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학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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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3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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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내가 여행 가는 게 실감이 안 난다고? 나도 실감 안 나. 나는 가족 여행 빼고 다 싫어서. 엄마한테 말할 게 있었는데, 오늘 시장가서 밥 먹는데 거긴 엽전으로 사는 거래. 재미있겠지? 다음에 같이 가보자. 엄마, , 아빠, 언니, 오빠까지 오빠는 시간이 되면. 안뇽.

엄마, 내가 오면 라면 사 줘. 하하하 엄마 놀자. 누나랑 같이 사이좋게 지내자. 그리고 아빠랑 같이 어디 가고 싶어. 사랑해요. 엄마, 아빠, 누나 안녕.

난 여행 잘하고 있어. ,,,,금요일 모두 잘 지내고 있어. 엄마, 아빠도 나 없을 때 사이좋게 영화도 보고, 산책도 하고, 맛있는 것도 많이 사 먹어. 우리 분수대에서 기분 좋게 만나자. 집에 가서 여행이야기도 많이 하자.

 



 

3.1만세 운동 및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 서울 도성 걷기!!

4학년 우리 반의 학년 여행이 시작되다!!

 

1일차 / 10.29km / 14,376보

2일차 / 11.6km / 17,224보

3일차 / 15.23km / 21,054보

4일차 / 10.76km / 14,997보

5일차 / 12.11km / 16,360보

4박 5일 동안 총 59.99km, 84,011보 걷다.

 
여행모둠 문채원, 유동균, 박소현, 류상진
조이룸, 황찬우, 송유빈
박수아, 김민규, 이수연, 김세현
 

이번 여행에선 고마운 일이 참 많다. 첫 번째는 첫 날밤에 등이 떨어져서 20만원 더 비싼 방으로 공짜로 옮겨 주셨다. 두 번째는 우리 걸어 다니기 힘들까봐 차로 역까지 태워다 주셨다. 세 번째는 길을 물으면 모두 친절히 대답해 주셨다. 네 번째는 딜쿠샤 저택에서 어떤 아주머니와 아저씨가 길에서 앉지 말고 들어와서 앉으라고 해주시는 걸로 끝이 아니라 목마를 까봐 물도 주셨다. 다섯 번 째는 계곡에서 노는데 카페 주인 아주머니가 팥빙수와 츄러스를 공짜로 주셨다. 내가 먹어 본 빙수와 추러스 중에 제일 맛있었다. 여섯 번 째는 카페 주인 아주머니가 시 낭송도 해주셨다. 모두 고맙습니다.

 

여느 때와 같은 월요일 우리는 학교에 왔다. 다른 것이 있다면 오늘은 여행 1일차, 4박5일 일정으로 여행을 떠나는 날이다. 하지만 서울로 떠나는 여행이라 몸도 마음도 가볍다. 아이들 말로 ‘학교밖학교 더하기 학교살이’란다. 비록 학교에서 자는 건 아니지만 학교밖학교 수업 나가 듯, 저녁이면 집으로 돌아가 듯 가볍게 나서 본다. 가벼운 마음만큼 여행 짐도 단출하게 준비 했다. 불편함은 조금 더하고 짐은 줄이고. ‘내 손으로 준비하고, 내 발로 걷는 여행’, 4학년들에게는 여덟 번째 여행, 눈물은 덜 나고, 어떻게 지낼지는 훤하게 그려지는 여행, 그래선지 대수롭지 않게 여행을 마주한다. 그게 아니라면 센척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불안과 불편보다는 불안과 불편을 알고도 가지는 기대감이 느껴진다. 그간의 내공인가? 출발부터 남다른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악기선택수업에서 기타를 가르치고 있고, 우리 학교 졸업생이며 21세 젊은 청년 종식쌤이 우리와 여행을 함께 하게 되었다. 손가락 부상으로 병원 치료 중이었는데, 다행이 회복이 잘 되어 급 합류 결정이 되었다. 종식쌤의 합류를 몰랐던 아이들은 출발한 뒤 내내 묻는다. “종식쌤은 어디가세요? 우리랑 같은 방향인가요?” 하하하. 나중에 숙소까지 가서는 “종식쌤, 자고 가세요?” 하하하. 갑작스런 합류임에도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나중에는 종식쌤과 가까워진 것 같다고 좋아하기도 했다. 새로 알게 되어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진다. 여행이 주는 선물이다.

어쨌든 출발~~~

6학년이 먼저 떠난 뒤 동생들의 배웅을 받으며 길을 나선다. 두근두근. 열구자식당을 막 지나는데 수연이가 칫솔을 놓고 왔단다. 출발한지 몇 분이지? 몇 발자국 걸었지? 수연이는 학교로 뛰어간다. 칫솔을 가지러. 수연이 따라 같은 모둠 수아도 덩달아 뛰어간다. 우리는 기다린다. 시작부터 불안불안. 이걸로 액땜이 되길 간절히 기도해 본다. 잠시 후 다시 출발한다. 도건설본부정류장 앞에서 62-1번 버스를 기다린다. 10분 정도 기다렸을까. 버스가 진입한다는 안내가 나오는데 아이들이 종식쌤이 13번 버스를 막 타고 떠났단다. 왜? 왜 62-1번 버스를 기다리다 13번 버스를 타고 간 거지? 전화를 해본다. 종식쌤 말은 자목마을에서 온 짐이 여러 개인 할머니를 도와 드리려고 짐을 버스에 올리는데 버스 앞문이 닫혀서 자기도 당황했다고 한다. 이럴 수도 있구나. 평생 처음 들어보는 일이다. 종식쌤과는 호매실동 어느 정류장에서 다시 아무 일 없듯이 만났다. 그리고 서울에서 지하철로 이동하는데 아이들이 또 종식쌤이 없다했다. 어디 갔을까? 내릴 준비를 할 때 출입문 앞에 같이 서 있었는데 어디로 사라졌을까? 언제 사라졌을까? 전화를 해보니 못 내렸다고 한다. 같이 내리는데 지하철을 타려고 밀고 들어오는 사람 때문에 잠시 머물렀더니 또 출입문이 닫히더란다. 아이들이 황당스럽다고 말한다. 그럴 때는 이렇게 내려야 한다고 종식쌤에게 차근이 알려준다. 이렇게 우리는 종식쌤을 두 번 잃어버렸다가 곧 찾았다. 종식쌤의 귀한 경험 덕분에 짝도, 모둠도 잘 챙긴다. 몸으로 가르침을 줬다. 종식쌤이. 그 와중에도 아이들을 잃어버린 게 아니라 안도한다. 혹시 떨어지게 됐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 이미 연습은 많이 되어 있지만 불안한 마음은 여행에서 그림자처럼 친구처럼 따라 다닌다. 여행을 마쳐야 이별할 수 있는 그와의 동행이 시작되었다.

 

난 아침부터 배낭을 메고 걸었다. 그리고 또 안 좋은 점은 길잡이가 되었다. 흑흑, 너무나 슬프다. 또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퀴즈도 만들었다. 재미있진 않고 힘들기만 했다. 그래도 재미있다. 빨리 금요일이 되었으면 좋겠다. 오늘은 최악의 날이다. 좋기도 했다.

 



 

날마다 일정을 이끄는 길잡이가 있다. 길잡이는 모둠이 돌아가면서 한다. 모둠마다 역할을 소화해 내는 모습이 다르다. 이룸, 찬우 그리고 유빈이는 길잡이가 됐을 때 좀 더 멋져진다. 하루 일과에 집중하고 아이들을 잘 챙긴다. 서로 의논하는 모양새가 좋다. 다른 모둠과 정보공유를 꼼꼼하게 한다. 살짝 긴장하는 모습이 있지만 긴장이 긍정적으로 표현된다. 더 살피고, 더 챙기는 형태로. 이룸, 유빈이는 이끄미 역할이 마음에 드는 눈치다. 이끄미로서 앞장서기, 정보전달 등을 할 때 표정이 뿌듯해 보인다. 찬우는 길을 아주 잘 찾는다. 한 번 본 것, 가본 곳을 잘 기억해서 찬우한테 맡기면 실패하는 법이 없다. 결정적으로 이끄미 역할을 하는 동안에는 장난을 안치고 책임을 다하느라 바쁘다. 여행 동안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룸, 찬우, 유빈이에게 길잡이를 맡긴다. 할수록 더 잘하여 믿고 맡길 수 있다.

 

오늘은 여행 첫 날이다. 첫 날부터 길잡이 모둠이 되었다. 어려울 것 같았다. 가는 길은 선생님이 메모를 해 놓으셨다. 일단 대한민국역사박물관으로 갔다. 복잡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종식선생님을 두 번이나 놓쳤다. 안 탈 버스에서 짐을 들어 드리다 놓치고, 지하철 문이 닫힐 때 1명가고 또 놓치셨다. 다행히 다시 만났다. 겨우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 도착했다. 밥 먹고 미션 3개를 했다. 미션은 퀴즈 만들기, 사진찍기, 그림그리기인데 그림은 시간이 없어서 안 그렸다. 다 했는데 시간이 훌쩍 갔다. 숙소로 가는데 우이신설호라는 특이한 이름의 지하철도 있었다. 숙소로 가는데 길이 조금 길었다. 도착했는데 다리가 좀 아팠다. 숙소는 조금 좁았지만 생활은 불편하지 않았다. 밥 준비하고 밥 먹고 뒷정리 하고 양치했다.

 



 

어쩌다 한 번씩 학교밖학교 수업으로 서울을 다녀왔을 때와 4박5일간 서울을 누비고 다니는 여행은 확연하게 달랐다. 길이 눈에 익고 대중교통을 훤히 꿴다. 길눈이 밝은 몇몇에 의지하지 않고 모두가 길잡이가 된다. 수동적인 아이들도 나서게 만든다. 아침에 눈을 뜨면 학교 가듯 나서서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에 푹 젖어 든다. 그리고 집에 오듯 숙소에 와서 논다. 하루가 길면서도 후딱 지나갔다. 월요일엔 빨리 집에 가고 싶었는데 수요일엔 벌써 내일모레 집에 가네 하고 금요일에는 시원섭섭한 마음이 올라온다. 그래도 4박5일을 서울에서 보내고 성균관대역에 발을 댔을 때 좋았다. 여기 수원이야! 수원의 공기! 수원이 좋아! 집이 제일 좋아! 모두가 같은 마음이 된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끔찍한 소리를 들었다. 여자와 방을 같이 쓴다는 일이었다. 나는 그게 오늘 가장 듣기 싫은 말이었다. 앞으로 이런 여행은 떠나기 싫다. 차라리 대청소를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난 처음 숙소 말을 들었을 때 엄청 기대했다. 하지만 생각이 엄청 빗나갔다. 벌레도 있고 방+거실이니 놀랄 수밖에. 그리고 얼마나 가팔른지. 하지만 좋은 점은 계곡이 있었다. 좀 더 내려가면 계곡에 물고기 추가. 기분을 달래주었다. 폭포소리가 빗소리처럼 들린다. 5일차동안 있으면 적응되겠지.

 



 

여행짐 중에 가장 무거운 것이 식재료인데, 서울여행이다 보니 더욱 줄일 수 있었다. 밑반찬이 넉넉하여 먹을 것이 많았다. 식단을 짤 때 그간의 여행을 돌아보며 원칙을 세워봤다. 아이들의 로망 라면, 과자류, 햄이나 참치 같은 가공식품이 그간 너무 많았던 것은 아닌지 짚어본다. 한 두 번은 먹겠지만 직접 해서 먹는다는 까닭으로 지나치게 가공류가 들어가는 것은 덜 좋을 것 같았다. 문제의식을 아이들과 공유하고 나서 원칙을 세웠다. 그다음에 식단을 짜니 진행이 매끄러웠다. 애초에 정해진 식재료 및 간식비는 3만원 정도였는데 방값을 깎아 주셔서 여유 있게 쓸 수 있었다. 과일도 듬뿍 먹고, 김치볶음밥 위에 넓적한 돼지목살을 얹어 먹는 호사를 누렸다. 의논하여 어떤 식재료비는 아끼고 반대로 어떤 식재료비는 충분히 썼다. 남대문 시장에서 발품 팔아 싸고 좋은 품질의 과일을 살 수도 있었다. 끼니를 해결하기 위한 미션을 마치고 오면 제비새끼들처럼 재잘거린다. 교사와 떨어져 있는 동안 있었던 일을 알리기 바쁘다. 듣는 귀가 모자란다. 말을 전하는 아이들의 표정을 보면 영화가 따로 없구나 싶다. 불안과 긴장, 두려움, 재미, 신기함, 놀라움, 뿌듯함, 신남 셀 수도 없이 많은 표정을 담고 순식간에 이야기 한다. 나는 일단 무탈이 만난 것이 가장 기쁘다 말한다. 이렇게 두려움과 배움이 하나의 칼날 위해 매시간 춤춘다.

 

남대문시장에서 물냉면 집에서 물냉면, 서비스 수제비를 시켰다. 7000원이었다. 근데 거기다가 사과 2조각을 주셨다. 빵을 사러가면서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우리가 이해할 수 있게 차근차근 얘기해 주셨다. 과일을 살 때도 큰 웃음을 짓고 하하 웃으시며 어린 친구가 왔다고 하셨다. 너무 기분이 좋았다. 고맙습니다.

참자 참자 아래엔

아이스크림이 있으니까

발목이 아프다.

발도 아프다.

너무 아프다.

그래도 참자 참자.

힘들어도 참자.

 

인왕산에서 누가 냉면 먹고 싶다라고 했다. 그리고 또 누가 냉면에 고기 한 점 딱 올려서 먹어야지 맛있지라고 했다. 그때는 내가 등땀 친구와 같이 있던 때였기에 산 위에 마트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트에서 냉면도 팔고 아이스크림도 팔고 슬레시도 팔고 라면도 팔고 음료수도 팔면 너무 좋겠다.

 

산은 올라가면 아래를 볼 수 있지만 아래에선 위만 볼 수 있지 더 아래를 볼 수 없다. 올라가면 쉴 수 있지만 다 올라가지 않으면 쉴 수 없다. 그게 진짜 산이다.

 

도서관에서 먹던 꽃빙수 먹고 싶다. 산을 오르면서 그리웠다. 꽃빙수... 아무 토핑도 없고 오직 딸기만 있는 꽃빙수. 한 입 먹었을 때 사르르 녹으면서 달달한 꽃빙수에 촉감이 혀에 닿으면서 모든 신경이 꽃빙수로 간다.

 



 

남대문시장에서 길을 잃는 것 같았다. 불안하고 힘들었다. 사탕을 사서 그런 마음을 달랬다. 마지막에 먹은 멜론은 참 맛있었다. 구경 끝나고 열차(지하철)를 탔는데 우리 모둠이 끊겼다. 나는 따로고 나머지 3명과 종식쌤이었다. 참 놀랐다. 숙소로 돌아와서 계곡에 발을 담궜다. 재미있고 신났다.

 

길을 나서면 배가 고프다. 우리 아이들은. 끼니때는 먹어라먹어라 해도 괜찮다 했는데, 길을 나서면 배가 고프다고 아우성이다. 그 와중에 아무리 배가 고파도 입에 맞지 않으면 또 덜 먹는다. 청개구리 같은 녀석들. 안중근의사기념관으로 걸어갈 때 한 걸음에 한 번 씩 배고픔을 호소한다. 아침에 더 먹을 걸 왜 조금만 먹었을까 자기반성형, 우리 용돈으로 사 먹으면 안돼요? 자기주도형, 선생님 간식 사주세요! 의존형 등 여러 형태로 나를 괴롭힌다. 오늘은 시장에서 점심을 사먹기로 해서 도시락보험도 없다. 물도 다 마셔버렸다. 외면하면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아이들은 좀비처럼, 영혼 없이 떠다니겠지? 끙... 안 봐도 비디오다. 할 수 없이 먹을 만한 것을 찾아 준비한다. 먹고 나면 충전 완료!!! 그리고 나선 또 그렇게 열심히 본다. 정말 자유롭게 각자의 시선으로 들여다보고 마음에 담는다. 전시 관람은 우리 아이들이 최고로 잘하는 것 같다. 데리고 다녀보면 다른 아이들과 참 다르다는 것이 느껴진다. 뿌듯하다.

 



 

광복이 되기 전에

독립운동 하기 전에

다들 어땠을까?

의거 또는 만세운동 하기 전에

모두 어떤 마을을 가지고 한 거지?

모두 어떤 각오를 가지고 한 거지?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독립운동? 아니면 숨어 지냈을까?

어떻게 하든 항상 두려웠겠지?

하지만 독립운동가는 독립운동 전에 무슨 생각이 머리에 스쳤을까?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가 태어나기도 전에

그 전에 있었던 일

 



 

수아, 민규, 세현, 수연이 모둠은 지적이다. 전시를 볼 때 흠뻑 빠져들고 사진이나 글을 가슴에 새기듯 집중해서 본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몹시 궁금해질 때가 많은데 여행수첩에 아이들의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나라면 어땠을까?’ 마치 내 일처럼 생각하느라 아이들의 마음이 무거워진다.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나도 숙연해진다. 무겁더라도 더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독립을 하게 돼서 기쁘다. 옛날 그 독립운동가들이 있어서 기쁘다. 안중근의사님 우리나라가 독립했으니 이제 쉬세요. 광복의 기쁨은 어땠을까? 이제 우리나라는 독립됐다. 대한독립만세.

 



 

가 만약 그날 그 시대에 살았더라면 안중근의사님처럼 독립운동을 하지는 못할 것 같다. 안중근 의사님처럼 말고 어른들 뒤에서 만세를 외칠 것 같다. 안중근의사님은 정말 대한하다.

 



 

여행에서 수제비 만들어 먹기는 처음이다. 과연 될까 의문이 들었지만 아이들 말로는 어렵지 않단다. 그래서 해보기로 했다. 여행 모둠이 모두 세 모둠이라 아침, 점심, 저녁으로 나눴다. 수제비는 저녁메뉴다. 채원, 동균, 소현, 상진이가 준비한다. 500g 밀가루 두 봉지를 각각 볼에 넣고 물을 조금씩 넣으면 반죽한다. 소현이와 상진이가 주물럭, 주물럭 반죽을 만든다. 힘이 좋다. 채원이는 물을 넣는 담당이다. 금새 반죽 모양이 나온다. 신기하다. 그동안 동균이는 육수를 준비한다. 냄비 가득 물을 넣고, 멸치와 다시마를 넣고 보글보글 끓인다. 끊여 놓은 육수는 아침 먹는 동안 식혀서 냉장고에 넣는다. 완성된 반죽도 비닐에 싸서 냉장고로 직행. 저녁 준비 끝이다. 생각보다 간단히 끝난다. 아이들이 척척 해낸 탓인 것 같다. 나들이에서 돌아와서는 동균이와 상진이가 감자, 애호박을 썰고, 소현이와 채원이가 반죽을 떼서 끓고 있는 육수 솥에 넣는다. 재밌어한다. 썰기를 끝낸 남자아이들도 가세하여 수제비를 떼서 넣는다. 시간이 갈수록 수제기가 크고 두꺼워지는 느낌이 든다. 그래도 냄새가 너무 좋다. 소금이랑 간장으로 간을 하고 맛을 보는데 아이들이 맛있다고 난리법석을 떤다. 맛을 보니 그럴 만 하다. 아니 왠만한 음식점 보다 훨씬 맛이 좋다. 넷이서 뚝딱 즐기듯 만들어 내는 것이 그저 신기할 뿐이다. 어느새 이렇게 커서 수제비를 다 만들까? 그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맛있게 만들 줄 안다. 채원, 동균, 소현, 상진이는 나중에 커서 결혼하면 살림꾼이 될 것 같다.

 



 

계곡에 들어가 있다. 물이 너무 차갑다. 얼어버릴 것 같다. 하지만 적응이 되면 괜찮다. 그리고 내일은 뽐내기대회하고 부모님 편지 읽고 서대문형무소도 간다. 시간 참 빠르다.

 



 

드디어 마지막 날이다. 뽐내기대회에서 우리 모둠은 대사연습 안하고 바로 즉석 연기를 했다. 조금 떨렸다. 고기도 먹고, 밥도 많이 먹었다. 뭔가 내일 떠난다는데 서운하기도하고 좋기도 했다. 백란 주인분들이 잘해주셔서 감사하고 고맙다. 이제 내일이면 집으로 떠나는데 우이신설역지하철이 익숙해져서 이제 지하철 탈 때 우이신설역지하철이 어디 있는지 헤맬지도 모른다. 암튼 내일 집에 가서 좋다.

 



 

. 저 잘 지내다 왔어요. 저도 많이 사랑해요. 근데 글씨체를 못알아보겠어요. 인제 엄마 아빠한테 말할 게 많아요. 엄만 잘듣지만 아빠는 그래, 재밌겠네만해요. 좀 생각해보고 말해 주세요. 그리고 저 오늘 엄마아빠 볼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자꾸 웃게 돼요. 서대문형무소는 걱정은 금물! 왜냐면 여행이야기 들으면 알거예요.

 



 

팥빙수를 주겠다는 주인아저씨. 내일 간단 걸 안거겠죠? 고맙단 생각이 듭니다. 내려갈 때도 차로 데려가주시고 올라올 때도 차로 데려다주었죠. 팥빙수와 츄러스도 주시고 시도 읽어 주시고 참 내용도 좋은 내용인데 또 듣고 싶다. 말도 잘하시던데 인제 숙소를 떠나니 그리울 것 같다. 딜쿠샤에 나오는 은행나무가 있는데선 아줌마가 자기 집 마당에 의자가 있다고 들어와서 앉으라고 하셨다. 서울짱! 고맙습니다.

 

전체 7

  • 2019-10-23 19:44
    우리 아이들이 언제 이렇게 컸나요? ㅎㅎ 선생님의 글로 포장을 너무 잘해주신거 아닌가요?ㅋ

  • 2019-10-23 20:36
    와아~~ 여행기다~ 반모임에서 듣고, 보았지만 이렇게 글로 보니 훨씬 재미나네요.
    우리 아이들 이제 아가 아닌듯해요. 많이 컸네요.. ^^

  • 2019-10-23 23:54
    조용히, 꾸준히 든든한 형님이 되어가고 있는 4학년들^^

  • 2019-10-24 10:26
    서울간다 해서 엄청 도시스럽게 할줄알았는데 사진만 보면 강원도랑 별차이 없네요 ^^ 어딜가도 비슷한 분위기는 왜 그럴까요 ㅋ 고학년이라 그래서인지 훨씬 성숙한 글씨체와 자세가 ~~ 멋있어요

  • 2019-10-24 15:14
    형님들의 여행수첩은 다르군요...ㅎㅎ
    어른스러운 형님들 모습에 감탄하고갑니다~^^
    (1학년 꼬맹이들은 언제클까요... 하하하;;)

  • 2019-10-25 10:59
    선생님 글에 감탄. 아이들 글에 감탄. 선생님과 아이들의 진지함에 감탄.
    4학년 여행기 잘 보고 갑니다~^^

  • 2019-11-06 16:29
    59.99km를 걸으며 지친 기색도 없는 아이들. 역시 칠보산 형님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