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비오는 날

작성자
해님
작성일
2019-09-04 20:27
조회
1186

비온다.


하루 종일 오락 가락하는 비 처럼 어린이들도 하루 종일 우산을 쓰고 교실과 밖을 들락 날락한다.


1학년 어린이들이 뭐하고 노나? 가만히 바라보며 학교 둘레와 위험한 곳만 알려준다.


말랐던 계곡과 나무뿌리 사이에 비가내리니 미끄럽다. 장화 신고 - 한 손에는 우산까지 들고 오르고 내리니 어쩔 수 없이 위험하다. 그래도 살살 덜 미끄러운데를 찾아 몸의 균형을 잡는다.


​빗물이 고여 처마밑으로... 하수구로... 흐르니 작은 폭포수다.


폭포수를 우산에 담는다.


우산은 비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비를 담는 그릇이 된다.


​4교시 음악수업을 마칠 쯤 비가 시원하게 쏟아졌다.


"선생님 **이가 저 밑에 있어요. 지금은 운동장이에요."


제 할 몫을 마친 아이가 빗소리에 홀린듯 운동장 한 가운데다.


온몸이 홀딱 젖었다. 아이를 불러 따라말하도록 한다.


"하나, 아직 수업시간이 끝나지 않았어요."


"둘, 옷이 젖으면 추워요."


"셋, 옷 갈아 입어요."


"넷, 다시 나갈 땐 우산을 쓰고 나가요."


하나 하나 손으로 꼽으며 알려준다.


열심히 따라 말하지만 이미 눈빛은 시원한 폭포수 아래 위로 구름이라도 타고 하늘을 날고 온 표정이다. 여벌옷을 챙겨 도서관으로 향한다. 청소하던 5학년 형들이 거들어 옷을 갈아입는다.


" 형 ~ 안녕! 고맙습니다!"


옷을 다 갈아입은 아이는 바람같이 쌩 날아간다.


《아이는 상상속에서 어디까지 갔다 학교로 돌아 왔을까. 궁금해진다. 가끔은 아이들 머리위에 생각을 보여주는 모니터가 하나씩 달려있음 어떨까?그것만 보고 있어도 시간가는 줄 모를 것 같다.》

전체 2

  • 2019-09-04 23:52
    아이들 머리위에 생각을 보여주는 모니터~~^^ 진짜 그런 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단 착한 어른에게만 보인다!)

  • 2019-09-05 15:22
    착한 어른에게만 보이면.. 아무도 못보면 어떻게해요.ㅠ_ㅠ ㅎㅎㅎ 진짜 그런 모니터가 있음.. 몇번씩 아이를 부르지 않아도 되겠네요~ 상상만으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