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효소를 아시나요?

작성자
해님
작성일
2019-06-25 11:33
조회
114
6월이 시작되고 절반을 넘을 때 쯤... 해마다 이맘때 어린이들이 틈나면 계곡가로 모여든다.

올 해는 몸 빠른 1학년이 젤 먼저 알아챘다. 학교 마당에 흰 꽃으로 봄을 알렸던 살구나무가 품었던 열매를 내어주며 이른 여름을 알린다.

살구의 맛은? 열 명의 아이마다 다른 열 가지 맛이 난다. 살구 속살을 살살 골라 먹은 단 맛이 좋은 아이, 친구보다 더 많이 골라 주워 좋은 아이, 쉬는 시간 마다 계곡을 오르내리며 재밌는 꺼리가 있어 좋은 아이, 살구 벌레 땜에 손사래 치는 아이, 아무리 먹어도 살구가 맛없는 아이...그래도 이른 아침 마당에 떨어진 살구를 함께 모은다. 처음엔 재밌었는데 하루, 이틀...나흘 째 되니 어쩐지 일이 된 것도 같다. 잠자리채까지 가져와 살구를 모았다.



마당 살구나무는 약을 한 번 친 것도 아니고 자기 때가 되었을 때 저절로 떨어진 열매다 보니 모양이 제각각이다. 높은 나무에서 떨어져 그런가, 돌 밭 흙 밭으로 굴러서 그런가, 가게에서 사는 플라스틱 상자에 곱게 들어있는 살구와 비교하면 참 못났다. 반 갈라진 것, 흙 뭍은 것, 진액이 흐르는 것, 벌레 먹은 것, 뭔가 성한? 것 찾기가 하늘에 별 따기다.

약간의 흠?이 있는 것도 다 모은다. 터진 부분 없이 예쁘고 땐땐한 걸 발견하면 제 주머니에 넣기도 한다. 잠깐만 함께 모아도 한 바구니가 가득 찬다. 흐르는 물에 살구를 씻어 맘에 드는 것은 먹고 놀며 힘을 모은다.



주방에서 수산나 선생님도 바쁘다. 급-간식 준비하는 틈에 어느새 큰 병 두 개를 뜨거운 물 소독해 두고 부지런히 어린이들이 힘 모아 씻어둔 살구를 틈틈이 큰 채반에 담아 말린다. 씻어 말린 살구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한 아이들이 꼭 방앗간에 모여든 참새 같다.

효소를 만든다고 알려줘도 효소가 뭔지? 입에도 안 붙고, 뭔지 궁금하다. 수산나샘은 작년에 만들어 두었던 매실효소를 타서 한 사발씩 맛보여 주신다.

“얘들아, 이 살구로 100일지나면 달콤한 효소가 되는 거야.”



선생님께 잠깐 배운 귀동냥으로 주말에 주운 살구는 집에 가져가 슬기네도 처음 효소를 담궈 봤다. 이 집 저 집 달콤한 향기가 가득하다~
전체 3

  • 2019-06-26 13:36
    아이들이 많은걸 해보네요^^저도 옆에서 하나얻어먹었지요. 제주머니에 있던걸 냉큼 꺼내 맛보라고 주던..♡

  • 2019-06-29 09:28
    아이들이 주워 먹는걸 본 등산객 아주머니들도 계곡으로 뛰어들어서 열심히 주워 드시더라구요 ^^

  • 2019-07-03 15:32
    아낌없이 주는 나무네요^^