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갈피 자랑

작성자
달아
작성일
2018-05-22 23:57
조회
1334
 

봄이 오면 꽃은 아이들 손에서 시가 되고 그림이 되고 맛있는 전이 된다.

올해 책을 많이 읽도록 격려하며 아이들과 꽃갈피를 만들었다.

"꽃은 한사람당 딱 3송이씩만 딸까?"

"그러면 우리가 13명 이니까 42송이나 따야되잖아요. 너무 많은 거 같아요."

"그럼 자기 마음에 들어오는 꽃 딱 두송이씩만 따서 책 사이에 끼워두자!"

아침 산책을 하며 책을 한권 더 챙겼다. 마음에 들어온 꽃을 신중하게 골라 딱 두송이만 딴다. 책 사이에  모양이 잘 잡히도록 조심히 끼우고 조심스럽고 재빠르게 책을 덮어준다.  두꺼운 책을 위에 올려두고 꽃을 말렸다. 다음날 부터 날마다 "선생님 책갈피 언제 만들어요?" 하고 물어본다. "조금만 더. 꽃이 좀 더 마르면."

아이들은 조심히 책을 열어 꽃이 잘 마르고 있는지 확인해본다.

일주일 가량 지나니 빛깔이 곱게 잘 말랐다. 두꺼운 종이를 모양내어 자르고 저마다 꽃에 어울리는 한마디를 붓펜으로 쓴다.  글과 꽃이 어우러지게 배치를 해서 가지고 오면 코팅지를 맞게 붙이는 작업을 해야한다. 손코팅지는 정전기가 많이 나서 조금만 어긋나면 꽃잎이 정전기에 날아올라 코팅지에 붙어 버린다.  혹시나 실수할까 진땀을 흘리며 아이들이 가져온 책갈피에 코팅지를 붙인다. 손이 덜덜떨린다. 한 두 차례 실수로 꽃잎이 접히거나 잘못 붙어버리기도 했는데 아이도 나도 같이 "뜨악!"하고 소리를 지른다. "에고... 미안해." "괜.. 괜찮아요." 마음 넓은 아이들이 이해해주니 다행이다.

올해 아이들 마음에 들어온 봄꽃과 시인이자 예술가인 아이들이 스윽 쓴 봄글 한마디가 예쁜 꽃갈피가 되었다.

우리 시인들이 만든 꽃갈피 자랑을 해본다.

전체 5

  • 2018-05-23 12:23
    너무 예쁘네요. 꽃도 아이들 시도! 부모님들이 탐내실듯.. ㅎㅎ

  • 2018-05-23 14:04
    아 이거였구나... 보고선 혼자말로 예쁘네 하고 말았는데...
    아이랑 같이 보면서 다시 예쁘다고 말해줘야 겠어요 ^^ 감사해요 선생님~

  • 2018-05-25 12:04
    엄청 예쁘네요.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꽃갈피. 판매해도 될듯해요~!

  • 2018-05-27 12:10
    42송이 너무 많은것 같아요..
    조금만더 꽃이 좀 더 마르면..

    참 아름다운 대화가 오고가는 학교^^ 마음이 말랑말랑 해지는 이야기 전해주셔서 감사해요~~~♥

  • 2018-05-30 23:55
    너무 예뻐요~~

    학년별 평가는 내용이 길어서 내 아이 학년 것만 보게 되던데... 이렇게 하루이야기로 올려주시니 다른 학년의 이야기도 보게 되고, 좋아요. 항상 하루이야기는 미소가득하고 보게 됩니다.
    그래서 자꾸자꾸 하루이야기를 기다리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