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런 대통령을 원해요

작성자
가야
작성일
2017-05-21 09:59
조회
1592
대선 전날이었다.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린 이번 대선.
어린이도 국민인지라 대통령 후보자들의 이름이 아이들에게서 툭툭 튀어나온다.
문재인, 안철수, 심상정....
아침열기를 하다가 만약 우리에게 선거권이 있다면 어떤 대통령을 뽑고 싶은지 궁금해서 물었다.

-OOO을 뽑아야 해.
-아니야, 기호 X번.
-OOO는 사람을 별로 안 좋아한대.

부모님의 정치적 지향이 반영된 듯한 답변이다^^

“기호 말고 이러이러한 사람으로 설명해보자.”


아이들이 말하는 대통령 후보감은 이렇다.


-다른 사람 집에 들어가 남의 물건을 가져가지 않는 사람
-다른 사람이 거짓말 치는 걸 해결하는 사람
-폭력을 쓰지 않는 사람
-잘못한 걸 솔직히 말하는 사람
-사고가 났을 때 잘 해결하는 사람


아이들의 현재 관심사가 반영된 후보감으로 얼핏 보면 퍽 소박한 기준이다. 그런데 위 자격을 만족하는 이를 정치인 가운데 찾을 수 있을까 싶다. 잘못한 걸 솔직히 말하려면 잘못한 게 무엇인지 알아야 하는데, 잘잘못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를 뿐만 아니라 자기에게 관대하고 타인에게 엄격한 화법에 능수능란한 이들이 다수이니...

계속 들어보자.



-자연과 생명과 물고기를 죽이지 않는 사람
-생명을 아끼는 사람
-다른 생명을 사랑하는 사람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


어디서 많이 들어본 구절이 아닌가? 이쯤하면 대통령께 어린이선언문을 낭독해드려야 한다.
역시나 우리 어린이들은 이 대답을 이어가다가 자연스레 교가를 부르기 시작한다.

“우리는 나를 사랑하고 다른 생명을 사랑합니다~”


아이들의 답변 가운데 이런 대답이 눈에 들어온다.
하나는 아름답고 다른 하나는 낭만적이다.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
-사랑을 잘하는 사람


갑자기 프랑스의 마크롱과 브로뉴가 떠오르며, 언젠가는 이 아이들이 타인의 파격적 연애에 관대한 사회에서 살아가겠구나 싶다.
어찌 되었든 애민과 위민, 지도자에게 필요한 덕목이다.


대답 가운데 백미는 이것이다.
우리 마음의 영원한 대통령.
모든 아이들에게 대통령보다 위대한 존재.




“아빠”
전체 1

  • 2017-05-25 13:50
    아... 오랫만에 가야선생님 글을 보면서 눈물도 핑돌고 살며시 웃기도하고..마지막엔 박장대소하네요...
    정치인이 다 그렇지..하면서 생각했던 저는 오히려 왠지 정치인스럽지 못하네..라고 생각했던것 같아요..
    우리아이가 1학년이 아닌게 참 다행이예요..저는 아직 영부인이 될 마음이 없거든요.. 아빠가 대통령이면 좋을까, 싫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