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전체여행 2모둠 여행후기 #4

작성자
이슬
작성일
2018-07-03 01:38
조회
1196
아침에 아파서 바다별 선생님과 병원에 갔던 아이.

바다별 선생님이 물었어요.

숙소가서 쉴래? 아니면 증평장에 가볼래?

아이가 잠깐 고민하더니 증평장에 가겠다고 해요.

아픈 몸을 이끌고 증평장에 온 아이. 기운이 없어서 벽에 기대 있다가

바다별 선생님이 사주신 음료와 삼각김밥을 먹고는 갑자기 혈색이 돌고 쌩쌩해졌지요.

나중에는 아이스크림까지 사먹었어요. 언제 아팠냐는 듯이.



 

시장에 있는 쉼터에서 점심 도시락을 먹었어요.

여행스케치도 하고요.



 

여행에서 수저를 잃어버리고 젓가락 한 짝만 남은 아이.

젓가락 한 짝으로 밥을 먹고 있으니 보다 못한 나들이짝이 숟가락을 챙겨줍니다.



 

숙소에 돌아와서는 아이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라면을 끓여 먹었어요.

라면 한 그릇을 다 먹은 아이가 말했어요.

아이 : "선생님 너무 해요. 난 더 먹고 싶은데"

교사 : "한 사람당 한 그릇이야"

아이 : "에이. 난 더 먹고 싶은데."

교사 : "내가 마술사도 아니고 라면 하나 가지고 어떻게 두 개, 세 개를 만들겠니. 그렇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나 좀 알려줘라"



 

다른 모둠 아이들이 2모둠 주위를 어슬렁거리며 호시탐탐 기회를 엿봅니다.

1학년 아이가 매워서 잘 못 먹자 내가 도와줄게 하면서 얼른 한 입 먹습니다.

친구 옆에서 국물만 한 숟가락 얻어먹기로 했는데 어느새 라면이 딸려오네요.

      

 

저녁에는 뽐내기대회로 마무리를 합니다.

2모둠은 겨울왕국을 패러디한 막장 드라마라고 했어요.

서로 다른 곳만 바라보다 사랑이 이루지지 못하는 사각관계 이야기지요.

올해는 개인 뽐내기 대회도 많이 나왔어요.

   

 

# 넷째 날

드디어 집에 가는 날이에요.

아침식사로 싹쓸이 비빔밥을 만들어 먹었어요.

숟가락만 들고 둥글게 모여 앉아 한솥밥을 먹었지요.



 

물건 챙기기

가방을 챙기고 청소를 하다보니 아이들 짐이 하나 둘씩 나옵니다.

다행히도 아이들이 이름을 대체로 잘 써와서 자기 물건들을 찾아갔지요.

그동안 학교여행을 다니면서 물건 챙기기를 잘 배운 한 아이는

가방에서 다른 아이의 티셔츠가 나옵니다.

자신의 가방 주위에 옷이 떨어져 있으니 당연히 자기 것으로 알고 챙겼더라고요.

또 어떤 아이는 아무리 찾아도 물건을 찾을 수 없기도 했어요. 어디에 두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질 않았어요.  함께 숙소 주변을 살펴보아도 찾기 어려웠지요.

 

비상금을 어디에 쓸까.

첫째 날, 종식 선생님 라면을 먹은 아이들 도시락통에 생식 쌀을 넣어줬어요.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도시락을 먹으라고요.

그리고는 나중에 초록샘 선생님이 아이들을 따로 불러 비상금을 돌려주며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다짐을 받았지요.

그.런.데!!!

두 아이가 비상금으로 점심을 사먹지 않고 생쌀을 먹으면서 사탕간식을 사먹는 일이 있었어요.

돈을 아껴서 먹고 싶은 간식을 사고 싶었다고 해요.

그 일을 계기로 2모둠 아이들이 모두 자신이 쓴 돈을 적어보게 되었죠.

아이들 행동이 황당하기도 했지만, 아이들이 쓴 돈을 스스로 점검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요.

기차에서 쓴 돈을 기록하고, 수원역에 내려 한 시간 가량 쓴 돈을 확인해봤죠.

아이들이 가진 경제개념을 확인해 볼 수 있었어요.

여행 이후, 점심시간에 모여 갈무리하고 자치회의 시간에도 비상금을 어디에 쓰면 좋을지 이야기 나누었어요.



엘지빌리지 분수대에 들어올 때 참 아쉬운 마음이 들었어요.

끝이 아니라 다시 시작하고 싶은.

여행 마무리를 잘하고 쉼을 맞이했으면 좋았을텐데. 교사와 아이들 가슴 속에 갈무리되지 못한 무거움이 있었죠.

아이들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어요.

 

# 2모둠 아이들이 쓴 일기

'여행 마지막 날 일이 터졌다. 우리 잘못이다. 내가 좀 더 동생을 챙겼으면 좋았을텐데'

'초록샘 선생님과 이슬 선생님이 쿵짝이 잘 맞아서 힘들었다. 다음에는 다른 선생님 모둠이 되면 좋을텐데.'

 

 

이렇게 3박4일 전체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아픈 아이들도 있었고 여러가지 일도 있었지만,

그렇기에 배움과 성장도 있었다고 봅니다.

이번에 부족했던 일은 반성하고, 잘했던 일은 더 강화해서 다음 여행을 기약합니다.
전체 2

  • 2018-07-05 13:18
    초록샘 선생님과 이슬 선생님이 쿵짝이 잘 맞아서 힘들었다는 아이의 일기를 보는데 왜이렇게 웃음이 나는지....ㅎㅎㅎ

  • 2018-07-05 22:20
    마지막사진... ㅎㅎㅎ
    선생님 말씀을 귀기울여듣는것 같긴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