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제일 좋아하는 동물은 쥐예요.

작성자
달아
작성일
2022-04-22 13:43
조회
598

아이들과 도깨비 놀이터에 가는 길이었다. 흙길 위에 무언가 보이는데 느낌이 이상하다. 앞서 가다 보니 나도모르게으악소리를 질렀다. 쥐가 죽어 있는 거였다. 털이 있는 동물이 죽어서 누워있는데 모습을 온전히 보기가 힘들었다.


얘들아! 이쪽으로 오지말고 그쪽으로 가세요!”


선생님 왜요?”


, 쥐가 죽었어요.”


어디?”


! 진짜다. 쥐다.”


기절했을까?”


아니야. 죽을거야.”


어쩌다 죽었을까.”


선생님, 너무 안타까워요.”


우리가 묻어줘요!”


쥐를 어찌 움직여 용기가 나지 않는다.  아이들이 머리를 맞대더니 나뭇가지를 가지고 온다. 나뭇가지를이용해서 쥐를 옮기려나 보다. 아이들이 쥐를 둘러싸고 자세히 본다.


진짜 죽었다.”


어쩌다 죽었을까…”


고추가 있어.”


찌찌도 있어. 애기가 있나봐.”


아이들이 보고 있을 슬쩍 쥐를 보니 동화에 나올것 같이 귀엽게 생겼다. 까만 눈을 그대로 뜨고 작은 앞발은 정말 두발로 걸어 다니는 이야기 쥐처럼 가지런히 모으고 있다. 뒷발도 그림처럼 모으고 있다. 계속보니 귀여운 쥐가 눈을 뜨고 죽어 있는 모습이 가여워 보인다.  정말 어쩌다 이렇게 길가에 죽어 있는 걸까.


아이들이 나뭇가지로 어렵게 쥐를 옮긴다. 쥐를 옮기다 떨어뜨리고 다시 옮기고..


나는 아이들이 쥐를 옮기는 동안 풀밭에 흙을 판다.  조심히 쥐를 옮겨서 파놓은 곳에 쥐를 묻어준다. 주변에흙을 모아 덮어준다.


따서 기도해 주자.”


아이들이 둘레에 있는 꽃을 한송이씩 따서 무덤을 꾸며 준다.


우리 쥐에게 쉬라고 기도해 줄까?”


아이들이 꽃을 올려주고 눈을 감고 진심으로 기도를 한다.


쥐야. 쉬어


너무너무 안타깝다. 그치?”


우리가 쥐를 위해 재산을 지내주면 쥐가 다시 태어날거야.” (제사를 재산이라고 말하는 하다)


아이들이 숲길을 걸으면서도 한참을 이야기를 한다. 쥐가 편안해지고 다시 행복하게 태어나면 좋겠다는이야기들이다.


얼마 전까지도 동물을 좋아한다고 하던 아이가 말한다.


선생님. 제가 좋아하는 동물이 뭔지 알아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동물은 쥐예요.”


쥐를 묻어주며 그만 쥐가 가장 좋아하는 동물이 되었나보다.

전체 4

  • 2022-04-22 23:47
    저같아도 눈을 질끈 감고 비켜갔을 것 같은데.. 새도 묻어주고, 쥐도 묻어주고 마음이 너무 예쁜 우리 아이들이네요. ^^

  • 2022-04-25 01:11
    쥐를 위해 재산을지내준다는 ㅎㅎ귀여움에 웃음이나네요~^^ 예쁜 개나리따다 쥐무덤에올려준 고마운 손길에 맘이 따땃해져요~~

  • 2022-04-27 14:03
    쥐며느리가 슬퍼하겠어요.

    • 2022-07-05 00:11
      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