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글자반 대부도 여행이야기 #3

작성자
소나기
작성일
2018-09-22 19:22
조회
1145
# 여행 셋째 날, 대부해솔길 걷기

셋째 날 아침이 밝았다.  첫날에는 여자 방에서 아이들의 울음 소리가 들렸는데, 둘째 날 밤에는 듣질 못했다. 아이들이 피곤하기도 하고, 이제 적응이 되기도 한 것 같다. 셋째 날 일정은 도시락을 준비해서 대부해솔길 1코스를 걷는 것이다. 총 거리가 10키로미터가 넘는 일정이라, 아이들이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지만, 간식을 챙겨서 오늘의 일정을 준비한다.

아침 메뉴는 토스트!  점심 메뉴를 햄기침볶음밥

대부도 모둠이 담당한다.



1학년이지만 아이들의 손이 야무지다. 점심 도시락 준비에 아침까지, 어려울 텐데 하나씩 잘 해나간다.

준비해야 할 것은 보조가방에 도시락 물통 수저 여행수첩 필통을 넣고, 모자를 쓰고 운동화를 신고 먼 길을 나설 채비를 마친다.

대부해솔길 1코스!  시~~작!!



해솔길은 안내가 잘 되어 있었다. 계속 바다를 보며 걸을 수 있는 코스인데, 물이 빠졌을 때는 바닷길로도 걸을 수 있었다. 하늘도 맑고, 바다를 옆에 끼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걷기 시작한다.

중간중간 예쁜 조개를 찾기도 하고, 왕소라를 찾아서 부모님 선물로 준비하는 아이도 있다.

예쁜 곳이 나오면 사진도 찍고 여유롭게 걷기 시작한다.

 

해솔길을 걸으면서 우리는 여러가지 지형지물을 맞닥뜨렸다. 그리고 거기에 이름을 붙여주었다.

첫 번째 만났던 뾰족뾰족산!!



 



두 번째 만났던 큰 징검다리!



세 번째 만났던 작은 징검다리!



이 길은 물이 빠졌을 때만 건널 수 있다고 한다. 돌이 흔들흔들 거리고, 고정이 안 되어 있었다.

어려웠을 텐데, 긴장감을 느끼고 다들 도전한다. 어떤 아이는 발이 빠지기도 했지만 결국은 모두 건넜다.



그렇게 뾰족뾰족 산과 큰 징검다리와 험난했던 작은 징검다리까지 건너고, 한 가족을 만날 수 있었다.

망둥어 낚시 중인 이 가족은 쉴 새 없이 망둥어를 잡아 올리고 있었다. 이미 잡은 망둥어도 한 가득, 아이들이 관심을 보이자 잡은 망둘어를 보여준다.

 잡힌 망둥어를 유심히 보고, 만져도 보던 민서가 갑자기 소리치며 큰 망둥어를 하나 잡는다. 그리고는 큰 망둥어 입 안에 있던 작은 망둥어를 발견하고 손을 잡고 빼낸다.

큰 망둥어에 있던 작은 망둥어의 모습도, 또 그것을 보고 거침 없이 손으로 빼내는 민서를 보고  모두들 놀라 소리를 쳤고, 함께 나눌 수 있는 추억이 됐다.



그렇게 여유롭게 걷다 보니, 생각보다 많이 지체됐고 아이들도 지쳐갔다. 12시 반이 넘어서 오늘의 목적지인 구봉도에 도착했다. 여기서도 개미허리다리까지는 한참을 가야하기에 서둘러 걷기 시작한다.



정오가 넘어가니 해도 뜨겁다. 배도 고프다. 힘을 내서 구봉도를 오르는데, 산길이라서 더욱 힘들다. 일단 개미허리까지는 갈 수 있겠는데, 돌아갈 생각을 하니 벌써 막막하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아이들의 투정과 원망이 섞여서 마음이 다급하다. 그래도 구봉도의 해솔길은 곳곳에  재미난 조형물도 있고, 우리의 물이 떨어질 쯤에 만난 약수터 덕분에 좋은 섬으로 기억된다!



 



이제 우리의 최종 목적지인 개미허리다리까지는 1키로 정도 남았다. 마지막 힘을 내서 개미허리로 향한다!

1시 20분이 넘어서야 개미허리에 도착한다. 도착한 곳은 물이 빠져서 생각보다 예쁘지 않다. 게다가 땡볕이라서 밥 먹을 곳조차 마땅치 않다.



적당한 그늘을 찾아서 도시락을 먹고 이제 갈 방법을 생각하고 있는데, 왔던 길을 돌아가야 한다고 차마 아이들에게 이야기 하지 못했다.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아이들. 걸어서는 힘들 것 같고, 다른 방법이 있을까.



 
전체 1

  • 2018-09-23 10:54
    조금은 힘들었겠지만, 걷고난 후 평상에 누워있는 모습들, 너무 여유로워 보이네요^^; 아이들은 끝내 왕복이라는 걸 모르게 되었을지... ^^;

    민서가 망둥어를 손으로 잡아서 새끼를 꺼내다니, 정말 대단한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