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후기] 초등교사회 함께 공부

작성자
해님
작성일
2017-03-06 20:13
조회
1836
* 초등 교사회 함께 공부

 

- 2월 23일 박순옥 선생님을 모시고 “그림책의 역사”

 

학교를 열기 전 날 우리(뿌리깊은 나무 교사회)는 눈과 마음과 머리를 먼저 열었습니다.

우리는 내 생활과 삶을 담은 살아있는 글을 쓰고,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시를 만나고 시를 씁니다. 자기 경험과 자신의 생각 속에만 갇히지 않는 이야기와 책을 만납니다.

교과서를 쓰지 않기에 말과글 시간에 쓰는 교재 한 권을 정할 때도 깊은 고민과 토론을 합니다. 올 해는 높은 학년이라 해서 꼭 긴 줄글이 담긴 이야기책을 선정하지 않고 각 학년의 주제에 따라 아름다운 그림, 추상적인 내용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하도록 돕는 그림이 있는 책을 여러 권 교재로 꼽았습니다.

좋은 그림책이 주는 가치를 알고자 올 해 우리의 공부도 그림책을 차근차근 만나고 있습니다. 첫 시간 조금은 딱딱할 수 있는 그림책의 역사로 우리와 그림책의 만남은 시작되었습니다. 박순옥 선생님께서 수업을 열며 “치열하게 읽고 또 읽고 썼다.” 말씀하신 것이 저는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저희에게 주신 자료 저 너머에 선생님이 도서관에서 오랜 시간 자료를 찾고 공부하고 또 아이들과 함께 했던 시간의 정리임을... 그리고 선생님의 그 노력과 시간을 강의를 들으며 우리가 쉽게 얻을 수 있음에 감사함과 죄송함이 교차했습니다.

그림책은 결코 혼자 쓰고 그릴 수 없습니다. 이야기에 생명을 불어넣는 그림을 만드는 사람, 책으로 만들어 내는 편집자, 그리고 그 것을 최대한 원화와 가깝게 인쇄해 내는 기술장인의 노력.....한그루의 나무가 베어질 만큼의 가치 있는 책을 만들겠다는 어느 출판사의 이야기처럼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정성이 함께 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많이 만나게 하려 욕심을 냈는데 쉽게 읽고 다른 책으로 또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한 권을 만나도 곱씹고 곱씹으며 책이 나에게 오기 까지 정성도 함께 읽도록 나눠야겠습니다.

 

- 3월 3일 황진희 선생님을 모시고 “따뜻한 그림책이야기”

다시 눈과 마음 머리너머 귀와 모든 오감을 엽니다.

그림을 봅니다.

좋은 이야기를 듣습니다.

우리는 그림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보고 듣습니다.

사노 요코 작가의 <태어난 아이>가 얼마 전 다시 출판되었습니다. 그림책에 관심 있는 분에게는 너무 유명한 일본 작가지요. 이름은 몰라도 <백 만 번 산 고양이> 하면 아! 그 사람 합니다. 다시 출판된 <태어난 아이>의 번역자 황진희 선생님을 모셨습니다.

선생님이 직접 읽어 주시는 그림책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저는 태어난 아이 책을 서점에서 만나고 기쁜 마음에 사서 읽었는데 내용이 참 어려웠습니다.

우리가 함께 읽고 서로의 느낌을 함께 나누니 머리로만 이해하려 했던 그림과 이야기가 가슴으로 다가옵니다. 저에게는 조금 생소했던 펜화의 터치와 파랑 노랑 빨강의 색이 새롭게 느껴집니다. 보통의 인쇄용 잉크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5가지 별 색을 재현하기 위해 색을 조합하고 연구의 연구를 거듭해 재탄생했다 합니다. 이 별 색으로 인쇄하려면 인쇄기의 기존 잉크를 다 빼고 인쇄합니다. 그 만큼 색 만들기가 까다롭지요. 저도 처음 알았습니다.

황진희 선생님은 함께 나누는 만남에 대해 이야기 하셨습니다. 책에는 하나의 정답만 있지 않음을, 책이 지식과 내용을 전달하는 수단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때 그 때 책을 보는 사람, 듣는 사람, 읽는 사람이 만나는 것. 감성을 나누는 것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넌 뭐가 되고 싶니? 여기서 넌 뭐를 얻고 싶니? 답을 하라는 질문이 아니라

내면의 소리를 들으며 꿈을 가꿔가는 과정에 더 귀 기울이기를 그림책을 통해 내면의 세계를 계속 물으며 선택해가는 과정이기를....

인생에 있어 너무도 짧은 어린이 시간을 우리가 어떻게 지내게 하는지 교사들에게 물음을 주시고 떠났습니다.

집에 와서 태어난 아이 책을 다시 봅니다. 또랑또랑한 황진희 선생님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돕니다. 우리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 줄 때 내 목소리가 엄마의 목소리가 떠오를 아이들을 위해 좋은 책을 많이 찾고 읽어야겠습니다.

 

교사회의 때 나눈 이야기로 마칩니다.

-두 번의 그림책 공부를 통해 그림책을 볼 때 글이 중심이 아니라 그림을 살피고자 하는 자세가 생겼다. 두 번의 연수도 좋았지만 앞으로 있을 그림책 공부 시간에 대한 기대가 생긴다. 완벽하고, 잘 된 것이 아니더라도 교사들이 직접 그림책을 만들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있을 교사 그림책 공부시간에 그림책 만드는 활동도 있는지 궁금하다. 많은 공부들이 주는 효과는 개개인마다 차이가 있겠다. 실제 교육활동에 활용, 개인의 성찰,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되거나 알고 있던 부분을 좀 더 심화하는 것, 다양한 앎을 통해 느끼는 것과 그 외에 많은 것이 있겠다. 개인적으로 그림책 공부라는 하나의 활동을 하면서 교사회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황진희 선생님이 읽어주신 느낌을 살려서 수업시간에 <조한알 할아버지>책을 교사가 직접 읽어주었다. 학생들이 그림을 더 자세히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이야기 했다.

-좋은 그림책을 함께 찾아내고 나누는 것을 일상에서 함께하고 싶다. 자연스러운 공부와 따뜻함이 함께 할 수 있겠다.

-주말에 도서관에 가서 소개해 주신 책과 여러 책을 찾았다. 학교에 없는 책도 있고 도서관 없는 책도 있고, 좋은 책을 꾸준히 찾아서 목록을 만들고 학생들이 읽도록 준비해 주고, 함께 읽고, 지속해서 나누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강사 선생님께서 우리와의 만남을 페북을 통해 전해주셨다. 자유와 생명을 철학으로 삼은 학교, 삶에서 그 것을 실천하려 닿으려 애쓰는 학생과 교사를 만나 감사했음을 전하셨다. 강의를 들으며 가슴 뜨거움을 느꼈다는 젊은 선생님을 만나 기뻤음도 전하시며, 선생님의 소개로 계수나무 출판사에서 학교에 책을 기증해 주시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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