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전체여행 1모둠 여행이야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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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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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 시] 조아현 김서하 이해찬
마지막 전체 여행

자유학교에서 가는 6번째 여행이자, 마지막 전체 여행

3박4일이 너무 짧게 느껴진다.

여행 셋째 날 뽐내기 대회도 있고, 마지막 밤이다.

마지막 전체 여행이라고 생각하니 많이 아쉽다.

남은 여행 동안 즐겁게, 아쉬운 마음이 없어지도록,

재미있고, 건강하게 마지막 여행을 마치고 싶다.
오디

오디는 맛있다.

우리가 여행 온 숙소 정문에 큰 오디나무가 있다.

정말 커서 따 먹을 수가 없다.

밑에 떨어진 오디 중에 깨끗한 오디를 찾아 먹는다.

서형이가 오디를 먹는데, 손이 완전 보라보라 해 졌다. 입술과 입도.

오디를 주워 먹을 때 뭔가 더럽지만 그래도 맛있다.

그래도 뭔가 찝찝...

오디나무 밑에는 오디가 잔뜩 떨어져 있다.

오디는 맛있다.

더럽지만 맛있다.
나무

나무는 크다.

나무는 오래 산다.

나무는 맑다.

하지만 나무는 자유로움이 없다.

일정한 장소에

일정한 시간에

계속 있어야하니

하지만 나무는 불평하나 안 한다.

그런 점은 우리가 배워야할 것 같다.

나무는 정식하고 착하다.
똑같은 내용이 담긴 여행수첩을 가지고 하는 여행수업은 모둠마다 시작 내용이 달랐다. 2모둠은 여행 약속과 규칙 정하기, 3모둠은 모둠원 이름쓰기와 표지 꾸미기, 4모둠은 교사 연락처 쓰기 그리고 우리 모둠은 식단짜기. 모둠활동을 쭉 둘러본 대표교사의 소감은 “모둠마다 색깔이 다르다. 같은 것을 의논하는 모둠은 하나도 없더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먼저 의논하는 것 같다.”였다. 같은 것이라도 그것을 만나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는 것이 당연한데, 그 당연한 것이 당연하게 나타나서 재밌다. 시작부터 이번 여행이 재밌다.

☀ 일찍 일어나는 어린이가 일찍부터 논다.

서둘러 일어나지 않아도 되지만 눈이 일찍 떠지는 어린이들이 있다. 잠자리가 낯설고 부모님이 그리워서, 빨리 놀고 싶어서, 오줌이 마려워서 등의 이유로 하나 둘씩 일어나서 부시럭 대면 결국 모두가 일어난다. 그래서 우리 모둠은 일정이 바쁘던 한가하던 간에 일찍 일어나서 아침 먹고 일찍부터 놀게 되었다. 다른 모둠들이 밥하러 나오기 전이라 한가롭게 밥 준비를 하고, 설거지를 한다. 할 일을 모두 마치고 나면 자유시간이다. 너른 운동장, 편안한 방, 10미터가 넘는 버즘나무와 오디나무 그늘 아래 등...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곳이 너무 많아 신나고 즐겁다. 놀다 보니 이곳이 학교 같다.

[2학년 시] 박서형 배종빈 김규백 김윤솔 최윤우
오디

물놀이하러 가서 놀고 왔다.

오디를 먹었다.

입술이 보라색이 되었다.

정말 맛있었다.

신난다.
뽐내기 대회

내가 맡은 연극은 해리포터이다.

연극시간은 6시부터 7시까지다.

뽐내기 대회는 오늘이다.

긴장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다.
계곡

산한테 물 뿌렸어.

규백이한테는 뿌리지마.

추워, 너무 추워.
한 발 뛰기

해윤이랑 놀았어요.

해윤이랑 한 발 뛰기를 했어요.

해윤이는 손이 아파서 두 발로 했어요.

재미있었어요.

다음에도 하면 좋겠어요.
계곡에서 놀았어요.

계곡에서 성 만들었어요.

계곡에서 헤엄쳤어요.

좋아요.

뱃놀이 했어요.

배 경주 했어요.

좋아요.
☀ 기다리던 물놀이

가장 기대하고 있었다. 답사보고에서 회장단이 들려준 이야기로 꿈에 부풀었다. 다슬기도 잡고 물고기도 잡고. 심지어 식단을 짤 때 메뉴로 ‘매운탕’, ‘쏘가리 매운탕’도 나왔다. 숙소 바로 앞에 계곡이 있으니 날마다 물에서 놀 수 있겠구나 했는데 상황이 그렇지 못했다. 가뭄으로 물이 줄고, 물도 매우 탁해져서 들어가기가 꺼려졌다. 어디서 물놀이를 해야 할지 일단 고민해 보기로 했다. 숙소 주변을 돌아본 모둠들의 의견과 우리 모둠장의 의견을 들어 가장 적합할 것 같은 장소를 정했다. 그리고 드디어 출발, 물을 좋아하는 몇몇은 풍덩 뛰어든다. 물개마냥 잠수도 하고 첨벙첨벙 수영을 한다. 물에서 특히 자유로운 윤**. 수영수업 때 알아봤다. 물이 그에게 어떤 존재인지. 물과 하나가 되는 윤**을 지켜보는 것 또한 큰 즐거움이다.

           

모둠장이 먼저 물속에 들어가 깊이가 얼마나 되는지 몸소 보여준다. 깊이에 따라 저학년 구역과 고학년 구역이 나뉜다. 고학년들은 적당히 깊은 곳에서 놀이를 하고, 저학년들을 무언가를 띄워 뱃놀이를 한다. 들어갈까 말까 고민하는 아이들은 모래를 가지고 논다. 어느새 성을 짓는 아이들. 어디서든 잘 논다, 우리 아이들은. 노는 게 힘이다.

[5학년 시] 유하린 윤두희 오은결 김안나
 

2번방의 게임

 

2번방(1모둠 여자방)에서는 늦게까지 잠을 안 잤다.

물론 가만히 있으면 그러기 힘드니까 게임을 했다.

우정테스트, 아이 엠 그라운드, 바니바니, 진실게임, 공공칠빵을 했다.

그리고 웃긴 얘기랑 무서운 얘기를 했다.

물론 중간 중간에 그루터기 선생님이 분위기를 깼다.

하지만 어젯밤은 참 즐거웠다.

오늘 밤도 그랬으면 좋겠다.

그리고 늦게까지 게임, 웃긴 얘기, 무서운 얘기가 하고 싶다.

그냥 수다 떠는 것도 재밌지만 게임이 더 재밌다.

 
 

계곡

 

계곡에서 놀고 작은 물고기도 봤다.

잡지 못했다.

물고기(쏘가리)가 없어서 그랬다.

그래도 수영하면서 물속도 보고 돌의 이끼도 봤다.

이끼가 많아서 미끄러웠지만 신기했다.

계곡이 재미있다.

 
지우개

 

지우개가 구멍 밑으로 쏙 들어간다.

지우개는 사람들한테 많이 쓰이는 것 중에 필요한 존재다.

지우개가 자꾸 자꾸 밑으로 떨어졌다.

어, 또 떨어졌다.

아이고, 힘들다.

주워오기는 힘들지만 지우개는 꼭 필요하다.
 

여행 중 나의 웃음

 

기차를 타고 놀고 있었다.

갑자기 그루터기선생님이 우리 칸으로 들어오셔서

“조용히 하세요. 옆 칸에 다 들려요.”

선생님도 놀란 것 같았다.

그 상황이 너무 웃겼다.

 

양파는 써는데, 윤성이가 “저도 파 썰래요!”

산쌤이 “파?” 윤성이가 “마늘, 아니 양파 썰래요.”라고 해서 웃음이 터졌다.

 

해님이 규백이를 “꽈배기”라고 불러서 또 웃음이 터졌다.

 

내가 잘 웃는 게 소문이 난 것 같다.

내가 웃으면 다들 “야! 안나 또 터졌다”라고 한다.

 
☀ 저학년... 여행나기

우리 모둠에 용감한 1학년은 조**과 이** 두 명이다. 학교에서 모둠별 여행수업을 할 때 갑자기 이**이 울기 시작했다. 당황한 모둠장이 식단짜기 회의를 멈추고 달래 보았지만 소용이 없다. 결국 모둠 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조용한 곳으로 가서 울음이 멈출 때까지 기다렸다가 어느 정도 진정된 다음에 이**이 전한 말은, “여행이 무서워서요” 이**에게 미안한 말이지만 까닭은 듣자마자 웃음이 낫다. 해마다 이맘때 귀여운 1학년들이 겪는 일.

여행, 이미 알고 입학을 했건만, 여행이 다가올수록 마음이 힘들어지고, 두려움이 올라오고..

눈물이 자꾸만 나게 되는... 저학년이 한 번은 겪어야하는 관문 같은... 그 여행 앞에서 한없는 걱정과 슬픔이 올라오는 이**. 이때는 교사의 말보다 그 관문을 겪었던 형, 누나의 다독임이 더 와 닿는다. 이**은 형, 누나의 보살핌을 받으며 눈물 젖은 여행수업을 마쳤다. 그리고 여행 첫 날 밤을 보내는 날, 방문 앞에 이부자리를 깔고 바깥을 향해 누워(방문을 닫으면 무섭다고 함), 혼자서 이 모든 감정을 감당하듯 흐느끼며 잠이 들었다. 다음날을 조금만 흐느꼈고, 그 다음날을 눕자마자 잠이 들었다. 돌아오는 날 아침, 더 일찍 일어난 이**, 아주 씩씩해 보였다.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기 때문이란다.

조**과 이**은 칼을 다루는데 감각이 있는 듯하다. 왼손엔 식재료, 오른 손에 칼을 잡고 야무지게 다듬고 썬다. 믿음직스럽게 밥당번 역할을 했다. 설거지, 테이블 닦기, 정리 정돈을 참 잘해서 칭찬을 했다. 살림을 잘 살 줄 아는 남자로 자라날 것 같다. 학교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3박4일 함께 지내보니 이런 장점이 눈에 보인다.

[1학년 시] 조윤성 이진서
계곡

다슬기를 잡으려고 했는데 없었다.

다음에는 꼭 잡고 싶다.

잡으면 해 먹어버릴 거다.
나무

나무가 참 많다.

나뭇잎이 흔들린다.

나무가 흔들리는 것 같다.
     
 

[4학년 시] 김나은 장현원
 

오디천국

 

나무 밑에 오디가 떨어져 있다.

나무에 있는 거 보다 밑에 있는 게 더 많다.

오디가 산더미로 떨어져 있다.

햇볕이 따뜻해서 오디도 따뜻하다.

도토리 농장에 있는 거 보다 두 배 정도 크다

 
플라타너스 나무(버즘나무)

 

플라타너스 나무는 껍질이 많고 잘 벗겨진다.

껍질을 벗기면 회색 또는 회색 위에 노란 색이 덮여 있는 느낌이다.

나뭇잎도 풍성하다.

보면 볼수록 진정한 나무라고 풀라타너스가 말하는 것 같다.

진정한 나무 플라타너스!
 

☀ 뽐내기 대회

뽐내기 대회를 열심히 준비하는 아이들을 보면 신기하면서 재미있다. 마무리잔치보다 더 재밌는 경우도 있다. 우리끼리의 축제이므로 보는 이를 위해 특별한 준비를 하거나 내용 전달을 크게 강조하지 않아도 되는 헐렁함이 아이들의 자발성과 용기를 더욱 이끌어 낸다. 모둠별 공연을 기본으로 하는데, 개인 뽐내기 신청 또한 줄을 잇는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쉬는 시간 틈틈이 뽐내기 대회 연습을 한다. 올해는 연극이 인기다. 부끄러움과 수줍음을 잠시 뒤로 하고 공연하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 모두 즐기는데 여념이 없다. 그래서 축제 같다. 우리들을 위한 축제. 우리 모둠은 두 모둠으로 나눠 ‘해리포터’와 ‘서유기’를 선 보였다. 무대에 서자 더욱 용기가 솟아나고 쇼맨십이 폭발하는 어린이들의 열연으로 우리는 2등했다. 3모둠이 1등에 뽑혔고, 1.2.4모둠은 모두 2등이다. 공정하고 이성적인 김종식(6기 졸업생이자 이번 학기 기타 강사) 심사위원장은 과거 자신의 추억을 떠올리며 정성스런 심사평을 후배들에게 전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교사들은 재밌고도 뭉클했다.

     

☀ 증평시장 그리고 외식

둘째 날에 계획했던 시장 나들이를 하지 못해 마지막 날 증평시장 나들이에 기대를 건 아이들이 있었다. 시장구경을 한 뒤 맛난 밥을 사먹고 다시 모이기로 하고, 이동하기 좋도록 더 잘게 모둠을 나눴다. 그런데 다니다 보니 결국 다시 뭉치게 되었다. 장날이 아니어서 볼 것이 많지 않았고, 아쉬운 마음이 컸다. 다시 만난 아이들의 손에는 일반 수퍼마켓에서 파는 캔디류들이 들려 있었다. 밥이 될 만큼 군것질을 하기보다 밥값을 아껴 수퍼마켓에서 쇼핑한 듯 보인다. 약속이나 규칙 따위가 순식간에 풀어진데 대한 반성이 들었다. 유기농 식재료를 준비하고 개인 간식 또한 최소화하며 건강한 먹거리 마련에 최선을 다했는데, 마지막 날 와르르 무너졌다. 무너짐의 정도는 모둠마다 차이는 있었다. 그동안 학교 여행에서 장터일정이 간간히 있었고, 밥을 사 먹는 일 또한 처음 있는 일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일이 이렇게 되고 보니 놀랍기도 했고, 속이 상하기도 했다. 이 일은 중요한 일로 보고 자치회의 안건으로 다루었다. 이러한 문제가 있어 ‘금지’라는 방향의 논의를 경계하며 회의를 했다.

[3학년 시] 조이룸 유동균 배재윤
 

오디오디

 

오디를 먹었다.

주워 먹었다.

서형이의 입과 손에 물들었다.

주워 먹을 때, 짓눌린 건 안 먹고 안 눌린 건 먹는다.

오디는 맛있다.

 
나무

 

나무를 봤다.

나무를 올라갔다.

나무에 올라가서 떨어졌다.

아팠다.

재미없었다.
 

내가 기댄

 

내가 기댄 나무, 커다란 나무

내가 기댄 나무, 긴 나무

내가 기댄 나무, 오래된 나무

내가 기댄 나무, 그늘을 만들어 준 나무

내가 기댄 나무, 그 어떤 나무도 따라올 수 없는 멋진 나무

 
 
전체 4

  • 2018-07-02 14:40
    이룸이 왈, 종식이 오빠가 뽐내기대회를 했는데 1등 빼고 다 2등이라 이상한 심사였다고...ㅋㅋㅋ
    역시 졸업생 종식이 오빠는 지혜로웠네요^^

    이번 여행은 밑반찬 준비가 없어 엄마로서도 행복했습니다~
    부모님 편지가 없어 조금 서운하긴 했지만 여행 다녀 온 날 이룸이가 써 온 편지를 보고 저희 집에 눈물바다가 됐었어요.

    준비기간, 여행 내내 아이들 살피느라 수고해주신 선생님들 감사드려요~
    덕분에 마음이 부쩍 자라왔어요^^

  • 2018-07-02 14:57
    전체여행 모둠에서 이룸이와 또 만나부렀네요^^ 이룸이가 많이 컸지요~ 애기티 벗고, 우는 1학년들도 돌보고, 맡은 역할 거뜬히 해내어 제가 많이 의지되었어요^^~ 내년에 또 만나고 싶네요^^~♡

  • 2018-07-05 22:09
    잠시 1모둠이었나 했어요 ^^;
    애들은 얼굴이 타고 제대로 씻지 않아도 생글생글 반짝반짝 예쁘네요. 감사합니다^^

  • 2018-07-11 23:48
    두려움이 많았겠지만 옆에서 다독여주고 이끌어준 누나, 형들의 모습에 너무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