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6학년 제주도 성장 여행 #1

작성자
소나기
작성일
2021-06-28 15:52
조회
863
눈부시게 아름다운 섬 제주도, 그 이면에 숨어있는 아프고 슬픈  제주도의 민낯 여행

날짜 : 2021년 6월 9일 ~ 2021년 6월 16일

장소 : 제주도

함께한 이 : 김민규, 김세현, 류상진, 문채원, 박소현, 배재윤, 송유빈, 유동균, 이수연, 조이룸, 황찬우, 초록샘, 소나기

<일정>

6월 9일(수) - 제주도 도착, 이호테우 해변 산책, 산행 준비

6월 10일(목) - 한라산 등반

6월 11일(금) - 4.3기념관, 동문시장, 너븐숭이 유적지

6월 12일(토) - 바다청소, 물놀이, 자전거 수령, 숙소까지 라이딩(15km)

6월 13일(일) - 이호테우 ~ 송악산(70km)

6월 14일(월) - 송악산 ~ 표선(75km)

6월 15일(화) - 표선 ~ 제주(85km)

6월 16일(수) - 수원으로

7박 8일 동안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부모님과 떨어져 온전히 친구들, 선생님과 지냈습니다. 높고 길었던 한라산 산행, 뜻깊었던 바다청소와 물놀이, 그리고 흐린 날씨만큼 슬펐던 4.3기념관을 둘러보았습니다. 제주도 환상종주 234km 를 자전거로 완주했습니다.  4시에 기상해서  8시간씩 자전거를 탔습니다. 다행히 크게 다친 사람 없이 무사히 일정을 잘 마무리 했습니다.

교사는 전체일정을 이끌었고, 숙소에 오면 달콤한 휴식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숙소에 도착해서 그날의 이야기를 글과 그림으로 남겼습니다. 쉬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을 텐데, 시간을 아껴서 부지런히 여행을 기록했습니다. 아이들의 소중한 여행 후기와 함께 2021년 6학년 성장여행을 돌이켜봅니다.

69일 수요일 제주도로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여행 하루 전날까지 실감이 안 났습니다. 담임이 아닌 채로 참여하는 첫 여행이라서 그런지, 너무나 오랜만에 떠나는 학교여행이라서 그런지, 큰 배낭에 짐이 채워지고 나서야, 여행을 떠난다는 게 실감이 났습니다.

김포공항.

여행자들을 설레게 만드는 공간,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교사가 아이들을 이끌고 가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은 하도록 했습니다. 아이들이 앞장서고 교사들이 뒤를 따라갑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방향을 잘못 찾는 순간, 초록샘과 저는 올바른 길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아이들을 관찰합니다. 왔던 길을 왔다 갔다 방황하는 것을 위에서 지켜봤습니다. 아이들은 초록샘과 저를 잃어버렸다고 표현합니다^^;;

오늘 11시 우리학교 아이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김포공항으로 출발했다. 찬우는 공항에 처음 와서 설레는 눈치였다. 전광판에 우리 비행기인 BX8097를 확인하고 수화물을 부치려고 짐 코너로 갔다. 짐을 부치고 비행기를 타려고 19번 게이트로 가다가 선생님을 잃어버렸다. 상진이가 전화를 걸어서 선생님을 찾을 수 있었다. 작은 가방을 메고 검색대에 가방을 놓았는데 승무원이 주머니에 뭐가 있는지 물어보았다. 내가 사탕껍질이라고 하자 꺼내라고 했다. 비행기를 1시간 정도 타고 도착하니 돌하르방이 마스크를 끼고 있었다. 버스를 타고 이호테우해변에 도착했다. 우리 숙소가 있는 장소다. 짐을 풀고 바닷가에 가니 물이 맑았다. 해초가 많았다. 커다란 말도 있었다. 우리는 바닷가를 걸었다. - 김민규



아이들에게는 긴장감이 가득한 아주 길었던, 교사들에게는 구경하며 쉬었던 아주 짧았던 5분을 보내고, 이제 본격적으로 탑승 준비를 합니다.

아이들 스스로 티켓 발권, 위탁 수화물 맡기기, 그리고 검색대를 통과합니다. 우리가 타고 갈 게이트 앞까지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찬우와 이룸이는 이번 여행 때 처음으로 비행기를 탄다고 합니다. 친구들이 아주 역사 깊은 농담을 던집니다. 비행기를 탈 때는 꼭! 신발을 벗어야 한다고 합니다. 새롭게 등장한 농담은 비행기가 지하에서 상승한다는 것입니다. 어디까지가 진짜일지 궁금해하던 찬우는 첫 번째 비행을 기대반 설렘반으로 시작합니다. 두 손을 꼭 잡고 긴장된 마음을 다독이며 우리는 제주로 향합니다.

내가 황찬우한테 거짓말을 했다. 비행기에서는 신발을 벗고 타야한다고햇다. 그래서 황찬우 는 믿었다. 황찬우는 비행기를 처음 타니깐 찬우는 긴장했다. 그래서 찬우가 비행기가 올라갈 때 찬우가 기도를 했다. 황찬우는 첫 비행기를 탔다. 그리고 배,류,김 짬불보드게임을 만들었다. - 김세현

김포공항에서 2시 50분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로 떠났다. 비행기를 처음 타와서 신기하고 떨렸다. 귀가 먹먹해서 아팠다. 착륙할 때 옆으로 윙~ 해서 재밌었다. 기내식을 먹어보고 싶었지만 못 먹었다. 50분밖에 안 걸려서 ㅎ ㅎ , 승무원 언니들이 예뻤다. 승무원을 하려면 영어를 잘 해야 되는구나, 라고 생각했다. 제주도에 도착했는데 그냥 김포공항에 있는 느낌이었다. 제주도 같지 않았다. 내려서 3번 출구로 향하는데, 무슨 지도 같은 것들이 많았다. 그 많은 것들을 들고 가려는 배재윤을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월간 맛집 지도를 가져왔다. 그리고 버스에 타서 봤는데 엄청 컸다. 완전 지도처럼 컸다.   - 조이룸 



짧은 비행 거리인데다, 이착륙 준비 시간까지 빼면 비행시간이 굉장히 짧습니다. 그 시간까지 알뜰히 씁니다.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장난을 치고, 보드게임을 만들기도 합니다. 때론 창밖을 보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비행기 창을 통해 보는 풍경은 항상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제주도에 도착하니, 기다릴 틈도 없이 저희 배낭이 나오고 있습니다. 배낭을 찾아 메고, 공항을 빠져 나갑니다.

최고의 관광지답게 다양한 리플릿이 많이 있습니다.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재윤이와 수연이가 한가득 챙깁니다. 이룸이는 일기처럼 월간 맛집 지도만 챙깁니다.



다른 성장여행과 다르게 이번 여행에서는 대절 버스를 타고 다닙니다. 코로나로 인해 달라진 여행 모습니다.

자전거를 받기 전까지, 3박 4일 동안을 버스를 타고 제주도 곳곳을 다닙니다.

첫 날 숙소는  5박이나 머무르는 이호테우해변에 위치한 이호비치하우스입니다.

실제로 4박을 한 후에 자전거 여행을 시작하니, 아이들이 이호비치하우스에 돌아가는 것을, 집에 돌아간다고 표현할 정도로 애정이 생긴 숙소입니다.

2년 전 자전거 여행 할 때 머물렀고, 자전거 도로 바로 앞에 있습니다. 게다가 제주 공항과도 가까운 아주 저렴한 좋은 숙소입니다. 숙소 광고는 아닙니다.



이호테우 해변과 숙소 그리고 빨간 말!

가지고 온 짐을 풀고 바닷가 산책 나갈 준비를 합니다. 6학년답게 숙소에 도착한 후에 뭐를 해야 할지, 설거지를 하고 어떻게 말리는지, 쌀과 밑반찬은 어떻게 정리하는지 교사가 얘기하지 않아도 스스로 합니다. 6학년들의 여행 모습을 보니, 정말 한해 한해 쌓이는 여행 내공이 정말 크구나,  생각이 듭니다.

바닷가 산책을 전, 밥을 지어두고 시원한 바다로 향합니다. 해가 강하기 때문에 선크림을 바르고 모자를 쓰고, 태양에 맞섭니다.

이호테우 해변은 사람이 가득합니다. 서핑하는 사람들부터 해수욕하는 사람, 태닝하는 사람, 물놀이 하는 아이들까지, 정말 휴양지에 온 느낌입니다.

그곳에서 우리도 본격적인 여행 전, 마지막(?) 여유를 만끽합니다. 물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내일 한라산 등산을 위해서 인내합니다.

아이들은 성장여행이라 긴장이 되지만, 바닷가를 거닐며 친구들과의 추억을 쌓습니다.



제주도로 오기 전, 학교에서 제주도에 관한 여러가지를 배웠습니다.

배운 내용들이 눈 앞에서 확인합니다. 이날 볼 수 있었던 것은 원담과 용천수입니다.

제주도 전통 어업 방식인 원담을 보고 그 위를 걸어봅니다. 석양과 어우러져 풍광이 멋집니다.

용천수는 정말 시원했습니다. 바닷물은 정말 따뜻했는데, 곳곳에 솟아오르는 용천수는 발이 시려울 정도로 차가웠습니다.

용천수에 다같이  발을 담그고 사진을 찍습니다.



이렇게 부지런히 걸어서 이호테우 해변 끝에 위치한 빨간말까지 도착합니다.

트로이 목마를 표현해두었지만 저희는 빨간말과 흰말로 불렀습니다. 그리고 애타게 보고싶어 했던 말입니다. 자전거를 탈 때 자전거 종주가 끝난다는 것은 빨간말을 다시 본다는 의미였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엄청 말을 그리워했습니다.

제목 : 이호테우 해변의 말
바다 옆에 말을 봤다. 말은 크고 나무로 만들어졌다. 색은 붉은 색이다. 말그림은 이렇게 생겼다. 말의 계단을 올라가면 바다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고 빨리 갔는데 계단이 없다 아쉽다. 빨리 걸어왔는데 계단을 올라갈 줄 알았는데 재미가 없었다.
계단이 있고 오를 수있으면 재미있을 텐데  - 유동균



천천히 둘러보다 보니 어느덧 해가 지기 시작합니다.

내일 기상 시간이 4시, 한라산 왕복 20km를 준비해야 했기 때문에 마음이 급합니다. 오늘 일찍 자야지 내일 새벽에 덜 피곤하기 때문에 걸음을 재촉해서 숙소로 향합니다.



맛있는 밥을 먹고 첫 번째 하루 닫기를 합니다.

하루닫기에서 내일 갈 한라산에 대한 이야기와 앞으로 8일 동안 우리의 일정을 점검합니다.

매번 준비물과 챙겨야 할 가방이 다르기 때문에 하루닫기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게다가 아이들은 그날의 일기와 그림까지 확인받는 시간이라 더욱이 중요한 시간입니다.

이미 소백산과 태백산을 다녀온 아이들이라, 큰 걱정은 없어보입니다. 가장 큰 걱정은 제가 잘 다녀올지가 걱정입니다.

내일은 새벽 4시 기상. 도시락 2개 준비. 물 2통 준비. 김과 고추장, 간식을 준비합니다. 비 예보되어 있어 우의까지 챙겨야 합니다.

출발 시간은 4시 30분입니다.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다 .제주도에 왔을때도 믿기지 않았다. 밤이되고 일정을 정리할때 ‘’아 제주도구나 ‘’라는생각이들었다. 인제 힘들겠구나….
오후에는 바다을 갔는데 미역이 많이 널려있어는데 그걸 밟았는데 미끌미끌하고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걷다가 죽은해파리을봤는데 독이없어서 만질수있다. 느낌이 탱글탱글 하고미끌미끌했다. 더만질수있었는데 못만졌다. 아쉬었다. 오다가 만질수있어는데 못봐서못만졌다.
그리고 은근 바다물이 따뜻했다. 되려 차가운물을 찾는 게 어려웠다.
그리고 전망대에 올라갔는데 어떤강아지를 봤다. 엄청 귀여웠다. 헤어지기 싫을 정도였다.
다시 바다를 따라 걸었다. 힘들게 말려논신발이 다시 축축한 느낌이들었다. 기분이 좋진 않았다.
그리고 숙소에 도착해서 많이는 아니지만 배가고팠다. 이번에는다 흰쌀밥이어서 맛이좋았다. 그리고 다같이모여 마무리를했다. 그러고 지금 이렇게 글쓰기를 하고있다.

- 송유빈

시간은 정말 빨리 흐른다. 오늘이 벌써 여행 당일이다. 일주일 전에는 엄청 긴장했었다. 어제는 기대했었고, 오늘은 별 생각이 없다. 지금 쓰는 이 순간에도 별 생각이 들지 않는다. 제주도에 온 걸 인지하고는 있지만 마치 태안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태안에 온 것 보다 긴장이 덜 된다. 가족들이랑 있을 땐 한없이 긴장 되다가도 학교 친구들이랑 있으면 긴장이 안 된다.
항상 생각하는 게, 정신을 차려보면 시간이 한참 지나있다는 것이다. 해야 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거다. 지금도 내일 한라산 오르는 걸 먼 미래처럼 느끼지만, 이 글을 검사 받고 있을 땐 한라산을 갔다 와서 4.3 공부 하는걸 기대 중일 거다.
다음 글을 쓰고 있을 때도 지금처럼 계속 장난만 치다가 마지막에 급하게 글 쓰랴, 그림 그리랴, 부랴부랴 준비 중이겠지?
어찌됐든 오늘은 아무도 다치지 않고, 크게 걱정할 일도 없었다. 공항에서 쌤들과 떨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뭐, 우리 반 애들끼리는 서로 잘 챙기고, 떨어지지 않았다. 숙소에 와서는 짐을 풀고 바다에 갔다. 계속해서 사진을 찍었는데 원하는 대로 찍히는 않는 것 빼고는 재밌고 좋았다. 덕분에 오늘 사진을 무지하게 많이 찍었다.
밥 먹고 쉴 때는 쉬지 않고(?) 놀았다. 구르고, 소리 지르고, 떠들며 엄청난 기운으로 놀았다.
지금은 하루가 마무리 되는 중이다. 유빈이는 양치, 이룸이는 불평을 듣고 다니며 돌아다니고 있고(쓸데없이 열을 재고 있다.), 채원이는 글쓰기, 소현인 이룸이가 내는 퀴즈를 맞히고, 초록샘은 화장실, 난 이 문장을 마지막으로 글을 쓰고 있다.  - 이수연

오늘 드디어 7박 8일 제주 여행이다. 비행기를 타고 가는데 일단 학교로 갔다. 11시 30분 쯤에 김포공항으로 출발했다. 차를 타고 이동하는데 찬우가 비행기를 처음 타 본다고 해서 약간 거짓말을 해서 놀려줬다. 제주 가는 비행기가 1시간 정도 걸려서 비행기에서 재윤이와 세현이랑 같이 공책에 보드게임을 그려서 만들었다. 완성을 못해서 하지는 못 했지만 재미있었다.

비행기에서 내리고, 공항 밖 주차장에서 전용버스를 타고 숙소로 출발했다. 버스가 좋아서 갈 때 편했다. 숙소에서 짐을 내리고, 숙소 앞 이호테우 해변을 갔다. 물이 시원하고, 바람도 조금씩 불어서 짠내도 풍겨왔다. 해변 끝 쪽에 말이 있는 곳 까지 걸었다. 나는 맨발로 걷는 걸 좋아해서 맨발로 걸었다. 가다보면 미역도 있었고 용천수도 나오고 있었다. 용천수에 발을 담구면 깨끗하고 시원했다. 끝 쪽의 원담도 걸었다. 재미있었다. 말 등대로 가서 사진도 찍고 왔다. 다시 돌아가는 길에는 조금 빨리 걸었다. 첫날이어서 재밌게 놀고, 놀러 오는 기분이었다.  - 류상진



여행 첫 날, 편안하게 푹 쉬었던 하루가 끝나고 드디어 내일 한라산에 오릅니다.
전체 6

  • 2021-06-28 16:38
    아.. 출발하는 날 생각이 나네요. 내내 긴장하던 아이를 꼭 안아주고 돌아서고선 여행내내 맘 조렸습니다. 정작 녀석은 저렇게 잘 지냈군요. 어느새 자유학교 제일 큰 형님이 되어있네요.^^

  • 2021-06-29 10:05
    6학년 왕형님이 되면.. 글쓰기 레벨이 훌쩍 늘어나는군요...(저도.. 살포시 기대를..^^;)
    다음편이 기대가 됩니다! ㅎㅎ

    • 2021-06-29 17:19
      저도 저희 아이들이 저학년이었을 때, 왕형님들의 일기를 읽으며 감탄했던 기억이 있네요ㅎ
      그런데 모든 형님들의 글쓰기 레벨이 상승한다기 보다는, 일부 형님들과 대부분의 누님들의 글쓰기 레벨이 상승한다는 함정이ㅋ

      • 2021-06-30 16:25
        아아... 일부 형님들에 포함이 되길 바라는 수밖에 없군요...ㅠㅠ

  • 2021-06-29 17:34
    예전에 소나기선생님께서 남겨 주셨던 시내버스 전국일주 여행기를 아직도 잊지 못하는 늙다리 부모인데ㅎ

    어느새 우리집 아이가 저런 멋진 여행기의 주인공이 되어 있다니
    벅찬 감동이 물밀듯 밀려옵니다.

  • 2021-07-10 19:59
    입학한 게 엊그제 같은데 6학년 성장여행이라니요!!!! 이 감동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내년에 다시 초등 1학년으로 입학시키고픈 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