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후기]2019 여름방학 공부

작성자
해님
작성일
2019-08-11 23:41
조회
1037
2019 여름방학 공부

 by 해님


  우리의 일상은 배움이다.
때로는 깔깔대는 아이의 모습에서도 배움이 일어나고, 곰곰히 생각해도 모호했던 일이 전혀 엉뚱한 상황에서 깨달아 지는 때도 있다. 물론 그 배움이 항상 옳은 방향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 알았다고 생각한것도 꾸준히 꺼내어 보고 질문하지 않으면 특히 생각과 몸은 옳음 보다는 편한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
일상이 배움이지만 우리의 하루는 흘러가기도 바쁜 까닭에 방학을 이용해 쉼과 연수참여를 꼭 챙긴다. 올해는 어떤 연수에 참여할까 찾다가, 그동안 방학 때 기록해 두었던 연수 후기를 꺼내어 읽어보았다. 부족함과 목마름에 찾았던 주제도 있고 전혀 몰랐던 것인데 그 때 필요한 것에 저절로 그냥 가있기도 했다. 올해는 후자다.

 

‘교육불가능의 시대, 그래도 희망을 노래하는 이들”
8월 7-9일 삶을위한 교사대학& 샨티학교



  생각지 못한 선물을 받았을 때 놀람과 기쁨이라면 내 느낌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연수 3일 동안 농인을 위한 수화동시통역이 이뤄졌다. (지난 민들레에서도 소개된 ‘소리를 보여주는 사람들’ 대안학교 선생님도 함께한 까닭이다.) 수어로 진행된 연수는 처음이었기에 가장 가까이에서 농인과 농문화 만난 셈이다. 풍부한 표정과 표현, 생생한 현장감이 잘 표현 되는 언어다. 수어가 얼마나 아름다운 언어인지 내 온 몸이 고스란히 느끼고 있었다. 연수가 깊어질 수록 우리들의 몸짓과 행동도 더 풍성하게 보여지는 것 같았다.




 

셋째날… 마지막까지 ‘교육과정 이대로 괜찮을까?’를 주제로 모였다. 맑은샘과 산돌학교에서 교육과정을 소개하고 현재의 고민을 나눴다. 매 해마다 만나는 아이들, 학교 철학에 기반하여 계획하고 돌아보지만 과연 이것이 최선인가? 나와 우리의 고민과 실천은 충분했는가? 항상 흔들렸는데 다른 학교 선생들도 각자의 위치와 현재에서 엇비슷한 생각을 이어가고 있는 것을 확인 한 것 만으로도 조금 가벼워졌다.
철학의 구현은 교육과정이다.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을 따르지 않기에 대안학교만 해야하는 고민일 수도 있겠다. 그 고민은 무엇이라는 내용 자체이기도 하고 어떻게라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리고 대안교육을 받고 성장한 아이들, 대안교육을 하겠다고 모인 선생과 부모 우리를 점검하는 것이기도 하겠다.
대안교육 연대에서도 소위를 만들어 각 학교의 교육과정을 모으고 공유하는 것을 시작으로 함께 질문을 이어나간다고 한다. 고마운 일이다. 그래도 연대에서 어떤 가이드나 통일안은 제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교육과정은 잘 정리된 이론이 아니라 개인과 우리가 끊임없이 자신을 배우고 역량안에서 옳은것을 찾아 선택할 자유, 옳지 않은 것은 함께 연대하여 표현 할 수 있는 자유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각 학교에서 장애학생통합교육에 대한 고민이 많은 것도 안타까웠다. 연수를 마치고 내 안에서도 질문이 많아졌다.




 

우리의 교육과정을 교사이자 부모인 나는 설명할 수 있는가? 보여줄 수 있는가?
우리의 교육과정을 아동 발달과 장애 포괄적 교육과정의 시각으로 성찰 할 수 있는가?
우리는 세밀함이 필요한 것일까? 앞으로 10년,20년 뒤를 위해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한 것일까?
교사 각자가 가진 고민을 전체 교사회에서 어떻게 나눌 수 있는가?
알지 못함과 부족함을 알면서 여전히 배우고 익히는데 게으른 나는 어떤 것 부터 해야하는가?




무겁게 고민을 쓰다보니 우리 교육과정이 뭔가 문제라 느낄 수 있겠다. 수원칠보산 자유학교 교육과정은 선배들의 피 땀으로 갖춰졌다. (우리말과 글을 담는 교육, 손을 써서 일하는 살림교육, 한 두 번의 체험이 아니라 처음부터 온전히 하는 일들… 와! 하고 놀랄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그리고 해마다 계획하고 평가하며 조금씩 조금씩 다듬어졌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완전한 그릇이 있어도 그 쓰임새를 모르거나 정작 요리할 줄을 모르면 완전할 수 없는 것처럼 나의 부족함이 끊임없는 질문으로 이어지는 것이니 우리교육의 부족함으로 비춰지지 않았면 좋겠다. 그리고 질문으로만 그치지 않도록 누군가 함께 나와 천천히 이야기 나눠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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