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길이 아닌 곳으로 가라!

작성자
해님
작성일
2018-04-27 20:42
조회
1550
1,2학년 어린이들이 나무박사 초록샘을 따라 학교에서 서울대학술림 끝자락까지 걸으며 꽃나무를 관찰했다. 제비꽃, 민들레, 애기똥풀부터 황매화, 박태기나무, 병아리꽃나무, 자목련, 겹조팝꽃....우리 마을에 지금 이렇게 많은 꽃이 피었는지 오늘에서야 알았다. 뭐든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마칠 때 쯤 논두렁 따라 쭉 걸어서 학교까지 찾아오라는 미션을 받았다. 1,2학년이 함께 넷, 다섯 짝 지어 길이 아닌 곳에서 길을 찾아오란다.

허걱~ 한 무리 어린이들이 모내기 전 물 대논 논두렁에 뛰어들어 신발과 온 몸이 진흙 인간이 되어 나타났다. 길이 아닌 곳에서 내가 가는 곳이 길이다! 논두렁에 뛰어든 ##어린이를 선두로 너도 나도 하나 둘씩 뛰어들었다.

“신발이 안 빠져서 양 손으로 당겨서 신발을 뺐어요.”

“나는 오빠가 신발 빼줬어요.”

“막대기로 꾹꾹 찔러서 찾았는데 한 짝은 없어졌어요.”

“##형이 저기 소나기 선생님 발자국 발견했다고 해서.. 우리는 따라갔는데.”

“내가 길이 아니라고 했는데 애들이 가서.”

깔끔한 공주님은 자신의 몸에 뭍은 진흙이 믿기지 않는지 연신 눈물을 훔쳐낸다.



또 다른 한 무리는 돌아 돌아 길을 찾느라 수풀을 넘었단다. 다행히 진흙 폭탄은 피할 수 있었다며 길이 아닌 곳에서 길 찾는데 한 몫을 한 **언니 따라오기를 잘했단다.

논두렁에서 잃어버린 신발 한 짝 찾느라 결국 소나기와 이슬도 무릎을 걷어 올리고 진흙 논을 뒤진다. 오늘 생태 교실 마무리는 개울에서 신발과 양말을 빨아 너는 것으로 마쳤다.



앞으로 길 찾을 일이 있으면 그 땐 **이 누나를 따라가겠단다. 비록 진흙인간이 되고 신발 한 짝을 잃었다 찾았지만 다시 따라가도 ##오빠랑 가겠단다.

생태교실에서 배운 꽃이름은 다 날아가 버리고, 저마다 자신들의 모험담을 이야기 꽃 피운다.

전체 7

  • 2018-04-29 10:22
    누리집에서 발냄새가 나는듯한... 4D인가요^^

    소나기선생님 발자국을 보았다니.. ㅎㅎ 발자국만 봐도 누군지 알아채는 그런 사이인거지요^^

    만들어진 길이 아닌 새 길을 열어가는 자유학교 어린이답게 길이 아닌 곳으로 갔네요.. 멋짐이란 것이 폭발합니다^^♥

  • 2018-05-01 16:13
    조윤성 어린이(발닦기 총감독) " 꼼꼼히 닦아라~~!"
    건아, 바지 좀 걷어~~~ 빤쓰까지 젖겠다.

    • 2018-05-03 09:14
      ㅋㅋㅋ 제가 알던 개구장이 조윤성 어린이가 맞나요?

  • 2018-05-02 22:30
    아, 생태수업이 끝난 그 주말에 소현이가 꼭 엄마에게 꽃 설명해 야한다며 한참을 걷더라구요... 그나저나 소현이도 다음에는 개울에서 건이 옆에 앉아 윤성이의 발닦기 지도(?)를 받을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

  • 2018-05-04 14:35
    사진에서는 군대 군화 빠는 느낌인데 아이들의 표정은 정말 재밌었다는 미소가 있어요^^

  • 2018-05-08 18:07
    쯧쯧, 엄마들 그 날 고생했겠구만 생각했는데
    셀프빨래까지!
    우리 학교는 넘나 훌륭한거죠^^

  • 2018-07-06 15:31
    1,2학년 아가들 너무 귀여워요^^
    햇볕에 널어놓은 양말 운동화는 집에 갈 때 다 말라서 신고 갔을까요?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