐름 이해와 청결

남과 여의 차이 이해

외모에 대한 건강한 시선
세계 어린이와 함께 배우는 시민학교 남자와 여자 남자와 여자 어떻게 다른가?

몸, 정서, 행동, 성역할
성폭력 싫어요. 사례 나누기①②③

겪었을 때 부모님 또는 선생님과 꼭 의논하기

“어린이들은 보호 받을 권리가 있고, 어른들은 보호할 의무가 있다”

낱말사전 - 성, 성폭력, 성희롱, 미성년자
 

말과글

 

그림책 『나이살이』는 우리 전통문화를 담고 있다. 태어나서부터 죽고 난 후까지 사람이 사는데 있어 우리나라의 전통과 문화가 잘 표현되어 있다. 읽어 주는 내용을 듣기, 그림책 자세히 보기, 느낌과 생각 나누기로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오늘날의 문화와 연결지어 본다. 그림책을 자세히 보며 이야기를 나눠보면 이야기 거리가 풍성하다.

 

『화요일에 두꺼비』는 볼수록 좋은 문장을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함께 소리 내어 읽기도 좋고, 쓰기도 좋으며 진정한 우정에 대해 말하고 있다. 연극공연을 위해 모둠을 나누어 대본을 짜게 하니 매우 적극적이다. 전체 이야기를 세 부분으로 나누어 모둠별 대본을 짠다. 세 명의 주인공이 있는 셈이다. 하나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세 명의 연기자를 보는 재미가 있다. 그간 읽고, 쓰고 말하던 정적인 영역이 공동체 놀이처럼 들썩 거리며 연기에 깊이 몰입한 나머지 흥분하기도 했다. 연극공연을 지켜보며 아이들의 다양한 모습과 끼를 발견하게 된다. 한 번으로 그치기엔 아쉬운 마음이 들어 한 번 더 공연하기로 한다. 1학년 동생들과 담임선생님을 초대하여 교실에 작은 공연장을 꾸미고 부족한 것을 보완하여 재공연을 했다. 관객이 많아지니 느낌이 또 다르다. 연극수업의 장점을 충분히 볼 수 있었다.

 

『경복궁에서 왕의 하루』는 많은 내용을 담고 있어 천천히 오래볼 수 있도록 수업을 구성해 보았다. 여러 가지 나눌 거리가 많지만 이번에는 근정전, 자경전, 경회루를 중심으로 자세히 보고 이야기를 나눈다. 미술시간과 연계하여 일월오봉도를 만다라처럼 채색한다. 민화의 특징과 아이들의 개성이 만나 다양한 일월오봉도가 완성된다. 학교밖학교 때 경복궁 나들이를 고려하여 꼼꼼하게 그림책을 공부했다. 책으로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고 직접 볼 수 있기에 아이들의 흥미와 참여가 높았다.

 

이어서 줄글책 『경복궁 마루밑』을 다뤘다. 그림책으로 살펴본 뒤라 많은 궁궐 용어가 어렵지 않았고 내용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책읽기가 어느 정도 되는 아이들은 판타지 동화인 이 책을 여러 번 읽기도 했다. 책의 내용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 내용 파악을 위해 퀴즈를 만들었다. 퀴즈문제는 혼자 풀 수도 있지만 모둠이 함께 마쳐야 한다. 서로 돕고 살피기 위한 장치다. 모둠활동 안에서 서로의 속도 차이를 발견하고 맞추는 과정을 반복하는데 이 과정을 아이들은 가장 어려워한다. 함께 어울려 살기 위해 꼭 거쳐야 할 관문이지만 가장 어렵고 힘든 부분이다. 그래도 피하지 않고 힘든 점을 살피며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수용하려 애쓴다. 서평쓰기는 경복궁 찾아가기 공부와 동시에 진행하였다. 서평을 받아보니 서평을 쓰기 전에 공부가 충분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반성이 되었다. 다음에 서평을 쓸 때는 아이들의 생각주머니를 충분히 자극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애써야겠다.

 

‘겉모습’, ‘물가’, ‘농사’, ‘물건을 사고 팔 때’, ‘친한 사이’ 등의 주제와 관계있는 우리말 낱말을 익힌다. 읽고 쓰기, 그리기, 퀴즈 풀기를 하며 낱말과 친해진다. 자주 쓰는 말보다 생소한 낱말이 훨씬 많지만 퀴즈를 내보면 기억하고 있는 아이들이 많다. 수업 열기로 우리말 퀴즈를 자주 내어 잊지 않도록 한다.

 

칸공책 필사를 꾸준히 한다. 수업시간에 일부를 쓰고 대부분은 숙제로 한다. 분량은 기본이 한 쪽 정도, 특별한 경우 두세 쪽 가량 된다. 내용은 주교재의 일부이다. 기억하면 좋을 대목, 좋은 문장을 뽑아 필사한다. 필사를 하니 첫 칸 들여쓰기, 띄어쓰기, 마침표와 쉼표 쓰는 습관이 연습된다. 한 번은 문단이 바뀌는 대목에서 줄을 내려 썼더니 숙제를 마친 00이가 까닭을 물어왔다. 지난번에는 문장이 끝나도 이어서 썼는데 왜 이번엔 줄을 바꾸어 썼냐고, 틀린 것이 아니냐고. 차이를 발견한 00이가 대견스러워 칭찬하였다. 무작정 따라 쓰는 것만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줄글책 읽기가 서툴러 책을 다 읽지 못한 아이에게 필사는 내용전달 역할도 한다. 비록 일부이지만 쓰면서 수업내용을 알 수 있고, 내용에 대한 이해가 책 읽기 흥미를 올려주기도 했다. 새로운 어휘를 필사 문장으로 만나기도 한다. 필사는 적은 분량으로 꾸준히 자주 할 때 더욱 도움이 된다.

 

 



 

수 공부에 관한 글쓰기로 수업을 열었다. 수 공부 하면 흔히 사칙연산을 떠올리고, 연산을 잘하면 수를 잘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의 생각이 어떤지 궁금하여 물음을 던지고 글로 표현하도록 했다. 구체적이지 않은 이 질문에 아이들은 나름 생각을 간추려 진지하게 글로 써 내려갔다. 아이들의 글을 보니 줏대를 세우기 위해 자기만의 논리를 만들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칙연산과 가로식, 세로식 등 이런 걸 공부하며 스스로 문제를 풀 수 있도록 공부하는 것 같다. 선생님, 부모님, 학교 형들에게 검사 받으면서 구구단을 외우는 게 기억에 남았다. 그때는 구구단을 다 외우니 기분이 좋았다.”
 

수는 생활의 셈이다. 친구와 나누어 먹을 때도 수를 쓰고 밥을 먹을 때도 잠잘 때도 언제든지 활용을 할 수 있다. 처음 글을 안 아이가 그 다음 더하기, 빼기를 배우듯이 수는 생활에 꼭 필요한 것이다.
각도기와 삼각자, 30cm 긴 자를 써서 도형을 반복해서 그린다. 수학사전으로 용어 공부를 한다. 눈으로 보고 머리로 이해한 것을 손으로 그려본다. 그릴수록 도형들의 형태가 반듯해지고 근사한 모양을 갖추며 아이들이 집중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같은 도형을 그려도 아이들마다 결과물의 느낌이 다르다. 대충하지 않고 정확도를 높이는데 집중한다. 단계를 밟아 도형을 완성해 내는 과정에서 논리를 배운다. 손끝으로 논리적인 과정을 경험하고 머리로 정리한다. 이해하고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이 이해를 돕는다. 아이들이 작업하는 모습을 관찰하며 몸이 기억한다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지 또 한 번 놀란다. 한 손으로 자를 짚고 다른 한 손으로 연필을 잡아 반듯한 선을 긋는 것이 쉬운 아이도 있지만 어려운 아이도 있었다. 점과 점 사이를 연결하는 것도 몇 번의 시도 끝에 성공하는 경우도 있었다. 관찰해보니 성격 탓인 경우도 있고, 손의 협응이 서툰 경우도 있었다. 양쪽의 어느 경우든 반복해서 도형을 그릴 때 차분해지고, 집중이 되어 명상효과와 멋진 결과물이 나온다. ‘멋지다’라는 표현은 노력의 결실을 말한다. 각자 노력의 결실로 아이들은 보람을 느끼고 스스로 대견해한다.

 

분수, 분자, 분모 등의 용어 정리로 분수수업을 시작했고, 그림으로 분수를 표현했다. 하나의 전체가 있을 때는 쉽게 나눌 수 있었지만 전체가 여럿일 때, 딱 나누어떨어지지 않으면 어려워하였다. 아주 서툰 어린이는 똑같이 분할하는 것조차 어려움이 있었다. 개인차가 크게 나는 환경이었다. 모둠 안에서 서로가 작은 선생님이 되어 이끌어 주는 과정이 꽤 필요하다. 여행을 다녀오면 집중하여 공부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다. 수업 준비로 모둠 과제를 많이 고민해야겠다.

 

텃밭살림

 

24절기를 소개한다. 새롭게 소개하기보다 복습의 의미가 크다. 잊고 있던 기억을 떠올리며 짚어간다. 봄에 해당하는 6개의 절기를 말해보며 한 해 농사의 밑그림을 그린다. 농기구를 소개하고 서로 다른 농기구를 그려본다. 망치와 장도리, 쇠스랑과 끌개, 괭이와 곡괭이처럼 닮은 꼴의 연장생김을 비교하고 쓸모에 맞은 기능을 공부한다. 농기구를 그려보니 자세히 관찰하게 된다.

 

텃밭으로 나가 돌이나 쓰레기를 줍는다. 생각보다 돌과 쓰레기가 많다. 갈아엎은 밭에 거름을 넣고 골고루 섞는다. 일하기 좋은 모양으로 고랑을 만든다. 우리가 키울 채소는 고구마, 깻잎, 시금치, 애호박, 오이, 콩이다. 뿌리채소, 잎채소, 열매채소, 꼬투리채소를 골고루 키워본다. 농작물마다 재배 방식이 달라 공부할 것도 많고, 재미도 클 것이다. 일단 뭘 키우는 걸 아이들은 참 좋아한다. 개인소유보다 다함께 키울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있는데 그 안에서도 개인으로 뭘 키운다. 여분의 씨앗을 얻고, 재활용 통을 구하고 자투리땅을 얻어 자식 기르듯 정성을 쏟는 아이들을 보면 놀랍다. 에너지가 넘친다. 모둠활동이 우선임을 약속받고 열심히 일하는 아이들을 지켜본다.

 

냉이와 쑥이 올라오니 봄나물을 하고 싶어 아이들의 몸이 근질근질하다. 여자아이들만 그런 줄 알았는데 막상 시작해보니 남자아이들도 제법 나물을 잘 해온다. 쑥이 많은 땅을 찾는데 앞장서고 집중해서 수북이 쑥을 뜯는다. 집에서 요리할 친구들에게 주거나 엄마 주기 위해 가져갔는데 어떻게 되었을까? 주말 시간 가족을 위해 내가 요리했다는 아이, 아픈 엄마를 위해 쑥을 뜯어갔다는 아이의 말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4월 8일에 완두콩, 당근, 시금치, 강낭콩 씨앗을 뿌렸다. 콩은 점뿌림으로, 나머지는 줄뿌림으로 씨앗을 심었다. 학년회의 안건으로 다뤄 월요일을 뺀 나머지 요일에 오전, 오후 물당번을 짜고 열심히 물을 준다. 물을 줄 때 충분히 스며들도록 주는 것이 아직 잘 되지 않는다.

시간표상에 텃밭살림 수업이 표기되는 마지막 학년이 4학년이다. 하지만 5,6학년이 텃밭수업을 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학기 마다 있는 텃밭갈기와 정리, 일손이 부족할 때 요청하면 거들기 등에 5,6학년의 역할이 매우 크다. 일머리도 있고, 역량이 충분하여 어른 몫의 역할을 한다. 시간표와 학사일정 안에서 텃밭살림활동은 전학년이 연결되어 있다.

 

 

과학

 

3월의 주제는 무게이다. 사물의 무게를 손의 감각만으로 어림하여 본다. 무게가 얼마나 나갈까? 손끝으로 전해오는 무게를 알아맞히기 위해 아이들은 각자의 상식을 총 동원하고 고도의 집중모드를 가동하여 감각을 깨운다. 이 과정이 아주 재미있었다. 그런 다음 기준으로 삼을 단위무게를 제시했더니 어림 실력이 대단하다. 측정값에 가까운 근삿값을 내놓는 아이들이 많고 할수록 감각이 깨워져 정확도가 올라간다. 자신도 놀라고 주변 사람들도 놀라며 무게를 알아맞히는 놀이가 된다. 모둠이 의논하여 측정할 사물의 목록을 만들고 손의 감각으로 무게를 가늠한 뒤 토론을 벌인다. 과정이 반복되니 아이들은 스스로 기준값을 정하고 비교하며 점점 논리의 체계를 갖춘다. 이 또한 놀랍고 흥미로웠다.

 

4월의 주제는 흙이다. 학교 주변의 토양을 관찰하여 공간마다 흙의 차이를 알아본다. 표본은 칠보산, 학교 운동장, 텃밭 이렇게 세군데 장소에서 떠왔다. 시각, 후각, 촉각 등의 감각기관을 열고 먼저 관찰하고 더 자세히 보기 위해 돋보기를 써 보았다. 기록은 최대한 상세하게 한다. 세 가지 표본이 눈으로 보아도 확연하게 차이가 있었다. 기록된 각 표본의 특징을 발표하였다.

 

 

 

학교밖학교/생태교실

 

국립민속박물관, 간송특별전, 서울도보여행, 경복궁, 겸재정선미술관을 다녀왔다.

길잡이 역할이 중요하다. 목적지까지 가기 위해 길을 조사하고, 학년 전체를 인솔한다. 임무를 잘 수행하고픈 마음이 보인다. 때론 인솔자만이 느낄 수 있는 고충과 마주하기도 한다. 역할만 나눴을 뿐 모두 똑같은 11세 어린이들이다. 서로의 부족함이 삐져나와 갈등을 만든다. 갈등을 풀어 가며 학교밖활동을 이어간다.

교사 입장에서 길잡이 역할을 단계별로 아이들에게 넘겨주고 싶었고, 계획대로 점차 역할을 확장해 나갔다. 몇 번의 나들이를 반복해보니 오히려 아이들의 긴장감은 더 떨어지고 교사를 의지하는 모습이 더 나타났다. 또 아이들 사이의 불평불만은 더욱 커졌다. 어떻게 된 일일까? 관찰된 내용과 함께 나의 고민을 아이들에게 털어놓았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길잡이 역할에서 교사가 빠지게 되었다. 길잡이 모둠이 전체를 이끄는 구조를 버렸다. 세 모둠(3~4명)이 독립적으로 길잡이가 된다. 모둠별로 정해진 장소에서 모인다. 목적지가 같으니 따로 출발해도 중간 중간 만날 때가 있다. 친한 아이들끼리 뭉치지 않고 모둠 안에서 서로를 챙기는 분위기를 만들어간다. 스스로 맡은 책임이 더 커지는 구조이다.

 

책으로만 보던 보물을 간송 특별전에서 실제로 만났다. 우리는 꼬박 2시간 동안 진기한 보물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만큼 자세히 보았다. 어른에게도 힘든 시간인데 아이들은 푹 빠져있었다. 얼마 뒤 어떤 지하철역에서 가품의 ‘청자상감운학문매병’을 만났다. 그 가품은 아주 못 만들어진 가품이었다. 틀린 그림을 찾듯 어디가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아이들 입에서 술술술 나온다. 정말 놀라울 정도로 정확했다. 그새 보물을 알아보는 안목이 생겼다.

 

첫 서울도보여행은 아주 고됐다. 걷는 것을 중심에 뒀지만 걸을 수만은 없었다. 보고, 느끼고, 감흥에 젖고 놀아야 했다. 이 부분이 덜 반영된 계획을 갖고, 이 모든 것을 다 하느라 아주 바쁜 하루를 보냈다. 덕분에 돌아오는 차에서 우리 모두는 골아 떨어졌다. 다음엔 걷는 일정을 조금 줄여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도록 해야겠다. 옛 역사와 문화를 따라 긴 호흡으로 도심을 걷는 활동은 주로 우리 고장 수원 수업에서 이뤄졌는데, 그와 같은 형태로 서울도심을 걷는 것이 참 좋았다. 교통이 편리하고 관련 자료와 정보가 충분하여 학년별 여행과 연결하여 진행해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복궁에 간 날은 ‘가는 날이 장날’이었다. 날씨 때문에 금요일 수업을 목요일로 앞당겼음에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경복궁을 방문하여 너무나 복잡했다. 근정전 --> 경회루 --> 자경전 이렇게 뒤로 갈수록 사람들이 줄어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경복궁의 정취에 푹 젖었다 올 것으로 기대했던 마음에 조금은 실망감이 들었다. 다음에 덜 붐빌 때 꼭 다시 찾아와야겠다. 경복궁을 둘러보며 활동지 문제를 풀어갔다. 말과글 시간에 보았던 글, 우리가 나누었던 이야기들이 떠올랐다. 떠오른 것을 다시 나눈다. 경복궁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다. 특히 『경복궁 마루밑』에 표현된 것처럼 근정전 천장의 용은 근정전의 옆문에서만 볼 수 있음을 확인했다. 아미산은 상상했던 것보다 더 작아서 산처럼 보이지 않았고, 자경전은 기대보다 화려하고 섬세하게 꾸며져 있었다고 아이들이 말했다. 아이들을 보니 아는 만큼 보인다는 문장이 떠올랐다.

 

생태교실시간에 학교 주변 하천과 나무(식물)에 대해 공부했다.

수원의 4대 하천인 황구지천, 수원천, 일월천, 원천천을 알고 황구지천의 발원지 의왕저수지를 안다. 학교 앞 소하천은 제비천을 지나 금곡천, 황구지천을 거쳐 서해로 넘어간다는 것도 안다. 학교와 용화사 사이에 있는 사방댐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사방댐은 본래 토사유입과 홍수를 막는 기

능으로 만드는데, 현재 칠보산의 사방댐은 기능을 충분히 하기 보다 과영양화로 인한 녹조를 만들고 있고, 녹조는 점점 계곡 상류로 올라간다. 자연하천과 자연형하천, 인공하천에 대해서 알아보고 학교 주변 하천이 자연형하천임을 안다. 하천의 수질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학교 앞 하천은 3~4급수 정도 되는 듯하다.(10년 전에는 2~3급수 정도였다.) 하천 주변에 사는 식물을 습지 식물이라 부르며 학교 주변 계곡에는 주로 고마리가 살고 있음을 눈으로 본다.

두 번째 시간, 마을에 있는 나무와 식물을 보러간다.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나무인 산수유, 생강나무, 목련, 진달래, 조팝나무, 바늘 잎 나무인 리기다소나무, 스트로브잣나무, 소나무를 찾아본다. 진달래와 연산홍 그리고 철쭉의 차이를 비교한다. 자목마을의 정자와 같은 느티나무, 맞은 편의 개오동나무, 학교 안에 있는 우리 학교 상징 살구나무, 은행나무 그밖에 감나무와 밤나무를 둘러본다. 날마다 보던 나무들의 이름을 말하고 보니 정말 이곳이 보물창고구나 싶다. 이토록 많은 나무들을 날마다 볼 수 있으니 말이다. 냉이꽃과 애기똥풀, 꽃다지는 모르는 이가 없고 수수꽃다리(라일락), 흰민들레, 꽃마리는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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