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이야기

얼마전 저도 우리 학교를 졸업했네요.

학교에서 보낸 시간, 겪었던 숱한 일들.
떠나며 돌아보니까 모든 게 아름답네요.
때때로 어리석게 성냈던 순간조차.
인간이 성장하며 맞닥뜨려야 할 희로애락을 우리 학교에서 자주 마주할 수 있어서 고맙습니다.
무엇보다 사랑스러운 어린이들을 원없이 한없이 끝없이 만났던 게 최고의 행복이었어요^^
그 어린이들이 자라서 이제는 내 정다운 벗들이 되어 인생길을 함께 걸어가니 또 고맙고요.

졸업식 때 준비해주신 정성스러운 선물에 감동받았습니다.
무엇보다 편지 구절구절마다 담긴 사랑과 고마움에 마음이 뜨거워지네요.
이곳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나는 우리 학교에 무슨 선물을 드릴까 생각해보는데 아직은 떠오르지 않아요.
그래서 먼저 짧은 인삿말로 마음을 전합니다.

모두들 행복하게 지내셔요.
모든 존재가 평화롭기를!


2018년 2월, 가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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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들여다보면 세상 만물과 여러 현상이 학교 철학 "자유, 생명, 평화"를 반영하지요^^
저는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우리 학교에서 보내는 하루하루가 떠올라요.
작년 마지막 민들레 모임 때 메르세데스 소사의 음성으로 들려드리고 싶었는데,
말이 너무 길어서 차마 덧붙이지 못했던 노래 <그라시아스 아 라 비다>
누군가 아름답게 번역해주어 나눕니다.
학교여 고마워요, 이렇게 많은 것을 베풀어주어서^^




인생이여 고마워요
이렇게 많은 것을 베풀어주어서
나에게 준 두 개의 밝은 별
그것을 알면
흑과 백을 분명히 구분할 수 있으니까
높은 하늘 깊이 별들이 보이고
군중 속에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네요


인생이여 고마워요
이렇게 많은 것을 베풀어주어서
나에게 준 귀로 전부 새겨넣게 되는
밤과 낮의
귀뚜라미와 카나리아 소리
망치 소리와 물레방아 소리, 공사장 소리와 소낙비 소리
그리고
마음 깊이 사랑하는 사람의 부드러운 목소리


인생이여 고마워요
이렇게 많은 것을 베풀어주어서
나에게 소리와 문자를 주어서
내가 생각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고할 수 있는 언어를 주어서
어머니 친구 형제
그리고 내가 사랑하고 있는 사람의
영혼의 길을 비춰줄 빛을 주어서


인생이여 고마워요
이렇게 많은 것을 베풀어주어서
내 지친 발이 행진을 멈추지 않게 해주어서
도시와 연못으로
바닷가와 사막, 산, 그리고
당신의 집, 당신의 거리, 당신의 정원으로 걸어갈 수 있게 해주어서


인생이여 고마워요
이렇게 많은 것을 베풀어주어서
힘차게 뛰는 심장을 주어서
인간의 두뇌가 이룩한 성과를 보며
선이 악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보게 해주어서
그의 맑은 눈 깊은 곳에 내 시선이 가닿게 해주어서


인생이여 고마워요
이렇게 많은 것을 베풀어주어서
웃음을 주고 눈물을 주어서
덕분에 행복과 슬픔이 구별되고
그것들이 내가 노래를 만드는 재료
당신들의 노래, 그것도 같은 노래, 모두의 노래
그것은 나 자신의 노래


인생이여 고마워요


-메르세데스 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