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전체여행 1모둠 여행이야기 #1

작성자
길섶
작성일
2017-05-29 13:24
조회
1401
전체여행은 언제나 특별한 시간.

전체여행은 담임외의 교사와 아이들이 친해질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이다.
교사와 아이 모두 처음엔 서로 눈치를 본다. 일종의 간을 보는 셈이다.
말을 거는 것, 장난치는 것 하나 하나가 조심스럽다.

여행준비부터 시작해 같이 한이불을 덮고 한식탁에서 밥을 먹는 사이가 되면 자연스레 벽이 허물어진다.

그러다 전체여행의 마지막 날 즘엔  허물없이 장난을 치고 귀찮은 설거지도 서로  미루게 된다.
이런 여행이 좋다.


<여행준비를 하는 1모둠.>

1모둠의 모둠명은 ‘자유와 청춘’이다.

‘자유’와 ‘청춘’ 두 단어로 이루어져있어 단순해 보여도 절대 쉽게 정해지지 않았다.
치열하고 열띤 토론 끝에 얻어진 결과이다.
자유, 길산, 칠보, 1모둠, 청춘, 자유와 청춘 등 여러 의견이 나왔고 투표를 통해 자유와 청춘이 높은 표, 자유, 청춘이 각각 적은 표를 얻었다.

결과에 따라 교사입장에서 절충을 위해 한마디 했으나.... 소수파에게 된통 혼나고 나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내 생각으로는 둘이 똑같은 표를 얻었으니 그냥 합쳐서 가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선생님, 소수의견은 존중되어야 합니다. 정의당 같이요.”

절대 합칠 수 없다는 1모둠 소수파들의 주장이다.
그렇다. 소수의견은 존중되어야 한다.
요즘 아이들은 어른들 덕분에 뉴스도 많이 보고 정치에 관심이 많다.
참 아이러니하지만 누군가에게 감사하다.

결국 우리는 그들의 주장하는 이유와 의미를 충분히 듣고 다시 몇 번의 토론을 거친 후에 명칭을 합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출발하는 1모둠 해맑은 얼굴로 시작한다.>

출발은 설레고 즐겁다.

우리 모둠은 분수대에서 출발해 광역버스를 타고 사당역으로 갔다.
원래는 성균관대역으로 이동해 지하철을 이용하려 했지만 출퇴근시간이 아니라는 이점으로 여유롭게 7000번대 버스를 타고 아침잠을 잤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면 교사는 몇 번이고 이용예절 교육을 하는데 올해는 출발하기 직전까지 3번이나 강조했다.
교사의 말 덕분인지 아이들의 성향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 탈 없이 안전하게 갔다 올 수 있어 감사하다.

숙소로 들어가는 버스 안에서 아주머니 한분이 1학년 여자아이에게 대화를 거셨다.
그 아이는 자랑하듯 학교소개와 여행소개를 한다.

“저희는 수원칠보산자유학교이고요. 지금 양주에 있는 천생연분마을로 여행 왔어요.”

아주머니께서는 나이도 어린데 너무 기특하다고 힘들지 않냐고 걱정을 계속하시며 위로의 말씀을 해주셨다. 하지만 아주머니께서 우리아이들의 특성을 잘 모르셨다.
대화를 끝내려고 하면 계속 쉴틈 없이 아주머니에게 말을 걸고 질문을 아이들.... 결국 버스에서 내리기 전까지 대화는 계속됐다.

“내가 졌다.”

아주머니께서 마지막에 하신말씀이다.
역시  칠보산어린이들의 에너지와 체력은 상상이상이다.


<모둠장이 이런걸 좋아한다.>

<지하철로 이동하는 1모둠>


<숙소에 도착>


<숙소 앞 공릉천 산책을 한다.>



양주의 풍경은 너무나 아름답다.
아이들과 산책을 하는데 눈이 즐겁다. 여길 봐도 아름답고 저길 봐도 아름답다. 아이들이 맘껏 뛸 수 있고 떠들 수 있다. 심지어 미세먼지도 없다.
고학년이 말한다.

“예전 우리학교 주변도 이랬는데...”

숙소 앞에는 공릉천이라 부르는 한강지류가 흐른다. 맑을 정도로 깨끗한 천은 아니지만 물고기도 살고 돌수제비를 하기에도 적당하다.
우리는 산책을 하며 중간 중간 천에 가서 물고기도 보고 물고기를 잡아먹는 새도 봤다.

맘껏 뛸 수 있는 공간이 보이면 아이들은 신기하게도 달리기대회를 연다.
걱정되는 마음에

“그렇게 하면 100% 넘어질 거야 조심해~” 라고 한마디 하면
“에이 걱정마세요. 하하하”로 누군가는 교사를 안심 시킨다.

그리고는 정확히 10초 뒤 넘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얼굴을 보니 나를 안심시킨 아이다.

넘어져도 좋다고 툴툴 털고 다시 달리는데, 표정을 보면 아파도 창피해서 참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자신이 예쁘다는 것을 알고있는 아이>


<여행에서 먹는 라면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불가다.>


<최고의 나들이 짝으로 뽑혀 2인용 냄비에 라면을 끓여먹는 영광을 누렸다.>


둘째 날 아침으로 주먹밥을 만들었다.

소금을 뿌려 간을 맞추고, 참기름을 발라 고소하게 만든다. 마지막에는 김을 뿌려 감칠맛을 더했으나 뭔가 밋밋하다.
결국 맛있는 장조림을 한통 다 쏟아 넣었다.
누구나 좋아하는 맛으로 변했다. 밑반찬으로 온 장조림의 역할이 크다.
우리는 위생장갑이 없었기에 이 모든 과정은 맨손으로 진행되었다.

맛있게 밥을 먹는데 6학년 한명이
“선생님, 만드는 장면을 저만 봐서 다행이에요. 위생은 별론데 배고프니 맛있어요.”

맞다. 배고픔이 간식을 적게 먹는 우리 모둠의 요리비법이다.


<양주시립 장욱진미술관>


<초록샘과 함께하는 미술관 관람은 큰 배움이다.>


<미술관 조각공원>


<1모둠은 주로 고학년이 자세를 취한다.>


<숙소에서도 바르고 밖에서도 또 바르는 썬크림. 6학년 언니, 오빠들은 피부에 관심이 많다.>

전체 1

  • 2017-06-07 14:54
    ㅎㅎㅎ
    아이러니하게도 감사한 결과를 주신 그분^^

    초록샘 선생님과 미술관 나들이 넘나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