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 2학년 "즐거운 기차여행"

작성자
admin
작성일
2019-10-08 23:17
조회
1389
2019년 9월 17일 화요일 파란하늘 가을날

#시작#기차#물놀이#김치볶음밥

 

기운차게 가방을 둘러맨다.

기차역...설레는 마음으로 기차를 탔다.

창문밖으로 빠르게 지나는 풍경이 아름다워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호매실에서 수원역- 수원에서 용산-용산에서 다시 청평으로...

"기차 안녕~~"손을 흔들어 기차를 떠나보낸다.

몇 몇 친구는 큰 짐가방에 거북이 등이 되고, 어깨, 허리가 아프단다.(우리 체력 좀 길러야 겠어~~)

이동한 거리가 길어서 그런가? 이제 있는 힘 없는 힘 다 빠졌다.

목도 마른데 물통에 물도 다 바닥났다.

짜증이 오르고 눈물이 마를 때 쯤... 우리들의 "방주숙소"에 도착했다.

청평역부터 10분이면 닿는 거리라더니 왜 이렇게 긴 거야?

(첫 날은 분명 힘들었는데, 밤산책과 동네탐방을 몇 번 다니고 나니 이제 숙소에서 청평역까지 눈감고도 찾아갈 정도?)



 



 

1.2학년이 한데 모이니 참으로 시끄럽다.

방이 시원하고 넓다며 뛰는 아이, 도착하자 마자 언제 나갈거냐는 아이, 재빨리 점심 먹은 도시락 씻는 아이

준비한 식재료를 꺼내고 간단히 짐을 정리한다.

3박4일 동안 하나-하나 정해야 할 약속이 많겠다.



 

 

우리 숙소 옆을 따라 청평계곡이 흐르고 있다.

물을 본 어린이들이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첫 날 부터 입던 옷 그대로 물 속으로 풍덩!

높고 푸른 가을 하늘 아래 물도 참 맑다.

그 맑은 물에 더 맑고 밝은 우리아이들이...보기만 해도 최고의 가을 풍경이다.



 

스스로 몸을 씻고 옷을 챙겨입는다.

젖은 옷도 조물조물 빨아 비틀어짜고, 옷걸이에 잘 펼쳐서 넌다.

하나하나 차근차근 해낸다. 물먹은 바지는 걸레 짤 때보다 힘이 10배는 더 든다.

빨래가 날아가지 않게 집게로 꼭 꼭 집어둔다.

처음이라 어려워도 재밌다.

 

첫 날 첫 메뉴는 김치볶음밥.

집집마다 색다른 김치를 송송썰어 참기름에 볶아내니 푸짐하게 잘 차려졌다.

남은 밥알 한 톨까지 남김없이 먹었다.

더도 덜도 아닌 딱 맞는 27인분을 만들어 냈다.

1년 먼저 학교 왔다고 역시 2학년은 2학년이다.



 

"아까 까지는 괜찮았는데 엄마가 보고 싶어요..흑흑~"

엄마 보고 싶은 첫 날 밤이 그렇게 흘렀다.

이제 두 밤만 지나면 된다.



 

 

 

2019년 9월 18일 수요일 오늘도 맑음

#호명산#땅벌과 꽃#물놀이#라면이다

 

아라솔 쉐프의 지도아래 1시간을 새벽부터 일어나 아침과 점심 도시락을 준비한다.

오늘의 아침 메뉴는 샌드위치~ "우와. 거짓말 하나 안 보태도 지금까지 여행에서 먹어본 최고의 토스트다!"

크림치즈와 버터를 바른 대만홍루** 샌드위치도 명함을 못 내밀 맛이다.



 

맛난 아침을 먹었으니 오늘은 호명산 탐험이다.

 

학교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quest 등산!

청평계곡 길따라 호명산 등산로 입구를 연결하는 다리 건너는길.

고개만 돌려도 아름답다.

 

모둠별로 호명산의 아름다운 꽃찾기 미션을 수행해야 하니 한걸음 한걸음 주변을 살피고 꽃도 살핀다.

사진 속 꽃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하고 아리송 하다.

익숙한 애기똥풀을 발견하고 환호성을 지른다!

 

"심봤다~~"



 

 

올 해 우리들 등산 기준은 민주지산이 되었다.

 

호명산은 민주지산보다 높은가? 1200고지를 달성한 우리들이다. 호명산은 1000고지가 조금 못된다 하니 아침 한 나절이면 가능하지 않을까?(아뿔싸... 민주지산 보다 쉬울 것이란 우리의 예상이 틀렸음을 아는데 그리 근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등산로 입구에서 땅벌이 윤땡이의 손을 스치듯 날아갔다. 그 바람에 땅벌들이 등산로 입구를 윙윙 날아다닌다. 이대로 등산은 포기하고 돌아서야 하는가?

그럴 수 없지! 좋아 결심했어!

등산로 계단을 조금 비켜 돌과 풀을 헤집고 오르기로 했다. 처음부터 숲탐험이다. 그리고 끊임 없이 이어지는 비탈길 한걸음 한걸음 힘주어 걷느라 말소리가 점점 줄어든다. 넘어도 넘어도 다시 나타나는 깔딱고개를 4번 정도 오르고 마지막 친구까지 다 모였을 때 사진을 찍고 산을 내려가기로 했다. 비록 정상까지는 못 올랐지만 앞 선 친구도 뒤에 선 친구도 함께 하는 마음을 가득담아 서로 도우며 내려왔다.

숲에서 찾은 꽃처럼 달달한 간식을 먹으며 돌아오기가 무섭게 두번째 물놀이를 위해 계곡으로 뛰어간다.



 

아침부터 빈 생수병을 잘라서 물고기를 잡겠다고 만들었는데...

수원부터 공수해온 낚싯대와 어디선가 하나 둘 빌려온 어망, 뜰채, 플라스틱 그릇... 우리 아이들이 결국은 자연의 집으로 자신들을 돌려보낼 것을 알아서 였을까? 아님 아이들을 가까이에서 보고 싶은 어린 물고기들이었을까? 신기하게도 몇 마리의 물고기가 어린이 손에 잡혔다.

다슬기도 찾고 그렇게 한 참을 함께 놀다 돌아와서는 여행음식의 하이라이트 라면을 배불리 먹고, 내일 있을 뽐내기대회를 준비한다.

준비인지 놀이인지 모르게 한 바탕 놀다가 밤탐험을 다녀오고

눈물 흘리는 친구는 서로 달래주며 그렇게 둘째날도 흘러갔다.

이제 딱 한 밤 남았다.



 

 

2019년 9월 19일 목요일 정말 날씨가 예술이다.

#1학년 청평도서관 #2학년 김유정역 #부모님편지 #뽐내기대회 #과자파티

 

오늘은 학년별로 나들이를 한다.

1학년은 청평도서관, 2학년은 김유정역



 

각기 다른 즐거움을 충분히 느끼고 숙소에 다시 모였다.

 

저녁인 부대찌개를 먹고 부모님 편지를 읽었다.

편지를 읽으면 아이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펑펑우는 아이, 조용히 우는 아이, 울음을 참는 아이, 눈물이 나온는데 애써 웃음으로 무마하는 아이, 쿨한척 하는 아이

(사진 속에 반응이 모두있다.)



 

한바탕 울고 뽐내기 대회를 시작했다.

역시 분위기 전환의 최고는 뽐내기 대회다.

 

1학년 두 모둠, 2학년 세 모둠

이날을 위해 대본도 쓰고 대사도 외우면서 열심히 연습했다.

상품이 근사하지 않아도 칠보산 아이들은 정~~말 열심히 한다.

공정한 심사(연기력, 유머, 대사전달력, 태도 등)로 결과를 발표하고 우승모둠부터 상품을 고른다.

모두 열심히 했지만 연기는 냉정하다.

 

개인 뽐내기 대회도 열렸다.

퀴즈, 시낭송, 노래, 2인극 까지 다양하고 재미난 뽐내기가 우리를 즐겁게 했다.

물론, 제일 재밌고 화려했던 등장은 뽐내기 대회가 아닌 다른 곳에서 찾아왔다.

뽐내기 대회를 마칠 때 즘 펜션 사장님부부가 과자를 정말 어마어마하게 선물해 주셨다.

우리는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어쩔수 없이 맛있게, 정말 즐겁게 먹었다.



 

 

2019년 9월 20일 금요일 아침부터 신나는 날

#분실물찾기#싹쓸이비빔밥#청평맛집#여행이란

 

아침부터 눈뜨자 마자 마냥 좋은 날이다.

여행의 마지막 quest! 분실물 찾기와 싹쓸이 비빔밥.

차근 차근 자기 물건을 정리하는 여학생들 손끝이 야물다. 서로 못챙긴 것을 살펴주기까지 한다. 꼭집어 남-여의 차이는 아니겠지만 분명 어제 돌돌 말아 입었던 옷을 가방에 넣고 앞주머니에 넣을 것, 먼저 넣으면 좋은 것 함께 살폈것만 네 가방에서 내 옷이 나오고, 3일 내내 양치질을 한 번도 안한 아이, 팬티를 딱 한 번 갈아입은 아이, 청소 다 마시고 나서는 순간 발견되는 양말이 있다.

괜찮다.

우리에겐 아직 10번의 여행이 남았잖아. 그래~ 천천히 배우자.



 

 

어제 미리 둘러본 청평의 맛집을 찾아 나선다. 선생은 거들분, 무엇을 먹을 것인지, 어디서 먹을 것인지, 찻길 건널때도 서로 살피며 손을 꼭 든다.

작은 마을이라 차가 많지 않았는데 어찌어찌 터미널 근처까지 가니 차도 많아지고 가게도 많았다.

모둠마다 청평의 최고의 맛집에서 점심을 먹었으리나 기대하며 아이스크림까지 하나씩 물고 다시 청평역으로 왔다.

돌아오는 기차는 좀더 여유롭다. 뽐내기 상품으로 받은 과자도 나눠먹고, 새마을호에 비치된 잡지를 꺼내들고 많은 사람 찾기 게임도 하며 논다.

그리고 드디어 사랑을 가득 담아 맞이하는 엄마를 만났다.



 

여행은. 내손으로준비하고 내발로 걷는 여행은.

일상을 떠나 왔지만 반복되는 하루 일상을 살다왔다.

비록 바로 옆에는 없지만 눈에 보이지 않아도 든든한 나의 버팀목 엄마,아빠.

그리고 온전한 하루를 함께 하며 더 가까워지는 친구와 선생님.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더 야물어 지는 나...그리고 무엇보다...끝내주는 날씨로 우리를 넉넉하게 품어주는 자연.

모두가 있어 감사한. 우리의 여행.



 
전체 7

  • 2019-10-22 02:07
    이거 이거 우리학교 여행기는 이제 출판되어야하는거 아닙니까?
    우리끼리만 보기엔 너무나 아까운 이 이야기들!

    너른 바위에 누워 자연을 만끽하는 준우가 세상 부럽네여!

  • 2019-10-09 21:38
    너무나 생생하게, 상상이 되네요^^
    땅벌을 용케 피하셨다니 정말 다행이네요^^
    선생님들 고생하셨습니다^^

  • 2019-10-14 11:55
    반모임 이후 다시 한번 여행을 복기하게 되었네요. 험난한 산을 오르듯 선생님들께서는 3박4일을 보내지 않으셨을가 감히 상상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다음 세번째 여행에는 언니같은 면모를 보여주겠죠? 많이 가르쳐준 2학년 언니오빠들도 고마워요~^^

  • 2019-10-21 12:57
    전체여행때 보다 더 품을 넓혀주는 여행이었던 것 같아요~ 집에와서 어찌나 엄마 걱정과 동생 배려를 잘해주는지...ㅎㅎ
    즐거운 추억 남겨주신 선생님들 고생하셨습니다~ 일년이 너무 빠르네요...^^;;;

  • 2019-10-22 20:10
    1, 2학년 아가들 넘 귀여운데 또 늠름하기까지 하네요.
    여행후기 올려주시니 잘 모르는 1, 2학년 아이들 이야기도 볼 수 있고 좋습니다.
    여행기 출판 찬성~~~

  • 2019-10-24 10:23
    ㅋ 준우 넘 귀여운거아니에요 넘 편하게 여행을 즐기고있는 포즈들 1학년 아닌줄 ㅋ 글과 딱 어울리는 사진들 ^^ 아직 순수한 우리 1,2학년들 넘 사랑스럽네요 *^^*

  • 2019-11-06 16:31
    여행 속에 희노애락이 다 있어요! 우는 모습도 귀여워서 자꾸 들여다보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