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반 서천여행 마지막날-집으로 가자!

작성자
달아
작성일
2017-10-03 12:51
조회
1505
툭. 툭. 떨어지는 여운.

마지막 날이 되면 아무도 다치거나 아프지 않고 즐겁게 여행했구나 안심이 되면서도 한켠으로는 허전하고 서운한 마음이 가득하다. 아이들과 학교밖에서 온전히 보내는 시간이 점점 좋아진다. 그래서 여행이 참 좋다. 아이들의 소소한 변화를 발견하는 기쁨, 그동안 몰랐던 아이의 새로운 면을 보기도 하고 생생하게 살아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깊이 만날 수 있는 시간이다. 교사 또한 아이들에게 많이 배우고 도움을 많이 받는다. 언제나 여행은 돌이켜 보면 빨리 지나가버린다.

마지막날 아침까지 6시 40분쯤 되면 아이들은 깨어나고 스스로 씻고 미리 챙겨둔 옷을 갈아입는다. 지금도 이렇게 스스로 잘 챙기는데 고학년이 되면 제 몫을 단단히 할 것 같다.  배낭을 메고 해양 생물자원관에 들러 해설을 듣고 찬찬히 둘러본다.  돌아가는 버스는 딱딱 맞추어 서천역까지 잘 갈아탔다. 굽이굽이 서천을 둘러가는데 가을 황금 들녘이 아름답다. 가을이 오는 서천은 곳곳이 정말 아름다웠다.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아이들과 마지막 행운을 찾았다.

기차 타고 수원으로 돌아가는 길 아이들은 정말 체력이 좋다. 창밖 풍경 그리기를 마치고 난 뒤 수원역에 도착할 때까지 거의 자지 않고 친구들과 장난치거나 수다떤다.

수원역에서 버스를 타러 가는 길이면... 여행이 정말 마무리에 접어 들고 있다는게 실감이 난다.  복잡한 수원역 지하도를 지나며 뒤를 자주 돌아본다. 마지막 버스를 타기 전이면 이상한 감정이 막 밀려온다. 내 뒤에 열한명의 아이들. 그리고 뒤를 봐주시는 선생님. 앞 길을 여는 역할을 하며 뒤에 아이들이 사람들에게 부딪히지 않고 안전하게 갈 수 있는 길을 찾게 된다. 혼자 걸으면 그냥 무작정 걸어갔을 길. 때론 다른 곳에 정신이 팔리기도 했을 길인데.. 열두명 길이의 꼬리기 생긴 것만 같다.  혼자 돌보기도 벅찬 던 삶에 다른 작은 존재들이 걸어갈 길을 함께 생각하며 미리 길을 여는 이 순간이. 교사를 하며 느끼는 어떤 찡하고 감동스러운. 여운이다.

엘지빌리지 분수대에 도착하면 부모님들이 기다리고 계신다. 마지막 인사까지 마치고 아이들은 부모님 손을 잡고 가정으로 돌아간다.

툭.

안전하고 즐겁게 여행을 마쳤다는 마침표와. 내 뒤에 더이상 함께 오는 아이들이 없는 허전함.

툭툭.

내려오는 그런 이상한 감정이 있다.

여행소감

집으로 돌아간다.

엄마아빠 동생 보고싶다.

그렇지만 울진 않는다.

가니까

국립생태원에서 그렇게 많은 동식물이 사는지 알아서 놀랐다.

자전거 탈 때 춥기도 하고 상쾌하기도 했다. 여행 갔을 땐 재밌고 무섭고 그랬다.

여행을 가고 있는데 가족이 보고싶지만 숙소에 가면 괜찮아진다.

잘 때면 배게 싸움을 하고 있을 때는 신이 나고

학교밖같이 생각하면 재밌다.

세현이가 뭘 하면 전부 다 웃는다.

갯벌에서 대왕꽃게잡았을 땐 내가 신이 났다. 너무 뿌듯했다.

여행 중 가장 재밌던 것은 바로 스카이워크에 올라가는 것이었어요. 처음에는 선생님과 같이 가고  그 다음에는 혼자 갔어요. 스카이워크에서 보니까 갯벌이 보였어요. 조금 더 가니까 바다가 보여써요. 선생님이 계속 사진을 찍으려고 해서 계속 피하기만 했어요. 스카이워크는 참 높아보였어요. 풍경이 참 좋았어요. 숙소에서도 보고싶을 것 같이 아름다웠어요.

기대

일기 주제가 여행 전 내마음이 이어서 제목은 겨우 지었다.

어쨌든 내 마음은 기대된다.

숙소도 기대되고 서천 그 자체가 기대된다.

생태원이 재밌겠다.

여행후기

여행을 갔다온 후는 기분이 좋았다.

그렇지만 아쉬운게 더 많다.

베게 싸움을  더 하고 싶었고 서천에 대해서 알아보고 싶었다. 왜 알아보고 싶냐면 가족과 오고 싶었다.

제일 재미있었던 거는 국립 생태원이다. 내가 8살 때도 와봤다. 그래서 안좋은 추억을 남겼다. 근데 이번엔 좋은 추억이 생겨서 재미있었다. 맛있는건 당연히! 라면이었다. 갯벌도 갔다 왔는데 라면을 먹어서 좋았다. 그리고 무사히 갔다왔다. 그래서 기분이 좋았다.

여행 전 내 마음

여행이 4일 앞으로 다가왔다. 나는 지금까지 여행은 모두 힘들었지만 이번 여행은 기대된다. 어서어서 기차 타고 바다로!

여행은 나에게 어떤 존재?

여행은 나에게 어떤 존재일까?

여행은 힘들다. 하지만 이번 여행은 재미있는 곳을 많이 가서 재미있었다.

국립생태원,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장항 스카이워크, 송림갯벌등 많은 곳을 갔다.

고양이(흰색)가 우리 숙소 앞에 자꾸 어슬렁 거려서 물도 주고 햄도 주고 고기도 줬는데 다 잘먹었다.

나는 이번 여행이 4번 중에 가장 재미있었다.

오늘은 기차타고 바다로가 아니라 기차타고 집으로 였다. 기분이 좋았다. 왜냐하면 보고싶었던 엄마를 보기 때문이다. 엄마를 보고 나서 안좋은 소식이 전해졌다. 무슨 소식이냐면 아빠랑 같이 저녁을 못먹는다는 소식이었기 때문이다.

여행은 참재미있었다. 어떤 일들이 있었냐면 망둥어가 많은 갯벌에 갔다가 요망한 망둥어를 봤다. 먼저 본 건 세현이고 잡은 건 소현이였다. 우리는 그 망둥어를 고양이한테 줬다. 고양이는 그 망둥어를 먹었다

여행 전 내 마음

숙소가 어떨까? 재미없진 않겠지? 감기가 더 심해지진 않겠지? 다치는 아이는 없겠지? 지난 학년 여행처럼 샤워하고 옷입고 있는데 들어오진 않겠지? 뽐내기 대회 잘 되겠지? 친구들 컨디션은 당연히 좋겠지? 여러가지 질문들이 떠올랐다. 울진 않겠지? 라는 질문이 가장 마음에 걸렸다. 3박 4일로 가는게 가장 좋았다. 작년에는 1박2일로 가고싶었는데 이제 길게 가고싶다.

올해도 작년과 똑같이 한학기당 여행을 한번씩 갔다. 작년에는 전체여행이 울고싶고 학년 여행은 재미있었는데 올해는 전체여행이 재밌고 학년여행은!! 울고 싫었다. 일단 재미가 없었고 갯벌이 너무 싫었다.
전체 2

  • 2017-10-23 23:30
    다 읽고 나니 댓글을 달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흑, 글이 보이길래 자동로그인인줄 알고, 좋아요만 누르다 혹시나 확인해보고 댓글 답니다.
    달아 선생님의 여행 일기가 실감납니다. 애들과 함께 하는 모습이 그려져 너무 행복하고 따뜻합니다. 여행도, 여행일기도 너무 고맙습니다. 나중엔 상진이 우는 것도 꼭 찍어주세요. 그리고 상진이는 왜 서천생태원에 안 좋은 기억이 있는지 물어봐야겠어요.

  • 2017-10-26 16:28
    길고 긴, 자세한 후기 감사드려요.
    따라 읽으면서 저도 같이 따라다는 듯 해요.
    이번 서천 여행 정말 좋았는지 지금도 툭툭 얘기가 나와요. 피라냐, 모시, 망둥어, 개미.. 서천에 가족과 같이 가보고 싶다는 얘기도... 아마 가족이랑 같이 가면 학교여행처럼 재밌다 싶지 않을지도.. ㅎㅎ
    수고해주신 선생님들께 정말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