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이야기 몰래 엿듣기

작성자
달아
작성일
2018-11-03 09:23
조회
233
 

학교밖학교 나가는 길

4학년은 주제가 조선 역사 이다보니 서울까지 나가는 일이 많다.  빨간버스를 타고 사당역까지 가서 또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데만 한시간 반이 훌쩍 넘는다. 뒷자리에 앉은 두아이가 무료한 시간을 보내려 나누는 이야기를 엿들어버렸다. 아이들이 흘리는 말 주워담기가 버릇이 되었는데, 두 어린이가 나누는 말이 재밌고 귀여워 몰래 받아적고야 말았다.

 

"세희(우리 공동체에서 가장 어린 아기)집에 놀러가봤어? 세희는 너무 작고 귀여워."

"너는 어른 빨리되고싶냐?"

"왜?"

"어른되면 세희같이작고 귀여운 아이를 맨날 안아줄수있어. 세희는 머리가 부드럽고 눈이 가느다래"

"빨리 어른되면 강아지 키울텐데. 고양이도 키우고 싶어. 고양이랑 강아지랑 둘 다 키워야지."

"둘 보살피긴 힘들텐데.."

"난 태어난지 세 달 된 고양이 데려올거야. 고양이는 한살되면 이만할껄."

"이만하다구? 아니 이~만해. 걔네는 우리랑 크는게 달라. 아니지 큰거는 양지민 만하지."

"넌 어른 되면 뭐 키우고싶어? 난 앵무새 키우고 싶어.그 해적들이 데리고있는 앵무새~해적들은 왜 앵무새를 데리고 다닐까? 심심해서?"

"글쎄."

"나는 도마뱀도 귀여워. 난 이구아나같이 큰애 목에 두르고 다닐꺼야."

"난 독없는 뱀도 키울거야. 독 빼서 키울거야."

"어떤 코브라는 독으로 코끼리도 쓰러뜨릴수 있대. 코끼리는 제일 쎈 동물이데. 어떤 사람은 코끼리 키우는데 버스의 반만 하대."

"어떤 사람은 북극곰 키운대."

"북극곰은 키우려면 냉장고에 넣거나 아이스링크장에 넣어야할텐데 .."

"어릴때 북극곰을 만났으니까 북극쪽에 살거야."

"난 기린도 키우고 싶어."

"기린 못 키워. 기린 키우면 아파트 구멍날 걸."

"주택을 살래."

"그래도  못 키워."

"그러면 사막여우 키울래. 너무 귀여워."

"그럼 난 하얀 북극여우를 키울래."

"사막여우는 왜 더운데서 못 살아?"

"사막여우는 더운데서 살아."

"아, 맞다. 북극여우는 왜 더운데서 못 살아? "

"귀가 작아서"

"냉장고에 넣으면 살수있나 "

"몰라."

"넌 커서 결혼하고 싶어?"

"결혼하면 작고 귀여운 아이 가질 수 있어. 근데 결혼은 힘들어."

 

귀여운 세희에서 결혼은 힘들어까지...총총총 걸어온 두아이 대화. 속으론 너희도 귀엽거든~ 하며 웃으며 들었다. 혼자 알기 아까워 남겨본다.

 
전체 6

  • 2018-11-07 13:54
    세상에~~~작고 귀여운 아이를 매일 안고 싶어 어른이 되고 싶다는 아이의 순수함을 어쩌면 좋을까요...
    이렇게 맑고 이쁜 우리 아이들을 (우리집 장난꾸러기도 포함해서요) 다시 한번 사랑의 눈으로 볼 것을 맹세하며...

  • 2018-11-07 19:03
    어른이 되면 작은 아이를 안아줄 수 있다니...애들은 어떻게 이렇게 맞는 말만 할까요!

  • 2018-11-20 09:03
    어른이 되면 ~~ 넘 귀엽네요
    결혼은 힘들다는 것을 알아버린 동심ㅜㅜ

  • 2018-12-12 09:36
    결혼이 힘든건 어찌 알았데~~ ㅋㅋ
    아이들이 무언가 키우고 싶은거군요. 아가든, 동물이든. ㅎㅎ

  • 2018-12-28 20:29
    아 이야기가 너무 재미나서 몇번을 읽고 또 읽었네요~
    귀여운 아이들~^^

  • 2018-12-28 20:29
    얘들아~~
    발상의 전환! 너희는 이미 엄마 아빠를 키우고 있어.. 너무 커서 안 귀여워서 그러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