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학기 회장단 선거를 마치고...

작성자
그루터기
작성일
2017-07-22 16:12
조회
1428
2017년 2학기 회장단 선거 이야기

 

안녕하세요. 그루터기입니다. 뜨겁고 조마조마했던 2학기 회장단 선거 결과 모두 확인하셨나요? 오늘은 치열했던 2학기 회장단 선거 과정을 소개합니다.

 
  1. 시작


2017년 2학기는 여러 선생님들과 함께 그루터기가 회장단 선거를 담당한지 4번째입니다. 기존의 회장단 선거 방식의 변화는 작년부터 시작됐습니다.

계속해서 진행된 회장단 방식은 회장/부회장, 부회장/공책서기가 각각 후보가 되어 투표를 진행해 회장/부회장2/공책서기로 구성된 회장단이 됩니다.

기존의 방식으로 선거를 진행됐을 때 크게 두 가지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선거에 참여하고 싶지만 적당한 짝을 찾지 못해 후보등록을 못하는 경우와 투표를 하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한 강력한 후보가 생깁니다.

이런 어려움이 있으니 누구나 쉽게 참여하고 교사가 학생들을 반에서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연결시키는 방법을 찾게 됐습니다.

2016년 2학기 런닝메이트의 방법을 참고해 기존의 회장/부회장과 부회장/공책서기가 따로 등록하는 방식을 회장/부회장2/공책석기가 한 후보를 이루어 등록하도록 했습니다. 의지가 있는 아이들을 모아 서로 얼굴을 익히고 후보로 등록하는 방법입니다.

투표방식의 변화에 아이들은 혼란을 크게 느끼지 않았지만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후보를 모으는 과정의 어려움을 가진 아이들은 여전히 함께 일할 사람을 찾기 힘들었습니다. 긍정적인 변화도 있었습니다. 후보 구성인원이 2명에서 4명으로 늘어나다보니 투표하는 입장에서는 인기투표가 아닌 전체적인 후보 구성을 살피는 눈이 생겼습니다. 4명의 후보 안에서도 투표 등록 이후 서로 만나는 시간을 정하기는 전보다 어렵지만 서로 의지가 되는 모습이었습니다.

2017년 1학기 선거는 신*편입생들이 있기에 기존의 방식으로 진행하고 2학기에 변화를 다시 한 번 생각하자는 것으로 마무리 됐습니다.

 
  1. 교사회의를 거치며


2학기 회장단 선거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교사회 회의에서 논의가 이뤄졌습니다. ‘기존의 방식의 약점을 보완하면서 작년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법으로 이끌자’라는 방향에는 동의가 이뤄지지만 ‘어떻게?’에서는 의견의 차가 많이 났습니다. 치열한 회의를 거치며 정리된 내용을 종합했습니다.

① 후보를 결정하는 과정에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가 함께한다. 4명이 한 후보를 이룬다.

② 회장, 공책서기 후보를 결정하고 부회장은 합의를 통해 정한다.

③ 회장과 공책서기 후보는 선거인단을 모아 결선투표로 진행한다.

④ 선거인단은 후보자와 2~5학년 반장과 부반장이다.

⑤ 결선 투표로 정해진 예비후보는 합의를 통해 부회장이 정해지면 회장단 후보가 된다.

⑥ 당선 후보가 되면 회장단 후보와 지지자 안에서 당원을 모을 수 있다.

⑦ 후보자 결정은 남녀 성비와 학년이 섞이는 기본 원칙아래 합의한다.

 

여러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선거 방법의 틀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아래는 아이들과 나누기 위한 선거 과정에 필요한 단어 정리입니다.

① 후보자: 예비후보가 되고 싶다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경선을 통해 예비후보와 선거인단으로 활동한다. 특정 회장단 후보의 봉사나 유세 등 선거활동에 참여가능하다.

② 선거인단: 후보자와 2~5학년 반장과 부반장으로 구성된다. 예비후보를 뽑는 경선에 참여한다.

③ 예비후보: 후보자가 선거인단의 경선을 통해 뽑힌 회장후보와 공책서기 후보이다. 예비후보는 수요일 경선을 통해 뽑히고 이후 합의를 통해 회장단 후보가 된다.

④ 회장단 후보: 예비후보가 합의를 통해 공식적인 선거에 참여한다. 회장단 후보가 되면 포스터 개시, 유세, 봉사 등을 할 수 있다.

⑤ 당선후보: 7월 11일 공식선거를 통해 당선된 회장단 후보다. 당원을 모집하여 학교에 도움 되는 일들을 찾아 돕는다.

⑥ 당원: 당선인이 도움을 요청하면 당선인을 도와 학교에 도움 되는 일들에 역할을 맡는다.

 
  1. 후보자를 뽑는 과정


전체 아침열기에 광고하고 마음이 아이들을 점심시간에 모으면서 합의의 과정이 진행됐습니다.

① 1차: 6월 28일 수요일 오후 1시 선거인단이 모였습니다. 20명의 후보자와 10명의 반장단이 모였습니다. 간단하게 방식을 설명하고 질문을 받았습니다. 회장, 공책서기 후보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유세를 들었습니다. 예비 회장후보 6명, 공책서기후보 7명으로 예비 경선부터 경쟁률이 엄청났습니다. 공책서기에 실력을 보고 싶다는 의견을 받고 자료를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청소시간에 회장 후보와 공책서기 후보를 결정하는 예비후보 투표가 이뤄졌습니다. 인명부와 투표용지 그리고 ‘우리는 나를 사랑하고 다른 생명을 사랑합니다.’라는 공책서기 후보의 글자를 준비하고 진지한 마음으로 예비후보를 뽑았습니다. 결과는 회장후보에 조재영, 전현호와 공책서기후보에 박시헌, 김안나 학생이 당선됐습니다.

② 2차: 6월 29일 목요일 오후 1시 예비후보와 후보자들이 모였습니다. 기본 원칙에 의존해 남녀와 학년을 섞어 조재영-김안나, 전현호-박시헌으로 정해졌습니다. 각자 개인에게 참여의사와 부회장 후보의 의지를 들었습니다. 각자의 의사를 잘 밝혀 주었습니다. 정확히 한 시간 동안 지혜롭게 후보를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회장단 후보가 결정됐습니다. 회장단 후보를 지지할 의사를 물어보고 모임을 마무리 했습니다.

③ 3차: 7월 1일 토요일 작가분과 만남이후 회장단 후보들이 모였습니다. 호매실 도서관에서 각자의 모둠이름 공약, 홍보방법 등을 고민했습니다.

④ 3차 이후: 점심시간에 모여 공약을 다듬고 자치회의 시간과 전체 아침열기 시간에 유세를 리허설했습니다. 점심시간에 배식 봉사도 했습니다. 자치회의와 아침열기 시간에 준비한 선거송과 유세들 그리고 자신들의 장기를 마음껏 보여줬습니다.

⑤ 선거 당일: 11일 화요일 회장단 후보로는 마지막으로 앞에 섰습니다. 현재서시는 지금의 심정을 이야기하고 문재영은 진행했던 이벤트의 결과를 알려줬습니다. 이제 투표가 진행됐습니다. 결과는 앞에서 나무꾼 선생님이 사진방을 통해 알려주셨듯이 현재서시가 당선됐습니다. 3표의 차이였습니다.

⑥ 1학기 마지막 모임: 17일 월요일 회장단 후보와 지지자가 모였습니다. 당원으로 활동하고 싶은 의사를 밝혔습니다. 회장단에게는 당원의 의사는 없었지만 적절한 역할을 생각해 오는 방학 숙제를 내줬습니다.

 
  1. 마치며


아이들과 선거의 과정을 밟아가며 감동을 방은 순간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어떤 후보아이는 자신에게 투표하지 않고 상대후보의 상황을 생각하며 상대에게 표를 줬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우리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선거는 민주주의에 꽃이라고 불립니다. 각자가 표를 행사해 대표를 뽑아가는 선거는 민주주의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핵심 주제입니다.

하지만 무엇이든 완벽한 제도란 있을 수 없습니다. 약점을 보완하며 더 좋은 제도를 만드는 것이 정부의 몫이며, 그 기억으로 여러 방법들 안에서 더 좋은 대표자를 뽑는 것이 국민의 몫일 것입니다.

아이들이 커서 좋은 지도자가 되고 나라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여러 대안이 되는 방법들을 경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합의에 과정이 어렵고 지겨울 수 있지만 마음을 표현하고 반영하고자 애쓰는 모습을 보여준 어린이들의 모습에 감사했습니다. 서로의 마음을 듣고 계속해서 고민할 때 더 좋은 선거가 치러지리라 생각됩니다.

준비하면서 ‘4학년이 회장이 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한 명의 완벽한 사람, 완벽한 후보를 뽑는 것은 인기투표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가능성과 자발성에 투표하고 믿어주는 모습을 본 것 같아 걱정보다는 기대감이 큽니다.

새로운 시도에는 그 만큼 걱정도 많고 보충해야 할 점들도 많겠지만 훌륭한 학생, 교사, 부모님들이 있는 학교이기에 희망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훌륭한 국민이 되길 기대합니다.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