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첫 몸사랑 주간을 지낸 1학년

작성자
해님
작성일
2021-04-07 06:07
조회
885
1학년과 함께 지낸 <몸사랑 주간>

학교생활이 시작되고 한 달 쯤 지나니 어린이들 기운도 달라졌다. 목소리도 커지고 좀 거친 말과 행동을 보인다. 장난스럽게 툭툭 치다가 몸싸움이 되기도 한다. 눈 깜짝 할 새 ‘툭’이 ‘꽝’이 된다. 속상한 마음에 “앙~” 울음이 터진다.

내 몸을 소중히 하는 것의 시작 스스로 깨끗이 씻기

<우리몸의 구멍> 그림책으로 내 몸에 대해 이야기 나누며 스스로 깨끗이 씻는 것을 약속했다. 이를 닦고, 세수는 혼자 할 수 있지만 아직 머리감기나 샤워는 부모님 도움을 받는 어린이들이 있어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스스로 하기를 약속했다.

서로의 몸과 마음을 존중하는 것

몸을 깨끗이 씻는 것으로 시작해 서로의 몸을 존중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몸 위로 덮치거나 툭치는 장난 하지 않는 것, 화를 때리는 행동으로 표현하지 않는 것, 거친 말과 놀림도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 이야기 나눴는데 계속 반복해야 할 것 같다. 조금 덥다고 느껴지니 훌렁 윗옷을 벗는다. 남-여의 몸이 달라지므로 내복만 입지 않는 것, 자신의 몸을 보여주지 않는 것, 여자 화장실까지 따라가서 문 열지 않는 것 등 어린이들이 했던 행동을 중심으로 이야기 나눴다.

생명 탄생 그 신비로움

존중에 대해 이야기가 시작되니 자연스럽게 생명의 탄생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아기씨앗>그림책으로 엄마씨 아빠씨 씨앗이 만나고 아기가 엄마의 포궁 주머니에서 열 달 자라는 것, 그 시간동안 엄마와 아빠가 아기를 기다리면서 좋은 음식 먹고 기도하고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것을 이야기 나눴다. 그림자료 없이 말로 이야기를 들려 준 후 책을 봤는데 <아기씨앗>은 1학년 어린이들이 이해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설명되어있지만 그림이 있으니 어린이들의 상상이 그림책으로 이미지화 된 것은 아닐까 염려되었다. 1,2학년 시기까지는 좀 더 상상의 영역에 두었어야 하는가? 궁금한 마음이다. 책에서 엄마 아빠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나왔는데... “엄마 아빠가 어떻게 사랑하는지 나도 보고 싶어요.“ 궁금해 하는 어린이가 있었다. 엄마와 아빠가 서로 존중하는 시간, 나만의 시간이라 아무리 아들, 딸도 다른 사람이 보는 것은 아니라고 알려주었다.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좀 나른하다고 느낄 때 바닥에 몸을 비비는 어린이들이 있다. 그 때 기분에 대해 ‘간질간질 하지?’ 물어보니 어린이집 다닐 때부터 그랬다고 약간 부끄러운 듯 그래도 스스럼없이 말한다. 발달이론으로 비춰보면 4-5세 ‘성기기’의 행동이 지속되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이론으로 한계 짓고 대입하기보다 내 몸을 만지고 느끼는 것이 잘못된 일이나 수치심을 가져야 할 일이 아니라 알려주는 것이 더 우선인 것 같다. 어른도 종종 행동하고 느끼는 감정- 나만의 공간에서 할 일, 더러운 손으로 고추를 만지면 아플 수 있다고 알려주었다.

“그런데 고추 만지면 엄마한테 혼나니 해님이 엄마한테 혼내지 말라고 말해줘요!”

남자답다? 여자답다?

달팽이 놀이를 하는데 형이 가위바위보를 하며 “남자는 주먹이지!” 한다. 형은 주먹을 내다가 얼른 가위로 고쳐낸다. 점심 먹으려 조잘조잘 저들끼리 나누는 이야기를 들으면 뽀로로 (너희들의 뽀통령 아니었니?) 폴리는 아기 것, 여자 것을 좋아하는 친구, 내 동생은 아직도 씨크릿 쥬쥬를 봐 으악~ 하며 이제 조금 자랐다는 티?를 낸다. 이 사회에 속해 있는 것만으로 우리는- 아이들은 어느새 주어진 성과 역할을 표현한다. 남자색-여자색, 남자놀이-여자놀이...고정된 성역할에 대해 이야기 나눌까 하다가 어린이들의 이야기에서 또 그 속 마음을 찾는다.

“그런데 길섶 선생님 아직도 뽀로로 좋아해. 차에 뽀로로 있다?”

“너는 여자 같은 거 좋아하지? 나도 그런데.”

어린이들 마음속에는 남자는 힘이 아니라 건강한 힘에 대한 갈망, 여자 같은 예쁜 것이 아니라 아름다움에 갈망이 자리하고 있음을 말이다.

이 배움터에서 우리 천천히 건강하고 아름답게 배우자!

전체 1

  • 2021-04-07 10:42
    마음도 몸도 건강하게 자라길!
    그런데 갈길이 아직 한참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