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3월]우루과이 무히카 대통령에게서 영감을 얻다-by봄날

작성자
admin
작성일
2016-05-17 17:35
조회
1557
지난 주 6학년 말과글 수업 시간.
아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테니 잘 듣고 기억해서 정리를 해보자고 했습니다.
한 사람의 이야기인데, 그의 이름은 무히카, 나이는 79세, 우루과이 사람, 이라고 하니
아이들은 제게 대뜸 지어낸 이야기인가, 실제 이야기인가 묻습니다.
나는 이야기를 지어내는 것을 좋아하지만 이 이야기는 실제 있는 이야기다, 하고다시 시작합니다.
그는  28년 된 1987년산 자동차를 타고 다니고 월급의 90%를 기부한단다, 그의 직업은 대통령이었지. 얼마전까지.
이렇게 이야기를 이어나가니 대통령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는 눈치이면서도 갸웃하며 진지하게 이야기를 듣습니다.
더구나 그 사람은 재산이 농장이랑 트랙터랑 몬테비데오 외곽에 있는 집이 모두이며,
아주 파격적인 주장(마리화나 재배 허용, 동성애와 낙태에 대한 이야기)을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는 이야기들을 들려주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소박한) 대통령이라는 별명을 가진 우루과이의 무히카 대통령의 이야기.
그리고 아이들은 잘 듣고 잘 썼지요. 술술~
어려울 것이 별로 없는 이야기지만 뭔가 생각을 하게 하는 시간,
한편으로는 그 사람이 우리나라 대통령이 아니라서 아쉽고 우루과이가 부럽기도 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6학년과는 이런 이야기들도 나눌 수 있고 들려줄 수 있어 참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지난 수요일(3월 11일)에 솔대노리 협동조합에서 '지역화폐를 알자' 주제로 녹색평론 김종철 선생님을 모셨습니다.
피곤하지만 재작년에 교사 공부 모임을 하며 화폐 공부를 열심히 하기도 했고,
김종철 선생님을 오랜만에 뵙고 싶기도 해서 가야 선생님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그 자리에서 김종철 선생님께 또한번 우루과이의 무히카 대통령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환경문제와 생태문제를 주제로 많은 국제회의에서 연설을 했고
최근에는 결국 정치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하였다 합니다.
그 연설문을 번역하기 위해 김종철 선생님의 사모님께서 1년동안 스페인어 공부를 하셨다지요.
아마 곧 녹색평론에 소개될 것입니다.

멋진 사람의 이야기를 만나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되는 것을 느끼며...
기사 전문을 함께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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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가요 무히카!” 우루과이의 부러운 대통령 취임식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넥타이를 매지 않은 흰셔츠 차림, 백발의 두 남성이 마주보고 웃었다. 한 남성이 다른 남성의 어깨에 띠를 매주었다.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두 사람은 환한 얼굴로 군중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남미 우루과이 국민들의 사랑과 존경을 듬뿍 받고 있는 호세 페페 무히카 대통령(79)이 후임 타바레 바스케스 대통령(75)에게 임기를 물려주던 날, 전세계 많은 이들이 우루과이의 평화로운 대통령 취임식을 부러운 눈길로 지켜봤다.





무히카 전 대통령이 1일 수도 몬테비데오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서 후임 바스케스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우루과이는 1일 새 대통령을 맞았다. 이날부터 임기를 시작한 바스케스 대통령은 우루과이 역사상 처음으로 재선에 성공한 정치인이다. 바스케스 대통령은 2004년 10월 170년동안 계속된 우파정권의 독주를 끝내고 좌파정권시대를 열었다. 2005년~2010년까지 대통령직을 지냈고, 연임은 할 수 없는 우루과이법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가 지난해 11월 53.6%의 득표를 얻어 당선됐다.

바스케스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에서 “공교육과 의료, 주택환경 개선을 위해 함께 힘을 모으자”고 했다.





지난 달 27일 퇴임식 후 국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는 무히카 대통령 AP연합뉴스



우루과이 국민들에게 이날이 보다 특별했던 것은 무히카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마지막 임무를 수행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유명한 그는 재임내내 특별한 행보로 국민들을 감동시켰다. 월급의 90%를 기부하고, 화려한 대통령 관저 대신 농장에서 지냈다. 1987년에 생산된 하늘색 폭스바겐 비틀 자동차는 그의 검소함을 상징하는 물건이자 우루과이 국민들의 자부심이 됐다. 그는 넥타이를 매지 않았고 고가의 브랜드가 아닌 늘 입던 평범한 몇벌의 옷만 바꿔 입었다.

무히카 대통령은 재임 중 인터뷰에서 “나는 다수를 따르는 삶을 사는 것뿐이다. 우루과이 국민들의 다수는 이렇게 산다”며 “내가 대통령인데 왜 다수가 아닌 소수의 부자들처럼 살려고 하겠느냐”고 말했다.

우루과이 국민들이 무히카 대통령에게 높은 지지를 보낸 것은 단순히 그의 검소한 생활방식때문만은 아니다. 그의 재임 기간동안 우루과이의 빈곤율은 크게 떨어지고 소득은 증가했다. 2005년부터 우루과이 경제는 매년 평균 5.7%씩 성장했다.

무히카 대통령은 마리화나 재배를 합법화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마리화나에 찌든 삶을 살아서는 안된다. 심각한 중독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면서도 “그렇지만 수많은 마리화나 불법판매상들이 버젓이 활보하고 다니는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무히카 대통령은 남미국가로서는 처음 시리아 내전때문에 나라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망명자들을 받아들이고 그들에게 일자리와 교육시설을 지원했다. 낙태를 허용하고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정책도 펼쳤다.

반정부 게릴라로 활동했던 그는 “15년동안의 감옥생활이 나의 내면을 강하게 만들어줬다”고 회고했다.



무히카 대통령의 퇴임을 아쉬워하며 눈물을 흘리는 지지자들 AP연합뉴스



전세계 많은 언론도 그의 아름다운 퇴장에 주목했다. BBC는 “가장 이상적이고 정직했던 대통령이 떠나간다”며 “이 ‘이상한’ 지도자는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정치인이란 원래 소박하고 존경받을 수 있는 직업이라는 것을 일깨워줬다”고 보도했다. 남미언론 텔레수르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은 대통령이 임기를 마쳤다”고 보도했다.

무히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폭스바겐을 몰고 그가 ‘평생 친구’라고 여기는 세발 달린 개와 아내가 사는 농장으로 돌아갔다.

대통령직을 이어받은 바스케스 대통령도 자신의 병원에서 직접 가난한 환자들을 돌보는 등 ‘서민 대통령’으로 인기가 높다. 바스케스 대통령 역시 자신의 첫 자동차를 아직까지 타고 있다. 바스케스 대통령은 “무히카 대통령의 정책을 잘 이어받겠다”며 “마리화나 합법재배가 나쁜 결과를 낳지 않도록 잘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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